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두의 권 5
Buronson 지음, 하라 테츠오 그림,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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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2.15.

책으로 삶읽기 722


《북두의 권 5》

 부론손 글

 하라 테츠오 그림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2.2.25.



《북두의 권 5》(부론손·하라 테츠오/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2)을 읽습니다. 주먹으로 맞붙으면서 길을 헤치는 ‘사나이’가 나온다는 줄거리인데, 참다운 사나이라면 주먹이 아닌 마음을 가꾼다고 여깁니다. 아직 참답지 못하고 철이 들지 않기에 주먹힘으로 다스리려고 해요. 그러나 이 그림꽃은 ‘철들지 않아도 좋으니 주먹힘을 마음껏 쓰는’ 모습을 그림님 나름대로 ‘멋스러이’ 담으려고 합니다. 주먹으로 일어난 이는 이쪽이든 저쪽이든 더 센 주먹을 만나면 깨집니다. 코앞에서 엎드려 빌며 목숨만 살려 달라고 빌어요. 그들 스스로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느끼지도 생각하지도 못합니다. 주먹다툼이란 늘 이렇습니다. 돈다툼하고 이름다툼도 이런걸요.


ㅅㄴㄹ


“이제는 북두신권의 진수조차 잊었나! 분노는 육체를 강철 갑옷으로 만든다는 것을!” (18∼19쪽)


“내가 아는 토키는 훨씬 맑은 눈을 갖고 있었어. 왜 이런 짓을 했나?” “후. 그 아이가 이미 낫기 틀렸다는 건 너도 알고 있었을 텐데? 그래서 내 손으로 편안히 죽게 했을 뿐이야. 나는 변하지 않았어! 다만 시대가 변한 거지! 시대가 의학보다 폭력을 필요로 하게 된 것뿐이야!” (106쪽)


“다가오지 마! 다가오면 죽인다!” “해봐. 다음 순간에 네놈도 죽는다!” (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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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2022.2.13.

숨은책 632


《꾸러기 곰돌이 2 그네 좀 태워 줘》

 남미영 글

 오명훈 그림

 웅진출판사

 1985.11.15.



  어릴 적에는 그림책을 못 읽었어요. 1982∼87년에 어린배움터를 다니는 동안 어마어마한 짐(숙제)에 억눌리면서 이따금 ‘위인전·명작동화’를 ‘독후감 숙제’ 때문에 읽되, 그때에는 ‘그림책’이란 낱말이 있는 줄조차 몰랐어요. 스물다섯 살에 이르러 ‘그림책’을 처음 만났고, 그때부터 그림책을 늘 곁에 놓으면서 삶을 새삼스레 읽어요. 《꾸러기 곰돌이 2 그네 좀 태워 줘》를 처음 만날 무렵에는 《달팽이 과학동화》를 꾀해서 선보인 보리출판사가 웅진출판사하고 삯다툼(인세 분쟁)이 있는 대목만 알았어요. 나중에 헌책집에서 《꾸러기 깐돌이》(지경사, 1988) 꾸러미를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했고, 곧이어 여러 헌책집에서 《ノンタン》(偕成社, 1976)을 만나고서 깜짝 놀랐어요. 웅진출판사가 1985년에 낸 《꾸러기 곰돌이》는 1976년에 기요노 사치코(キヨノ サチコ) 님이 선보인 ‘논탕’ 그림책을 고스란히 훔치고 베낀 판이더군요. ‘훔치기+베끼기’로 돈을 억수로 번 펴냄터·글쓴이·그린이입니다만, 마흔 해 사이에 누가 뉘우치거나 잘못을 빌거나 고개숙였을까요? ‘배울’ 수는 있으나 ‘훔치고 베낀’다면, 그림책을 읽을 어린이하고 어른은 무엇을 보고 느낄까요? 돈벌이에 넋을 팔아 주머니가 두둑한들 아름길하고는 한참 멉니다.


ㅅㄴㄹ

#ノンタン #キヨノサチコ #ノンタンぶらんこのせて


キヨノ サチ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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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2.2.13.

오늘말. 죽임짓


어릴 적에는 참 어려서 멋모르고 어른들 말씨를 흉내냈습니다. ‘필살기’ 같은 낱말이 한자말인 줄도 몰랐지만 뜻도 모르는 채 마구 썼어요. 어른이 되어 ‘필살’이 뭔가 하고 찾아보며 “사람을 아주 죽이는” 길인 줄 알고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솜씨라면 꽃처럼 펴면 될 텐데요. 재주라면 멋스러이 펴면 되어요. 솜씨는 햇빛이나 별빛처럼 쓸 노릇이고, 숨은재주를 기쁘게 쏟아서 서로서로 아름답게 누릴 적에 즐겁습니다. 죽임질은 그저 죽임길입니다. 죽임짓에는 살림이 없고 사람이 없어요. 무찌르려고 빈틈을 노려서 달려드는데 어떤 사랑이 싹틀까요. 꼬투리를 잡으며 쓰러뜨리려는 짓은 부질없습니다. 구멍을 찾아서 넘어뜨리려는 몸짓은 스스로 바보가 되는 엉성한 길이에요. 어깨동무하는 노래가 빠진다면 나부터 고단합니다. 덜떨어진 짓은 멈추고서 살림빛으로 나아가기를 바라요. 온누리를 오롯이 비추는 온솜씨를 다스려서 허술한 자리를 달래고 모자란 구석을 다독이면서 샘물 같은 숨결로 차근차근 거듭날 노릇입니다. 들을 싱그러이 적시는 냇물이 되기로 해요. 틈은 그만 노리고, 사이좋게 손을 잡으면서 함께 웃어요.


ㅅㄴㄹ


꽃솜씨·꽃재주·끝솜씨·끝재주·멋솜씨·멋재주·빛솜씨·빛재주·숨은솜씨·숨은재주·아름솜씨·아름재주·온솜씨·온재주·해내다·죽이다·죽임길·죽임짓·죽임질·죽임주먹·잡다·목숨잡이·무찌르다·무너뜨리다·쓰러뜨리다·넘어뜨리다·자빠뜨리다 ← 필살, 필살기, 필살권


민물·냇물·샘물·마실물·먹을물 ← 담수(淡水)


구멍·틈·빈자리·빈구석·빈틈·빈곳·비다·없다·꼬투리·덜미·켕기다·타다·모자라다·못 미치다·빠지다·허술하다·쏠리다·아쉽다·안 되다·어설프다·엉성하다·바보·떨어지다·덜떨어지다·나뒹굴다 ← 허(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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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2.2.13.

나는 말꽃이다 73 굶기



  우리나라에서 우리말을 돌보면서 낱말책을 엮는 일을 하는 사람은 열손가락은커녕 다섯손가락으로 꼽기도 어렵다고 느낍니다. ‘말꽃지기(국어사전 편찬자)’는 ‘일감(직업)’하고 멉니다. 국립국어원 벼슬꾼(공무원)이라든지 열린배움터(대학교) 길잡이(교수)로 돈을 버는 사람은 제법 있고, 펴냄터(출판사)에 깃들어 심부름을 하는 사람도 여럿 있습니다만, 여기저기에 안 휘둘리고 오롯이 말을 말답게 말로 바라보면서 새롭게 배우고 보살피는 사람은 참말 얼마나 될까요? 우리말을 사랑하겠노라며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일을 해보겠다는 푸름이가 이따금 있기에 살짝 얘기합니다. “우리말을 돌보는 길을 가고 싶으면 적어도 열 해를 굶으면 돼요.” “네? 굶으라고요? 열 해를?” “힘들까요? 힘들면 스무 해를 굶으면 돼요.” “네?” 우리말이든 바깥말(외국말)이든 나라(정부)나 배움길(학맥)에 얽매이지 않아야 합니다. 오직 우리가 이 땅에서 살림을 짓는 사랑으로 살아온 숲을 수수하게 마주하면서 받아들이는 눈빛이어야 ‘말’을 건사합니다. 글님(문필가·작가)이라는 길도 으레 열 해는 굶을 노릇이고, 제대로 스무 해를 굶어야 글빛이 피어난다고 느껴요. 돈을 끊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돈에 눈이 멀면 말글은 다 죽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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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틀



씨앗 한 톨은

매우 작고 여려

못 알아보는 눈길에

시큰둥히 지나치지


조그마한 틈으로

바람이 솔솔 스미고

빗물이 졸졸 흐르고

햇볕이 살살 퍼지면


어느덧 싹이 트고

뿌리 튼튼히 내려

줄기 든든히 올리고

잎을 넓게 틔워


모든 숲은 씨앗부터

모든 삶은 아기부터

아무 틀을 안 세우면서

오직 노래와 놀이와 춤으로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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