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2.13.


《あひるのアレックス》

 三浦貞子·森喜朗 글, 藤本四郞 그림, フレ-ベル館, 2005.2.



보름쯤 앞서 서울마실을 하는 길에 들른 헌책집에서 《あひるのアレックス》를 만났다. 새를 잘 담은 그림책이라고 여겨 장만했는데, 글쓴이 가운데 하나는 일본 총리요, 이이는 갖은 막말을 일삼은 사람이라고 한다. 그림책은 빛나지만 ‘글쓴이인 일본 총리’ 탓에 일본 아마존 누리집에서도 쓴소리가 많다. 굳이 일본 총리 이름을 왜 넣었을까 하고 아리송해 한다. 새로 나라지기가 되겠다는 어느 분이 ‘농업용 비닐·농약병·스티로폼’을 잘 모을 수 있도록 ‘영농폐기물 수거보상금’을 높이겠다고 밝히는데, 딱한 노릇이다. 온통 먼지를 내뿜는 비닐에 농약병에 스트로폼을 잔뜩 쓰도록 부추기고, 농협이 앞장서는데, 이 쓰레기를 모으는 돈을 따로 들여야 하나? 처음부터 이 모든 바보짓을 멈추는 데에 마음을 기울이고 돈을 쓰고 품을 들일 일이 아닌가? 그렇지만 이쪽이든 저쪽이든 시골살림을 안 쳐다볼 뿐 아니라 모른다. 시골 벼슬아치(군수·공무원·국회의원) 가운데 이 바보짓을 멈추려고 애쓰는 이는 좀처럼 안 보인다. 쓰레기를 퍼부어 쓰레기로 뽑아내는 논밭살림을 다시 쓰레기를 들여서 치우겠다고 하니, 이러한 목소리를 내는 이들은 나라지기나 벼슬아치로서도 쓸어낼 노릇이라고 느낀다. 푸른지붕(청와대) 앞마당은 텃밭이어야 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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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2.12.


《눈아이》

 안녕달 글·그림, 창비, 2021.11.30.



겨울이 저무는 봄이다. 나무마다 꽃망울·잎망울이 부푼다. 틈틈이 둘레를 보면서 봄볕을 바라는 풀빛을 헤아린다. 이따금 능금을 토막내어 마당 한켠에 놓는다. 귤도 한두 알 까서 함께 둔다. 겨울 막바지에 여러 멧새가 내려앉아 콕콕 쫀다. 고흥은 올겨울에도 눈빛은 구경하기 어려웠으나 바람빛은 실컷 만났다. 하얗게 덮지는 않되 새파란 하늘빛으로 고루고루 감싼 겨울바람이다. 《눈아이》를 다시 생각해 본다. 겨울에도 푸른잎을 매단 늘푸른나무가 줄줄이 서고, 나무마다 눈이 수북하다. 나무에 눈이 이만큼 수북하다면, 여느 길은 못 걷는다. 발이 푹푹 빠지면서 몸으로 눈을 헤친다. ‘그림책이고, 아이가 나오니’까, 발자국이 오종종 나는 모습으로 담았다고도 할는지 모르나, 눈밭을, 더구나 나무가 우거진 숲에서 눈밭을 보거나 겪었다면 이렇게 그릴 수는 없다. 깊은숲 눈밭에서 눈을 뭉치면 눈송이는 티없이 하얗다. 깊은숲 눈이 녹는 물은 맑다. 잿빛과 먼지로 뒤덮인 서울이라면 겉눈을 치우고 속눈으로 뭉쳐도 먼지가 고스란히 흐르는데, 흙이나 먼지가 섞인 눈송이가 녹는 물을 ‘더럽다’고 해도 되려나. 이쁘거나 착한 말을 애써 붙이기보다는 삶과 숲을 품는 말을 가만히 담으면 된다. ‘서울그림책’이 갇힌 틀은 누가 깰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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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2.11.


《수상한 마을》

 이치카와 케이코 글·니시무라 토시오 그림/정희수 옮김, 노란우산, 2012.7.16.



봄까지꽃을 바라본다. 냉이꽃에 잣나물꽃을 본다. 아직 겨울이어도 봄맞이꽃은 조물조물 올라와서 조그맣게 푸른빛을 편다. 갓은 펑퍼짐하게 잎을 내놓는다. 추위를 먹고서 짙푸른 갓잎도 대견하고, 찬바람에 고개를 내미는 앉은꽃이 사랑스럽다. 《수상한 마을》이란 이름이 붙은 그림책은 여러모로 돌아볼 곳이 많다. 도깨비는 하나도 안 무서운 아이가 거미를 무서워하는 줄거리는 숱한 사람들 모습 같다. ‘도깨비마을’을 담은 그림책인데 뜬금없이 ‘수상한 마을’로 이름을 바꾼 우리나라 펴냄터는 속뜻을 제대로 안 들여다보았기 때문이겠지. 먼먼 옛날부터 숲은 뭇짐승도 새도 풀벌레도 벌나비도 풀꽃나무도 사람도 어우러지는 터이다. 오늘날은 숲을 밀어서 서울을 넓히고, 숲을 깎아 구경터(관광지)를 세우며, 숲을 밀어 빠른길을을 늘린다. 도깨비도 숲님도 나란히 어울리던 지난날은 사람들 스스로 차분하면서 참한 눈길로 살림을 짓는 하루였으리라 생각한다. 빈틈이 있어야 삶이 넉넉하다. 빈곳이 있어야 아이들이 놀면서 자란다. 빈자리를 두어야 어른도 한숨을 돌리고 낮잠을 즐긴다. 촘촘하게 박거나 빽빽하게 몰아놓으면 사람부터 갑갑하면서 숨이 막혀서 그만 아귀다툼으로 치닫고 만다.


ㅅㄴㄹ

#いちかわけいこ #西村敏雄 #おばけか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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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나는 말꽃이다 75 더



  더 읽어도 즐겁습니다. 덜 읽어도 즐겁습니다. 더 잘 써도 기쁩니다. 덜 잘 써도 기쁩니다. 아이들이 더 잘생기면 즐거울까요? 이 대목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저는 아이들을 보면서 더 잘생기거나 덜 잘생겼다는 생각을 해본 일이 없습니다. 더 키가 크면 기쁠까요? 이 대목에서도 고개를 갸웃합니다. 키가 크거나 작아서 좋거나 나쁜 일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돈을 얼마쯤 건사하면 넉넉할까요? 스스로 즐겁게 쓸 만큼 있으면 넉넉하고, 스스로 이웃이며 동무하고 나눌 만큼 있으면 넉넉하다고 느껴요. 아이들하고 지내며 눈을 더 자주 더 오래 더 많이 마주쳐야 한다고는 느끼지 않아요. 언제 얼마쯤 눈을 마주치든 늘 즐겁게 웃고 노래하고 춤추고 꿈꾸고 사랑하는 마음이라면 넉넉하지 싶어요. 이리하여 책을 더 읽자는 말이 안 달갑습니다. 그렇다고 책을 덜 읽자고 말할 생각이 없어요. 그저 “책을 즐겁게 읽어요”라든지 “책을 사랑으로 읽어요”라든지 “책을 숲에서 읽어요”라든지 “종이책뿐 아니라 마음책도 풀꽃나무라는 책도 비바람하고 해라는 책도 반가이 읽어요” 같은 이야기를 할 생각입니다. 우리는 길게 살지도 짧게 살지도 않아요. 우리는 잘 살지도 못 살지도 않아요. 언제나 하나, “사랑을 즐겁게” 살아갑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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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2.2.22.

오늘말. 찬눈


추우니 겨울입니다. 더우니 여름입니다. 새로우니 봄이고, 익으니 가을입니다. 철은 천천히 흐릅니다. 찬찬히 둘레를 볼 줄 안다면 철맞이를 반기고, 철을 따라 차곡차곡 살림을 가꿉니다. 삽차로 부릉부릉 파헤치는 사람은 호미로 콕콕 쪼는 사람을 곧잘 비웃습니다. 그런데 삽차질을 하는 이한테는 노래가 없어요. 시끄럽고 기름내음을 풍기는 쇳덩이를 몰 적에는 스스로 차가운 얼음장이 되고 말 뿐 아니라, 철마다 새롭게 찾아드는 멧새나 풀벌레가 노래하는 소리를 모두 가로막아요. 호미로 느긋이 콕콕 쪼면서 콧노래를 부릅니다. 씨앗은 빨리 자라야 하지 않습니다. 빨리 심어 빨리 거두려 한다면 땅부터 괴롭습니다. 왜 빨라야 할까요? 빠르기는 시큰둥히 내려놓고서, 시시한 삽차는 치우고서, 사람다운 손길로 온누리를 돌보기를 바라요. 더 빨리 가려 하기에 이웃을 이기죽거려요. 더 많이 얻으려 하기에 동무한테 매몰차요. 달달히 먹는 꽈배기가 아니라면 꼬지 마요. 얼쑤 노래하고 춤추는 길이 아니라면 걷어내요. 찬눈한테는 휘파람이 없습니다. 무쇠낯한테는 춤노래가 없습니다. 우우거리는 손가락질을 녹이면서 봄맞이꽃이 활짝활짝 웃습니다.


ㅅㄴㄹ


차다·차갑다·춥다·겨울·서늘하다·얼음·얼음장·싸늘하다·쌀쌀하다·쌀쌀맞다·찬눈·찬웃음·비웃음·웃다·빈정대다·야멸지다·무쇠낯·무쇠탈·쇠낯·쇠탈·까다·까대다·꼬다·꽈배기·비꼬다·비아냥·아니꼽다·이기죽대다·지껄이다·종알거리다·매몰차다·마음없다·뚝뚝하다·무뚝뚝하다·사람답지 못하다·사람같지 않다·시들대다·시시하다·시답잖다·시큰둥하다·식다·심드렁하다·큰소리·한소리·얼쑤·놀리다·혀를 내밀다·휘파람·손가락질·우우거리다 ← 냉소(冷笑), 냉소적, 냉소주의, 시니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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