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시끄러워



“시끄러워!”

네가 외친 말에

나뭇잎 꽃잎 풀잎 파르르

범 나비 잠자리 덜덜덜


“시끄럽다고!”

네가 소리친 바람에

기둥 들보 마루 화들짝

새 곰 범 뱀 후덜덜


부아난 눈에는

들꽃 여름잎 안 보이고

풀벌레 노랫가락 안 들리고

그저 싫고 못마땅


“시끄럽지 않아.”

“아니, 네 말소리는 노래야.”

시냇물 소리가 될게

시원시원 바람노래 될래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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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2022.4.17.

숨은책 657


《Kazakstan nuclear tragedy》

 Yuri Kuidin(유리 이와노비치 꾸이진) 글·사진

 Юрий Иванович Куйдин(반핵 생물학 협회 폰드)

 1997.



  커다란 덩이인 ‘소련(소비에트 연합)’이던 무렵, 큰덩이를 거머쥔 우두머리는 ‘사람이 적게 사는 들판’을 골라 핵실험을 숱하게 했습니다. 1991년에 소련은 풀리고, 여러 나라가 홀로서기를 합니다. 이 가운데 ‘카자흐스탄’이 있습니다. 소련은 바로 이 카자흐스탄 들판에서 끔찍한 짓을 일삼았고, 핵실험 뒤앓이로 죽거나 몹시 앓는 사람이 수두룩해요. 2010년 8월 29일 ‘핵실험 반대날’을 처음으로 외쳤다고 합니다. 《Kazakstan nuclear tragedy》는 소련이 ‘나라(중앙정부)’란 이름으로 얼마나 몹쓸짓을 일삼았는가를 낱낱이 짚으면서 카자흐스탄이 왜 ‘핵실험·핵무기 반대’를 외치는지를 들려줍니다. 이름을 바꾼 러시아는 2022년에 우크라이나로 쳐들어갑니다. 그들이 그동안 어떤 짓을 일삼았는지 뉘우치는 빛이 없이 싸움질을 해대요. 러시아도 미국도 유렵도 중국도 일본도 싸움연모(전쟁무기)를 어마어마하게 거느립니다. 남녘도 북녘도 싸움연모를 허벌나게 거느립니다. 핵무기뿐 아니라 모든 싸움연모는 ‘무기실험’을 해요. 들숲바다에서 몰래 하지요. 우리나라는 전남 고흥에 ‘무인군사드론시험장’을 슬며시 밀어붙였습니다. 때려부수는 총칼로 푸른별을, 우리나라를, 이웃과 숲바다를 지킬까요? 아니면 그저 부술까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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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2022.4.17.

숨은책 657


《1987년 도시빈민 철거투쟁 자료집》

 편집부 엮음

 기독교도시빈민선교협의회·천주교도시빈민회·한국교회사회선교협의회

 1988.4.



  이웃나라 일본은 ‘무엇이든 잘 적어 둔다’고 하는데, 우리도 ‘적기까지는 잘 합’니다. 다만, 우리는 ‘적은 이야기를 건사하거나 갈무리할 손길’이 매우 모자랍니다. 일본은 새책집 못지않게 헌책집이 많아요. 손길을 타면서 살아남을 책을 헤아리는 눈빛이 밝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새책집에 대면 헌책집이 턱없이 적습니다. 그렇다고 책숲(도서관)이 넉넉하지도 않을 뿐더러, 우리나라 책숲은 빌림손(대출실적)이 적으면 책을 마구 버려요. 《1987년 도시빈민 철거투쟁 자료집》은 쓰레기통에서 건진 낡은 꾸러미입니다. 열린배움터(대학교)를 그만두기는 했되, 새벽에 새뜸(신문)을 다 돌리고서 마을 곳곳에 버려진 종이꾸러미를 뒤져서 책을 추슬렀고, 열림배움터 학생회관 쓰레기통을 뒤져 책이나 이런 꾸러미를 주워서 읽었습니다. 주머니가 가난하니 눈치 볼 일이 없습니다. 더구나 이런 꾸러미(비매품)는 책숲에 없는걸요. 묵은 꾸러미는 ‘골목사람(도시빈민)’이 엮지 않았습니다. 글바치(시민단체 간사·대학생)가 엮었어요. 글바치하고 골목사람은 쓰는 말이 다릅니다. 골목사람은 골목(구도심·재개발 예정지)이 삶터이지만, 글바치는 골목이 아닌 잿빛집(아파트)이 삶터입니다. 책 하나 간수하는 눈빛이 얕은 우리나라이니, 마을 하나 보살피는 손빛은 더더욱 얕을 테고, ‘조지 오웰’이 없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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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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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2022.4.17.

숨은책 660


《바로보는 우리 역사 2》

 구로역사연구소 엮음

 거름

 1990.2.20.



  열네 살부터 다니던 푸른배움터에서 가르치는 우리 발자취(역사)는 그리 미더워 보이지 않았습니다. 순 우두머리 이야기가 가득하거든요. 우두머리 이름에다가, 우두머리가 무슨 길(정책)을 폈는지 외워야 했습니다. 열일곱 살에 디딘 배움터에서도 매한가지였습니다. 그런데 1991∼93년에 만난 길잡이(교사)는 이따금 ‘배움책(교과서)에 없는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다른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책을 넌지시 알려주되 “학교에 가져와서 읽지는 마” 하고 덧붙였습니다. ‘바보사’라고도 하는 《바로보는 우리 역사》하고 ‘다현사’라고도 하는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를 이따금 챙겨 와서 동무하고 돌려읽었습니다. 그무렵에는 “왜 배움책에는 이런 얘기를 안 다루지요?” 하고 물었는데, 어느덧 아이를 낳아 시골로 옮겨 살아가는 동안 ‘바보사·다현사’도 똑같은 얼개였다고 느낍니다. ‘바보사’ 두걸음은 ‘침략자와 매국노·해방과 분단·이승만 정권·박정희 독재·경제개발 민낯·광주민중항쟁’ 같은 꼭지를 다룹니다. ‘다현사’도 비슷합니다. 배움책은 ‘우두머리 치켜세우기’로 쏠렸다면, 이에 맞서려는 책은 ‘우두머리 뒷낯을 드러내어 나무라기’로 몰립니다. 두 갈래 책 모두 ‘여느 순이돌이 삶·살림·사랑’은 발자취로 담아내지 않아요. 다툼(정치권력)에 갇혀, 살림(생활사)을 안 쳐다봐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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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의 우주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3
김인숙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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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4.17.

인문책시렁 217


《'79―'80 겨울에서 봄 사이 1》

 김인숙

 세계

 1987.9.15.



  《'79―'80 겨울에서 봄 사이 1》(김인숙, 세계, 1987)를 2022년에 곰곰이 읽으면서 ‘1980년대 운동권’이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말을 썼는지 돌아보았습니다. 1963년에 태어나 1980년대 첫무렵에 서울에서 대학생으로 있으면서 글(소설)을 써서 이름을 날린 분이 잇달아 선보인 《'79―'80》인 터라, 그즈음 ‘살짝 지식인’ 말씨를 어림해 보기에 좋습니다.


  글님은 “겨울에서 봄 사이”라는 이름을 덧달았는데, 1979년에서 1980년으로 넘어서는 즈음은 “겨울에서 봄”이라기보다는 “겨울에서 겨울”이었다고 느껴요. 우두머리 하나가 고꾸라진들 봄이 찾아오지 않거든요. 벼슬아치가 고스란히 있고, 다른 힘꾼·돈꾼·이름꾼이 숱하게 있는데 어떻게 봄일까요.


  1980년부터 2022년에 이르는 하루하루를 돌아보자면, 지난날 ‘살짝 지식인’이던 이들이 오늘날 ‘새 힘꾼·돈꾼·이름꾼’이 되어 우쭐거립니다. 예전에 ‘햇병아리 모델’이던 이들이 오늘날 ‘사장’ 자리를 차지하면서 거들먹거리고요.


  소설 《'79―'80》을 읽는 내내 ‘시대 상황’을 보여준다는 목소리는 가득하구나 하고 느끼되, ‘서울 대학생이 서울에서 조금 맛보는 시대 상황’일 뿐, ‘서울에서 밑자리를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들 살림새’하고는 한참 멀고, ‘서울 둘레에 있는 크고작은 도시 살림결’하고는 아주 멀고, ‘지난날 시골이며 오늘날 시골 숲빛’하고는 끝없이 멀다고 느낍니다.


  예나 이제나 글을 쓰는 이들은 으레 서울·큰고장에 머뭅니다. 늘 그곳에서 서울살이를 서울사람 눈으로 옮깁니다. 이 나라가 ‘서울공화국’이니 서울 이야기가 가장 잘 먹히고 팔리긴 하겠습니다만, 또 글꾼 가운데 ‘대학생 아닌 고졸이나 중졸이나 국졸이나 무학’인 분이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드물기도 하겠습니다만, 너무 판박이입니다. 소설을 쓰는 분들은 《민중자서전》이나 《한국구비문학대계》는 아예 안 들여다보는 듯합니다.


  그리고 ‘서울 대학생 시대 상황’을 그려내는 데에 바빠서 ‘그래서 우리가 함께 무엇을 바라보고 무엇을 할 적에 서로 아름다우면서 새롭게 나아갈 삶길인가?’ 하는 이야기는 건드릴 틈이 없어 보이더군요.


ㅅㄴㄹ


대통령을 나랏님이라고 서슴없이 부를 수 있는 할매, 이분을 위해서 내가 할 일이란 무엇일까, 그런 생각은 새삼스레 아픔이었다. (31쪽)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학술적 용어를 동원하여 일장연설을 한 바 있었다. 물론 이들에게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자랑할 의도는 추호도 없는 것이었고 오히려 이들과 같은 건달들, 사회에서 소외받고 있는 이들과 그 원인을 같이 공감하고자 하는 열띤 진심이었다. 그러나 처음에는 이 녀석이 무슨 신기한 말을 하는가 하고 귀기울이던 이들은 윤익의 몇 마디 말이 진행되기도 전에 성냥개비로 귀를 후벼파고 하품을 하고 담배를 질근질근 씹어댔다. 그리고 윤익의 당혹감 앞에서 그들은 말했었다. 은자 다 했나? 오랫만에 꼰데 설교 듣자카이 눈 앞에서 별이 하나 둘 셋 막 떨어지네. (168쪽)


누군가의 강경한 선동이었고 그들은 총을 접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슴이 와락와락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건 묘한 흥분이었고 격한 감격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자고로 꼰데들 때문에 일이 안 된다. (174쪽)


“감정적인 이야기는 하지 맙시다. 지금은 그런 식의 감정적인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라 당면한 문제에 대해서 과학적인 판단을 해야 할 때입니다.” (199쪽)


회사CF 전속모델이 된 지 반 년 만에 그 애의 손을 처음 쥐어 주었었다. 그때 그 아이는 고개를 외로 꼰 채 마치 ‘기다렸어요, 사장님’ 하는 듯한 숨소리를 보내 왔었다. 햇병아리 모델 초년생의 당연한 순서였다. (24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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