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숲빛노래 . 고라니



밭에 자꾸 내려와서

푸새를 갉아먹는다고

미워하고 죽이고

쫓아내려 하는구나


풀 먹고 열매 먹는

고라니 숲터를

죄다 밀어내고 깎아내고

짓밟지 않았니?


사람이 괴롭혔기에

사람밭 망가뜨리지 않아

사람이 일구는 밭은

예전부터 숲이었어


콩 석 알 심던

옛살림을 떠올리렴

사람도 새도 고라니도

푸른별 서로이웃이야


+ + +


푸른별에서 “곧 사라질까 걱정하는 갈래(멸종위기종)”로 손꼽는 ‘고라니’는 ‘고르르르 고로로로’ 하고 웁니다. 풀먹이짐승이라 들숲이 싱그러운 곳에서 살아가는데, 오늘날 우리나라는 멧자락까지 밭으로 일구거나 파헤쳐 길을 내기 일쑤이기에 밭으로 자주 내려오는데, 길에서 엄청나게 치여죽어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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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에 다녀온 이야기를

2022년 6월에 이르러

비로소 갈무리합니다

<책대로>는 그동안 바깥하고 안쪽이

꽤 많이 바뀌었습니다


.. .. ..



숲노래 책숲마실


우리대로 살림대로 (2021.10.17.)

― 제주 〈책대로〉



  제주에서 바깥일을 마칩니다. 애월에서 제주시로 건너왔고, ‘예정대로 공인중개사’ 앞에 닿습니다. 일부러 ‘부동산’을 찾아갔어요. 이곳 지기님은 ‘부동산 일’을 볼 책상 하나를 남기고 몽땅 책집으로 바꾸었거든요.


  어느 곳에나 손님이 여럿 깃들게 마련이고, 손님은 으레 기다립니다. 이동안 느긋이 앉아 책을 읽도록 판을 꾸린 〈책대로〉요, 땅이나 집을 사고팔거나 빌리는 일이 아니어도 사뿐히 찾아와서 책을 누리는 쉼터로 꾸민 얼거리입니다.


  그런데 10월 17일에는 일찍 닫으셔야 한다는군요. 〈책대로〉 지기님은 “멀리서 오셨는데 제가 아이를 보러 가느라 일찍 닫아야 하는데 어떡하지요?” 하고 고개를 숙입니다. “저는 이튿날에도 제주에 있어요. 이튿날에는 언제 여시려나요?” “이튿날에는 아침 11시에 열어요.” “그러면 전 오늘 일찍 쉬고 이튿날 아침에 올게요.” “그래도 될까요?” “네, 책집 손님보다 지기님 아이가 먼저예요. 저도 아이 둘을 돌보는 어버이라서 늘 아이를 먼저 바라봐요. 얼른 아이한테 가셔요. 저는 길손집으로 가면 됩니다.”


  길손집을 미리 잡지는 않은 터라 빈자리를 찾으려고 한참 애먹었으나, 이럭저럭 하루를 잘 쉰 이튿날 아침, 다시 자전거를 끌고 〈책대로〉에 옵니다. 〈책대로〉에는 아침부터 집을 사고팔려는 손님이 여럿 드나듭니다. 이분들은 책은 거들떠보지 않습니다. ‘이렇게 책이 한가득 둘러싸는데 땅·집을 사고팔려는 사람들 눈에는 책이 아예 안 보이는구나?’ 싶어 조금 놀랍니다.


  그러나 그리 놀랄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나라 곳곳에 마을책집이 수두룩하지만, 마을에 책집이 있는 줄 스무 해나 마흔 해 넘도록 못 알아채는 분도 많아요. 저는 저대로 읽으면 됩니다. 그대는 그대대로 읽으면 돼요. 우리는 우리대로 읽으면서, 책을 책대로 사랑하는 마음씨앗을 찬찬히 심으면 즐겁습니다.


  엊저녁에 책을 샀다면 아침에 우체국에서 집으로 부쳤을 텐데, 우체국에서 짐꾸러미를 한바탕 부치고 온 길이라, 오늘은 셋만 고릅니다. 이제부터 자전거로 여러 곳을 빙그르르 돌 텐데 등짐이 너무 무겁거든요. ‘공인중개사’ 일터를 마을책집으로 꾸릴 수 있다면, 시골은 면사무소나 우체국 한켠을 마을책집으로 꾸릴 만합니다. 시골 벼슬터(공공기관)는 꽤 넓거든요. ‘스스로 빨래집(무인빨래방)’ 한켠을 책집으로 꾸밀 수도 있겠지요. 경찰서나 검찰 한켠을 책집으로 꾸미면 어떨까요? 배움터에도 ‘배움책집(학교책방)’을 꾸미면 알차리라 생각합니다. 말도 안 된다고 여기기보다, 우리 생각(사고방식)하고 틀(법)을 바꾸면 모두 이룰 만합니다.


《나를 숲으로 초대한 동물들》(V.N.쉬니르니코흐 글/한행자 옮김, 다른세상, 2004.9.1.)

《연필로 쓰기》(김훈 글, 문학동네, 2019.3.27.)

《미안함에 대하여》(홍세화 글, 한겨레출판, 2020.8.28.)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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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5.25.


《국어 어원사전》

 김무림 글, 지식과교양, 2020.1.10.



인천 수봉산 기스락에서 새벽을 맞이하는데 개구리 노랫소리를 듣는다. 큰고장 한복판이어도 멧자락을 낀 마을은 아직 개구리가 곁에 있구나. 숭의4동 골목을 걷는다. 머잖아 이 마을은 길그림에서 아주 사라진다. 멀쩡한 집·마당·나무는 늦봄볕을 조용히 받는다. 부천 〈용서점〉을 찾아간다. 가볍게 이야기하고 고흥으로 돌아가려 했는데 그만 일곱 시간이나 책수다를 했다. 다시 서울 명동으로 간다. 앞으로도 명동이 서울에서 값싸고 깨끗한 길손집이려나. 저녁에 을지로 쪽을 걷다가 길거리 술집에 넘치는 사람을 보고 놀랐다. 《국어 어원사전》을 몇 달에 걸쳐 곰곰이 읽고 생각해 보았다. “국어 어원”이란 이름을 붙인 탓인지, ‘가꾸목·가께소바·가께우동·가나·가라·가라오케·가마니·가방·가보·각광·고도리·곤색·고조·구락부·국판·궐련’이나 ‘간증·가사·가얏고·각본·각색·간도·간부·간석지·간자장면·간조·강원도·거동·거량·거사·건달바·겁·결코·경기도·경마·경상도·계·고구려·고답·과년·광복·구라파·구랍·금실·금자탑·기별·기쓰면·기어코·기우·깐풍기·나사·나왕·나침반’이나 ‘가스펠·가톨릭·고고·고딕·고무·굿바이·그리스도·기독·껌·나일론·나치’처럼 “우리말 아닌 바깥말”을 꽤나 많이 다뤘다. ‘우리말’을 다룬 꼭지만 뽑는다면 책이 홀쭉하리라. 그런데 ‘구두·곤두·간직·귀찮다·그냥·꾼·나중·조용·철·대수롭다·모습·무늬·모시·봉우리·붓·설·광주리·괴롭다’ 같은 우리말을 뜬금없이 한자로 끼워맞춰 “한자 말밑인 낱말”인 듯 적어 놓았다. 한숨이 절로 나올 만한 책인데, 이런 책을 쓰는 사람이 열린배움터에서 젊은이를 가르칠 뿐 아니라, 이렇게 뜬금없는 목소리를 잔뜩 풀어놓고서 ‘사전’이란 이름으로 나온다. 창피한 우리나라 민낯이다. 우리말을 우리말로 읽지 못할 뿐 아니라, 일본말이나 중국말이나 영어를 잔뜩 집어넣은 《국어 어원사전》은 얼마나 부끄러운가? 곰곰이 생각해 보면, 글쓴이 스스로 ‘국어’라는 수렁에 갇혀서 허우적거린다. 우리말은 ‘국어’가 아니다. ‘국어 = 일본 우두머리가 사람들을 총칼로 억누를 적에 퍼뜨리려던 일본말’이다. 제발, 붓쟁이들아, 넋을 차리자.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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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5.24.


《주디스 커》

 조안나 캐리 글/이순영 옮김, 북극곰, 2020.9.1.



햇볕을 듬뿍 받으며 인천 주안을 걷는다. 주안나루 곁 마을책집은 롯데리아로 바뀌었다. 옛 인천시민회관 건너 마을책집도 사라졌다. 둘레에 여쭈니 꽤 된 일이라는데 매우 섭섭하다. ‘먹고 입고 마시고 부릉부릉’은 씀(소비)일 뿐, 살림(문화)하고 멀다. 배움책(학습지)으로 먹고살던 마을책집이 배움책을 털어내고서 ‘살림책’으로 거듭나도록 북돋울 작은길(조례)을 생각조차 못 하는 벼슬꾼(공무원·정치꾼)만 있다면 그 고장은 죽음길로 가리라. 〈딴뚬꽌뚬〉에 깃들어 푸근하게 쉬며 이야기한다. 인천 시내버스를 타고 배다리로 건너가서 〈시와 예술〉이랑 〈아벨서점〉이랑 〈모갈1호〉에 들러 두리번두리번 책을 본다. 〈마쉬〉를 오늘 들를 수 있을까 싶어 배다리에서 움직이며 들여다보지만 끝내 못 들른다. 저녁에 〈나비날다〉에 가서 “우리말 말밑 이야기”를 편다. 오늘은 ‘구두·꽃’이 얽힌 수수께끼를 들려주면서 ‘가시내·머스마’ 말밑 이야기를 곁들인다. 《주디스 커》를 아이들하고 함께 읽었다. 우리말로 안 나온 주디스 커 그림책이 꽤 된다. 모두 우리말로 옮기기는 벅찰는지 모르나, “주디스 커 꾸러미(선집 또는 전집)”를 해볼 만하리라. 가시밭길도 벼랑도 아닌 삶길을 바라보고 품은 이분 붓끝이 사랑스럽다.


ㅅㄴㄹ


#JudithKe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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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5.23.


《루나레나의 비밀편지》

 안명옥 글·황미나 그림, 책과이음, 2020.8.17.



아침 일찍 두 아이 배웅을 받으며 서울길에 나선다. 읍내 버스나루에서 한 시간을 기다리며 노래꽃을 쓴다. 버스에서 다섯 시간이 조금 안 되게 앉을 테니 내내 서서 글을 쓴다. 손이 저리면 붓을 내려놓고 밖으로 나와서 제비집을 바라본다. 새끼 제비가 둥지 밖으로 고개를 내밀 만큼 잘 자랐다. 기나긴 버스길에 책도 읽고 노래꽃을 옮겨적고 한숨 돌리면서 꿈을 그리다가 서울에 닿는다. 〈서적백화점〉, 〈서울책보고〉, 〈메종인디아〉 세 곳을 들르며 바깥일을 보는데, 길에서 스치는 어린배움터 아이들은 거의 다 입가리개를 한다. 아이들이 뭔 잘못일까? 아이들한테 뭘 길들일까? 길에 나붙은 서울교육감 다짐도 전남교육감하고 비슷하다. 아마 나라 곳곳이 비슷하겠지. 그러면 그러지들 말고 ‘모든 사람 밑살림돈(기본소득)’으로 맞추면 품이 덜 들고 훨씬 나을 텐데. 명동 길손집에 들러 《루나레나의 비밀편지》를 생각한다. 2003년에 처음 나온 이 그림꽃책(만화책)은 꽤 많이 팔리고 읽혔다. 푸른순이한테 몸꽃(신체변화)을 차근차근 들려준다. 아쉬운 대목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나온 책으로 보자면 잘 엮었다고 본다. 그런데 푸른돌이한테는 무슨 길잡이책이 있을까? 푸른돌이한테 ‘몸사랑’을 들려주는 어른이 있기는 있을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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