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3.31.


《조선과 일본에 살다

 김시종 글/윤여일 옮김, 돌베개, 2016.4.3.



오늘 날씨는 놀랍고 재미있다. 아침에는 해, 낮에는 구름, 저녁에는 별이다. 비는 오지 않되 춤추는 날씨로 하루가 흐른다. 우리는 하늘을 보면서 무엇을 읽을까? ‘우리’라고 했으나, 이 ‘우리’는 누구일까? 시골하고 서울을 ‘우리’로 묶을 만할까? 남·북녘을 나란히 ‘우리’로 묶으면 될까? 한겨레란 이름을 모두 ‘우리’라 하면 되나? 싸움짓에 미친 이들도 ‘우리’라고 할 만할까? 《조선과 일본에 살다》를 천천히 읽는다. 글쓴이는 어릴 적에 얼마나 ‘일본 우두머리한테 미친 아이’였는지 낱낱이 보여준다. 글쓴이를 비롯해 숱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렇게 일본바라기(친일부역)를 했다. 어른뿐 아니라 어린이도 수두룩했다. 어릴 적에 얼마나 철딱서니가 없었는지 스스로 밝히는 어른은 몇이나 있을까? 창피한 어린날을 밝힐 수 있기에 비로소 씩씩한 어른으로 선다. 부끄럽던 어린날을 말할 수 있기에 드디어 어질며 참한 어른으로 살림을 꾸릴 생각을 세운다. 잘못이란, 너희만 아니라 우리도 잘못이다. 참이란, 우리만 아니라 너희도 참이다. 무엇보다 ‘너희·우리’를 가르는 틀이 무엇인지 처음부터 낱낱이 다시 들여다볼 노릇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푸른별(지구)을 이루는 사람인가? 우리는 숲 곁에 있는 사람인가?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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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3.30.


《크게 휘두르며 4》

 히구치 아사 글·그림/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5.9.25.



집안을 치운다. 먼지를 털고 쓸고닦는다. 한참 비질에 걸레질을 하고서 가만히 바람을 쐬며 쉰다. 오늘은 이만큼 치우기로 하고서 저녁에 별을 바라보고 잠든다. 이불을 마당에 내놓으며 햇볕을 쪼이면서 꽃내음을 듬뿍 맡았다. 나도 이불도 나란히 꽃내음으로 물든다. 이제 낮에는 마루닫이를 열어도 될 만한 날씨이다. 고흥은 아침해가 솟으면 제법 덥기까지 하다. 《크게 휘두르며》를 하나하나 읽으며 제법 잘 그렸다고 생각했는데, 걸음이 늘 적마다 어쩐지 샛길로 빠진다. 공치기(야구)를 다루는 그림꽃만 이러하지 않다. 다들 ‘꼭 이겨서 더 높은 자리로 오르는 길’을 바라보려 한다. 좀 못 하거나 어리숙한 모습이 나온다고 해서 나쁠 일이 없으며 재미없을 까닭이 없다. 오히려 ‘꼭 이길 사람(주인공)’을 그리려 하니 줄거리가 뒤틀리고, ‘이 판에서 이기면 더 센 쪽하고도 또 이기는 줄거리’로 나아가게 마련이라, 자꾸자꾸 엉클어진다. 공치기뿐 아니라 놀이(스포츠)를 제대로 담아낸 그림꽃은 퍽 드문데, 야마모토 오사무 님이 빚은 《머나먼 갑자원》만 한 책이 드물다. 틀(규칙)을 알려주고, 길(훈련법)을 보여주지 않아도 좋다. 왜 공 하나로 여럿이 한마음으로 만나서 어떤 삶을 이루려 하는가를 보여주어야 비로소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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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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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3.29.


《강재형의 말글살이》

 강재형 글, 기쁜하늘, 2018.5.17.



며칠 동안 핀 텃노랑민들레 넉 송이가 낮이 지날 즈음 꽃송이를 오므린다. 어제 핀 흰민들레 두 송이도 비슷한 즈음 꽃송이를 오므린다. 꽃가루받이를 마쳤을까. 오른무릎이 깨진 지 이레 만에 자전거를 달린다. 아직 덜 나아 무릎을 꿇고 앉으면 저리고, 깨진 자리에서 핏물이 나온다. 꽤나 크게 깨졌으니 보름은 흘러야 할 테지. 절뚝절뚝하면서 봄꽃내음을 맡고 봄풀을 쓰다듬는다. 《강재형의 말글살이》를 읽는다. 새뜸(방송국) 길잡이(아나운서)로 일하는 자리에서 바라보는 말글살이인 터라, 서울말(표준말)을 바탕으로 헤아린다고 할 만하다. ‘간절기·환절기’를 다룬 꼭지를 읽으며 ‘철갈이’처럼 아예 우리말로 쉽게 풀어내면 한결 낫겠다고 생각한다. 이러다 문득 서울은 서울말로 부산은 부산말로 광주는 광주말로 춘천은 춘천말로 새뜸(방송)을 펴면 참 재미있겠다고 생각한다. 배움터에서도 고장마다 제 고장말로 글을 엮으면 아주 재미나겠지. 고장말(사투리)로 말을 하거나 글을 쓰기에 못 알아보지 않는다. 누구나 처음에는 살짝 낯설 테지만 읽고 되읽으면서 다 알아차린다. 서울말만 쓰도록 하기에 너나없이 서울로 우글우글 몰리지 않을까? 고흥이나 영양이나 동해는 고흥말에 영양말에 동해말로 배움책을 엮으면 훌륭하리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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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4.14. 사람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우리말 ‘살’을 풀이하려고 살피니, 아직 ‘사람’을 풀이해 놓지 않았다고 깨달아, 열흘에 걸쳐 곰곰이 생각을 가누고, 그동안 갈무리한 이야기를 펼쳐 놓고서 비로소 애벌풀이를 마칩니다. ‘사람’을 모두 열 가지로 풀이해 놓았는데, 첫 풀이는 “사랑으로 살림을 하고 살아가며 숲처럼 푸르고 너르게 생각을 밝혀 서로 돌보면서, 새·풀벌레·개구리·바람·바다한테서 배운 노래를 나누고 말로 담아내어 이야기를 엮어, 슬기롭게 하루를 그리고 오늘 이곳을 새롭게 지어서 누리는 숨결.”처럼 적었습니다.


  우리말 ‘사람’이 왜 ‘사람’인가 하는 말밑풀이를 살며시 얹은 뜻풀이입니다. ‘사람’이라는 낱말에는 ‘사랑·살림·삶·새·생각·사이’를 비롯해 ‘숲·스스로·슬기’ 같은 밑넋이 흐릅니다. 국립국어원 낱말책은 “사람 : 1.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 ≒ 인간”처럼 풀이합니다만, 사람만 생각하거나 말을 쓰지 않아요. 풀꽃나무도 생각하고 말합니다. 사람만 연장을 짓거나 마을을 이루지 않아요. 개미도 벌도 뚝딱뚝딱 마을을 이룹니다. 사람이 사람이라면, 이제는 우리 스스로 찬찬히 생각을 기울이면서 이야기와 빛줄기를 차곡차곡 담을 노릇이라고 봅니다.


  왜 여태 ‘사람’ 뜻풀이를 안 했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어요. 가만히 짚으니 여태 ‘뜻풀이를 하려고 밑일을 했’더군요. 사람이란 무엇인지 늘 생각해 보면서 한 줄 두 줄 꾸준히 꾸러미(수첩)에 적었고, 얼추 서른 해 즈음 몇 마디씩 적고 고치고 보태고 추스른 생각을 비로소 한달음에 갈무리한 셈이라고 느낍니다.


  모든 일은 때를 맞이하면 하거나 이뤄요. 일찍 할 까닭이 없고 늦출 일이 없어요. 언제나 모든 때는 스스로 찾아오니, 이때를 맞이하기까지 차근차근 하루를 누리면서 아이들하고 노래하며 아침을 맞고 저녁에 함께 꿈나라로 갈 뿐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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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2.4.14.

오늘말. 엔간하면


우글우글한 곳을 즐기는 아이가 있을까요? 어쩌면 있겠지요. 다만, 아이는 바글바글한 데를 즐긴다기보다 어버이가 곁에서 함께 놀면서 울타리 노릇을 하는 자리라면 어디이든 꺼리지 않는다고 느껴요. 새가 무리짓는 곳은 시끄럽지 않은데, 사람이 떼짓는 곳은 어쩐지 시끄럽습니다. 사람이라서 시끄럽지 않아요. 아무래도 숲빛을 잊은 채 손전화로 떠들고 푸른빛을 잃은 수다가 넘치니 엔간하면 사람바다로 모여드는 데에는 섞일 마음이 없어요. 겨울에 눈이 내리면 얼마나 고요한지 느껴 봐요. 여름에 소나기가 내리면 얼마나 조용한지 느껴 봐요. 가을에 새가 나무에 앉아 열매를 쪼면 얼마나 재미난지 느껴 봐요. 봄에 풀벌레가 깨어나 노래하면 얼마나 싱그러운지 느껴 봐요. 되도록 스스로 숲이 되기를 바랍니다. 누구하고 함께 살아가는 푸른별인지 헤아리기를 빌어요. 어쨌든 그냥그냥 살기보다는, 구름하고 어울리고 바다하고 얼크러지면서 제비랑 같이 하늘을 가르면 더없이 신바람인 삶이리라 느껴요. 오늘날 서울은 거의 숲길하고 등진 잿더미입니다만, 모쪼록 서울도 시골도 한울타리로 들꽃이 어우러지고 개구리랑 헤엄칠 맑은 물줄기로 가기를 바라요.


ㅅㄴㄹ


할 수 있는 대로·되는대로·되도록·모쪼록·아무쪼록·아무튼·암튼·어쨌든·그냥·그저·어지간하면·엔간하면·웬만하면 ← 가급적(可及的)


만하다·듯하다·있다·되다·하다·넉넉히·아마·아무래도·어쩌면·얼추·길·수·으레·거의 ← 공산(公算)


같이·함께·꾸리다·동이다·동여매다·섞다·더미·덩어리·덩이·동아리·한동아리·우리·울·울타리·한울타리·떼·떼거리·떼짓다·떼질·있다·오다·가다·모둠·모음·모이다·모여들다·모임·무리·무지·무더기·무리짓다·뭉치·뭉텅이·묶다·뭉치다·어우러지다·어울리다·얼크러지다·바글바글·우글우글·하나·하나되다·한덩이·한뜻·한묶음·한짝 ← 집합(集合), 집합체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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