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할머니
베스 크롬스 그림, 필리스 루트 글, 강연숙 옮김 / 느림보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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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2.6.

그림책시렁 890


《겨울 할머니》

 필리스 루트 글

 베스 크롬스 그림

 강연숙 옮김

 느림보

 2003.11.28.



  겨울이 새삼스레 저물려고 하다가 “아니야. 아직 겨울인걸. 겨울은 꽝꽝 얼어붙어야지.” 하면서 찬바람이 잇습니다. 찬바람을 보면서 “넌 사흘거리란 말 모르니? 사흘 추웠으면 나흘 포근해야지.” 하고 핀잔을 하니 “너희(사람)가 겨울이 겨울답지 않게 따뜻하다고들 했잖아? 그래서 겨울답게 얼어붙어야 하지 않겠어?” 하고 대꾸합니다. 그러고 보니 날씨가 뒤틀려 겨울이 겨울스럽지 않다는 말이 널리 퍼집니다. 뒤틀린 날씨를 걱정하면서 부릉이를 안 버리고 잿빛집을 안 떠나는 사람은 수두룩하고, 나라에서는 탄소를 줄이겠다고 밝히면서 정작 서울(도시)을 더 늘리고 숲을 더 짓밟고서 잿빛집을 더 늘리려는 길만 내놓습니다. 기름 먹는 부릉이를 전기 먹는 부릉이로 바꾼들 숲이 반길까요? 《겨울 할머니》를 새삼스레 되읽습니다. 아이들이 아기일 무렵 무릎에 앉히며 참 오래도록 읽힌 그림책입니다. 겨울이라는 철은 얼어붙는 눈바람으로 온누리를 포근하게 덮습니다. 가만히 꿈꾸라고, 조용히 삶을 지으라고, 새롭게 사랑으로 피어나라고 일깨우는 겨울이에요. 겨울날 겨울빛을 노래하면서 찬바람을 실컷 먹고 볼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어린이는 얼마나 있는가요? 하얗게 감도는 겨울바람은 우리 모두 튼튼히 다스리는 새빛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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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농부란다 - 농부 일과 사람 9
이윤엽 글.그림 / 사계절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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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2.6.

그림책시렁 892


《나는 농부란다》

 이윤엽

 사계절

 2012.7.10.



  스물넉 자락으로 나온 ‘사계절 일과 사람’ 가운데 아홉째인 《나는 농부란다》입니다. 이 그림책꾸러미는 어린이가 앞으로 어떤 일을 찾아서 스스로 즐겁고 씩씩하게 어른으로 살아갈 만한가를 줄거리로 다룬다고 할 텐데, 스물네 가지 가운데 둘만 시골사람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오늘날 사람들은 거의 모두 서울·큰고장에서 살고, 어린이가 바라보는 앞날 일감도 ‘서울·큰고장 일감’이라는 뜻이겠지요. 스물넉 자락 가운데 유난히 《나는 농부란다》만 ‘억세고 늙은’ 어른을 ‘어둡고 묵직하게’ 그립니다. 이 그림책을 읽고서 “난 앞으로 흙을 사랑하는 어른으로 살아야지!” 하고 다짐할 어린이는 몇쯤 있을까요? 들꽃(민중)을 담아낼 적에 으레 판그림을 쓴다고 합니다만, 케테 콜비츠 님이 담은 들꽃사람 모습은 ‘억세지도 늙지도 어둡지도 묵직하지도 않’습니다. ‘포근하고 사랑스러이 푸른 물결’이에요. 시골 들녘이나 숲이나 바다를 보면 ‘어두운 빛’은 없습니다. 한겨울조차 ‘시든 풀빛이 무지갯빛’ 같습니다. 풀죽임물·죽음거름·비닐·틀(농기계)이 하나도 없이 손으로 천천히 숲짓기(자연농)를 펴는 젊은 흙지기를 담고, 이 젊은 흙지기 곁에서 아이들이 맨발로 뛰노는 모습을 그렸다면 어린이도 읽을 만하겠지요.


ㅅㄴㄹ


너무나 아쉬운 그림책.

시골 흙지기를

이렇게밖에 못 그리는

해묵은 눈빛이라면

어느 어린이가

시골사람으로 살겠다는

꿈을 키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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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유령이 되었어!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53
노부미 지음, 이기웅 옮김 / 길벗어린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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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2.5.

그림책시렁 901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

 노부미

 이기웅 옮김

 길벗어린이

 2016.5.15.



  슬프게 죽어서 떠도는 넋이 있습니다. 떠도는 줄 못 느끼는 사람이 있고, 떠도는 줄 느낄 뿐 아니라 맨눈으로도 보면서 섬찟하거나 고단한 사람이 있어요. 못 느끼거나 못 보는 사람은 ‘느끼고 보고 말을 섞을 수도 있는 사람’이 어떠한 마음인 줄 하나도 모르겠지요. 그런데 죽어서 떠도는 넋은 ‘이 땅에서 몸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못 건드리고 못 만집니다. 짐짓 놀리거나 무서운 척하더라도 하나도 어찌저찌 못 합니다. ‘몸이 없’거든요.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는 엄마가 어느 날 갑자기 숨지고 말아 ‘몸을 떠나야 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아이는 할머니하고 둘이서 살아간다는데, 이제 ‘엄마가 엉성하게 짓던 밥’이 아닌 ‘할머니가 알뜰히 짓는 밥’을 먹고, ‘엄마가 낮잠 잘 적에 입에 몰래 코딱지를 넣으며 놀았’으나 이런 개구진 장난은 더 할 길이 없습니다. 엉성하고 어설픈 엄마는 몸을 잃고 하늘을 떠돌 적에 어떤 마음일까요? 엄마는 떠도는 나날을 끝내고 아이를 오롯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땅을 떠나 별빛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아이는 엄마를 그리면서 어떤 하루를 보낼까요? 걱정을 하는 사람은 ‘남(아이)이 아닌 나(어른)’입니다. 이 대목을 슬기롭게 읽는다면, 깨비이든 아니든 늘 아이 곁에 있습니다.


ㅅㄴㄹ


마무리가 조금은 아쉬운,

그러나 울보이며 엉성한 엄마를

이모저모 상냥하게 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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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40
존 클라센 그림, 맥 버넷 글,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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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2.5.

그림책시렁 844


《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

 맥 바넷 글

 존 클라센 그림

 서남희 옮김

 시공주니어

 2014.8.15.



  작은아이가 아침 일찍 “빵을 구워 볼까요?” 하더니 신나게 반죽을 합니다. 아이 곁에서 부엌일을 마치고서 제 다른 일을 붙잡으니 “다 됐어요. 드셔요.” 하면서 접시에 납작빵을 얹어서 내밉니다. “애쓰셨습니다. 고마워요. 훌륭해요.” 하고 얘기하고서 부엌으로 가니, 작은아이가 빵굽기를 하면서 남긴 설거짓감이 가득합니다. 설거지는 제가 맡기로 하면서 차근차근 합니다. 불판에 들러붙은 반죽은 좀 불리려고 남깁니다. 겨울에 설거지를 하며 얼어붙은 손을 작은아이 볼에 대며 “아, 손을 녹여야지. 다음에는 설거지까지 마쳐 보셔요.” 하고 속삭입니다. 《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를 읽으면 두 아이가 뭔가 캐내고 싶어서 신나게 땅을 파는 줄거리가 흐릅니다. 두 아이는 뭘 캐고 싶을까요? 두 아이는 파고 또 파면서 무엇을 느낄까요? 어쩌면 두 아이가 파는 데마다 빛돌하고 어긋날는지 몰라요. 그렇지만 굳이 빛돌을 캐내어야 하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땅파기 놀이로도 즐겁습니다. 땅을 파고 놀면서 팔다리에 힘이 붙고, 아이들 나름대로 쑥쑥 자라요. 모든 놀이나 소꿉은 얼핏 덧없어 보이지만, 이 덧없는 몸짓이야말로 재미나면서 새롭게 내딛는 첫걸음이라고 느껴요. 어버이는 그저 곁에서 웃음으로 지켜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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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2.5. 여섯 시간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우리말 ‘온’이 얼마나 깊은가 하고 말밑찾기를 여러 해째 했습니다. 2019년부터 “‘온’을 풀어내는 글”을 쓰기로 했고, 이제 마쳤습니다. 애벌글을 마쳤으니 이제 며칠을 두고 천천히 되읽으며 손질할 노릇인데, 네 해를 붙잡은 낱말 하나를 마치니 찌릿합니다. ‘온’ 곁에 나란히 놓을 ‘오다’를 끝낼 만하다고 느끼면서 때를 살피니, 여섯 시간을 꼬박 앉아서 갈무리했군요. 기지개를 켜고서 집안일을 해야겠습니다. ‘온’부터 연 낱말은 “온누리 오롯이 오붓 옳다 오다 오르다 오늘 오래 올 옷 울” 같은 낱말을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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