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 오사무 서한집 상응 2
다자이 오사무 지음, 정수윤 옮김 / 읻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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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3.

읽었습니다 71



  범은 죽어서 가죽만 남길까요? 허울만 본다면 범한테서 가죽하고 고기만 얻을 테지만, 마음으로 빛을 읽는다면 범한테서 숲을 사랑하는 드높은 숨결을 얻을 만합니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만 남길까요? 겉으로만 보면 사람이 남긴 글이나 이름만 보기 쉬우나, 마음으로 사랑을 헤아린다면 서로서로 이 삶에 깃든 수수께끼를 풀고 맺는 실마리를 하나씩 찾으면서 오늘을 노래하겠지요. 1909년에 태어나 1948년에 숨진 일본사람이 남긴 글월을 묶은 《다자이 오사무 서한집》을 읽었습니다. 왜 ‘서한집’이란 이름을 붙였을까요? 글님은 틀림없이 ‘글’을 남겼을 텐데요. ‘서한·서신·편지’가 다 다른 이름 아니냐고들 하지만, 그러면 ‘우리말로는 어떤 글’인가를 생각할 노릇입니다. 우리는 왜 스스로 이 글하고 저 글에 우리말 이름을 붙일 생각을 좀처럼 안 할까요? 다자이 오사무가 남긴 글월을 굳이 다시 읽을 만한 뜻을 글빛에 어린 숨결로 천천히 되새겨 볼 수 있기를 빌 뿐입니다.


《다자이 오사무 서한집》(다자이 오사무 글/정수윤 옮김, 읻다, 2020.10.19.)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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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살 글쓰기 - 내 아이가 빛나는 생각을 쓴다
오은경 지음 / 이규출판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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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3.

읽었습니다 86



  다 다른 아이는 참말로 다릅니다. 다 다른 어른도 그야말로 달라요. 모든 사람은 다르기에 누구한테 맞추어 가르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이 대목을 제대로 바라보면서 받아들인다면, 가르치느라 애먹거나 배우느라 힘들 일이 없습니다. 다 다른 아이한테 다 똑같은 틀에 맞추라고 한다면 아이들은 죽어납니다. 다 다른 어른을 다 똑같은 틀에 가두려 하면 어른은 입술을 깨물고서 참기 마련이지만, 속으로 죽어나요. 《여덟 살 글쓰기》는 다 다른 아이들한테 다 다르게 다가서서 마음을 틔우는 글쓰기를 편 발자취하고 땀방울을 차곡차곡 모읍니다. 아이들이 어버이 곁에서 집일을 돕거나 숲길을 걷던 지난날이 아닌, 부릉이에 몸을 싣고 잿빛집에 갇힌 채 책하고 손전화만 파는 오늘날이란, 어린이한테 글쓰기를 들려주고 함께하기가 외려 빡빡하면서 고될 만하리라 봅니다. 나라 곳곳 어린배움터에서 어린이랑 만나는 모든 길잡이가 저마다 이렇게 책 한 자락씩 여미기를 바라 마지 않습니다.


《여덟 살 글쓰기》(오은경 글, 이규, 2021.11.19.)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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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go !! 이나중 탁구부 3
후루야 미노루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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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숲노래 책읽기 2022.1.3.

읽었습니다 84



  싸움판(군대)에서 스물여섯 달을 살아야 할 무렵에 어떤 책이 나왔는지 하나도 모릅니다. 싸움판을 마치고 삶터로 돌아오니 하루하루 어지러웠습니다. 요새도 그렇지만 1995∼1997년 사이는 그야말로 눈이 뒤집히도록 바뀌었거든요. 싸울아비(군인)는 무거운 짐을 이고 지며 멧골을 넘기 마련인데, 무전기가 안 터지니 소대장이 주머니에서 손전화를 꺼내어 얘기하더군요. 그럼 무겁고 안 터지는 무전기는 왜 들고 다닐까요? 《Let's Go!! 이나중 탁구부》가 우리말로 나올 무렵 이런 책이 있는 줄 몰랐으나 둘레에서 이 책을 읽는 돌이가 많았습니다. 겉보기로도 마음이 안 끌려 안 쳐다봤는데, 2022년이 되어 하나 골라 펴니 참 지저분해도 이렇게 지저분한가 싶도록 ‘지저분짓 끝판님’이 되려는 얼거리에 그림으로 짰더군요. 억지로 바보짓에 지저분짓을 일삼아서 웃기려고 해야 할 만큼, 일본도 우리나라도 망나니판이네 하고 생각했습니다. 곪은 나라에 걸맞구나 싶은 책입니다.


《Let's Go!! 이나중 탁구부 3》(후유야 미노루 글·그림/이은경 옮김, 서울문화사, 1997.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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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태랑 나가신다! L 4
타츠야 히루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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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책읽기 2022.1.3.

읽었습니다 83



  꽤 오래 이은 그림꽃책이지만 여태 들춘 일이 없는 《공태랑 나가신다》입니다. 어쩐지 들추고픈 마음이 안 들어서 아예 안 쳐다보았다가 문득 하나를 골라서 펼치는데, 아이들이 서로 힘을 겨루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줄거리를 다루는 듯하면서 막상 모든 이야기를 응큼짓(변태)으로 엮어서 보여주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한글판은 일본판에 나온 그림이나 이야기를 꽤나 손질하고 가리고 바꾼데다가 “15세 이상만 보세요” 같은 꼬리말까지 붙이는데, 열다섯 살이 넘은 다음에 보아도 지저분한 짓은 똑같이 지저분합니다. 이런 그림꽃책을 오래도록 우리말로 옮겨서 읽혔다니, 참 뜨악한 노릇입니다. 그러나 이 책 하나만 뜨악하다고 할 수 없어요. 숱한 영화·연속극이, 벼슬꾼(정치꾼·공무원)이 날마다 일삼는 온갖 짓이 하나같이 뜨악합니다. 뜨악한 나라이니 뜨악한 책을 버젓이 내놓아 두고두고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읽히려 하는구나 싶습니다.


《공태랑 나가신다 4》(히로타 타츠야 글·그림/이영신 옮김, 학산문화사, 2002.9.26.)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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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1.1. 사랑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이레쯤 앞서 만난 이웃님이 고흥 한켠 도랑물에 삽차가 뭔가 시멘트를 철푸덕거리는 짓을 보더니 “저게 100억짜리야. 가만 둬도 멀쩡한 냇물에다가 100억을 들여서 시멘트를 들이부어.” 하고 말씀합니다. 처음 고흥에 깃들 적에 이 두멧시골에 막삽질이 덜하거나 드물 줄 알았으나, 열 해 남짓 살면서 외려 두멧시골이라서 막삽질이 매우 흔한 줄 깨달았습니다. 1000억이니 1조이니 하는 돈이 춤추면서 빼돌리는 뒷짓은 드물지만, 100억이나 200억쯤 되는 ‘작은(?)’ 막삽질은 꽤 흔해요. 두멧시골이라서 농어촌진흥공사를 비롯한 곳곳에서 목돈을 퍼주는데, 하나같이 뜬금없는 곳을 파헤쳐서 시멘트를 붓습니다.


  시골에 살지만 부릉이(자동차 또는 경운기 또는 농기계)가 없기 때문에 ‘면세유’를 받지 못합니다. 시골에 살아도 논밭이 없기 때문에 빈손입니다. 제가 사는 마을에도 햇볕판(태양광)을 무시무시하게 때려박았는데 ‘한전 보상금’이 마을에 얼마나 나왔는지 마을지기(이장)하고 마을개발위원회가 밝힌 적도 없고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한 마디를 들은 일도 없습니다.


  서울사람은 서울 벼슬아치(공무원)가 돈 떼어먹는 짓을 일삼는 줄 웬만큼 알 텐데, 시골 벼슬아치는 서울꾼을 비웃듯이 엄청난 뒷짓을 늘 꾀합니다. 우리나라에는 돈이 모자라거나 없지 않습니다. 뒷짓꾼이 수두룩할 뿐입니다. 새 나라지기가 되고 싶은 어느 분이 “엉터리 삽질을 걷어내면 농촌에 사는 모든 사람한테 농촌수당을 다달이 30만 원씩 줄 수 있다”고 말하는데, 그런 줄 진작 알면 진작 그 길을 펴야 마땅하겠지요. 나라지기가 된 다음에 펼 길이 아니라, 하루빨리 모든 뒷짓을 갈아엎고서 펼 노릇입니다.


  문득 혼잣말을 합니다. “그러면 숲노래 씨는 뭘 바라시오?” “사랑.” “사랑? 그뿐?” “응. 사랑이면 넉넉해.” “그러면 숲노래 씨는 뭘 주시겠소?” “사랑.” “사랑? 그뿐?” “응. 내가 받을 하나는 그저 사랑이고, 내가 줄 하나도 언제나 사랑이야.”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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