난 생쥐가 아니야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6
마리오 라모스 글 그림, 임희근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1.12.16.

그림책시렁 840


《난 생쥐가 아니야》

 마리오 라모스

 임희근 옮김

 주니어김영사

 2003.9.8.



  어버이가 아이를 못 알아볼 수 있을까요? 말도 안 되는 노릇이라고 여기지만, 어쩌면 이제는 이런 일이 흔할 만하지 싶습니다. 오늘날 터전을 돌아보면, 아이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배움터(학교·학원)에서 지냅니다. 어버이 얼굴을 볼 틈도, 어버이하고 말을 섞을 짬도 적어요. 하루 내내 동무하고 어울리기도 하지만, 온하루를 혼자 말없이 지내기도 합니다. 아이는 어버이를 알아볼 수 있을까요? 어버이는 아이보다 더 집 바깥으로 나돌면서 아이랑 말을 섞을 겨를도 눈을 마주칠 새가 없기 일쑤입니다. 《난 생쥐가 아니야》는 코끼리하고 생쥐가 맺는 살가우며 사이좋은 하루를 그립니다. 덩치를 떠나 얼마든지 동무가 되고, ‘돌이(덩치 코끼리)’하고 순이(작은 생쥐)’는 신나게 이야기꽃을 펴고 놀이를 누리는 즐거리를 들려주어요. 코끼리하고 생쥐가 어떻게 동무 사이로 지내는가 하고 고개를 갸웃하기보다는, 왜 코끼리하고 생쥐가 동무로 못 지낼 만한가 하고 여기는가를 돌아보아야지 싶어요. 아이는 날개를 펴며 놀아야 아이입니다. 어버이·어른은 슬기롭고 즐겁게 일해야 어버이요 어른입니다. 둘은 마음으로 어우러지는 보금자리를 함께 가꿀 적에 한집안이에요. 우리가 살아가는 이 별은 어떤 길을 갈 적에 ‘푸른별’일까요?


ㅅㄴㄹ

#MarioRam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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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마리코 16
오자와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12.16.

스스로 사랑하는 길



《80세 마리코 16》

 오자와 유키

 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1.9.30.



  《80세 마리코 16》(오자와 유키/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1)을 읽으며 이제 이 그림꽃책 이야기는 마치는구나 싶어 섭섭하면서 반가웠습니다. 조금 살을 붙여 열여덟걸음이나 스무걸음까지 그려도 될 텐데, 그림님은 시원스레 열여섯걸음으로 ‘여든 살 마리코 할머니가 늘 새롭게 걷는 길’을 바라보아 주었습니다.


  요즈막에 ‘할머니 이야기’를 다루는 책이 제법 나옵니다. 우리나라가 조금은 눈을 떴나 싶습니다만, 아직 갈 길은 멉니다. 할머니 이야기가 눈부시다면 ‘잘난 멋’이 아니라 ‘들꽃처럼 수수하게 빛나면서 품는 사랑’이기에 눈부셔요. 그런데 ‘잘난 할머니(?)’ 책이 꽤 나와 퍽 팔리더군요.


  할머니가 할머니로서 아름답다면 ‘아무개 할머니’라는 이름이 아닌 ‘할머니’라는 투박한 말에 이녁 이름을 가린 채 살아왔어도 언제나 아이를 상냥하게 아끼고 돌보며 사랑하는 숨빛을 씨앗으로 물려주는 자리에서 살림꾼이라는 길을 걸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천에서 물빛그림을 즐기시다가 조용히 숨을 거둔 할머니가 남긴 《박정희 할머니의 행복한 육아일기》라는 씨앗처럼, 익산에서 말빛을 가다듬으며 조용히 살림하는 할머니가 품은 《지는 꽃도 아름답다》라는 씨톨처럼, 할머니는 그저 할머니로서 사랑스럽습니다.


  그림꽃책 《80세 마리코》에 나오는 할머니는 참말로 이 땅에 있을는지 없을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여든한두 살에 ‘글꽃빛(문학상)’을 받은 할머니는 없거든요. 마리코 할머니가 받은 글꽃빛은 대단하다 싶은 줄거리를 펴지 않습니다. 여든 살이라는 나이에 ‘아이들이 살아가는 집을 홀로 떠난 날’부터 ‘버림받아 길에서 헤매는 늙은 고양이를 건사해서, 할머니 스스로도 떠돌이 몸이면서 함께 살아간 길’에다가 ‘늙은이 글은 더 안 싣겠다는 달책(잡지) 일꾼이 따갑게 나무라도 꿋꿋하게 글꽃을 새롭게 밝힌 오늘’을 수수하게 엮은 줄거리라지요.


  나이는 대수롭지 않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나이를 따지는 사람이 있다면, 이녁은 늙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글빛을 헤아리는 사람이라면, 이녁은 함께 빛납니다. 글쓴이가 늙어서 싫고 젊어서 좋다고 여긴다면, 이녁은 낡은 마음에 스스로 갇힙니다. 글쓴이가 펴는 이야기에 온마음을 기울일 줄 안다면, 이녁은 언제 어디에서나 스스로 사랑으로 피어납니다.


  스스로 사랑하는 길에 홀가분하게 서기에 마리코 할머니는 스스로 빛납니다. 스스로 사랑하는 길하고 등진 숱한 사람은 자꾸 돈·이름·힘을 거머쥐려 합니다. 이 그림꽃책에는 ‘바람 피우는 숱한 사람’이 나오는데, 이들도 ‘사랑 아닌 바람질’에 얽매이기에 참말로 사랑하고는 동떨어질밖에 없습니다.


  남이 나를 사랑해 줄 수 없습니다. 내가 나를 사랑합니다. 내가 너를 사랑해 줄 수 없습니다. 네가 너 스스로 사랑할 뿐입니다. 사랑은, 이렇게 스스로 사랑하는 둘이 문득 맑고 밝게 마주하기에 새길을 찾아서 맺고, 이때에 아기를 낳습니다. 아무나 ‘어버이’가 되지 않고, 아무나 ‘어른’이라 하지 않습니다. 홀로 즐거이 사랑이기에 ‘어른’이요, 둘이 새롭게 사랑이기에 ‘어버이’입니다. 사랑이 아닌 사람은 모두 ‘늙은이’입니다.


ㅅㄴㄹ


“그렇겠지. 너도 결함주택으로 태어나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 거야. 그래, 그래, 아프겠구나. 아픈 거 다아 날아가라!” (21쪽)


“뭐야. 집이랑 대화하는 거야?” “아. 죄송해요. 이상하죠.” “아니. 나랑 똑같다 싶어서!” (26쪽)


“‘돈이 드는 그릇’? ‘족쇄’?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에요. 우리 세 사람 모두 집 문제로 인해 인생이 바뀌었잖아요? 역시 집이란 존재는 커요. 그런 집을 코지가, 그 얌전한 아이가 내던졌어.” (31쪽)


“말씀하신 대로 쓸 수 있는 작품 수에 한계는 있겠지요. 60세를 넘어서부터 ‘다음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신은 아직 제게 글을 쓰는 걸 허락해 주고 있어요. 어쩌다 보니 20년을 더 해오고 있네요.” (58쪽)


“그러니까 여길 내 집으로 만들 거예요. 차기작은 여길 다 고쳐서 ‘마리코 하우스’를 만드는 이야기랍니다. 인테리어도 싹 바꾸고, 벽지도 고양이 무늬로 하고.” (61쪽)


“당신의 그 생각은 굉장히 밝고 훌륭합니다. 그대로 밀고 나가길 바라겠어요. 족쇄에 묶이지 않고 날개를 펼칠 수 있는 기회는 기나긴 인생에 정말 한순간밖에 없으니까요.” (65쪽)


“아들네는 선택할 수 있는 것 중에서 좋은 걸 고른 거예요.” “필사적으로 고른 게 잘못된 거였으니 굉장히 충격이 크겠죠.” (77쪽)


“이 가족은 아직 어딘가에 이어져 있어요. 무너진 게 아니죠. 그러니까 지금 손을 놓는다면 후회할 거야 떨어져 있다고는 해도 내 사랑하는 가족의 집. 고치면 아직 쓸 수 있어요.” (138쪽)


“전 여길 원점으로 삼아 다시 출발할 겁니다. 기념할 만한 무대에 걸맞은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코지. 인생은 이제부터다!” (139쪽)


#YukiOzawa #おざわゆき 

傘寿まり子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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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고다씨 이야기 1
오자와 마리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숲노래 푸른책 2021.12.16.

사랑인가 아닌가



《이치고다 씨 이야기 1》

 오자와 마리 글·그림

 정효진 옮김

 학산문화사

 2010.10.25.



  《이치고다 씨 이야기 1》(오자와 마리/정효진 옮김, 학산문화사, 2010)를 오랜만에 되읽었습니다. 아름다운 책은 언제나 아름답습니다. 이 빛은 두고두고 흐릅니다. 이와 달리 장사하는 책은 언제나 장사스럽습니다. 기나긴 나날이 흘러도 장삿속은 사그라들지 않아요.


  민낯은 틀림없이 불거집니다. 민낯을 감추며 살면 언제까지나 창피도 부끄러움도 감추는 나날입니다. 민낯을 밝혀서 나쁠까요? 민낯은 민낯일 뿐입니다. 얄궂은 짓을 했다면 스스럼없이 털어놓고서 새길로 나아갈 노릇입니다. 바보스러운 짓을 일삼았다면 이 바보짓을 이제 씻고서 새롭게 살아갈 노릇입니다.


  감춘대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숨긴대서 없어지지 않습니다. 털어내려고 마음을 기울이기에 창피한 지난날을 천천히 달래지요. 씻어내려고 마음을 쓰기에 부끄러운 어제를 하나하나 다독여요.


  그림꽃책 《이치고다 씨 이야기》는 푸른별 사람하고 바깥별 사람이 만나서 엮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바깥별 사람은 ‘몸’이 없어도 넉넉한 숨결로 살아왔는데, 어느 날 그만 이녁 별이 터지는 바람에 푸른별로 스몄다고 합니다. 몸이 없이 살아가던 바깥별 사람은 죽음이 따로 없고, 밥을 먹을 일조차 없다지요. 순이돌이(여남)로 가르는 겉모습마저 없고요.


  이와 달리 푸른별은 몸뚱이가 있어 밥을 먹고 옷을 입습니다. 순이돌이로 갈라서 짝을 맺으려고 합니다. 바깥별 사람한테 푸른별은 수수께끼투성이에 낯설고, 푸른별 사람한테 바깥별은 얼토당토않거나 믿기지 않는 삶일 만합니다. 이리하여 두 다른 별사람이 이곳에서 서로 다른 몸으로 마주하면서 서로 다른 마음을 새롭게 읽을 만합니다.


  다만, 둘 사이에 앙금이나 티끌이 없는 맑은 사랑일 적에 마주할 만해요. 이렇게 하면 좋거나 저렇게 굴면 나쁘다고 울타리를 세우면 어느새 엇갈립니다. 돈이나 밥이나 옷을 주기에 사랑이 된다는 터무니없고 바보스러운 생각에 아직 사로잡혀서 살아가나요? 오직 마음을 띄우고 받을 적에 시나브로 사랑이 싹트는 줄 아직 모르는 채 오늘을 맞이하나요?


  오롯이 사랑이기에 빛납니다. 사랑일 적에만 오롯이 빛납니다. 사랑이 아니라면 거짓에 눈가림에 속임짓입니다. 둘레를 봐요. 삽차로 밀어대는 저 손길에 사랑이 깃들었나요, 아니면 돈을 바라는 생각이 가득한가요? 숱한 나라지기에 벼슬아치에 글바치는 이 땅에서 사랑을 펴려는 마음인가요, 아니면 그들 자리값을 거머쥐면서 이름하고 돈을 움켜잡는 생각에 사로잡힌 마음인가요?


ㅅㄴㄹ


“너, 설마 전엔 고양이였니?” “아, 응. 어떻게 알았어?” “바로 오늘 아침에 들었거든.” “뭐, 말하자면 길긴 한데. 내 고향은 지구와는 다른 공간이야. 사람들은 더 이상 육체라는 그릇을 필요로 하지 않고, 다툼도 기아도 없느 평화로운 세계.” “천국?” “아니. 아마 우주 어딘가의 진화한 혹성일걸.” (19∼20쪽)


“기껏 수화 가르쳐 줬는데, 쓸 기회가 없었네.” “응, 하지만 뭐, 급할 거 없잖아?” “그래.” ‘이 아인 어리버리하지만, 중요한 건 파악하고 있어. 뭐가 중요하고 뭐가 필요한지.’ (77쪽)


“이치고다 씨도 고향이 그리울 텐데 나만 가는 것도 미안하고, (내가) 시골에서 돌아왔는데 (이치고다 씨가) 집에 없으면 엄청 충격받을 것 같아. 내 고향 보고 싶지 않아?” (89쪽)


 “슬슬 가야지. 누나가 걱정하겠다.” “정말 그 누나를 좋아하는구나.” “당연하지.” “그럼 누나 결혼도 축하해 줘.” “좋은 사람이면 축하해 줄 거야.” “진짜지?” “그럼.” (113∼114쪽)


“그보다 나쁜 사람이 아니라 다행이야.” “뭐어? 충분히 수상하잖아. 역시 반대야.” “그냥 질투 아니고?” “당연하지! 아냐. 그런 녀석한테는 누나가 아까워. 누나를 행복하게 해 줄 사람이 못 돼.” (133쪽)


“음. 행복해.” “맛있어?” “응. 먹어 볼래?” “마음만 받을게.” (15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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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줄꽃 ― 넉줄로 넉넉히 노래꽃



한줄도 꽃이요 넉줄도 꽃이며

열여섯줄도 서른두줄도 꽃입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며 들려주는

모든 말에는

스스로 사랑하면서 빛나는

숨결이 포근히 흐릅니다.


봄여름가을겨울 이야기를

한 줄씩 갈무리하면서

서로서로 이웃이 되어요.


#넉줄꽃 #사행시 #우리말꽃 #노래꽃

#숲노래노래꽃 #숲노래글꽃 #숲노래


2021.12.15.


생각을 지으려는 말에는

마음을 가꾸려는 빛이 흘러

작게 수수하게 퍼지면서

즐거이 사랑이 됩니다


오늘을 오롯이 살면서

하늘을 하얗게 누리고

아침을 알알이 그려서

저녁을 고요히 맞아요


봄이면 하늘 가르는 제비

겨울이면 바다 헤치는 오리

이 땅을 사랑하는

날갯짓으로 찾아오네


우리가 살아가는 길은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

푸르게 노래하고

파란하늘로 꿈꿉니다


숲을 고요히 채우는 나무는

바람을 간질이는 노래를 들려주면

왁자왁자 시끌벅적 신나게

들꽃이 피어납니다


흙이란 시골을 이루는 바탕이니

흙살림을 생각하는 말로

숲빛을 그려 본다면

햇빛 별빛 고루 드리웁니다


마당에 이불을 널어

해바람 먹이고 나면

한밤에 별이 내려와

포근히 꿈으로 가네


멀리 저 멀리 있는

구름밭 별밭은

알고 보면

바다를 머금은 물 한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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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1.12.16.

오늘말. 휘몰이


스스로 솟는 샘물입니다. 누가 뚫어 주지 않습니다. 숲을 적시고 들을 살리는 물줄기는 스스로 가만히 솟아서 흐릅니다. 스스로 짓는 생각입니다. 스스로 새롭고 싶기에 피어나는 씨앗이 생각이기에, 궂거나 사나운 마음으로는 생각이 안 핍니다. 고약하거나 더러운 마음이어도 생각은 못 자랍니다. 거칠거나 추레한 모든 마구잡이를 털어낸, 고요하면서 정갈한 마음일 적에 스스로 새롭게 빛나면서 생각 한 줄기가 차근차근 흐릅니다. 마음을 고스란히 바라보며 우리 나름대로 갈 노릇입니다. 시키는 대로 하면 휘둘려요. 휘몰이로 나댄다면 제 빛을 잊어요. 꽁무니를 따라가며 설치느라 그만 날뛰는 몸짓으로 치닫는다면, 그만 저 매서운 송곳니마냥 우리 마음에도 발톱이 우락부락 자라겠지요. 저이만 망나니가 아닌, 우리도 호로놈이 됩니다. 저이만 쌀쌀맞지 않고, 우리도 그악스럽습니다. 덤비는 녀석이 자꾸 몰아대더라도 문득 멈추고서 차분히 내려놓아요. 왜 맞서야 할까요. 왜 다투거나 싸워야 할까요. 함부로 구는 놈은 그이 스스로 마음빛을 잃었다는 뜻입니다. 우리부터 마음빛을 새삼스레 그려서 천천히 살려내는 작은 샘으로 솟으면 되어요.


ㅅㄴㄹ


거칠다·망나니·사납다·호로놈·고약하다·괘씸하다·그악스럽다·모질다·매섭다·궂다·나쁘다·못되다·나대다·나부대다·날뛰다·덤비다·덤벼들다·설치다·몰다·몰아대다·몰붓다·무섭다·무시무시하다·쌀쌀맞다·매몰차다·모질다·차갑다·차다·더럽다·더럼길·더럼짓·지저분하다·추레하다·몰골사납다·볼꼴사납다·우락부락·짐승같다·발톱·송곳니·엄니·마구·마구마구·마구잡이·막나가다·함부로·마음대로·맘대로·멋대로·제멋대로·휘젓다·휘두르다·휘몰이 ← 난폭(亂暴), 난폭운전


샘·샘물·샘터·샘물터·물길·물줄기 ← 수원(水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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