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31.


치하루 씨의 딸 1

 니시 케이코 글·그림/전가연 옮김, 서울문화사, 2015.3.30.



달셈(음력) 설날을 앞둔 오늘은 포근하면서 밝은 하루이다. 아침에는 해가 밝고, 낮에는 하늘이 밝고, 저녁에는 별이 밝다. 나는 시골로 삶터를 옮긴다고 할 적에 ‘바람’을 꽃등으로 살폈고, 곁님은 ‘물’을 꽃등으로 살폈다. 큰아이는 ‘놀 마당’하고 풀꽃나무를 꽃등으로 살폈고, 작은아이는 품에 안겨 무엇이든 만져 보기를 바랐다. 곧 봄이로구나. 달종이로 해를 따지지는 않으나, 1월을 마치고 2월로 들어설 적에는 “아, 신나게 얼어붙은 겨울이 이제 녹아가는구나!” 하고 느낀다. 《치하루 씨의 딸 1》를 읽었다. 그린이가 순이돌이를 함께 안 그리고 순이만 그리니 제법 볼만하다고 느낀다. 니시 케이코 님이 선보이는 그림꽃은 참으로 읽어내기에 뻑적지근하다. ‘사랑’이 아닌 ‘좋아한다’는 얼거리로 순이돌이를 친친 얽어매는 줄거리를 짜니, 읽는 사람도 거북한데 그리면서 스스로 안 거북할까? 혼자 사는 할머니랑 늙어가는 딸을 그리는 줄거리는 쳇바퀴로 짜맞추는 마스다 미리 책에 대면 훨씬 낫다고 느낀다. 올해는 설날 언저리에 조용하다. 지난해 한가위까지만 해도 서울내기(시골을 떠나 서울로 간 사람들)이 저녁이 되기 무섭게 불꽃놀이를 하는 소리에 귀가 아프고 매캐했는데, 올해는 얌전하구나. 숨을 돌린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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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30.


《호꼼 꼴아봅서》

 제주 애월 수산리 어르신 글·그림, 책여우, 2021.10.9.



빨래를 한다. 늘 하는 일이지. 밥을 차린다. 언제나 하는 일이지. 노는 아이들 머리를 쓰다듬는다. 노상 노래하는 하루이지. 마당에 놓은 능금을 쪼는 새를 본다. 신나게 쪼고서 날아갈 때까지 기다린다. 문득 날을 어림하니 곧 설날이다. 설 언저리는 읍내가 붐빌 테니 오늘 다녀오기로 한다. 지난해 가을에 제주마실을 하면서 받은 《호꼼 꼴아봅서》를 자리맡에 석 달 남짓 놓고서 틈틈이 되읽었다. 시골(제주) 할마씨 글이며 그림이 눈물겹고 아름답다. 어느새 전라남도란 시골에서 열두 해째 맞이하는 살림이다 보니 요새는 ‘할머니·할매’라는 말보다 ‘할마씨’란 전남 사투리가 입에 찰싹 붙는다. 그렇다. 사투리는 그 고장을 살아내는 사이에 시나브로 물들면서 피어나는 말빛이다. 기쁘든 슬프든 삶이라는 길로 받아들여서 일구고 짓는 하루에 저절로 태어나는 말인 사투리를 나라 곳곳 이웃님이 곱다시 사랑한다면 이 나라는 참말 아름다우리라 생각한다. 인천에서 나고자라고서 서울에서 아홉 해를 살다가 강원도에서 이태 남짓 싸움살이(군대생활)를 하고 충청도에서 너덧 해를 살며 부산사람하고 한참 어울리다가 전라도에서 살아가는 터라 내 말씨는 뒤죽박죽인데, 곰곰이 보니 ‘낱말책(사전)을 쓰기에 어울리는 길’을 왔지 싶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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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타타부 2
콘치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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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숲노래 푸른책 2022.2.11.

만화책시렁 412


《오리타타부 2》

 콘치키

 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1.2.28.



  자전거가 즐겁다면 툭툭 넘어지면서 배우면 됩니다. 자전거가 즐겁지만 넘어지기가 싫다면 걸으면 됩니다. 두바퀴 자전거는 영 어렵다면 세바퀴나 네바퀴 자전거라든지 눕자전거를 타면 되어요. 또는 둘이나 서넛이 함께 발판을 구르는 자전거를 찾을 만합니다. 자전거를 탈 생각이면 온갖 자전거를 하나씩 알아보면서 스스로 어떤 길이 가장 맞는가를 살필 테지요. 자전거를 탈 생각이 없기에 “난 못 타는걸.” 하면서 아예 알아볼 엄두를 안 냅니다. 자전거는 그냥 탈 수 있지 않습니다. 등뼈하고 팔다리하고 키에 맞추어 손잡이랑 걸상대(안장대) 높낮이를 맞추어야 하고, 몸무게하고 키에 따라 자전거 크기도 다릅니다.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안 살피면 “자전거를 못 타거나 어쩐지 힘들거나 안 맞을밖에 없”어요. 《오리타타부 2》을 읽었습니다. 모처럼 자전거를 다룬 그림꽃이 나왔기에 반가이 읽습니다. 작은자전거를 죽 다루고, 빨리 달리거나 천천히 달리거나 접기 좋은 자전거를 알려줘요. 언제나 함께하고 싶기에 작은자전거를 타는 수수한 살림을 들려줍니다. 어느 자전거는 가볍게 접어서 버스를 탈 적에도 들고다녀요. 덩치가 커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바람맛을 누리고 싶다면 푼푼이 목돈을 모아 쉰 해쯤 달릴 자전거를 건사해 봐요.


ㅅㄴㄹ


“접이식은 번거롭지만 작게 운반할 수가 있어서 많이 달릴 수 있지! 그런데 너 제방 쪽으로 가려고 했어? 둘레길로 타마호를 돌 수 있는데, 같이 일주 해볼래?” (11쪽)


“좋은 점이 하나도 없네. 그런데 왜 그런 걸 타?” “귀여우니까!” “귀엽다 …… 확실히 귀엽긴 하지만.” (57쪽)


(자전거를 탈 적에) ‘등이 곧게 펴져서 하늘이 잘 보여.’ “응, 아주 훌륭해. 결정했어. 이걸로 할래.” (71쪽)


#おりたたぶ #こんちき


자전거 만화이기에 반갑다만

10점 만점에 8점.

《내 마음속의 자전거》처럼

자전거를 아름다이 사랑으로

그리는 만화는

아직 그려내는 사람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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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밥상
박연 지음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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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2.11.

만화책시렁 413


《사계절 밥상》

 박연

 고래가숨쉬는도서관

 2020.4.17.



  해마다 1월이 저물 즈음 빈터나 풀밭에 보랏빛으로 조그맣게 맺는 들꽃이 있습니다. 겨울 한복판부터 꼬물꼬물 고개를 내미는 이 들꽃은 봄이 떠나는 오월 끝자락이면 한꺼번에 눈녹듯이 사라지는 ‘봄까지꽃’입니다. 보이는 대로 톡톡 따서 혀에 얹으면 “봄을 그리는 맛이로구나!” 싶어요. 손톱보다 자그마한 꽃송이를 한 소쿠리 훑어서 말린 다음 물을 끓이고 우리면 부드러이 퍼지는 꽃내음으로 온몸이 포근합니다. 오늘 우리는 숱한 들꽃을 고장말이나 마을말이 아닌 서울말(표준말)로만 마주하려 합니다. 서울말은 나쁘지 않되 다 다른 풀꽃이 다 다른 터전에서 다 다르게 돋으면서 사람 곁에서 방긋거리는 숨결을 알자면, 이제 다시 오랜말을 헤아리거나 우리 스스로 이름을 새롭게 붙일 노릇이라고 느껴요. 《사계절 밥상》은 철마다 다른 풀밥노래를 들려줍니다. 일찌감치 시골에 터를 잡고서 어린이한테 시골살림을 그림꽃으로 속삭이는 박연 님은 들꽃·들풀하고 텃밭에서 돌보는 남새를 한결 부드러이 마주하는 길을 살몃살몃 짚어요. 시골 아닌 서울(도시)에서 산다면 어느 들꽃이든 섣불리 먹으려 안 하기 일쑤일 텐데, 가만히 쪼그려앉아서 넌지시 마음으로 말을 걸면 됩니다. 풀책(식물도감)을 덮고서 풀을 만나 보시겠어요?


ㅅㄴㄹ


“너희들이 봄나물인 줄 모르고 뽑아 버릴까 봐. 거기 있는 풀들이 거진 먹을 수 있는 봄나물이거든. 냉이, 민들레, 꽃다지, 별꽃, 제비꽃, 씀바귀 …….” “이거 다 잡초들 아녜요? 헤에!” (27쪽)


“벌레가 무서운데 텃밭 채소는 어떻게 먹니? 벌레도 먹고 사람도 먹는 게 텃밭 채소인데.” “그렇지만 징그럽고 무서운걸요.” “그럼 저기 날아가는 흰나비도 징그럽고 무섭니? 애벌레가 자라서 나비가 되는데.” “저 하얀 나비가 애벌레였다고요?” (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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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양재점 4 - 키누요와 해리엇
와다 타카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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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숲노래 만화책/숲노래 푸른책 2022.2.10.

만화책시렁 414


《비블 양재점 4》

 와다 타카시

 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1.9.30.



  넉걸음으로 마무리를 지은 《비블 양재점》을 읽고서 시원섭섭했습니다. 줄거리를 늘어뜨리지 않으니 시원하지만, 어쩐지 서둘러 마무리를 지은 듯하면서 너무 빠르게 흘러갔습니다. 일고여덟 자락쯤으로 줄거리를 짜서 펼치면 ‘할머니한테서 물려받은 옷짓기 살림살이’를 느긋하면서 살가이 나눌 만했다고 생각합니다. ‘할머니는 누구한테나 마음으로 옷을 지어서 베풀’었고, ‘마음이 가면 돈이란 저절로 알맞게 따라오기 마련’이라는 대목을 둘레에 폈어요. 《비블 양재점》은 이런 이야기를 바탕으로 ‘무엇이든 실이며 옷감이 되’고 ‘더 값지거나 좋은 실이나 옷감은 따로 없다’는 대목을 생각날개를 훨훨 펴며 들려주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이러한 이야기를 넉걸음으로 욱여넣듯 빠르게 들려주려 하니 살짝 아쉬워요. 이 그림꽃책이 그리 사랑받지 못한 탓에 펴냄터(일본 출판사)에서 일찍 끝내자고 했을는지 모른다고도 느낍니다. 옷이란, 몸으로 누리는 새몸입니다. 우리 몸이란, 넋이 흐르는 마음에 입힌 옷입니다. 몸이 있기에 굳이 옷을 입어도 돼요. 풀꽃나무하고 숲짐승하고 헤엄이를 보면 알 테지요. 굳이 실을 얻고 천을 마름해서 옷을 짓는 뜻을 가만히 생각해 본다면, 겉모습이 아니라 속빛으로 가꿀 숨결로 갈 수 있습니다.


ㅅㄴㄹ


“좋아하는 옷은 언제까지나 몇 번이나 입고 싶으니까. 비록 웨딩드레스라도 그 정도의 물건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해. 몇 번이나 결혼한다는 뜻은 아니야.” (110쪽)


“나는 할머니의 선택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나한테 가게는 허영심을 채우기 위한 도구가 아니니까.” (126∼127쪽)


“난 아무것도 몰랐어도 이걸 골랐을 거야. 한눈에 알 수 있거든. 이건 나를 위해 만들었다는걸. 증오로 만든 드레스와는 달라.” (133쪽)


#和田隆志 #キヌヨとハリエット

ヴィーヴル洋裁店


별점 만점을 주면서도

아쉽다고 말하는

만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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