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4.10.


《IRENAND a Panoramic Vision》

 David Lyons 글·사진, Chartwell Books, 2005.



모과꽃송이를 훑다가 무당벌레를 본다. 오늘은 까마귀가 머리 위로 휙 지나간다. 우리를 못 보았거나, 보았기에 장난스레 날는지 모른다. 바깥마루 밑자락 돌틈에서 돋는 흰민들레가 씨앗을 맺는다. 아침에는 개구리 노래를 듣고, 낮에는 멧새 노래를 듣고, 저녁에는 풀벌레 노래를 듣는다. 오늘도 구름바다이다. 알고 보면 구름은 모두 바닷방울이니 ‘구름 = 바다’이지만, 하늘에서 새삼스레 물결치거나 구르는 ‘구름바다’라고 느낀다. 《IRENAND a Panoramic Vision》을 고맙게 읽었다. 어느 즈음에 어느 분이 이 빛꽃책을 장만해서 읽었을까? 이 빛꽃책을 장만하신 분은 얼마나 오래 이 책을 곁에 두었을까? 한 달 남짓 자리맡에 놓다가 우리 책숲으로 옮겨놓는다. 아일랜드는 얼핏 우리하고 퍽 멀다고 여길 만하지만, 들숲바다라든지 고인돌이라든지, 옛집이라든지, 노래를 헤아리면, 나란히 흐르거나 맞닿는 결이 꽤 깊지 싶다. ‘Cartoon Saloon’은 아일랜드 시골에 깃들어 그림꽃얘기(만화영화)를 빚는다. 〈WolfWalkers〉, 〈The Breadwinner〉, 〈The Song of the Sea〉, 〈The Secret of Kells〉 네 가지를 선보였다. 이 가운데 〈바다의 노래〉는 우리말로 나왔는데, 우리도 이제는 이런 이야기를 우리 손으로 그릴 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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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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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4.9.


《오른손에 부엉이》

 다테나이 아키코 글·나카반 그림/정미애 옮김, 씨드북, 2021.6.23.



모과꽃송이를 훑는데 제비가 곧고 빠르게 하늘을 가른다. 온 하늘을 놀이터 삼듯 날다가 돌담이며 전깃줄에 내려앉아 여럿이 사이좋게 날개춤으로 노래하는 소리를 듣는다. 멧딸기꽃 사이로 흰민들레가 오른다. 옮긴 벚나무하고 뽕나무에 잎싹이 돋는다. 더욱 새롭게 기운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오른손에 부엉이》는 배움터 이야기를 그린다. 티격태격하고 따돌리기도 하고 끼리질을 하는 곳에서 아이들이 저희 나름대로 착하게 마음을 기울여서 어우러지는 모습을 들려준다. 곰곰이 보면 숱한 어린이글꽃은 이처럼 ‘고단한 배움터살이’를 글감으로 삼는다. 즐겁거나 신나거나 아름답게 피어나는 배움터살이를 담은 어린이글꽃이 있을까? ‘배움터(학교)도 삶터(사회)도 싸움터(전쟁터)’이니 어릴 적부터 단디 깨달으라는 뜻으로 글을 쓰고, 아이를 배움터에 밀어넣지는 않을까? 배움터를 줄일 노릇이고, 길잡이(교사)도 줄일 일이며, 벼슬터(공공기관)도 확 줄여야지 싶다. 나라(정부)가 굴러가는 밑힘은 모두 ‘공무원 아닌 스스로 살아가는 사람들’한테서 나오는데, 벼슬자리가 지나치게 많다. ‘버스·전철을 타거나 걷는 사람들’이 나라를 떠받치는데, ‘버스·전철을 안 타고 안 걷는 사람들’이 끔찍하도록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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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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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2022.4.24.

숨은책 665


《요리·일기 1981 완전칼라版 家計簿》

 편집부

 주부생활

 1980.12.5.



  흔히들 ‘조선왕조실록’이라든지 갖은 한문책을 ‘기록문화유산’으로 떠받듭니다만, 저는 달리 봅니다. 우두머리하고 벼슬아치 몇 사람 발자취는 우리나라를 이룬 삶길 가운데 티끌 하나만큼도 아닙니다. ‘적히지(기록)’ 않은 사람들 발자취야말로 참다이 ‘기록문화유산’이요, 이 가운데 하나로 ‘주부생활 송년호 특별부록’으로 나온 《요리·일기 1981 완전칼라版 家計簿》를 꼽을 만하다고 봅니다. ‘살림적이’인 ‘가계부’입니다. ‘여성잡지 별책부록’으로 찍힐 적에는 다 같으나, 사람들 손을 거칠 적에는 다 다른 살림빛으로 피어납니다. 서울 갈현동에서 아주머니 홀몸으로 아이를 돌본 눈물자국이 범벅으로 흐르는 1981년 살림순이(가정주부) 이야기가 ‘우리 역사’이지 않을까요? 임금님 이름은 ‘역사가 아닙’니다.


“오년동안 게혁 세우고 장사를 시작한다. 현금은 한푼도 엄다. 고모네돈 300만원 목공고 50만원, 이것이 빗이다. 내힘으로 이세상을 살아보렷다. 노력하면 된다. 하라 하면 된다. 오년 동안 내 힘을 다해서 살겠다. 돈이라면 고생 무릅쓰고 하겠다. 몸맣 건강하게 해주십시요. 이 불상한 여인을 구비살펴 주심시요. 내 잇는 힘을 다하겠습니다 …… 쌀 네가마가 올해 외상입.”


“(부산에 있는) 상호가 왔다. 용돈을 넘무 조곰 주어서 마음이 아푸다. 내 몸은 왜 이럭에 아플까? 너무 괴롭다.”


“상철이가 아버지한테 갔다 왜 완느야고 하더라. 그래서 아버지 공낙금 좀 내주실래요 그러니까 옴마한테 달라고 하더라며 집에 와서 울었다. 너무 게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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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2022.4.24.

숨은책 648


《月刊 횃불 1호》

 조풍연 엮음

 소년한국일보

 1969.1.1.



  콩나물시루 배움칸(교실)에 가둬 두들겨패서 길들인 얼거리가 오래 흐른 우리나라인데, 이제 큰고장 몇 곳을 빼고는 아이가 확 줄어 사라질 판입니다. 살기에 나빠 아이를 더 안 낳는달 만하고, 아이한테 물려줄 아름나라가 아니라고 여겨 순이돌이가 참사랑길을 밝히는 살림길하고 등진다고 할 만해요. 《月刊 횃불 1호》는 “敎壇人과 知性人의 벗”이란 이름을 내걸었습니다. 앞자락에 떡하니 나온 ‘콩나물시루 배움터’ 모습을 보면서 이 달책(잡지)이 1960∼70년대를 가로지르는 속낯을 짚고 횃불처럼 앞길을 밝히며 새빛을 들려주려나 하고 생각했습니다만, 막상 이 책에 실은 글은 안 밝아 보여요. ‘술 마시기 앞서 먹는 약’이며 ‘옷벗기기 영화’ 알림그림(광고)을 곳곳에 집어넣고, 사이사이 넣은 ‘만화’는 추근질(성추행)이거나, 뒷돈(촌지) 받기를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모습이기까지 합니다. 지난날에는 아이들이 넘쳐서(?) 제대로 못 가르쳤을까요? 아니겠지요. 오늘날에는 아이들이 적어서 제대로 안 가르칠까요? 아니라고 느껴요. 지난날보다 오늘날 사람(인구)이 훨씬 많습니다만, 더 빽빽히 서울(도시)에 몰린 채 숲을 등진 길로 치닫기에 배움빛을 잊어요. 스스로 짓고 스스럼없이 나누는 마음을 잃으니 아이가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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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2022.4.24.

숨은책 653


《英語の實力》

 宮田峯一 엮음

 弘道閣

 1938.10.5.첫/1939.8.15.18벌



  알고 싶기에 한 걸음씩 다가갑니다. 알아가기에 새롭게 배우려고 합니다. 알아차리기에 문득 고개를 숙이고서 마음으로 익히려 합니다. 차근차근 볕살을 머금는 열매는 천천히 무르익습니다. 하루아침에 다 익는 열매는 없어요. 이제 되었으리라 싶어도 볕살을 더 머금으면서 비로소 빛날 즈음 뽀로롱 멧새가 찾아와서 콕콕 쫍니다. 《英語の實力》은 일본사람이 엮어 일본사람한테 들려주는 영어 이야기입니다만, 우리나라는 이 책에 적힌 ‘일본 한자말’을 오늘날까지 널리 씁니다. 우리 스스로 ‘영어 익힘길’을 살피지 않은 탓에, 일본사람이 닦은 길을 쉽게 베끼거나 옮기거나 훔친 나날이 깁니다. 길잡이책(입문서)도 배움책(교과서)도 낱말책(사전)도 몽땅 일본 것을 따온 민낯을 《英語の實力》을 더듬더듬 펴면서 헤아립니다. ‘練習問題’를 보다가, 책끝에 붙은 ‘質問卷’을 넘기다가, 겉을 싼 다른 종이가 궁금합니다. 날아간 겉종이를 갈음한 흰종이를 벗기니, 이 흰종이는 ‘신체검사표’입니다. 이 책을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뒤에도 알뜰살뜰 읽은 분은 길잡이(교사)로 일했는지 모릅니다. ‘듣는힘·숨쉬는양·쥐는힘·나르기’ 같은 말씨가 반갑습니다. ‘싯쿠 반응’이란 뭘까요? ‘42○○년’으로 적었기에 4280년대 종이일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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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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