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작업실
윤순정 지음 / 이야기꽃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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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2.12.

그림책시렁 896


《아빠의 작업실》

 윤순정 

 이야기꽃

 2021.11.22.



  먼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사랑스럽고 즐거운 보금자리를 이루는 곳에서는 어버이하고 아이가 늘 함께했습니다. 사랑스럽고 즐거운 보금자리를 이룬다면 어버이가 일하러 나간대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안 맡깁니다. 집에서 놀고 마을에서 놀아요. 더구나 어버이 일터란 언제나 아이 놀이터입니다. 나무하러 숲으로 간다면, 아이는 어버이를 따라 멧골을 오르내리면서 놀지요. 《아빠의 작업실》은 아빠가 일한 곳을 들려줍니다. 그림님은 아버지가 일하는 곳을 어릴 적부터 눈여겨보고 이 둘레에서 놀기를 즐겼구나 싶습니다. “아빠 일터”는 늘 “아이 놀이터”이기도 했구나 싶어요. 나라(정부)에서는 갈수록 어린이집(유치원·보육원)을 늘리려 하는데, 서울살이(도시생활)에서는 어린이집이 있어야 하겠습니다만, 이곳만으로는 아이도 어른도 안 즐겁습니다. ‘어린이집 일꾼한테 아이가 있다’면 이이는 이녁 아이를 어찌해야 할까요? 사람들이 돈을 더 벌어야 하는 얼거리로 나라를 짜기에, 숱한 어버이는 그만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밖에 없습니다. 사랑으로 낳은 아이를 스스로 사랑으로 돌보는 길을 열어야 참다운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이 그림책은 오롯이 사랑으로 아버지를 지켜본 인천 골목마을을 따사로이 담아서 아름답습니다.


ㅅㄴㄹ


아름다우면서도

살짝 아쉽기는 하다.

그림결에 힘을 조금 덜고서

'놀이하는 마음하고 하루'를

살그마니 더 얹어 보았다면

좀 달랐으리라.


'놀이'가 조금 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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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무서워요!
볼프 에를브루흐 글,그림 / 사계절 / 1993년 12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2.2.12.

그림책시렁 857


《개가 무서워요!》

 볼프 에를브루흐

 박종대 옮김

 사계절

 1993.12.10.



  밤이 무섭다는 아이한테 “밤이 너한테 무엇을 하니?” 하고 묻습니다. “무섭다는 생각이란 무엇이니?” 하고 조곤조곤 묻습니다. 함께 밤길을 걷습니다. 같이 밤하늘 별을 바라봅니다. 마당도 뒤꼍도 슬슬 돌고, 마을 한 바퀴를 가만히 걷습니다. “밤에 무엇을 보니?” 하고 묻습니다. “낮에는 낮빛을 보고, 밤에는 밤빛을 본단다.” 하고 속삭입니다. 무엇인지 모른다고 여기기에 무섭습니다. 무엇인지 알려는 마음을 키우지 않기에 무서워요. 빗물이 무엇인지 모르면 하늘에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무서울 만하고, 눈송이가 무엇인지 모르면 하늘에서 내리는 눈꽃이 무섭기도 합니다. 《개가 무서워요!》는 ‘틀에 가둔 어른’ 눈길로 아이를 섣불리 바라보지 말자는 줄거리를 개를 나란히 놓고서 이야기합니다. 아이가 이렇게 놀면 싫거나 나쁜가요? 아이가 저렇게 굴면 짜증스럽고 꺼릴 만한가요? 어버이 스스로 어떤 아이를 바라는지 돌아볼 노릇입니다. 어버이부터 아이를 어떤 쳇바퀴나 틀에 가두어서 ‘아이라면 이래야 예뻐!’ 같은 울타리에 가두지는 않는가 생각할 일이에요. 아이가 나아가려는 길을 사랑으로 바라보고 품을 적에 아이는 비로소 마음을 놓습니다. 아이한테 앎조각(지식)이 아닌 사랑을 들려줄 적에 아이는 무섬을 털어요.


ㅅㄴㄹ

#Leonard #WolfErlbru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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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87 공무원



  작은아이가 열한 살일 적에 인천으로 책집마실을 함께가는 길에 우체국하고 글붓집(문방구)을 찾다가 실컷 헤맸습니다. 도무지 못 찾겠을 뿐 아니라, 길알림판을 볼 수 없습니다. 우체국이나 글붓집을 알려주는 판이 없어 아쉽다는 소리가 아닙니다. 부릉이(자동차)를 모는 사람한테 알려주는 판은 찻길 복판에 있고, 다리로 걷는 사람한테 알려주는 판은 아무 데도 없어요. 저는 아기수레를 안 썼어요. 아기를 등에 업거나 품에 안으며 걸었습니다. 아기가 어버이 품을 포근히 여기는 줄 알아서 업거나 안기도 했으나, 거님길이 워낙 엉망이라 수레에 아기를 태울 엄두는 아예 안 냈습니다. 나라지기(대통령)나 벼슬꾼(공무원·국회의원)이나 고을지기(지자체장) 가운데 거님길을 스스로 걸으며 살림(행정)을 살피는 이는 몇이 될까요. 부릉이조차 남(심부름꾼)이 몰아 주곤 합니다. ‘공무원시험’부터 책상물림인데, 막상 벼슬꾼이 되고 나서도 책상물림에다가 안 걸어요. 마을도 살림도 아이 눈높이도 모르는 채 벼슬을 쥐고 달삯을 받습니다. 누구를 탓할 마음은 없어요. 걷지 않으면 하늘을 못 보고 풀꽃나무를 못 사귑니다. 안 걸으면 아이랑 놀 틈이 없고, 마을하고 등져요. 이런 삶길은 그분들 스스로 고단할 텐데 그 삶을 그냥 가는 듯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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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2.2.


《프랭클린의 날아다니는 책방》

 젠 캠벨 글·케이티 하네트 그림/홍연미 옮김, 달리, 2018.8.16.



곁님이 문득 “오늘날처럼 온누리 말이 갈라진 적이 없지 않나요?” 하고 묻는다. 그렇다. 오늘날은 누리그물(인터넷)이 확 퍼질 뿐 아니라, 유튜브를 비롯해 숱한 나라가 언제 어디에서나 말을 섞고 얼굴을 마주하는 길을 열었는데, 정작 말은 더 쪼개지거나 갈라진다고 느낀다. 우리나라에서도 우리말은 허벌나게 벌어진다. ‘우리말다운 우리말’을 배우는 어린이는 없다시피 하고, 가르칠 줄 아는 어른도 없다시피 하다. 이런 민낯은 까마득하거나 아찔할 만하지만, 언제나처럼 내가 할 일을 조용히 한다. 새벽부터 여덟 시간을 들여 ‘빗·빚·빛·비’하고 얽힌 말밑(어원) 수수께끼를 손질하고 보태었다. “아, 마쳤구나!” 하고 느끼며 때를 보고서야 여덟 시간을 꼼짝않고 앉아서 이 일을 한 줄 깨달았다. 《프랭클린의 날아다니는 책방》은 작은아이랑 책집마실을 하는 길에 군산에서 장만한 그림책이다. 토실토실 미르(용)하고 빨강순이(빨강머리인 가시내)하고 책빛을 새로 여는 줄거리를 보드랍게 담았다. 큰아이가 웃으면서 읽었다. “저쪽 나라 용은 뚱뚱하네?” 듣고 보니 우리나라 미르는 날씬하면서 몸이 길고 뿔이 크다. 중국 미르는 뿔이 작다. 아름다운 그림책은 사랑스럽다. 뜻있는 줄거리보다 오롯이 ‘사랑’을 담기를 빈다.


#Franklin'sFlyingBookshop #JenCampbell #KatieHarnett


ㅅㄴㄹ


뚱뚱미르라고 말했지만

'숲노래 아름책'으로 꼽는다.

뚱보미르가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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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2.1.


《걸어다니는 어원 사전》

 마크 포사이스 글/홍한결 옮김, 윌북, 2020.9.14.



설날이다. 조용하게 시골집에 머문다. 이쪽 집에도 저쪽 집에도 안 간 지 꽤 된다. 언제 마지막으로 아이들을 이끌고 다녀왔는 지 생각도 안 난다. 설이나 한가위는 모처럼 서로 얼굴을 보고 이야기꽃을 펴는 자리일 수 있으나, 아직 이런 살림으로 가자면 제법 먼 우리나라이지 싶다. 굴레나 틀이 아닌 ‘보금자리’나 ‘둥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이 나라는 앞길이 캄캄하리라. 《걸어다니는 어원 사전》을 곁님한테 건네려고 장만했는데, 곁님이 죽 읽고는 재미없다며 돌려주었다. 글쓴이가 펴는 생각이 틀리거나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 곁님이 궁금하게 여기는 영어하고 아주 동떨어지기 때문이다. 곁님한테서 돌려받은 책을 곰곰이 읽고 보니 우리말이 걸어온 길을 살피는 나로서도 몹시 따분했다. 그런데 이런 책이 우리말로 나오고, 꽤 팔리는구나. 하긴. 나는 우리나라 연속극·영화를 하나도 안 보지만 둘레에서는 흔히 보더라. 우리 집은 ‘오징어게임’이고 ‘넷플릭스’이고 안 쳐다보는데, 둘레에서는 참 흔히 보더라. 누구를 만나지도 않고 누구한테 찾아가지도 않는 조용한 설날이다. 나는 설날이면 책집마실을 하면서 고요히 생각밭에 잠기기를 즐긴다만, 시골에서는 그냥 가만히 별바라기에 하늘바라기를 하면서 지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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