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1878 : 맞서 대치하다



한문에 맞서 어떻게 대치對峙하였는가를

→ 한문에 어떻게 맞섰는가를

→ 한문에 어떻게 마주했는가를


맞서다 : 1. 서로 마주 서다 2. 서로 굽히지 아니하고 마주 겨루어 버티다 3. 어떤 상황에 부닥치거나 직면하다

버티다 : 1. 어려운 일이나 외부의 압력을 참고 견디다 2. 어떤 대상이 주변 상황에 움쩍 않고 든든히 자리 잡다 3. 주위 상황이 어려운 상태에서도 굽히지 않고 맞서 견디어 내다 4. 쓰러지지 않거나 밀리지 않으려고 팔, 다리 따위로 몸을 지탱하다 5. 무게 따위를 견디다 6. 물건 따위를 쓰러지지 않도록 다른 물건으로 받치다 7. 자기의 주장을 굽히지 않다

대치(對峙) : 서로 맞서서 버팀



  한자말 ‘대치’를 “서로 맞서서 버팀”으로 풀이하는 낱말책입니다. 그런데 “맞서다 = 겨루어 버티다”로, ‘버티다’를 “맞서 견디다”로 풀이하며 돌림풀이에 겹말풀이인 얼거리입니다. 낱말책에서 ‘견디다’를 찾아보면 ‘버티다’로 풀이하니, 그야말로 겹겹풀이에 겹돌림풀이라고까지 할 만합니다. “맞서 대치對峙하였는가”처럼 적은 보기글인데 구태여 한자까지 끼워넣을 까닭이 없습니다. “맞섰는가”라고 하면 됩니다. “버티었는가”나 “견디었는가”나 “마주했는가”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중국어인 한문에 맞서 어떻게 대치對峙하였는가를 주목하는 것도

→ 중국말인 한문에 어떻게 맞섰는가를 눈여겨보아도

→ 중국말인 한문을 어떻게 마주했는가를 눈여겨보아도

《한글의 탄생》(노마 히데키/김진아·김기연·박수진 옮김, 돌베개, 20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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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2022.6.14.

아무튼, 내멋대로 9 끼니



  ‘하루세끼’는 많을까, 적을까? ‘하루두끼’라면 배고플까? ‘하루한끼’라면 굶다가 죽을까? ‘이틀한끼’나 ‘사흘한끼’나 ‘이레한끼’는 사람을 들볶으려는 짓일까? 1996년 2월 어느 무렵 여드레 즈음 굶다가 한끼를 누린 적 있다. 그때는 싸움판(군대)에 끌려가서 밑바닥(이등병)을 기었는데, 내가 깃든 곳(강원 양구 동면 원당리 백두산부대 소총중대)은 한 달 뒤에 비움터(비무장지대)로 들어가서 여섯 달 동안 꼼짝을 안 한다고 했다. 그때 윗내기(고참)는 서둘러 말미(휴가)를 얻으면서 자리를 비웠고, 아직 뭐가 뭔지 모르던 밑바닥으로서 여드레에 걸쳐 혼자 밤샘(보초·야간근무)에 낮샘(보초·주간근무)을 잇달아 맡아야 했다. 요새야 이런 어이없는 일이 없을는지 모르나 예전에는 이런 일이 흔했다. 여드레를 밥도 잠도 쉼도 없이 보내며 “아, 이대로 죽는가? 참 재미난 개죽음이로구나. 굶는데다가 잠도 못 자고 죽는다니!” 하고 혼잣말을 했다. 그런데 용케 안 죽을 뿐 아니라, 여드레를 암것도 안 먹는데 그리 안 힘들 뿐 아니라, 잠을 못 자는데 썩 졸립지 않더라. 수수께끼였다. 안 먹고 안 자는데 왜 안 힘들지? 1997년 12월 31일에 드디어 싸움판에서 벗어나고 나서, 1998년 1월 4일부터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로 일했는데, ‘하루한끼 + 토막끼’로 살았다. 새뜸을 다 돌린 아침에 일터 사람이 다같이 모여 누리는 밥차림이 ‘하루한끼’요, 저녁 즈음 뭔가 얻어먹을 수 있으면 토막끼로 여겼다. 일삯으로 32만 원을 받고, 그때 외대학보사나 몇 군데에 글을 실으면서 한 달에 20만 원 즈음 글삯을 벌었으나 16만 원을 고스란히 우체국에 넣고(적금), 다른 돈은 죄다 책값으로 썼다. 버스도 전철도 안 타고 자전거로 다니거나 걸었다. 라면 두 자루 사먹는 값이면 책 한 자락을 살 수 있다고 어림하면서 ‘하루한끼’로 보내었다. 1999년 8월에 보리출판사에 들어가서 일삯 62만 원을 받을 적에는 우체국에 30만 원을 넣었고, 일삯을 토막낸 30만 원을 책값으로 삼았다. 2만 원은 보리술값. 곁일로 얻는 글삯도 모조리 책값이었다. 펴냄터에서 일하다가 저녁에 ‘작가 선생님 접대’를 맡으면 밥값을 굳힌다. ‘하루세끼’를 싫어한다기보다 ‘하루세끼’를 누리면 자꾸 졸음이 쏟아졌고, ‘하루세끼’를 할 만한 살림돈이 없었다. 앞날을 헤아린 목돈으로 토막을 내어 넣어서 잠갔고, 책값으로 몽땅 썼으니까. 2020년 즈음까지 ‘하루한끼 또는 하루두끼’라는 살림살이를 듣는 이웃은 “건강을 생각하나요?”라든지 “그렇게 가난하나요?” 하고 묻다가 “하루 한두끼로는 몸이 망가지지 않나요?” 하고 묻는다. 그러나 하루두끼보다 하루한끼일 적에 몸이 한결 튼튼하다고 느껴 왔다. 하루한끼보다 이틀한끼나 사흘한끼일 적에 넋이 밝게 깨어난다고 느껴 왔고, 나흘한끼나 닷새한끼쯤이라면 우리 모두 착하고 아름답게 살림길을 지을 만하고 느낀다. 요즈막 들어서 ‘간헐적 단식’이라든지 뭔가 어려운 말로 ‘일부러 굶기’를 하는 분이 부쩍 늘어난 듯하다. 그런데 그저 굶기만 하면 참말로 몸이 망가진다. 숲 한복판에 깃들어 고요히 꿈을 그린다든지, 풀꽃나무를 벗삼아 도란도란 이야기한다든지, 바다에 풍덩 안겨 가만히 바닷빛을 머금는다든지, 아이를 낳고 돌보면서 사랑꽃을 지핀다든지, 아름책을 곁에 두어 마음을 살찌우면서 하루한끼나 이틀한끼나 사흘한끼를 해야 비로소 마음이며 몸이 빛나면서 찌끄레기가 빠져나간다고 느낀다. 다만, 하루세끼를 챙기기에 나쁠 일이란 없다. 하루세끼 아닌 하루네끼나 하루닷끼를 즐길 적에도 매한가지이다. 몇 끼니를 누리든, 스스로 활짝 웃고 노래하면서 수다꽃을 피우면 걱정거리가 없다. 그저 때맞추어 자꾸 몸에 밥을 욱여넣으면 몸이 썩고 마음이 망가질 뿐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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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2022.6.14.

곁말 61 구경그림



  이오덕 님이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이끌어낸 멧골아이 그림을 처음 본 1994년에 깜짝 놀랐어요. 멋스러이 그리도록 안 다그친 어른이 있는 줄, 아이마다 다른 붓결을 살리는 상냥한 어른이 있는 줄, 스스로 살아가는 터전에서 스스로 사랑하는 하루를 고스란히 그리도록 북돋운 어른이 있는 줄 처음 보았습니다. 스무 살까지 살며 구경한 그림은 말 그대로 ‘구경그림’입니다. 여덟 살에도, 열네 살에도, 열일곱 살에도, 배움터에서는 ‘구경하는 그림(풍경화)’만 그리도록 내몰았고 가르쳤어요. 구경하는 일이 나쁘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숲을 마주하면서 담아낸 그림은 숲빛이 아름다워요. 풀꽃나무를 지켜보면서 담아낸 그림은 푸르게 너울거리면서 빛나지요. 냇가나 바닷가에 나가서 그릴 적에는 온몸하고 온마음이 확 트입니다. 그러니까, 배움터도 냇가나 바닷가처럼, 들이나 숲처럼, 멧골이나 시골처럼, 파란하늘에 푸른들을 넉넉히 품는 곳에서 홀가분히 펼칠 적에 아름다이 배우고 가르칠 만하다고 느낍니다. 팔짱을 끼듯 냇물 너머 불구경을 하는 그림이 아닌, 삶을 스스로 짓고 맛보면서 담아내는 ‘삶그림’으로 나아간다면, 천천히 ‘숲그림’에 ‘푸른그림’으로 피어날 테지요. 저는 숲그림이·삶그림이가 되려 합니다.


구경그림 (구경 + 그림) : 구경하면서 담은 그림. 마음을 기울이거나 좋아하면서 차근차근·하나하나·두루 보면서 담은 그림. 눈으로 가볍게·살짝·문득·어렴풋이 보면서 담은 그림. 스스로 나서거나 할 만하다고 여기지 않으면서 바라보기만 하면서 담은 그림. 스스로 겪거나 맞이하거나 하면서 담은 그림. (= 숲그림·푸른그림·풀빛그림. ← 풍경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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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2022.6.14.

오늘말. 모둠이


지난 삶길을 더듬어 보자니, 저는 더부살이집에서는 안 지냈더군요. 덧살이가 싫어서 안 살지는 않았습니다. 더부살이를 하는 삯집은 혼살이를 하는 삯집보다 달삯이 높아서 엄두를 안 내었어요. 덧살이집에서는 손수 밥을 짓고 차리는 품이 없다지만, 저는 김치를 비롯해서 못 먹는 밥이 꽤 많습니다. 그저 스스로 밥살림을 헤아리는 조그마한 집이 달삯이 눅고 홀가분했어요. 모둠이로 지낸다면 혼자 용쓸 일이 적습니다. 모둠벗 손길을 받으면 짐을 나를 적에도 한결 수월하겠지요. 틀림없이 모둠살이는 뜻있고 알차며 넉넉해요. 혼살이는 스스로 일어서는 힘을 스스로 가다듬으면서 제 몸에 맞는 차림새를 바라보고 돌보는 바탕이라고 할 만합니다. 들머리에서 어느 길로 가면 새롭고 즐거우려나 하고 생각합니다. 처음을 잘 골라야 한다고들 하는데, 첫자락을 엉뚱하게 골랐으면 좀 멀어도 돌아가면 돼요. 돌고도는 길이 퍽 힘들까요? 돌고돌기에 삶을 새삼스레 바라보면서 꽤 재미나게 배울 만하지 않을까요? 풀잎에 앉은 이슬을 톡 튕기면서 새벽을 맞이합니다. 우람이로 태어나지 않았어도 씩씩하게 한길을 걷습니다. 아주 멋스럽지 않아도 즐거운 오늘입니다.


더부살이집·덧살이집 ← 기숙사, 하숙집

더부살이·더부살이하다·덧살이·덧살이하다 ← 기생, 기숙, 하숙

모둠이·모둠벗 ← 회원, 일원(一員), 기숙생, 하숙생

들머리·들목·앞자리·꽃등·처음·첫무렵·첫자락·첫머리 ← 초엽(初葉)

풀잎 ← 초엽(草葉)

지나치다·너무·퍽·꽤·좀·썩·제법·몹시·무척·매우·아주·그리·그다지 ← 과히(過-)

우람아이·우람이 ← 우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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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2022.6.14.

오늘말. 아버지


아이를 낳는 아버지하고 어머니는 어버이라는 이름을 얻어요. 그러나 이름을 얻기에 어버이답거나 아버지답거나 어머니답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을 오롯이 사랑하는 마음을 날마다 새롭게 빛내기에 비로소 어버이다우며 어른스럽습니다. 딸아들을 함께 돌보는 곁님입니다. 두 사람은 짝을 이루어 아들딸을 보살펴요. 짝꿍 가운데 한 사람만 애를 보아야 하지 않아요. 짝님인 두 사람이 나란히 지피는 사랑이 어우러지면서 보금자리마다 포근히 숨결이 흐르고 즐겁습니다. 둥지살림을 꾸리다 보면 어느 날은 고갯마루를 넘는 듯할는지 몰라요. 이때에는 한결 느긋이 고개를 넘으면 돼요. 어느 때는 고빗사위처럼 아슬아슬하겠지요. 이때에는 더욱 넉넉히 마음을 다독이면서 아이들하고 소꿉놀이를 하듯 천천히 가면 되어요. 욱여넣듯 적바림해야 글이 되지 않습니다. 잔뜩 써넣어야 멋지지 않아요. 어제는 어제요 오늘은 오늘인 줄 환하게 헤아리면서 새길을 가는 몸차림으로 한 줄씩 옮기면 어느새 글꽃으로 거듭납니다. 달려들기보다는 품기로 해요. 부딪혀도 나쁘지 않지만 깃들기로 해요. 가벼이 마실을 가는 삶입니다. 사뿐히 놀러다니듯 짓는 우리 이야기입니다.


ㅅㄴㄹ


아이·애·아이들·딸아들·아들딸 ← 자녀(子女)

사내·머스마·지아비·곁사내·곁님·그이·이녁·짝·짝꿍·짝님 ← 부군(夫君)

아버지 ← 부군(父君)

길·고개·고갯마루·고비·고빗사위·뛰어들다·달려들다·무릅쓰다·부딪히다·해보다·새길·새롭다·나들이·마실·놀다·놀러다니다·소꿉·아슬아슬 ← 모험(冒險)

밑글·풋글·적바림·넣다·담다·옮기다·써넣다 ← 메모, 초기(抄記), 초록(抄錄)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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