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꼬장



빨래를 걷으려면

꼬장꼬장 말랐는지 살펴

덜 말랐으면 눅눅하지

해를 듬뿍 먹이자


무럭무럭 자라려면

꼬장꼬장 등을 펴지

손발도 곧게 곱게 고루

신나게 뛰고 놀자


빈틈없이 하려면

꼬장꼬장 돌아가게 펼쳐

꼼꼼히 보고 곰곰 가만가만

처음부터 끝까지 고치자


꼬마야

네 꼬리가 길구나

꽃아

네 줄기가 꼿꼿하구나

.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노래꽃 . 책과 아이들 (부산)



손가락으로 꼬물꼬물 놀리고

발가락으로 꼼지락꼼지락 놀고

젓가락으로 꼭꼭 집어먹고

숟가락으로 꾹꾹 퍼서먹고


개미를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나비를 팔뚝에 앉히다가

새하고 훨훨 바람을 타다가

헤엄이랑 슥슥 물살 가르다가


어머니가 부르면 조르르 달려가고

아버지를 불러 어부바 바라고

언니한테서 소꿉 물려받고

동생한테 노래 들려주는


온누리 어린이는

별빛을 품어 꿈꾸는 사랑

햇빛을 나눠 즐기는 하루

꽃빛을 먹어 새로운 눈빛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윤미네 집 - 윤미 태어나서 시집가던 날까지
전몽각 지음 / 포토넷 / 201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사진책 2022.3.26.

사진책시렁 99


《윤미네 집》

 전몽각

 시각

 1990.11.10.



  우리나라에서 1990년에 《윤미네 집》이 나온 일은 대단하고, 2010년에 새로 나온 일은 놀랍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때나 이제나 똑같이 “이 빛꽃책(사진책)은 집안일을 모르고 바깥일만 하는 눈으로 담기에, 예쁘면서도 허전하구나” 싶어요. 이 책이 다시 나오기 앞서 곁님한테 보여주니 “왜 나한테 이렇게 재미없는 사진을 보라고 해요?” 하고 따지더군요. 곁님 말에 뜨끔했어요. 저부터 아이를 오롯이 돌보는 살림돌이로서 《윤미네 집》에 흐르는 그림은 ‘구경꾼 눈길’일 뿐, ‘어버이·살림이 눈빛’이 아닌 줄 알았거든요. 늘 집밖에서 돈벌이를 하느라 바쁜 나머지 겨우 이레끝(주말)에 아이들하고 어울리면서 “얘들아, 귀여운 몸짓 좀 보여줘!” 하는 목소리가 묻어나는 《윤미네 집》입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1990년뿐 아니라 2010년에 이르도록, 또 2020년을 넘도록, 이 틀을 넘어서는 책은 좀처럼 안 태어납니다. 그도 그럴 까닭이 하나같이 아이를 집밖으로 내몰아 어린이집에 맡기느라, 보금자리에서 함께 놀고 웃고 노래하고 살림하고 사랑하지는 않거든요. 우리는 어느새 ‘어버이 눈빛’을 잊었습니다. 우리는 “우리 집”을 찾을 노릇입니다.


ㅅㄴㄹ


‘한국사진사’로 치면

《윤미네집》을 다섯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훌륭한 사진책으로 여기지만,

이 틀을 깨는 물길을 열지 않으면,

우리는 고인물이 되겠지.


아이를 왜 어린이집에 맡겨야 할까?

아이를 왜 학교에 보내야 할까?

아이하고 함께 놀다가

문득 사진도 한 칸 찍으면 되는데,

아이를 귀엽게 ‘기록’하려고 들면

모든 사진은 빛을 읽는다.


이러한 얼거리는

바로

‘주명덕 사진’이 갇힌 굴레이다.

주명덕 님은

틀을 깨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으나

스스로 권력자가 되고 말아서

그냥그냥

슬픈 아저씨, 아니

이제는 할아버지,

라고 느낀다.


..


진작부터 이 얘기를 쓰고 싶었으나

차마 쓰지 못하다가

2010년이 아닌 2022년에 이르러

겨우 쓴다.


2010년에 이런 얘기를 쓰겠다고 말했더니

사진계에서 매장당하고 싶으면

쓰라고 하더라.


뭐, 그때에 글로 안 쓰고

입으로만 말했어도

벌써 사진계에서 매장시킨 듯싶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브로콜리지만 사랑받고 싶어 - 초등 1학년 국어교과서 수록 도서 키다리 그림책 62
별다름.달다름 지음, 서영 그림 / 키다리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2022.3.26.

그림책시렁 935


《브로콜리지만 사랑받고 싶어》

 별다름·달다름 글

 서영 그림

 키다리

 2021.12.



  처음 ‘브로콜리’를 본 때가 스물 몇 살이었을 텐데 “뭐야? 이거? 사람이 먹어도 돼?” 하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왔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풀이니까요. 이제는 우리나라 밭에서도 심고 키워서 가게에 널리 나오지만, 적잖은 사람한테는 앞으로도 제법 낯설거나 힘들 수 있다고 느낍니다. 브로콜리를 잘 받아들이거나 먹는 사람은 어떻게 다루거나 익혀도 잘 먹습니다. 브로콜리가 몸에 안 받거나 힘든 사람은 어떻게 다루거나 익혀도 참으로 힘들거나 더부룩합니다. 《브로콜리지만 사랑받고 싶어》는 나쁘지 않은 그림책이라고는 생각하되, 그리 당기지 않습니다. 왜 굳이 아이들한테 브로콜리를 먹이려 하나요? 아이들한테 브로콜리를 먹이려 한다면 한 해에 몇 벌쯤 먹일 생각인가요? 처음부터 이 땅에서 나고자라는 푸성귀라면 아이도 어른도 썩 힘들지 않을 테지만, 오래오래 이 땅에서 나고자라는 푸성귀라 하더라도 몸에 안 받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아이한테 섣불리 브로콜리를 안 주기를 바랍니다. 아이한테 뭘 억지로 먹이면서 “네 몸에 좋아!” 하는 말을 함부로 안 하기를 바라요. 그림이 이쁘장해도 가르침(교훈)으로 몰아세우면 참 벅찹니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온 가족이 읽는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레이레 살라베리아 그림, 김명남 옮김 / 창비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2022.3.26.

그림책시렁 936



《온 가족이 읽는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글

 레이레 살라베리아 그림

 김명남 옮김

 창비

 2021.9.3.



  저는 시골에서 살고 숲을 노래하는 살림을 바라지만, ‘시골주의자’나 ‘숲주의자’가 될 생각은 터럭만큼도 없습니다. 우리 집 아이들이 그림을 즐기고 새를 사랑하지만 ‘그림주의자’나 ‘새주의자’이기를 바라지 않아요. 그저 ‘사랑’으로 나아갈 생각입니다. 언제나 어깨동무(평등·평화)를 바라는 길을 걷되 ‘평등주의자·평화주의자’가 될 마음은 조금도 없어요. ‘주의자’가 아닌 ‘살림이’로 지내려 합니다. 수수하게 순이돌이란 이름으로 살아가려고요. 《온 가족이 읽는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를 읽으며 퍽 갑갑했습니다. ‘행복한 아프리카 페미니스트’라는 길은 틀림없이 ‘나쁘지 않’습니다만, ‘행복’이란 무엇이고 ‘페미니스트’란 무엇일까요? ‘주의자·니스트’ 모두 외곬로 내는 목소리에 갇히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민주주의자’도 ‘해방주의자’도 ‘통일주의자’도 아닌, ‘살림순이·살림돌이’에 ‘사랑순이·사랑돌이’로 살아갈 적에 비로소 너랑 나를 섣불리 가르지 않고, 서로 어깨동무로 이 삶을 가꾸고 이 살림을 사랑으로 편다고 느껴요. 밥옷집 살림을 함께 나누고, 푸른숲으로 가는 길을 같이 배우면서 지으면 모두 사랑으로 이룹니다. 미움 아닌 사랑을 배우고 물려주겠습니다.


ㅅㄴㄹ


어릴 적부터 스물 몇 살이 되도록

으레 얻어맞으면서 살았다.

예전에는 어른이 아이를 쉽게 때렸고

사내는 싸움터(군대)에 끌려가면

새벽부터 밤까지 맞고 막말을 들으며

견디어내야 했다.


툭하면 얻어맞는 나날을 보내면서

“나는 안 때리는 사람으로 살겠어”

하고 다짐을 했는데

“안 때린다”도 똑같이 ‘주먹’을 놓고

삶을 바라보는 눈길인 줄 느끼고는

“안 때리고 안 맞는 평화”가 아닌

“오직 평화로 평화”를

“오직 사랑으로 평화”를 바라보는

어른·어버이로 살아야

아이들이 사랑하고 평화를 물려받아

새롭게 온누리를 가꾼다고 느꼈다.


일본이 이 나라를 짓밟은 발자취를 가르치는

얼거리하고 흐름을 보면

‘일본 침략사’는

‘일본을 미워하는 길’을 

아이들한테 일찌감치 물들이면서

두 나라가 더 벌어지도록 다그친다고 느꼈다.


‘사실’만 보여주거나 가르쳐서는

‘사실’에 얽매여 갇힌다.

‘진실’을 말하고 가꾸어야

비로소 ‘참(진실)’이라는 곳을 바라보며

아이들이 새길을 여는 실마리를

스스로 찾는다.


페미니즘 교육은 나쁠 일이 없다.

그러나 온갖 페미니즘 책과 교육은

‘학대 역사·가해 역사’를 말하는 데에 그치면서

‘여자가 남자를 증오하는 길’로 치우치더라.


남자가 여자를 학대해도 지구는 망하고

여자가 남자를 증오해도 지구는 망한다.


둘이 어깨동무로 사랑하는 길을

집(보금자리)에서 스스로 살림하면서

호젓하고 아늑하게 숲을 품는 길로

가르치고 배우고 나누는

어른·어버이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우리가 ‘주의자·니스트’란 이름을 버리고

순이돌이로 수수하게 사랑을 바라보지 않으면

이 지구는 그냥 끝장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비추천’한다.

순이돌이가 같이 요리책과 건축책을 읽고

같이 밥을 짓고 집을 짓는 길이 그야말로 

‘여성해방·성평등’으로 간다고 느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