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담


닫은 듯 두르지만

해는 마음껏 드리우고

바람은 실컷 오가고

비는 신나게 찾는 담


단단한 듯 다지지만

아이가 기대어 놓고

고양이가 올라앉아 쉬고

나무가 곁에서 자라는 담


담담하게 바라보고 말해

무덤덤히 보여도 마음 느껴

든든하게 둘러싸는 손길과

무던히 돌아보는 눈길과


하늘에 닿고 싶니

구름에 닿으려 하니

네 손길에 가 닿지

내 눈길에 와 닿아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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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할아버지



들풀처럼 투박하기에

스스럼없이 밝으면서

마음으로 고루 보듬는

눈길


아이를 언제나 어질게

들녘을 노상 새롭게

바다를 늘 가벼이 보는

눈빛


씨앗 심는 살림돌이

노래 짓는 살림빛

이야기 두런두런 살림길

눈망울 듬뿍


할아버지란

아버지를 알뜰히 보살피고

이곳을 알차게 살피는

해바라기 후박나무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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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할머니



들꽃처럼 수수하기에

스스로 맑으면서

사랑으로 고이 품는

손길


아이를 언제나 상냥히

숲을 노상 가만히

하늘을 늘 즐거이 안는

손빛


씨앗 묻는 살림지기

노래 들려주는 살림새

이야기 흐드러진 살림꽃

손수 가득히


할머니란

어머니를 아늑히 돌보고

오늘을 아름다이 돌아보는

할미새 할미꽃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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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마을 노란우산 그림책 14
이치카와 케이코 글, 니시무라 토시오 그림, 정희수 옮김 / 노란우산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2.1.16.

그림책시렁 871


《수상한 마을》

 이치카와 케이코 글

 니시무라 토시오 그림

 정희수 옮김

 노란우산

 2012.7.16.



  우리말로는 《수상한 마을》로 나온 그림책은 일본말로는 “おばけかな?”입니다. “깨비인가?”나 “도깨비일까?”일 텐데, 왜 책이름을 바꿀까요? 한자말 ‘수상’을 굳이 어린이책에 써야 할 까닭도 없습니다. 차라리 ‘깨비마을’쯤으로 옮기면 모르되, 뜬금없는 이야기로 여길 수 있어요. 깨비가 사는 마을로 아이가 살그머니 찾아가서 돌아보는 줄거리를 다루는데, 아이가 씩씩하게 이곳도 보고 저곳도 살피다가 마지막에 ‘깨비’가 아닌 다른 숨결에 화들짝 놀라면서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간다고 해요. 깨비가 무섭지 않고 두렵지 않은 아이인데 어떻게 다른 숨결에는 깜짝 놀랄까요? 곰곰이 보면 숱한 사람들은 눈으로 멀쩡히 보는 숨결을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해요. 뱀이며 지렁이에 소름이 돋고, 까마귀를 싫어하고, 벌레나 거미를 징그럽게 여기고, 늑대나 멧돼지를 사납게 여기기까지 합니다. 모든 풀꽃나무가 다 다르듯, 모든 사람이 다 다르고, 모든 숨붙이가 다 달라요. ‘안 보이는 넋은 믿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데, 왜 ‘안 보인다는 깨비’를 두려워할까요? ‘보이면 믿는다’고 하면서 ‘보이는 목숨붙이’를 왜 나쁘게 바라볼까요? 사람마을은 사람마을이고 깨비마을은 깨비마을입니다. 마을은 서로 다르게 어우러집니다.


ㅅㄴㄹ

#いちかわけいこ #西村敏雄 #おばけか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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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bc Bunny (Hardcover)
Gag, Wanda / Univ of Minnesota Pr / 2004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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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1.16.

그림책시렁 868


《the ABC Bunny》

 Wanda Gag 글·그림

 Howard Gag 글씨

 Flavia Gag 노래

 scholastic

 1933./1961.



  ㄱㄴㄷ을 아이한테 일찍부터 안 가르쳐도 넉넉합니다. 아이는 ㄱㄴㄷ이 아닌 말을 익힐 노릇이거든요. 말을 즐거이 다룰 줄 아는 때에 이르러 비로소 글놀이를 펴도록 살며시 짚을 적에 서로 오붓합니다. 어느 곳에서든 글이 먼저 태어날 일이 없습니다. 글은 늘 말을 담습니다. 말이 있기에 글이 있는 줄 헤아리지 않는다면 모든 글쓰기는 덧없습니다. “말을 담는 글”이기에 ‘글맞춤길’에 얽매이지 않아야 말부터 슬슬 흘러나오면서 글로 옮길 적에 살살 노래로 거듭납니다. 《the ABC Bunny》는 ABC에 맞추어 노는 토끼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글을 가르치는 그림책으로 볼 수 있습니다만, 이보다는 노래입니다. 완다 가그 님은 언니랑 동생하고 “the ABC Bunny” 놀이를 해요. 바탕은 완다 가그 님이 지으면서 그림을 선보이고, 글씨랑 가락을 나누어 맡으면서 새롭게 이야기꽃으로 나아갑니다. 1933년에 처음 나왔다고 하는 오랜 그림책을 읽으면서 곰곰이 생각합니다. 아이한테뿐 아니라 어른한테도 글을 노래처럼 익히는 길로 갈 적에 즐겁고 아름답지 싶습니다. 꾸준히 새로 나오는 ‘글쓰기 길잡이책’은 하나같이 틀에 맞추려 듭니다. 다 다른 우리는 다 다르게 노래하면서 말꽃을 피우면 저절로 글꽃으로 나아가리라 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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