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텃씨



참새 까치 까마귀 비둘기는

늘 사람이 좋은 텃새

제비 오리 기러기 꾀꼬리는

철따라 사람과 노는 철새


곁에 놓고 아끼면서

푸르게 살림짓는 텃밭

서로 도란도란 만나면서

새롭게 주고받는 텃말


두고두고 건사하며 물려주니

오래오래 듬직한 텃씨

봄여름에 갈겨울에 문득

환하게 피어나는 텃꽃


삶터를 가꾸려는 텃마음

살림터를 일구려는 텃넋

사랑터를 돌보려는 텃빛

숲터를 짙푸르게 텃사람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노래꽃 . 태우다



바람은 씨앗 태우고 멀리

냇물은 꽃잎 태우고 널리

우리는 무등 태우고 빨리

저마다 이리저리 다녀


따뜻이 장작을 태우지

화끈 불태우듯 노는데

기다리며 속을 태우고

타오르는 촛불로 다독여


동생한테 그네를 태우고

언니한테 간지럼 태울까

한여름은 살갗 태우다가

한겨울은 눈썰매 태우자


한밤을 하얗게 태우고서

새로 맞이하는

설날 아침에

가만가만 가락 타며 노래한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노래꽃 . 좋아



네가 돕겠다니 좋아

혼자서 여태 벅찼어

네가 안 도와도 좋아

혼자서 끝까지 할게


네가 바라보니 좋아

어쩐지 기운이 새로 솟네

네가 안 보아도 좋아

아무튼 스스로 기운낼게


네가 해준다니 좋아

너무 어렵고 힘들었어

네가 안 해줘도 좋아

천천히 느긋이 할게


너는 너 그대로 좋아

나는 나 그대로 좋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우린 그대로 사랑스러워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내가 엄마를 골랐어! 스콜라 창작 그림책 10
노부미 지음, 황진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2022.1.29.

그림책시렁 887


《내가 엄마를 골랐어!》

 노부미

 황진희 옮김

 스콜라

 2018.4.23.



  저는 그림책을 읽다가 으레 눈물짓기에, 책집에 마실을 가서 그림책을 펼 적에는 후다닥 읽습니다. 느긋하게 넘기다가는 그만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모습을 들키거든요. 곁님은 툭하면 “너희 아버지는 만화책이나 그림책을 보다가, 또 영화를 보다가 늘 울어.” 하고 얘기합니다. 아름다우니 울고, 사랑스러우니 울고, 안쓰러우니 울고, 언제나 새롭게 피어날 씨앗인 줄 느끼니 웁니다. 《내가 엄마를 골랐어!》를 비롯한 노부미 님 그림책을 보면 울보투성이입니다. 그림님 스스로 울보란 뜻일까요? 눈물이 적거나 없는 사람은 울보를 보면 “쟨 아무것도 아닌데 맨 울더라.” 하고 말합니다만, 울보는 까닭을 대며 울지 않아요. 모든 마음을 눈물로 담아내어 나누려고 할 뿐입니다. ‘아기가 엄마를 골라서 태어난 줄거리’를 찬찬히 들려주는 이 그림책은 일본에서 여러 아이들이 그림님한테 들려준 얘기를 바탕으로 엮었다지요. 굳이 다른 아이들 얘기를 듣지 않더라도, 그림님 스스로 아기였던 때를 떠올리고 ‘아기가 되려고 하늘나라에서 바라보던 넋’으로 되새기면 이 그림책은 한결 빛났을 만합니다. 그러나 눈물순이랑 웃음돌이를 투박하게 담아내는 얼거리로도 사랑스럽습니다. 아기도 어버이도 언제나 사랑으로 마주하는 사이인걸요.


#のぶみ #このママにきめた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빨강이 어때서 내인생의책 그림책 31
사토 신 글, 니시무라 도시오 그림, 양선하 옮김 / 내인생의책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2.1.29.

그림책시렁 888


《빨강이 어때서》

 사토 신 글

 니시무라 도시오 그림

 양선하 옮김

 내인생의책

 2012.10.31.



  열린배움터(대학교)를 그만두고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로 일하던 1999년 봄에 그림책 하나를 만나며 “동화책뿐 아니라 그림책은 어린이부터 누구나 사랑을 읽는 책”이라고 깨달았습니다. 짝꿍도 아기도 없는 젊은 사내가 그림책을 들출 적마다 “저 사람 뭐야?” 하는 눈치를 받았습니다. 그림책은 “젊은 어머니가 아이를 가르치려고 읽히는 책은 아닐” 텐데 아직도 이 틀은 잘 안 걷힙니다. 우리말로는 《빨강이 어때서》이나, 일본책은 《わたしはあかねこ》인 그림책은 “나는 빨강고양이”로 옮겨야 어울립니다. 빨강고양이는 “어때서?” 하고 따지지 않아요. “나는 빨강이”라고 여깁니다. 둘레에서 “너 같은 빛깔인 고양이가 어딨니?” 하고 따지더라도 “나는 빨강이 예뻐” 하고 여겨요. 키가 작으니 키워야 하나요? 몸이 뚱뚱하니 빼야 하나요? 글씨를 못 쓰니 잘 써야 하나요? 힘이 여리니 세야 하나요? 돈이 적으니 벌어야 하나요? 나라가 시키니 미리맞기(백신)를 해야 하나요? 빨강이는 집을 떠납니다. 어느 날 파랑이를 만납니다. 두 아이는 이제 어떤 마음으로 어떤 길을 갈까요? 똑같은 틀은 사랑도 어깨동무(인권·평화·평등)도 아닙니다. 오늘 우리가 되찾거나 새로지을 길은 어깨동무할 줄 아는 즐거운 사랑 하나입니다.


#わたしはあかねこ #私はあかねこ #サトシン #西村敏雄


ㅅㄴㄹ


처음 이 그림책이 나올 적에

어처구니없던 일을 떠올린다.

나는 우리 아이한테

일본책을 장만해서 

띄엄띄엄 옮겨서 읽혔고,

열 해 만에 한글판도

장만해 놓았으나

아직도 책이름 탓에

씁쓸하다.


책이름을 함부로 바꾸지 말자.

줄거리하고 뜻이

확 죽어버리고 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