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공주
수전 베르데 지음, 피터 H. 레이놀즈 그림, 곽정아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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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4.11.

그림책시렁 940


《물의 공주》

 수전 베르데 글

 피터 H. 레이놀즈 그림

 곽정아 옮김

 크레용하우스

 2017.5.11.



  영어 “The Water Princess”를 옮기니 《물의 공주》처럼 이름을 붙일는지 모르나, “물 긷는 아이”처럼 수수하게 이름을 붙여야 어울리다고 봅니다. 또는 ‘물아이’나 ‘물빛아이’나 ‘물순이’나 ‘물꽃순이’처럼 이름을 붙일 만합니다. 물 한 동이를 길으려고 어머니하고 머나먼 길을 걸어갔다가 해질녘에 이르러 걸어서 돌아오는 하루를 들려주는데, 아이도 어머니도 아버지도 이 삶을 고단하거나 힘겹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물을 길으러 오갈 틈에 책을 펴야 하지 않아요. 물을 길으러 오가는 동안 어머니하고 부르는 노래가 ‘배움길’입니다. 어머니는 아이한테 하루 내내 ‘이야기로 삶을 들려주면서 가르칩’니다. 밥을 짓고 옷을 지으며 집을 짓는 투박한 살림살이가 바로 ‘배움길’이지 않을까요? 배움터에 가서 책을 달달 외우고 더 높다는 배움터로 차근차근 나아가야 배움길일까요? 책으로 머리에 부스러기를 집어넣어 본들, 참다이 사랑이며 어깨동무는 거의 못 느끼거나 못 배우면서 먹물꾼(지식인)에 머물지 않는가요? 물을 길어오는 곳이 숲으로 우거지도록 들풀이며 나무를 돌볼 노릇입니다. 나무하고 풀이 자라면 물길은 어느새 푸른별 곳곳으로 싱그러이 뻗습니다. 나무를 베어내는 곳에는 삶도 사랑도 없습니다.


ㅅㄴㄹ


#TheWaterPrincess #SusanVerde #PeterHReynolds


책끝에 붙인 도움말은 군더더기.

물꽃순이가 사는 곳에는

‘물길’도 물길이지만

먼저 들꽃하고 나무가 우거지도록

함께 마음을 기울일 노릇이라고 본다.

.

.

이 그림책은 제대로 읽혀야지 싶다.

'물 부족 국가'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으로

잘못 뻗어가기 쉽겠구나 싶더라.

이 그림책은 '교훈'을 말하지 않는다.

무엇이 '참다운 배움길'인가를 드러낸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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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보물 상자 노란상상 그림책 15
마거릿 와일드 글, 프레야 블랙우드 그림, 김선희 옮김 / 노란상상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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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2.4.11.

그림책시렁 942


《아버지의 보물 상자》

 마거릿 와일드 글

 프레야 블랙우드 그림

 김선희 옮김

 노란상상

 2014.3.12.



  싸움연모(전쟁무기)를 앞세우는 무리는 언제나 사람을 억누르려고 합니다. 싸움연모로는 아름길(평화)하고 등져요. 아름길은 언제나 어깨동무하는 사랑으로 이룹니다. 우두머리는 숱한 사내를 싸울아비(군인)로 끌어모읍니다. 싸울아비는 우두머리한테서 부스러기를 얻어먹으며 이웃을 마구 죽일 뿐 아니라 노리개짓(성폭력)을 일삼도록 길들어요. 힘으로 누르면 무릎을 꿇는다고 여기는 엉터리짓으로 물들지요. 《아버지의 보물 상자》는 잿더미 한복판에서 아이한테 ‘가장 빛나는 하나’라고 이야기하면서 물려준 ‘책’을 다룹니다. 돈도 빛돌(보석)도 아닌 ‘옛사람이 입에서 입으로 물려준 이야기를 담은 책’ 하나를 아이더러 꼭 고이 건사하라고 얘기했다지요. ‘옛이야기책을 남긴 아버지’는 이슬처럼 사라집니다. 아이는 그깟 책이 뭐가 대수로운지 도무지 헤아릴 길이 없습니다. 이러다가 어른이 된 아이는 문득 ‘고이 건사하려고 나무 곁에 파묻은 책’이 떠올랐고, 싸움물결이 사라진 땅에서 ‘파묻어 건사한 책’을 찾아내어 첫 쪽을 넘기면서 ‘왜 옛이야기를 담은 책 하나’가 가장 빛나는가 하는 대목을 깨달았다고 해요. 모든 책은 저마다 값집니다만 꼭 하나 남길 책이라면 제대로 엮은 ‘옛이야기’하고 ‘낱말책’일 테지요.


ㅅㄴㄹ

#TheTreasureBox #MargaretWild #FreyaBlackwood


내가 남길 책 하나는

제대로 쓰고 엮은 ‘낱말책(사전)’이겠지.

‘단어장’이 아닌 ‘말꽃(사전)’을.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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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모이, 다시 쓰는 우리말 사전
말모이 편찬위원회 엮음 / 시공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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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4.12.

읽었습니다 127



  요 몇 해 사이에 ‘사전’이란 이름을 붙이는 책이 곧잘 나옵니다. 제법 팔리기도 합니다. 막상 ‘사전다운 사전’은 드문 판인데 ‘사전이란 허울’로 장사하는 책은 앞으로도 꽤 나오겠다고 느낍니다. 다만 ‘사전’이란 이름을 붙이되 ‘사전’이 무엇인지는 영 모르는구나 싶어요. 《말모이, 다시 쓰는 우리말 사전》은 빛그림(영화) 〈말모이〉가 나오지 않았으면 안 나왔을 듯한 낱말책입니다. 서울말 아닌 사투리로 엮은 꾸러미라는 대목은 틀림없이 돋보이는 얼거리인데, 막상 뜻풀이를 새롭게 안 했고, 적잖은 사투리를 ‘한자에서 비롯한 말씨’인 듯 잘못 다루기까지 합니다. 일본말이나 한자말을 그대로 쓰는 사투리가 있습니다만, 우리가 오래오래 쓴 말이라면 이 터전에서 스스럼없이 지은 수수한 이야기가 깃들어요. 낱말을 따로 하나만 덩그러니 놓고 보려 하면 오히려 이 낱말조차 제대로 못 봅니다. ㄱㄴㄷ로 벌여놓는 틀에만 갇히지 말고 ‘말밭·말꾸러미’를 보기를 빕니다.


《말모이, 다시 쓰는 우리말 사전》(말모이 편찬위원회, 시공사, 2021.2.11.)


ㅅㄴㄹ


이 꾸러미가 왜 안쓰러울까?

여러 고장말을 다루려 하면서

그 고장 글바치(지식인·작가)만

뽑았더라.

고장말을 다루려면

그 고장에서 조용히 살며

책·신문·방송을 가까이하지 않은

할매 할배한테서 귀여겨듣고서

낱말을 그러모아야 할 노릇이다.


‘전문가’란 이름인 사람들은

말도 사투리도 삶도 모른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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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는 대통령 북멘토 가치동화 1
조재도 지음, 박건웅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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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읽었습니다 126



  푸름이를 가르치며 노래(시)를 쓰던 분하고, 뜻깊은 그림꽃(만화)을 일구던 분이 함께 《자전거 타는 대통령》을 선보였습니다. 깜짝 놀랐다가, 그럴 만하겠다고 다시 생각했습니다. 이쪽은 언제나 맞고 저쪽은 언제나 틀리다고 금을 그어 놓고서 바라보면, 어느새 바라기(팬클럽)이 되고 말아요. 잘못은 저쪽이 저지르건 이쪽이 저지르건 똑같이 잘못입니다. 잘 했으면 이쪽이건 저쪽이건 잘 한 일입니다. ‘착한 나라지기’였는데 ‘주먹을 쥔 힘바치(정치권력·검찰)’가 너무한다는 줄거리를 들려주는 이 책은 ‘동화’라는 틀이지만, ‘동화가 아닌 팬레터’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통령 할아버지께서”처럼 ‘-께서’를 꼬박꼬박 붙이는 대목도 껄끄럽고, ‘자전거’ 아닌 ‘원동기’인데 굳이 ‘자전거’를 내세우는 대목도 안쓰럽습니다. 그분이 모두 내려놓고서 시골사람으로 살아가려 했다면 “대통령 할아버지”가 아닌 “그냥 할아버지”였겠지요. 지킴이(경호원)도 다 물릴 노릇이고요.


《자전거 타는 대통령》(조재도 글·박건웅 그림, 북멘토, 2011.5.2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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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삶, 만드는 삶 - 책은 나를, 나는 책을
이현주 지음 / 유유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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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4.12.

인문책시렁 216


《읽는 삶, 만드는 삶 : 책은 나를, 나는 책을》

 이현주

 유유

 2017.4.24.



  《읽는 삶, 만드는 삶》(이현주, 유유, 2017)을 읽으면, 처음에는 ‘마루 있는 서울집’에 잔뜩 꽂힌 반짝거리는 책에 놀라며 책읽기에 사로잡히고, 어느새 ‘웃사내 줄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글꽃(문학)이란 이름으로 읽히는 모습을 깨달으며, 이윽고 손수 책을 짓는 길을 걷다가, 이제는 살짝 발을 빼고서 책을 새로 마주하는 글님이라고 합니다.


  글님은 인천에서 어린 날을 보내었다고 합니다. 새삼스레 돌아보았습니다. 인천은 여러 곳을 아우릅니다. 뭍인 인천이 있고, 바닷가인 인천이 있고, 섬인 인천이 있어요. 뭍은 복닥거리는 마을하고, 들이나 멧자락을 품은 마을에, 오랜 일본집이나 중국집을 품은 마을이 있습니다. 코앞에 바다를 낀 마을이 있고, 큰섬하고 작은섬이 있고, 뱃길로 한참 들어가는 섬이 있어요. 뭉뚱그려 인천이라고도 하지만, 다 다른 인천이요, 다 다른 터전에 따라 다 다른 아이들이 다 다르게 자라면서 섞이는 인천입니다.


  또래를 이루는 무리는 동무를 동글동글 맞아들이기도 하지만, 척 금을 긋거나 담을 쌓기도 합니다. 곰곰이 보면 어린이는 누구를 꺼리거나 싫어할 까닭이 없습니다. 그저 둘레 어른이 하는 짓을 고스란히 따라합니다. 집이나 마을이나 배움터 어른이 보여주는 몸짓이 그대로 아이들 몸짓으로 나타나요.


  우리가 읽는 책은 어떤 삶과 살림을 보여줄까요? 우리는 곁에 두는 책에서 무엇을 배우고, 우리가 손수 짓는 책으로 어떤 삶하고 살림을 펴려는 생각일까요? 글님은 책을 둘러싼 하루를 살다가 두 아이를 맞아들이고서 등골 뻑적지근하게 보내던 나날을 문득문득 적으셨는데, 저는 두 아이를 돌보며 바깥일을 하던 지난날이 ‘극기훈련’이라고 느낀 적이 없습니다. 우리 어머니가 보내었을 나날을 떠올렸고, 먼먼 옛날부터 순이가 늘 보낸 하루를 생각했어요. ‘온누리 아버지가 이런 삶을 보내며 살림을 가꾸어야 비로소 어깨동무를 이루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즐겁게 땀을 쏟으며 신나게 하루를 살았어요.


  책이란 읽기 나름이라고 느낍니다. 더 뛰어나거나 훌륭한 책을 찾아내어 읽어야 하지 않습니다. 어느 책을 쥐든 스스로 생각을 틔우며 삶을 빛내는 밑거름으로 삼으면 아름답습니다. 글님이 앞으로 걸어갈 길에 아름책을 곁에 놓아도 좋을 테지만, 이보다는 스스로 아름눈빛에 아름손길로 오늘을 ‘지으’면 넉넉하리라 생각해요. 첫머리에는 반짝이는구나 싶던 글결인데 뒤로 갈수록 어쩐지 힘이 사그라들어서 퍽 아쉬웠습니다. 쓴맛도 단맛도 없이 오직 삶맛이라는 생각으로 한 걸음씩 디디지 않으면 글빛이 흐려요.


ㅅㄴㄹ


거실이 있는 서울의 아파트에서 100권짜리 어린이용 전집을 처음 보았을 때, 세상에 이런 것도 있구나 싶었다. (19쪽)


여자를 때리는 것이 농담이고, 사랑의 표현이며, 하루가 못 되어 잠자리를 같이하는 것으로 화해하는 이 과정, 어디서 많이 보고 들은 이야기 아닌가. (37쪽)


역사를 배우다 보면 개인은 사건 속에 묻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나는 늘 그 사라진 개인이 궁금했다. (81쪽)


갓난아이와 세 살짜리 아이 둘을 돌보며 일을 하는 것은 거의 극기훈련이었다. (14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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