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곁노래 2022.1.17.

곁말 31 허벅도리



  짧게 걸치는 치마라면 ‘짧은치마’이건만, 국립국어원 낱말책은 도무지 이 낱말을 안 싣습니다. ‘짧은뜨기·짧은바늘·짧은지름’은 그럭저럭 낱말책에 있어요. ‘깡동치마’는 낱말책에 있는데 ‘미니스커트’를 풀어내는 우리말로 다루지는 않습니다. 이러던 2010년 무렵부터 ‘하의실종(下衣失踪)’이라는 일본스러운 말씨가 퍼집니다. 여러 모습을 두고두고 보다가 생각합니다. 무릎 길이인 치마라면 ‘무릎치마’요, 발목 길이인 치마라면 ‘발목치마’이고, 허벅지를 드러내는 치마라면 ‘허벅치마’로, 궁둥이를 살짝 가리는 치마라면 ‘궁둥치마’라 할 만합니다. 바지라면 ‘무릎바지·발목바지·궁둥바지’라 하면 돼요. 더 생각하면 ‘한뼘도리·한뼘옷·한뼘바지·한뼘치마’처럼 새말을 지어, 옷이 짧은(깡동한) 모습을 나타낼 만해요. ‘엉덩도리·엉덩옷·엉덩바지·엉덩치마’라 해도 어울리고, 아슬아슬하게 가린다는 뜻으로 ‘아슬도리·아슬옷·아슬바지·아슬치마’란 이름을 지어 봅니다. 이웃나라는 이웃나라 살림으로 옷차림을 헤아려 이름을 붙입니다. 우리는 우리 눈빛으로 우리 살림을 살펴서 이름을 붙이면 되어요. 다리가 시원하고 싶어서 허벅치마요, 한겨울에도 찬바람을 씩씩하게 맞으며 허벅도리입니다.


허벅도리(허벅옷) : 허벅지가 드러나는 옷. 허벅지가 드러날 만큼 짧아서 다리가 다 보이는 옷. 아랫몸을 살짝 가리기에 다리를 훤히 드러낸 옷.

허벅바지 : 허벅지가 드러날 만큼 짧아서 다리가 다 보이는 바지. 허벅지를 훤히 드러낸 바지.

허벅치마 : 허벅지가 드러날 만큼 짧아서 다리가 다 보이는 치마. 허벅지를 훤히 드러낸 치마.


아슬도리(아슬옷)·아슬바지·아슬치마

궁둥도리(궁둥옷)·궁둥바지·궁둥치마

엉덩도리(엉덩옷)·엉덩바지·엉덩치마

한뼘도리(한뼘옷)·한뼘바지·한뼘치마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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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1.16. 도그마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른이 보는 《손질말 꾸러미》를 몇 해째 여미는데, 어린이가 보는 《손질말 꾸러미》를 먼저 마무리할까 하고도 생각합니다. 어른판을 마치면 어린이판이야 곧 해낼 만하기에 어른판부터 하자고 생각하는데, 어른판은 웬만한 낱말을 다 넣기에 언제 끝을 맺을 지 모릅니다. 이와 달리 어린이판은 넣을 낱말을 자르기 쉬우니 외려 어린이판을 먼저 마칠 만하겠다고 느낍니다.


  《손질말 꾸러미》에 영어 ‘컨트롤’을 빠뜨렸다고 깨달아 한창 살피다가 한자말 ‘제어’도 빠뜨렸다고 깨닫고, 이윽고 영어 ‘도그마’도 빠진 줄 알아채고는 이모저모 살피다가 ‘독단적·독선적·일방적’을 더 추스릅니다. 이러다가 ‘반감’이라는 두 가지 한자말을 갈라야겠다고 느끼고, ‘가르다·갈라내다·갈라놓다’에다가 ‘갈라치다’란 낱말을 붙이기로 합니다.


  이렇게 이틀을 씨름하는 사이에 ‘다’라는 우리말을 놓고서 밑말을 풀어내는 첫발을 뗍니다. ‘다’를 다루자고 생각한 지 이태 만에 첫 줄을 쓴 셈인데, 우리는 ‘있다·하다·보다·주다’를 안 쓰고서 아무 말을 못할 뿐 아니라 ‘다’를 안 쓰고도 말을 못해요. 알맹이(이름씨·명사)인 말씨를 움직이거나(동사) 그리는(형용사) 자리로 바꾸어 내는 말끝이기도 한 ‘-다’인걸요.


  이레쯤 앞서 그림책 《감자아이》를 받아서 읽었습니다. 열다섯 살을 맞이한 큰아이가 “재미있네요.” 하고 들려줍니다. “뭐가 재미있나요?” 하고 물으니 “그냥 재미있어요.” 합니다. 《족제비》를 읽힐까 말까 망설입니다. 이 어린이책이 나쁘지는 않되 《마지막 인디언》(디오도러 크로버)을 다시 읽는 길이 한결 낫다고 느껴요. 글로만 텃사람 이야기를 짚는 글하고, 삶으로 텃사람을 이웃으로 지내며 풀어내는 글은 사뭇 다릅니다. 뜻있는 곳에서 《마지막 인디언》을 새로 옮기거나 ‘동서문화사판’을 그대로 다시 내어도 훌륭하리라 생각해요. 《마지막 인디언》을 쓴 분이 낳은 딸이 ‘어슐러 르 귄’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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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츠바랑! 15
아즈마 키요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숲노래 책읽기 2022.1.17.

읽었습니다 93



  열 몇 해를 잇는 그림꽃 《요츠바랑!》은 열다섯걸음에 이릅니다. 지난걸음을 죽 보면, 요츠바는 둘레 어린이 말씨를 흉내내면서 나이를 먹고, 요츠바네 아버지는 스스로 하는 일이 바빠서 아이하고 어울리는 틈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집에서는 늘 함께 있으나 ‘아이를 아이 그대로 바라보는’ 눈길이 얕아요. 어느덧 어린배움터에 들어간다는 요츠바를 둘러싼 줄거리를 다루는 《요츠바랑! 15》은 ‘요츠바라는 아이’가 아닌 ‘서울(도쿄) 초등학생’입니다. 어버이나 어른이 아이한테 따로 무엇을 가르쳐야 할 까닭은 없지만, 그림꽃에 나오는 아빠는 ‘다그치거나 나무라는 일’을 빼고는 스스로 생각하면서 아이하고 노는 일은 없습니다. 열다섯걸음에 나오듯 부릉부릉 몰고서 멀리 다녀오기는 하고, 이웃집에 아이를 맡겨서 놀도록 하기는 합니다만 여기에서 끝입니다. 이러한 집이기에 그동안 ‘요츠바가 요츠바 나름대로 신나게 놀’ 만할 수 있으나, 어느덧 줄거리 짜깁기조차 다 된 듯싶습니다.


《요츠바랑! 15》(아즈마 키요히코 글·그림/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1.5.31.)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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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시골



별을 늘 만나는

별빛하고 수다 펴는

별내음 먹고 별꽃 나누며

별비 내리는


바람이 늘 시원한

바람이랑 춤판 노는

바람빛 먹고 바람꽃 보며

바람길 흐르는


샘물이 늘 솟는

냇물과 노래 짓는

빗물 먹고 바닷물 누비며

풀물 가득한


시골은 멧골을 품어

시골순이는 들판 달리고

시골돌이는 구름 타고

시골집은 새 개구리 매미 함께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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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빚는



흙을 손바닥에 놓고

살살 비비면

빙글빙글 구르더니

동글동글 구슬로


말을 혓바닥에 올려

술술 놀리면

방글방글 웃더니

도란도란 이야기로


꽃은 땅바닥에 앉아

슬슬 춤추며

방긋빙긋 노래하며

둥실둥실 빛살로


가만히 빚는 마음

포근히 빚는 숨길

넉넉히 빚는 살림

나란히 빚는 하루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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