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1.6. 사랑글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며칠 앞서 펴냄터(출판사)에 쪽글을 남겼어요. 다 쓴 글꾸러미를 처음부터 끝까지 되읽고서 곧 보내겠다고요. 그런데 하루이틀이 지나도록 ‘다 읽기’가 안 끝납니다. 부피가 얼마 안 되지만 꼭지마다 거듭거듭 읽으면서 여러 날 흐릅니다. 이런 되읽기는 거의 끝납니다. 한 꼭지만 더 되읽으면 됩니다. 다만, 이런 거듭거듭 되읽기는 저랑 펴냄터 사이에 ‘애벌글’입니다.


  오늘은 매듭을 짓자고 여기며 새벽 두 시부터 글을 붙들었고, 열두 시를 지나고 한 시를 넘자 고갯마루까지 디딤돌 하나만 얹으면 돼요. 문득 사랑글을 떠올립니다. 숲노래 씨가 지은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를 즐거이 읽어 주신 어린이가 보낸 ‘그림글’을 돌아보면서 기지개를 켭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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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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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곁말 29 무릎셈틀



  볼일이 있어 바깥으로 멀리 다녀와야 할 적에 셈틀을 챙깁니다. 자리에 놓고 쓰는 셈틀은 들고다닐 수 없기에, 포개어 부피가 작은 셈틀을 등짐에 넣어요. 영어로 ‘노트북’이라 하는 셈틀을 2004년 무렵부터 썼지 싶습니다. 처음에는 영어를 그대로 썼는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들고다니는 셈틀 = 노트북”처럼 수수하게 이름을 붙인 이웃나라 사람들이 대단해 보이더군요. 이름짓기란 수수하고 쉽다고, 이름이란 삶자리에서 문득 태어난다고, 스스로 즐거이 가리키고 둘레에서 재미있거나 반갑다고 여길 이름은 시나브로 떠오른다고 느꼈어요. “최종규 씨도 ‘노트북’만큼은 우리말로 이름을 못 붙이나 봐요?” 하고 묻는 분이 많았는데 빙그레 웃으면서 “음, 얼른 우리말을 지어내기보다 이 셈틀을 즐겁게 쓰다 보면 어느 날 이름 하나가 찾아오리라 생각해요.” 하고 대꾸했습니다. 길에서 길손집에서 버스나루에서 셈틀을 무릎에 얹고서 일을 하다가 갑자기 “아! 나는 이 셈틀을 무릎에 얹어서 쓰네? 다른 사람들도 길에서는 으레 무릎에 얹잖아!” 하고 혼잣말이 터져나왔습니다. 손에 쥐기에 ‘손전화’이듯, 무릎에 얹으니 ‘무릎셈틀’이라 하면 어울리겠구나 싶어요. 책상에 얹는 셈틀은 ‘책상셈틀’이라 하면 어울릴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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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셈틀 (무릎 + 셈틀) : 가볍고 작기에 때로는 접어서 들고 다니다가, 무릎에 얹어서 쓰기도 하는 셈틀. ‘노트북’을 손질한 낱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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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2.1.5.

오늘말. 숲


시골이 아닌 큰고장에 살 적에는 시골빛이나 숲빛을 가까이에서 마주하지 않았습니다. 큰고장은 시골이 아니고 숲터도 아니니까요. 큰고장은 잿빛으로 가득하고 언제나 부릉부릉 시끌벅적하니까요. 아이를 낳고 시골자락에 깃들어 살림자리를 가꾸는 길에 비로소 들살림하고 숲살림을 차근차근 생각합니다. 애써 멀리 나가야 마주하는 숲터전이 아닌, 보금자리에서 언제나 맞이하는 들꽃을 가만히 보는 동안 푸른빛이 사람살이에 어떻게 이바지하는가를 돌아봅니다. 비바람해를 머금기에 푸른숲입니다. 비바람에 춤추고 햇빛에 웃음지으면서 스스로 맑게 삶을 노래하기에 시골꽃이네 하고 느낍니다. 슬슬 걸어서 숲으로 깃들 적에 이모저모 들고갑니다. 책도 물병도 붓종이도 챙깁니다. 아이들하고 들빛을 누리려고 숲길을 걷다 보면, 싱그러이 스미는 바람에 앙금을 씻고 멍울을 털며 눈빛을 환하게 틔웁니다. 누구나 산뜻하게 마시는 풋풋한 바람줄기란 근심걱정을 걷어내는 동무예요. 멧골에서 샘솟는 물줄기이기에 깨끗하게 우리 몸으로 깃듭니다. 바다에서 흩어지는 구름은 꽃비가 되어 온누리를 정갈하게 다독여요. 시골도 서울도 숲을 품기에 아름터이지 싶어요.


ㅅㄴㄹ


들·들빛·들꽃·들살림·들살이·비바람·비바람해·비바람해흙·숲·숲빛·숲살림·숲살이·숲터·숲터전·살림·살림길·살림자리·살림터·살림자락·삶·삶길·삶자리·삶터·시골·시골꽃·시골빛·깨끗하다·맑다·정갈하다·싱그럽다·상그럽다·풋풋하다·푸르다·푸른·푸른빛·푸른숲·푸른길·터·자리·판 ← 생태, 생태적, 생태환경, 생태환경적


들고가다 ← 포장(包裝), 테이크아웃, 휴대, 회중(懷中)


흩어지다·사라지다·없어지다·걷히다·씻기다·털다·말끔하다·깨끗하다·맑다·산뜻하다·환하다·틔우다 ← 운산무소(雲散霧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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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2.1.5.

오늘말. 슬며시


술을 즐기는 분은 그저 즐거워서도 마시고, 슬퍼서도 마시고, 반가워서도 마시고, 힘들어서도 마십니다. 그저 좋아하기에 슬슬 누리는 술입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가만히 기쁨술을 나누고 눈물술을 기울여요. 스스럼없이 흐뭇술을 주고받으며 슬며시 아픔술을 홀짝입니다. 잎물(차)을 즐기는 분은 아침에도 마시고 낮에도 마시고 저녁에도 마십니다. 문득 마십니다. 조용히 마시지요. 아름다운 자리를 기리려고 술 한 모금을 한다면 꽃술이라 할 만합니다. 사랑스러운 자리를 빛내려고 잎물 한 모금을 한다면 꽃잎물이라 할 만해요. 즐겁게 먹을 줄 알기에 즐겁게 굶을 줄 압니다. 먹으면서 배가 부르다면, 내놓으면서 속이 가벼워요. 살살 나아가는 길은 언제나 살짝 끊거나 맺으면서 추스릅니다. 어렵게 이야기하지 않기에 좋아요. 빙빙 돌려말하기보다는 가볍게 눙치면서 슬그머니 익살을 곁들인다면 서로 흐뭇하게 어우러지는 자리일 만합니다. 비틀어서 말하니 어려워요. 꽈배기처럼 구니 까다로워요. 대놓고 말할 자리가 있고, 얼핏 에두르면서 들려줄 자리가 있어요. 모두 똑같아야 하지 않습니다. 다 다른 하루를 다 다른 마음으로 비기면서 노래합니다.


ㅅㄴㄹ


가만히·넌지시·문득·조용히·얼핏·얼핏설핏·살며시·슬며시·살살·슬슬·살그머니·슬그머니·살짝·슬쩍·견주다·비기다·빗대다·빙돌다·에돌다·에두르다·그리다·담다·눙치다·꼬다·꽈배기·돌다·돌려말하다·돌리다·둘러말하다·비틀다 ← 환유(換喩), 환유법, 환유적


기쁨술·흐뭇술·기쁘게 마시다·흐뭇이 마시다·꽃술·기리다·기쁘다·반갑다·좋다·즐겁다·흐뭇하다 ← 축배

굶다·끊다·밥굶기·밥끊기 ← 단식(斷食), 금식(禁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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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작은 나
가사이 마리 지음, 오카다 치아키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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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1.5.

그림책시렁 845


《아직은 작은 나》

 가사이 마리 글

 오카다 치아키 그림

 김숙 옮김

 북뱅크

 2018.4.25.



  아이는 스스로 어리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둘레에서 어른이 자꾸 ‘어리다’고 말하니까 스스로 어린가 하고 받아들입니다. 아이는 ‘아이’요, 어른은 ‘어른’입니다. 나이로 가르는 이름이 아닙니다. 아이는 ‘알·알다·앎’이요, 어른은 ‘얼·어르다(얼우다)·어루만지다’입니다. 아이는 모두 새롭게 깨달은 숨결로 이 땅에 찾아오는 빛이요, 어른은 새롭게 입은 몸으로 이웃님을 어루만지면서 새삼스레 삶을 짓는 숨결입니다. 《아직은 작은 나》는 “작은 나(ちいさいわたし)”를 옮깁니다. ‘아직은’은 군말인데요, 아이는 몸이 작을 뿐입니다. 아이는 힘이 작을 뿐입니다. 아이는 손에 쥐거나 담거나 잡는 크기가 작을 뿐입니다. 그렇지만 아이가 바라보든 어른이 바라보든 똑같이 사랑이고, 아이가 짓든 어른이 짓든 나란히 삶이자 꿈입니다. 아이한테 자꾸 ‘작다’거나 ‘어리다’ 하고 말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이 이름을 부르기를 바랍니다. 아이 이름을 모르겠으면 ‘아이’라고만 말하기를 바랍니다. 다 알면서 이 별에 어버이 곁으로 찾아와서 소근소근 별노래를 들려주는 숨빛이 바로 아이인걸요. 아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어른도 어버이도 아닙니다. 아이한테서 배우려 하기에 비로소 어른이자 어버이입니다.


ㅅㄴㄹ

#ちいさいわたし #OkadaChiaki #岡田千晶 #かさいま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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