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바다로



별을 품는 사람은

해밝게 하루를 그리고

풀꽃을 보는 사람은

해맑게 오늘을 살피고


바람을 읽는 멧새는

파랗게 물들며 환하고

바다를 아는 헤엄이는

시원히 노닐며 신나고


밤이란 포근한 꿈빛

낮이란 짙푸른 노래

새벽이란 곱게 사랑

저녁이란 차분히 쉼


함께 날면서 하늘로

서로 돌보며 숲으로

같이 반기며 바다로

이제 웃으며 집으로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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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읽기를 권함 - 2004년 2월 이 달의 책 선정 (간행물윤리위원회)
야마무라 오사무 지음, 송태욱 옮김 / 샨티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숲노래 푸른책/숲노래 책읽기 2022.1.19.

읽어치우지 않기



《천천히 읽기를 권함》

 야마무라 오사무

 송태욱 옮김

 샨티

 2003.11.11



  《천천히 읽기를 권함》(야마무라 오사무, 송태욱 옮김, 샨티, 2003)은 ‘천천읽기’나 ‘느릿읽기’를 들려주려고 합니다. ‘좋은읽기·나쁜읽기’를 가리려 하지 않습니다. ‘느슨읽기·느긋읽기’나 ‘가만읽기·찬찬읽기’로 저마다 스스로 ‘삶읽기·살림읽기’를 거쳐서 ‘사랑읽기·숲읽기’로 나아가자고 속삭입니다.


  바쁘고 일거리가 넘치는 오늘날 천천히 읽거나 느릿느릿 읽는다면 뒤처진다고 여길 만합니다. 느슨히 읽거나 느긋이 읽다가는 줄거리를 종잡지 못한다든지 글도 못 쓰겠거니 여길 만합니다.


  그렇다면 묻고 싶습니다. 왜 빨리 가야 할까요? 왜 빨리 죽어야 할까요? 왜 빨리 먹어야 할까요? 왜 빨리 늙어야 할까요? 빨리 죽고 싶지 않다면서 정작 빨리 달리지 않나요? 빨리 늙기를 바라지 않는다면서 막상 빨리 먹어치우지 않나요?


  2003년 여름이었지 싶은데 민음사에서 엮음빛으로 일하는 분이 제 단골책집으로 찾아와서 함께 책을 내면 좋겠다고 얘기한 적 있습니다. 마음속으로는 “민음사처럼 커다란 곳에서 책을 낼 생각은 터럭만큼도 없는걸.” 하고 생각했으나, 그곳 엮음빛이 들려주는 말을 찬찬히 듣고서 되물었어요. “아니, 편집장님이 한 해에 책을 쉰 자락씩 엮어내야 한다면 거의 이레마다 내는 꼴인데, 그러면 글손질(교정·교열)은 어떻게 해요?” 그때 그 엮음빛은 스스로 책이 아니라 쓰레기를 내놓는다고 느껴서 그만둘 생각이라고 밝히시더군요.


  책을 즐겁게 읽는 사람은 ‘책이 쏟아진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책을 안 읽거나 모르거나 책읽기가 지겨운 사람이 으레 ‘책이 쏟아진다’고 말합니다. 다 다른 책은 다 다른 사람한테 맞추어 태어납니다. 그래서 다 다른 고장마다 책숲(도서관)은 매우 넓어야 하고, 다 다른 사람이 스스로 살필 책을 골고루 오래오래 건사할 노릇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거의 모든 책숲은 마치 빌림터(대여점)로 굴면서 책을 자주 쉽게 버릴 뿐 아니라, 잘팔리는책(베스트셀러)에 너무 꽂힙니다.


  곰곰이 보면 글을 쓰거나 책을 내놓는 사람들 스스로 ‘좋아하는 갈래’만 더 북돋운다고 할 만합니다. ‘모든 갈래가 새롭게 어우러지면서 다 다르게 빛나는 무지개로 나아가도록 북돋우는 길’이 아닌 ‘몇몇 글님·펴냄터에 쏠린 책밭’으로 내몬다고 느낍니다. 이런 얼거리를 바꾸어 내는 힘 가운데 마을책집이 있습니다. 책을 더 많이 팔려는 뜻으로 여는 마을책집이 아니기에, 마을책집은 오늘날 이 나라 굳어버린 책밭을 바꿀 만합니다. 마을책집은 잘팔리는책을 하루에 열스물씩 팔려는 데가 아닙니다. 마을책집은 마을을 이루는 사람들이 저마다 다르게 누릴 책길을 헤아려 찬찬히 이끌고 ‘느긋이 기다려서 책을 받도록’ 징검다리 노릇을 합니다.


  읽어치우지 않을 생각입니다. 읽어치울 책은 처음부터 사지도 들추지도 만지지도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읽으려고 손에 쥡니다.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고 생각을 밝히려는 뜻이기에 이 삶을 들여서 가만히 읽습니다. 스스로 사랑하는 삶을 짓는 어진 사람으로 노래하면서 아이들한테 살림을 물려주려고 오늘 하루를 들여서 차근차근 읽습니다.


ㅅㄴㄹ


나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 ‘한 쪽 읽는 데 1초, 좀 늦더라도 2,3초’라는 읽기 방식이다. 그런데 이것은 불가능한 방법은 아니다. 굳이 심신에 무리를 주면서라도 훈련을 거듭하면 나한테도 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그러나 도대체 무슨 책을 그렇게나 빠른 속도로 읽지 않으면 안 되는지 그것을 모르겠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내가 읽은 재미있는 책, 엉터리 책 그리고 나의 대량 독서술, 경이의 독서술》은 서평집이기도 하지만, 거기서 예로 들고 있는 책 가운데 5분이나 15분에 읽어버리고 싶은 책은 단 한 권도 없다. 매력이 있을 것 같은 책이라면 여느 때처럼 느릿느릿 읽고, 읽고 싶지 않은 책이라면 처음부터 아예 손에 들지

 않는다. (18쪽)


그들(다치바나 다카시)이 주장하고 권유하는 독서법은 그들 외에 어떤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일까? (19쪽)


눈이 글자를 좇아가다 보면 그에 따라 정경이 나타난다. 눈의 활동이나 이해력의 활동이 다 갖추어진다. 그때는 아마 호흡도 심장 박동도 아주 좋을 것이다. 그것이 읽는다는 것이다. 기분 좋게 읽는 리듬을 타고 있을 때, 그 읽기는 읽는 사람 심신의 리듬이나 행복감과 호응한다. 독서란 책과 심신의 조화이다. (38쪽)


필요가 있어서 책을 읽을 때 나는 그것을 독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읽는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살펴본다’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혹은 ‘참조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설령 한 권의 책을 읽고 기획서나 리포트를 쓰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어도, 나에게는 그것을 두고 독서라고 말하는 그런 감각이 없다. 물론 필요가 있는 일이기 때문에 띄엄띄엄 읽기도 하고 건너뛰며 읽기도 한다. 그러나 한 권의 책을 띄엄띄엄 다 읽고 난 뒤, 나는 그것을 독서한 책의 권수로 세지 않는다. 나만이 아닐 것이다. (46쪽)


건강을 위해서는 하루에 30분이라도 낮잠을 자야 한다고 쓴 신문 기사를 보고 웃고 만 적이 있다. (144쪽)


#山村修 #遅読のすすめ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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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들겨 패줄 거야! - 폭력 처음 철학 그림책
페르닐라 스탈펠트 글.그림, 이미옥 옮김 / 시금치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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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1.19.

그림책시렁 826


《두들겨패 줄 거야!》

 페르닐라 스탈펠트

 이미옥 옮김

 시금치

 2014.6.5.



  아끼는 마음이 없기에 다투거나 싸웁니다. 아끼는 마음이 있기에 돌보거나 보살핍니다. 아끼는 마음은 남만 아낄 수 없어요. 스스로 아낄 줄 알기에 포근하면서 아늑한 숨결을 이웃하고 스스럼없이 나눕니다. 스스로 아낄 줄 모르기에 사납거나 차가운 줄 잊은 채 이웃한테 마구 달려들어요. 《두들겨패 줄 거야!》는 왜 싸우고 왜 다투며 왜 죽이려 하는가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모든 물방울하고 바람이 온누리를 가만히 돌듯이, 모든 사랑이 온누리를 찬찬히 돌고, 모든 밉질·막질·주먹질·손가락질도 온누리를 휘돕니다. 우리 손끝에서 퍼져나온 기운은 먼저 우리 스스로 휘감고서 휙 날아올라서 이 별을 한 바퀴 돌고서 우리한테 와요. 우리가 사랑씨앗을 심든 미움씨앗을 뿌리든 매한가지입니다. 그래서 예부터 “미운 아이 떡 하나 더 준다”고 했습니다. “미운 아이”라고 금을 그어버렸기에 “떡을 더 주어”요. 너는 이렇고 나는 저렇다고 금을 긋지 않았다면 고르게 나눌 테지요. 미움씨앗 아닌 사랑씨앗으로 나아가야 비로소 스스로 포근하면서 아늑합니다. 저놈을 족칠 생각을 말아요. 저놈을 족친들 고스란히 우리한테 돌아옵니다. 놈팡이가 아니라 님을 그리고, 마음을 달래어, 스스로 사랑으로 나아가려는 생각을 심을 뿐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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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아 뭐하니? - 1월부터 12월까지, 산책길에 만난 열두 새 이야기 과학 그림동화 37
이승원 글.그림, 김성호 감수 / 비룡소 / 201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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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1.19.

그림책시렁 876


《새들아, 뭐하니?》

 이승원

 비룡소

 2014.6.13.



  부엌에서 밥을 하려고 여닫이를 스르륵 하는데 직박구리랑 눈이 마주칩니다. 우리 집은 열매나무 우듬지를 그대로 둡니다. ‘까치밥’이라기보다 ‘새밥’으로 남겨요. 이따금 작은아이가 귤이나 능금을 마당 한켠에 내려놓습니다. 며칠쯤 그대로 있기도 하지만, 어느 날 우리가 안 본 사이에 여러 새가 날아앉아서 쪼아먹은 자국이 남습니다. 눈이 마주친 직박구리로서는 몰래 쪼려다가 놀랐을 만하기에 더 소리를 내지 않고 얌전히 지켜보았습니다. 《새들아, 뭐하니?》를 가만히 읽습니다. 열두 달에 맞춰 열두 새를 그림으로 담아서 가볍게 이야기를 엮습니다. 달마다 새를 새롭게 마주하도록 여민 그림결이 반가우면서, ‘더 작고 예쁘다고 여기는 새’에 눈길을 맞추었다고 느낍니다. ‘작지 않은 새’여도, ‘흔하게 만나는 새’여도, 열두 달에 어우러지도록 엮으면 한결 나았겠다고도 생각합니다. 모든 새는 저마다 다른 숨결로 사람 둘레에서 노래를 베풀고 밭일꾼으로 이바지해요. 모든 새는 숲에서 조용히 살더라도 마을까지 퍼지는 노랫가락으로 온누리를 아늑하게 어루만지기도 합니다. 까치도 까마귀도 비둘기도, 매도 올빼미도 박쥐도, 갈매기도 찌르레기도 꿩도 다 다르게 아름다이 사람 곁에서 살아갑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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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세 마리가 한집에 있어
잰 브렛 글.그림, 최윤미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2.1.19.

그림책시렁 877


《곰 세 마리가 한집에 있어》

 잰 브렛

 최윤미 옮김

 문학동네

 2008.2.11.



  온통 흰눈으로 덮은 곳에서 아이가 개썰매를 끌고서 낚시를 합니다. 이때 그만 얼음이 똑 갈라지면서 개썰매가 둥둥 떠내려갑니다. 발을 동동 구르던 아이는 커다란 얼음집을 봅니다. 커다란 얼음집에서 살짝 바람을 쐬러 나온 흰곰이 셋 있습니다. 가볍게 눈밭을 거닐다가 얼음조각에 갇혀 둥둥 떠내려가는 썰매개를 봅니다. 곰 셋은 썰매개를 건지려고 바다에 뛰어듭니다. 커다란 얼음집을 본 아이는 슬그머니 들어가 보고, 그곳 살림을 맛봐요. 《곰 세 마리가 한집에 있어》는 “The Three Snow Bears”를 옮겼습니다. 책이름을 왜 바꾸었는지 아리송합니다. 더구나 그림책 흰곰을 ‘마리’로 가리켜도 어울리는지 알쏭해요. 집밥옷을 손수 짓고 오붓하게 살아가는 흰곰 셋을 왜 ‘마리’로 가리켜야 할까요? 적어도 “흰곰과 아이”쯤으로 붙여야 어울릴 텐데요. 눈밭에서 살아가는 아이는 눈살림을 읽고 스스로 건사할 줄 알되 얼음물 헤엄까지는 못 합니다. 흰곰은 스스럼없이 얼음물 헤엄을 할 줄 알며, 저희 얼음집에 들어와서 이모저모 들쑤시듯 살림살이를 건드린 아이를 다그치지도 나무라지도 않습니다. “아, 이 아이가 아까 개썰매를 잃은 그 아이였네.” 하고 알아채요. 사이좋게 살아가는 길이란 서로 동무로 지내는 웃음일 테지요.


ㅅㄴㄹ

#JanBrett #TheThreeSnowB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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