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야 하나요? 작은 곰자리 50
로렌 차일드 지음, 장미란 옮김 / 책읽는곰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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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2.17.

그림책시렁 907


《착해야 하나요?》

 로렌 차일드

 장미란

 책읽는곰

 2021.2.5.



  어린 날 늘 들은 말이 “착하구나.”입니다. 그무렵을 떠올리면, 왜 어른들은 “착하구나.”란 말을 그리 자주 하는지 잘 몰랐어요. 다만 “착하구나.”라 말하면서 온갖 심부름을 맡겼고, 하루 내내 심부름을 하느라 놀 틈을 못 내기 일쑤였습니다. 스물을 넘고 서른을 넘길 즈음에는 “착한 줄 알았는데 왜 이렇게 굴어요?”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마흔을 넘기고 나니 “아무리 봐도 착한걸요?” 하는 말을 듣습니다. 장난스럽거나 잘못을 저지른 적도 숱할 텐데 왜 ‘착하다’란 말을 그리도 할까요? 어느 날 문득 ‘착하다’라는 낱말을 곰곰이 뜯었습니다. ‘차다·참하다’하고 맞물립니다. 가득 있는 ‘차’이면서 겨울빛인 ‘차’입니다. 《착해야 하나요?》는 눈물겨운 그림책입니다. 이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는 이맛살을 잔뜩 찡그리거나 책상을 내리찍거나 뭘 와장창 부수지는 않습니다. ‘착한이’는 착하다 못해 어느 날 몹쓸짓 앞에서 ‘차디찬이’로 돌아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얼거리를 참으로 부드러이 달래듯 그렸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어른으로서 아이한테 “착하구나.”란 말을 들려주고 싶다면, 아이한테만 말하지 말고 어른인 이녁부터 스스로 ‘착한이’이기를 바랍니다. 그저 사랑으로 어깨동무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The Goody #LaurenCh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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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광주는, 다시 희망입니다 - 문재인 대통령 5.18 민주화 운동 기념사
고정순 그리고 엮음 / 봄나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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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2.17.

그림책시렁 909


《오월 광주는, 다시 희망입니다》

 고정순

 봄나무

 2018.4.23.



  광주에 어느 헌책집에 찾아가서 그곳 책집지기님 이야기를 듣다가 1980년 5월 18일 그날 모습을 들은 적 있습니다. “갑자기 여기저기서 총알이 날아와서 벽에 박히는데, “여보, 우리 문 닫고 숨어야 하지 않아요?” 했더니 “아니야. 책방은 끝까지 열고서 사람들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쉬도록 해야 해.” 하면서 그 난리통에도 날마다 열었어요.” 1980년 5월 광주 한복판에 있다가 살아남아 전남 고흥에서 살며 조용히 흙을 일구는 아재가 여럿 있습니다. “오월 광주? 요새 보니까 무슨 재단이네 사업이네 하는 놈들 많은데, 다 아는 놈들이야. 걔네들 말하고 싶지 않아. 난 조용히 살고 싶어. 알지? 나라에서 준다는 보상금도 집어치우라고 하나도 안 받았어. 우리가 돈 받으려고 오월을 했나?” 《오월 광주는, 다시 희망입니다》는 “문재인 대통령 5.18 민주화 운동 기념사”를 바탕으로 빚은 그림책입니다. 1980년 오월 광주를 나라지기(대통령)가 말한 대목은 틀림없이 값질 텐데, 윗자리에 앉은 사람 목소리가 아닌, 마을에서 살림을 하며 살아온 사람들 목소리로 담았다면 결이나 줄거리나 그림이 확 달랐으리라 생각합니다. 오월 광주는 누구한테 “다시 희망”일까요? 전남 시골 바다에 멧자락에 가득한 햇볕판(태양광)이 창피합니다.


ㅅㄴㄹ


‘민주화 운동’을 헤아려 ‘기념사’를

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기념사’일 수 있을까요.


그저 슬픈 민낯입니다.


‘눈물글’이 아닌 ‘기념사’를

들먹이는 이 나라는 참으로 멀었습니다.


커다란 ‘기념사업회’가 아닌

숲과 논밭을 품는,

김남주 고정희 시인이 노래한,

‘낫 쥐고 풀 벨 줄 아는’ 길을

조용히 나아가야 비로소

오월 광주를 ‘기리’면서 ‘다독이’는

‘말과 그림’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오월 광주는 ‘기념사업’을 하는

관광상품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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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을 감으면
이안 드 해스 그림, 샤를로트 벨리에르 글, 김미선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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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2.17.

그림책시렁 906


《두 눈을 감으면》

 샤를로트 벨리에르 글

 이안 드 해스 그림

 김미선 옮김

 키위북스

 2015.8.20.



  제가 나고자란 인천에서는 예전에 바다를 보려면 몰래 가시울타리 개구멍으로 들어가거나 배를 타고 영종섬으로 건너갑니다. 강화섬이나 백령섬도 싸울아비(군인)가 섬을 빙그르르 가시울타리로 쌓으면서 으르렁거리고, 인천도 바닷가는 으레 싸울아비가 으르렁거렸습니다. 스물네 살 무렵 부산에 처음 찾아가서 바다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가시울타리가 없는 바다였거든요. 부산 벗님을 만나 바닷가를 걷고 바닷바람을 쐬며 얘기하는데 뭔가 막힌 데가 뚫렸습니다. 바다란, 총칼이 없고 가시울타리가 없는 바다란, 누구한테나 트인 숨빛이지 싶습니다. 《두 눈을 감으면》은 우리가 으레 ‘눈으로 본다고 여기지만 막상 눈으로 못 알아보는 숨빛’이 무엇인가 하고 가만히 짚습니다. 우리는 참말 눈으로 보는 사람일까요? 눈으로 보아도 안 믿기 일쑤요, 코앞에 있어도 못 알아보기까지 합니다. 보고 싶은 대로만 보면서 금을 긋는대서 나쁘다고는 여기지 않아요. 스스로 눈을 못 뜬 채 금긋기로 나아갈 적에는 ‘옳고그름 다툼판 수렁’에 잠길 뿐 ‘사랑으로 어깨동무’하고는 내내 못 만날 뿐입니다. 두 눈을 감고서 봐요. 이윽고 두 눈을 떠서 고요히 봐요. 다시 두 눈을 감고서 읽어 봐요. 그리고 두 눈을 떠서 새롭게 읽고 사랑해 봐요.


ㅅㄴㄹ

#CharlotteBelliere #IanDeHaes #Imag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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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한테



나한테 맞는 책은

별이 노래하는 이야기

바람이 춤추는 줄거리

들꽃이 뛰노는 수다판


너한테 건넬 책은

비가 들려주는 이야기

바다가 꿈꾸는 줄거리

숲에서 지내는 온하루


우리한테 즐거운 책은

서로 사랑하는 이야기

함께 살림짓는 줄거리

같이 어깨동무하는 마음


구름한테 빌려주고

냇물한테 읽어주고

나무한테서 배우고

나비한테서 받는 책


ㅅㄴㄹ


숲노래 씨는 늘 조용히

두멧시골에 머물면서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이따금 짬을 내어 일을 멈추고서

휘리릭 바람처럼 책숲마실을 나섭니다.


아이들한테 묻습니다.

“숲노래 씨가 책 사러 갈 텐데,

 같이 갈 사람?”


기꺼이 따라나서는 작은아이하고

한나절 남짓 시외버스에서

이리저리 흔들흔들 달린 끝에

부산에 닿고,

〈비온후〉에는 아주 살짝 머물고서

길손집으로 찾아갔습니다.


버스에 걷기에 기다리기에

한참 애쓴 아이는 

오늘만큼은 늦잠을 즐길 테지요.

큰고장 부산에도 별이 돋기를 바라며

잠들었고

아침에 새가 노래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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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아차



챙긴다고 했는데 잊었어

아차차

아까 생각날 적에

바로 해둘걸


다 한 줄 알았는데 없네

아차차차

여태 모르는 채

오늘까지 왔어


맞다고 여기며 왔는데 아니야

아차차차차차차

여기 말고 딴길인데

신나게 걸었구나


오늘도 아차

어제도 아차아차

이다음도 아차일까

이젠 얼쑤도 해야겠어


ㅅㄴㄹ


책집에 마당이 조촐히 있는

부산 〈책과 아이들〉입니다.

작은아이랑 이곳에 마실하고서

함께 새를 보고 새노래를 듣고

햇볕을 쬐고 다리를 쉬고서

하루를 누렸습니다.


밤을 거의 새우고

새벽에 짐을 꾸렸는데

어제(16일) 한 가지를 빠뜨렸더군요.

아차 싶은 마음이었는데

이내 달래고서

“그래, ‘아차’ 이야기를 쓰면 되겠네”

하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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