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솜털 2
오자와 마리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숲노래 만화책 2022.1.13.

만화책시렁 400


《민들레 솜털 2》

 오자와 마리

 hiyoko 옮김

 북박스

 2008.11.24.



  아이는 스스로 자라되 곁에 사랑스러운 손길이 있기를 바랍니다. 둘레 어른이며 어버이가 사랑스레 쓰다듬고, 아이도 둘레 어른이며 어버이를 사랑으로 어루만집니다. 어른은 스스로 슬기롭되 곁에 아름다운 눈길로 바라볼 님을 그립니다. 아름다운 눈길인 님은 짝꿍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이기도 합니다. 서로서로 아름다이 마주하는 하루를 그리면서 천천히 삶을 노래하고 살림을 짓습니다. 《민들레 솜털》은 두걸음으로 단출히 매듭짓는 그림꽃입니다. 석걸음이나 넉걸음을 그려도 되고, 열걸음을 더 그릴 만한데, 꼭 두걸음으로 맺어요. 뒷이야기가 더 있기를 바랐습니다만, 삶을 사랑으로 밝히는 이야기는 늘 우리가 스스로 보금자리에서 누립니다. 살림을 아름다이 돌보는 이야기도 언제나 우리가 손수 보금자리에서 여미어요. 졸린 아이를 품고서 자장자장 노래하는 목소리가 사랑입니다. 자장노래를 부르는 어버이한테 포근히 안겨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면서 꿈나라로 나아가는 아이 숨결이 사랑이에요. 겉으로 번쩍거리는 집이나 세간은 대수롭지 않습니다. 우리는 겉치레가 아닌 사랑으로 살거든요. 커다란 키도 다부진 몸은 대단하지 않아요. 우리는 몸뚱이로 삶을 겪습니다만, 마음으로 맞아들이는 빛으로 오늘을 새롭게 살아가거든요.


ㅅㄴㄹ


‘한밤중에 하루키를 보러 갔더니, 갓 배운 글씨로 생일카드를 써뒀길래, 서둘러 방을 나왔다. 더 이상 깜짝파티는 아니지만 깜짝 놀랄 준비는 되어 있다.’ (68쪽)


‘이유 같은 게 없으니까. 제일 중요한 것은 형이 하루키 옆에 있다는 것.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겨울에도 언제나 함께.’ (101쪽)


‘형제 따윈 필요없었다. 왜냐하면 엄마는 나만의 엄마니까 …… 그런데 눈을 떠 보니 밀짚모자 냄새가 나면서 그 아이가 걱정스런 얼굴로 모자로 부채질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조금은, 아주 조금이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동생이 생기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132∼133쪽)


‘돌아가신 엄마도 내가 나쁜 짓을 하면 혼신을 다해 혼내셨다. 사슴벌레 잡는 데 정신이 팔려 밤늦게 돌아온 날, 울면서 호통을 쳤고, 저렇게 꼬옥 안아 주셨다.’ (159쪽)


“참기만 하면 안 된단다.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네 마음을 알 수 없잖아.” ‘유니 누난 절대로 참고 살지 않을 것 같은데.’ (1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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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센티미터의 일생 2 - SC Collection SC컬렉션 삼양출판사 SC컬렉션
시라카와 긴 지음, 심이슬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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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1.13.

만화책시렁 402


《50센티미터의 일생 2》

 시라카와 긴

 심이슬 옮김

 삼양출판사

 2020.9.21.



  사람은 고양이를 살림(소유물)으로 건사할 수 없습니다. 목숨붙이는 살림이 아니거든요. 함께 살아갈 뿐입니다. 어버이는 아이를 살림(소유물)으로 거느리지 못합니다. 사람도 다른 사람을 가질(소유) 수 없어요. 서로 다른 넋이자 빛이요 숨이면서 이곳에서 어우러지는 바람입니다. 《50센티미터의 일생》은 이런 이야기를 길고양이 눈높이인 50센티미터로 바라보려는 얼거리를 짜는데, 첫걸음에서는 이 대목을 찬찬히 짚는가 싶더니, 두걸음에서는 자꾸 줄거리가 곁길로 새고, 석걸음에서는 아무렇게나 흩어진 조각을 얼기설기 짜맞추어서 끝맺습니다. 이렇게 갈 바에는 토막그림꽃으로 단출히 첫걸음만 그리는 길이 훨씬 나았으리라 봅니다. 석걸음에 이르는 줄거리를 짤 힘이 모자라다면, 굵고 짧게 그려도 돼요. 뭔가 더 대단히 목소리를 높이려고 하다가 그만 확 틀어지는구나 싶습니다. 어쩐지 갈수록 ‘고양이 그림꽃’이 부쩍 늘어나는데, 하나같이 ‘집고양이’입니다. 귀염둥이로만 바라보는 고양이를 그리면서 섣불리 ‘반려’ 같은 한자말을 붙이는 글이나 그림이나 그림꽃이 넘칩니다. 아이어른도 ‘한집안’이듯, 사람하고 고양이도 ‘한지붕’이요, 풀꽃나무도 나란히 ‘한살림’입니다. 이 대목을 헤아리면 넉넉합니다.


ㅅㄴㄹ


“너의 마음에는 지금도 아키하루가 있다는 걸 가르쳐 주지 않을래?” (56쪽)


“난 인간을 싫어한 적 따위 한 벙도 없어. 아버지를 미워한 적도 없고, 다들 텐은 인간의 소유물로 전락해 버렸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달라.” (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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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센티미터의 일생 3 - SC Collection SC컬렉션, 완결 삼양출판사 SC컬렉션
시라카와 긴 지음, 심이슬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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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13.

읽었습니다 90



  석걸음으로 마친 《50센티미터의 일생》입니다. 첫걸음은 길고양이 눈높이에서 삶을 보여주는구나 싶어 잘 그린다고 여겼는데, 두걸음에서는 살짝 길을 틀어 ‘길고양이 자리다툼’으로 기울고, 석걸음에서는 어찌저찌 끝을 맺으려고 여러 가지를 뒤섞느라 어수선합니다. 그림꽃을 싣는 자리에 맞추느라 줄거리를 휙휙 건너뛸 수 있고, 때로는 곁얘기를 다룰 수 있습니다만, ‘50센티미터 눈높이’라는 얼개를 그림꽃님 스스로 잊은 듯합니다. 이야기에 살을 붙이려고 여러 줄거리를 늘이더라도 ‘더 슬퍼 보이’려는 그림이나 ‘다시 일어선다는 웃음’이라는 그림에 애써 맞추려고 하면 모든 이야기가 흔들릴 텐데요. 고양이를 그저 귀엽게만 다루지 않는 그림꽃책이라서 반가이 읽으려고 했으나, 어영부영 뒤섞은 두걸음이 아쉽고, 번갯불에 콩을 굽듯 후다닥 넘기면서 ‘좋은 게 좋다’는 틀로 서둘러 맺은 석걸음은 그야말로 아쉽습니다.


《50센티미터의 일생 3》(시라카와 긴 글·그림/심이슬 옮김, 삼양출판사, 2020.9.21.)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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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곁말 30 헤엄이



  마흔 살이 넘도록 헤엄을 못 쳤습니다. 물하고 도무지 안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마흔너덧 무렵에 비로소 헤엄질이 무엇인가 하고 느꼈어요. 헤엄질이 된 까닭은 딱 하나예요. 남들처럼 물낯에서 물살을 가르지 못해도 된다고, 나는 물바닥 가까이로 가라앉아서 천천히 물살을 갈라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물속으로 몸을 가라앉혀서 숨을 모두 내뱉고서 가만히 움직여 보았는데, 뜻밖에 이 놀이는 매우 잘되더군요. 몸에 힘을 다 빼니 스르르 물바닥까지 몸이 닿고, 물바닥에 고요히 엎드려서 눈을 뜨고 물이웃을 보았어요. 물이웃이란 ‘헤엄이’입니다. ‘물고기’가 아닙니다. ‘먹이’로 본다면, 물에서 헤엄치는 숨결을 ‘물고기’로 삼겠지만, 저는 물살을 시원시원 가르며 저랑 눈을 마주하는 아이들을 ‘고기’란 이름으로 가리키고 싶지 않았어요. 어떤 이름으로 가리키면 어울리려나 하고 생각하는데, 물바닥을 살살 일렁이는 잔바람이 불더니 ‘헤엄이’라는 이름이 찾아왔어요. 나중에 살펴보니 《으뜸 헤엄이》란 이름인 그림책이 있어요. 물살을 잘 가르는 사람도, 물에서 살아가는 숨결도 나란히 ‘헤엄이’입니다. 물바닥에서 가만히 헤엄이를 보다가 슬슬 손발을 놀리면 용하게 앞으로도 옆으로도 가더군요. 물속헤엄도 즐겁습니다.


헤엄이 (헤엄치다 + 이) : 헤엄을 치는 숨결. 물살을 가르면서 나아가는 숨결. 물·내·바다 같은 곳에서 나아가려고 몸을 움직이는 숨결. 때로는 “헤엄을 잘 치는 숨결”을 가리킨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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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5.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마루야마 겐지 글/고재운 옮김, 바다출판사, 2014.3.20.



시골에서는 책 하나를 만나려고 누리집을 들락거릴 수 있고, 하루를 온통 들여 먼 마을책집으로 다녀올 수 있다. 날마다 새롭게 흐르는 하늘·바람을 누리고 싶다면 가볍게 누리책집에 맡길 테지만, 이웃을 만나 얼굴을 보며 말을 섞다가 슬그머니 책 한 자락을 챙기고 싶다면 시골버스를 타고 읍내를 거쳐 시외버스나 기차로 갈아탄다. 집에 잔뜩 쌓은 책을 차곡차곡 읽고 갈무리한다. 바깥마실을 할 적에는 달포쯤 읽을 책을 한꺼번에 장만한다. 시골엔 책집이 없으니 목돈을 들이고 밤에 길손집에서 쓰러질 때까지 바지런히 책집을 돈다.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는 지난해 7월에 장만해 놓았고 이제서야 읽었다. 아니, 이제서야는 아니지. 느긋이 읽을 때를 기다려 쟁여 놓았을 뿐이다. 낮밥을 차려 아이들을 먹이는 곁에서 웃으며 읽었다. “와,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똑같네?” 글님이 그린 일본 시골이나 우리 시골이나 거의 같다. 미국이나 덴마크나 태국도 이럴까? 일본하고 우리는 유난히 바보짓이 흔하지 싶다. 그리고 참하며 사랑스러운 이웃도 많다. 아이들은 바보짓이 춤추는 시골·서울을 볼 적마다 툴툴거린다. 곁에서 속삭인다. “그래, 우린 툴툴거릴 수도 있지만, 우리부터 스스로 아름이웃으로 숲을 노래하며 살아갈 수 있어.”


ㅅㄴㄹ


마루야마 겐지 님 글은

여러모로 재미있다.

다만 온누리를 더없이 시큰둥히

바라보는 눈빛이지 싶다.

나도 꽤나 시큰둥하게 살지만

이 아저씨는 그야말로 시큰둥꾸러기이다.


시큰둥하지만

할 말을 잊지 않고 제때제때

찬찬히 펴는 몸짓이란

글바치다운 삶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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