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딸


상큼하고 달디단 딸기는

빨간알 되기까지

봄볕 먹는 하얀꽃에

겨울바람 품은 푸른잎


너르고 포근한 땅은

까무잡잡 흙이기까지

빗물 머금은 누런들에

가을무지개 담은 저녁놀


우리 옛터는 ‘배달’

밝은 땅이란 뜻이니

너른들이 노랗게 익어

누구나 따스히 안는 빛


별빛이 씨앗을 드리우네

풀빛이 수다를 조곤조곤

눈빛이 해처럼 반짝이고

숨빛이 고이 싱그런 딸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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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2.1.15.

오늘말. 겨를


두 아이를 건사하는 어버이로 살아가며 문득 어릴 적을 떠올립니다. 우리 집 아이만 하던 지난날에는 어떤 하루를 지었나 하고 돌아봅니다. 그동안 잊었다고 여긴 모습이 곧잘 환하게 생각납니다. 아무래도 어버이라는 몸은 아이라는 바탕으로 천천히 자랐을 테니 잊을 일이란 없겠지요. 즐거이 펴는 빛살을 숨쉬면서 큰 하루일 테니, 짬을 내어 가만히 되새기면 모두 느낄 만합니다. 어릴 적에는 놀 겨를이 없다시피 했으나 용케 놀 틈을 냈습니다. 배움터에서 내는 짐(숙제)더미에 눌리고, 어머니랑 언니 심부름이 끝없으나, 어떻게든 남은힘을 짜내어 놀고, 더 기운을 차려서 놀아요. 한창 놀면 얼굴이 달아오릅니다. 겨울에도 볼이 뜨겁습니다. 후끈거리는 몸을 식히고 살금살금 집으로 돌아가면 “또 어디서 놀았니?” 하는 어머니 꾸중입니다. 심부름에 짐더미에 허우적대지만, 놀다가 문득 꽃을 보면 “저 꽃 곱다.”고 여기면서 한눈을 팝니다. 모든 아이는 꽃아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아이는 숲님으로 이 별에 왔지 싶어요. 집안일이며 바깥일에 힘겨운 어버이를 도우려고 살며시 찾아와 이바지꽃으로 피어나는 빛이 바로 웃음꽃 가득한 아이라고 생각해요.


ㅅㄴㄹ


남은힘·나머지·힘·기운·바탕·살림·돈·밑천·밑·밑동·밑돈·밑바탕·바탕·짬·틈·겨를·마지막 ← 여력(餘力)


돕다·도와주다·도움꽃·도움님·도움벗·이바지꽃·이바지님·이바지벗·춤꽃·노래꽃·웃음꽃 ← 치어리더, 응원단


뜨겁다·달아오르다·끓다·끓어오르다·펄펄·팔팔·길길이·후끈·앓다 ← 고열, 고온


너른말·두루말·고루말·맞춤말 ← 공공언어


기운·꽃님·꽃아이·아이·님·지기·숲님·넋·얼·빛·빛님·빛살·숨·숨결·숨빛·숨꽃 ← 정령(精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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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2.1.15.

오늘말. 푸른별


우리가 모여서 살아가는 이곳은 무엇이냐고 물으면 ‘푸른별’이라고 말합니다. 이 별에서 푸르지 않은 곳이 틀림없이 꽤 넓고, 차츰 늘어나기까지 하지만, 우리는 ‘풀빛별’에서 같이 살아간다고 덧붙입니다. 혼자 조용히 살기도 하지만, 다함께 풀빛바람을 마시면서 살기도 합니다. 우리 집은 보금자리라면, 우리 별은 보금별이라고 느껴요. 온나라 어디에서나 뭇목숨을 아끼면서 살가이 어우러지는 살림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목숨을 잃거나 빼앗거나 바치는 일이 잇달지만, 우리는 서로 사랑을 주고받으면서 하루를 건사합니다. 먹잇감을 앞에 두고 으르렁거리는 사람도 이따금 있을 테지만, 이 별누리는 즐거이 어우러질 사랑노래를 널리 펴면서 빛나는 푸른고을로 나아간다고 생각해요. 그렇지요. 푸른마을을 그립니다. 풀빛고장을 꿈꿉니다. 삽질이 아닌 호미질로 토닥토닥 꽃밭을 일구면서 소꿉밭을 함께 짓는 길입니다. 이웃 별누리는 어떤 삶길일까요? 저 먼먼 별나라에서는 어떤 사랑길을 속삭일까요? 모두 포근하게 어우러지기를 바라요. 다들 따사로이 품기를 바랍니다. 글 한 줄을 지어서 드리고 싶습니다. 노래 한 자락을 여미어 올리고 싶습니다.


ㅅㄴㄹ


푸른별·풀빛별·같이·다·다같이·다함께·모두·함께·널리·넓다·별·별나라·별누리·별터·별마을·보금나라·보금누리·보금별·우리 땅·우리 별·온나라·온누리·푸른고을·푸른고장·푸른골·푸른마을·풀빛고을·풀빛골·풀빛고장·풀빛마을 ← 지구(地球), 지구적, 지구 차원, 지구촌


걸다·내걸다·내놓다·올리다·바치다·드리다·먹이·모이·먹잇감·먹이가 되다·밥이 되다·목숨·피·몸바치다·목숨바치다·목숨을 잃다·죽이다·없애다 ← 제물(祭物), 공물(供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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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의 인쇄소 1
모친치 지음, 미야마 야스히로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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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15.

읽었습니다 92



  어느 날 문득 먼 옛날이 아닌 다른 너머(차원)로 나아간 아이가, 다른 너머에서도 예전에 살던 곳에서 했던 책잔치를 꾀한다는 줄거리를 다루는 《마법사의 인쇄소 1》를 읽었습니다. 이 아이는 예전에 살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빛힘(마법)을 익히거나 찾으려고 합니다. 사람판이 아닌 곳에서 부대끼는 나날을 사람판에 빗대어 그리는 얼거리인데, 어쩐지 억지스러운 그림결로 이어가는구나 싶습니다. ‘다른 너머’를 얼마나 ‘다르다’고 여기면서 그림으로 담을까요? ‘다른 너머’를 그린 다른 그림꽃을 헤아리면서 담아내기보다는, 또 빛순이(여성 마법사) 몸매를 두드러지게 보이는 그림을 선보이기보다는, 이야기하고 줄거리에 붓끝을 기울여야 할 텐데 싶습니다. 비슷하지만 다른 얼거리인 《책벌레의 하극상》을 생각하면 《마법사의 인쇄소》는 여러모로 떨어지는구나 싶어요. 아무래도 ‘마음’은 거의 그리지 못 하면서 겉모습을 꾸미는 데에 기운 탓입니다.


《마법사의 인쇄소 1》(모친지 글·미야마 야스히로 그림/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19.10.31.)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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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라이트의 꽃 1
TONO 지음, 반기모 옮김 / 길찾기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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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15.

읽었습니다 91



  물님(인어) 이야기를 그린 《코럴》을 보고서 《칼바니아 이야기》를 보았는데, 《칼바니아》는 이제 더 안 봅니다. 맺어야 할 자리에서 못 맺고 자꾸 군더더기를 붙이더군요. 《아델라이트의 꽃 1》를 읽으면서 그림님 다른 그림꽃을 버무려 놓았다고 느낍니다. 굳이 다르게 그려야 하지는 않을 테지만, 《코럴》하고 《칼바니아》를 섞은 듯한 《아델라이트》로구나 싶어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굳이 이렇게까지 그려서 일감을 따내고 돈을 벌어야 할까요? 새 이야기를 여미기 어렵다면 푹 쉬면서 마음을 달래어야지 싶어요. 어떤 이야기를 붓끝으로 담든 ‘아주 다를’ 수는 없습니다만, 그렇더라도 앞선 그림꽃을 버무리면서 눈속임을 한다면, 읽는 사람에 앞서 그리는 사람 스스로 갉아먹는 노릇이라고 느낍니다. 어쩌면 《아델라이트》는 그림님 스스로 갉아먹는 붓질을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라 하겠어요. 두걸음이 우리말로 나올는지 모르나, 더는 안 쳐다볼 생각입니다.


《아델라이트의 꽃 1》(TONO 글·그림/반기모 옮김, 길찾기, 2019.12.1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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