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말/숲노래 우리말 2022.6.22.

오늘말. 마무리잔치


나는 나를 드러낼 적에 빛납니다. 너는 너를 나타낼 적에 빛나요. 자랑하자는 소리가 아닙니다. 참된 나랑 네가 스스럼없이 만날 수 있을 적에 서로 마음을 밝히면서 즐겁게 오늘 이곳에서 새길을 연다고 느껴요. 꾸미는 겉모습을 보여준다면 덧없어요. 치레하는 겉발림에 머문다면 부질없지요. 아무렇게나 혀를 놀리지 말고, 가라사대 타령을 하지 말고, 수더분하면서 수수하게 생각을 털어놓을 적에 모든 하루가 꽃잔치처럼 열리는구나 싶어요. 차근차근 수다잔치를 폅니다. 차곡차곡 노래잔치를 나눕니다. 다소곳이 마무리잔치를 하고, 도란도란 온갖 이야기가 흐르는 뒤풀이도 해봐요. 엉터리 술잔치나 뜬금없는 막말잔치는 치워요. 말 한 마디에 포근히 숨빛을 얹어서 우리 보금자리를 사랑하는 마음결을 풀어놓아 봐요. 모든 어린이가 마음껏 뜻을 펴고 이야기하는 마을이 아름답습니다. 모든 푸름이가 꿈을 속삭이고 펼치면서 흉허물없이 어깨동무하는 나라가 즐겁습니다. 말 한 마디는 늘 씨앗이에요. 사랑말을 심어 사랑글을 얻고, 꿈말을 심어 꿈길을 걸어요. 작은말도 큰말도 없듯, 작은길도 큰길도 없어요. 살림길 한 발짝을 아름잔치로 신나게 내딛어요.


ㅅㄴㄹ


보이다·보여주다·내보이다·드러내다·드러나다·나타나다·나타내다·밝히다·알리다·펴다·말하다·얘기하다·들려주다·털어놓다·입을 열다·혀를 놀리다·가라사대 ← 피로(披露), 피력


뒤풀이·뒷모임·뒷잔치·마감잔치·마무리잔치·잔치·꽃잔치·아름잔치 ← 피로연(披露宴)


어림·생각·말·여기다·보다·엉뚱하다·엉터리·억지·어거지·뜬금없다·뚱딴지·터무니없다·어이없다·어처구니없다·함부로·아무렇게나·잘못 알다 ← 억측(臆測)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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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말/숲노래 우리말 2022.6.22.

오늘말. 제금나다


책을 읽을 틈이 없다면, 책을 읽을 만하게 틈을 내면 느긋합니다. 바쁘기에 틈을 내어 하루를 넉넉하게 누려요. 온누리 모든 사람은 저마다 바쁘게 마련입니다. 차분하게 하루를 돌아보면서 생각을 틔우고 마음을 가꿀 틈을 내지 않는다면, 그만 소용돌이에 휩쓸리는 하루로 맴돕니다. 배우려고 읽습니다. 깨달으려고 읽어요. 종이에 담은 책을 읽고, 풀꽃나무란 책을 읽으며, 해바람비라는 책을 읽어요. 온누리 모든 책은 누구나 온눈으로 거듭나면서 홀가분하게 살림길을 돌보도록 이바지합니다. 씩씩하게 제금나는 길을 알려준달까요. 푸르게 혼살림을 짓는 길을 밝히는 책읽기라고 할 만합니다. 사랑스레 혼자살림을 꾸리는 하루를 들려주는 책읽기라고 해도 어울려요. 알지 못할 어려운 말을 그득 담은 책이 아닌, 멧새가 노래하는 이야기가 흐르는 책을 쥐어요. 끼리끼리 노는구나 싶은 수수께끼조차 아닌 메마른 말만 넘치는 책이 아닌, 어린이한테 너그럽고 이웃한테 상냥한 말씨로 쉽게 깨우치는 책을 펼쳐요. 열쇠말은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가볍게 걷는 발걸음으로 널널하게 하늘빛 마실을 하는 모든 사람은 별빛처럼 깨어나서 환하게 속삭입니다.


ㅅㄴㄹ


깨닫다·깨우치다·깨치다·깨어나다·눈뜨다·너그럽다·느긋하다·넉넉하다·널널하다·열리다·트이다·온눈·열린눈·트인눈·홀가분하다·가볍다·한갓지다·차분하다 ← 달관, 달관적


따로나다·따로살다·제금나다·혼살이·혼살림·혼밥·혼자살기·혼자살림 ← 자취, 자취생활


몰래·몰래말·몰래글·숨기다·숨긴말·숨긴글·수수께끼·귀띔·끼리말·모르다·알지 못하다·열쇠말 ← 암호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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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2022.6.21.

아무튼, 내멋대로 12 오리궁둥이



  어린이로 살던 무렵, 힘든 여럿 가운데 하나는 바지였다. 나는 돌이(남자)란 몸으로 태어났는데 ‘돌이바지’를 입기 힘들었다. 둘레 어른들은 “오리궁둥이네. 톡 튀어나온 궁둥이가 귀엽네.” 하고 말했고, 어린배움터(국민학교)에 들어가니 ‘오리궁둥이’를 놀리는 순이(여자)가 참 많았다. 오리궁둥이인 터라 여느 돌이바지를 꿰자면 ‘엉덩이가 안 끼는 치수인 바지’라면 허리가 너무 헐렁해서 흘러내리고, 허리가 맞는 바지라면 엉덩이가 꽉 끼어 쉽게 튿어졌다. 엉덩이가 꽉 끼어 튿어지면 얼마나 창피한지. 튿어진 바지 엉덩이를 툭하면 기우던 어머니는 늘 한숨을 쉬며 “또 튿어지니? 어떡하니? 그렇다고 엉덩이에 맞는 바지는 허리가 너무 헐렁하고.” 하셨는데, 어느 날 엉덩이가 잘 맞고 허리가 안 흘러내릴 만한 바지를 내미셨다. 진작 이런 바지가 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신나서 걱정없이 뛰놀았다. 그런데 이날 배움터(학교)에 가니 순이들이 깔깔대며 놀린다. “어머! 뭐야! 너 왜 여자바지를 입었어! 깔깔깔!” 어머니는 한참 골머리를 앓으시다가 마을 이웃집에서 ‘다 큰 순이가 못 입는 작은바지’를 얻어오셨더라. 비록 놀림을 받으며 얼굴이 벌개지기 일쑤였어도 ‘돌이바지’는 이제 더 안 입겠다고 다짐했다. 놀림질이란 그냥 한동안 손가락질을 하고 깔깔대다가 끝이지만, 엉덩이가 꽉 끼는 돌이바지로 뛰거나 달리자면 자칫 또 튿어질까 봐 걱정해야 하니, ‘놀림받으며 순이바지를 입기’로 했다. 돌이 몸으로 태어나도 오리궁둥이인 사람이 이따금 있다. 오리궁둥이인 돌이는 모두 바지 탓에 호된 어린날을 보냈겠지. 2022년 6월 20일 낮, 서울 어느 옷집에서 깡동바지(반바지)를 고르는데 옷집 일꾼 네 사람이 갈마들면서 “여긴 여자바지예요! 남자바지는 저쪽이에요!” 하고 큰소리를 낸다. “전 오리궁둥이입니다. 남자바지 못 입습니다.” 하고 말하며 고개를 돌렸는데, ‘곁짝한테 사줄 바지’를 고를 수도 있고, ‘딸아이한테 사줄 바지’를 살필 수도 있잖은가? 왜 멀쩡한 사람을 마치 ‘미친놈’이나 ‘치한’으로 여기면서 ‘순이바지’를 만지작거리지 말라며 뱀눈을 치켜뜰까? 순이(여자)도 돌이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순이가 치마를 훌훌 벗어던지고서 바지를 꿸 수 있는 삶(권리)을 누린 지 얼마나 되었는가? ‘바지순이(바지를 입은 여성)’를 그렇게 괴롭히고 손가락질하던 ‘미친 사내나라(가부장국가)’를 호되게 겪지 않았는가? 순이옷하고 돌이옷을 가를 까닭이 있을까? 저마다 몸에 맞는 옷을 살필 뿐이요, 저마다 즐길 옷을 누리면 아름다울 뿐이다. 순이가 바지를 마음껏 입는 삶을 누리듯, 돌이도 치마를 신나게 입는 삶을 누릴 때에, 비로소 이 나라는 아름빛으로 가득하면서 사랑으로 어깨동무하는 조그마한 길에 살짝 발을 내딛는 셈이리라 본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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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n Universe: The Tale of Steven (Hardcover)
레베카 슈거 / Harry N Abrams Inc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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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6.21.

그림책시렁 967


《Steven Universe : The Tale of Steven》

 Rebecca Sugar·Angie Wang·Elle Michalka

 Abrams

 2019.



  모든 아이는 어머니랑 아버지가 함께 낳습니다. 어머니 혼자 아기를 못 낳아요. 아버지 혼자 아기를 못 낳지요. 반드시 둘이 함께 사랑이라는 눈빛으로 마주하면서 포근하게 어루만지는 손길이 닿으면서 씨앗 두 톨이 한 톨로 영글면서 온누리를 밝게 비추어 아기가 눈을 뜹니다. 《Steven Universe : The Tale of Steven》은 그림꽃얘기(만화영화) ‘스티븐 유니버스’를 가볍게 간추린 그림책입니다. 얼핏 보아도 느낄 만한데, 아이이름이 ‘유니버스’입니다. 한자말로는 ‘우주’요, 우리말로는 ‘누리’입니다. 우리말 ‘누리’는 ‘-다’를 붙이면서 말밑을 깊이 돌아볼 만해요. ‘누리·누리다’예요. ‘누리 = 삶 = 모두 = 사랑 = 온 = 옹글다·오롯하다 = 동글다·동그라미·동무 = 두르다·둘·두레 = 하늘·하나·한·해 = 별 = 빛 = 비·빗물·피 = 빔·비다 = 나·너 = 사람’이라는 길로 엮고 맺는 얼거리예요. 아이 ‘스티븐 유니버스’는 이 아이 그대로 모두(온누리·우주)요, 이 아이를 둘러싼 마을사람이며 동무(젬)도 똑같으면서 다 다르게 모두라는 뜻을 넌지시 밝히고 들려준다고 할 만합니다. 이 그림꽃얘기를 곱씹는 어른이 늘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레베카슈거 #엘미샬카 #스티븐유니버스

#숲노래아름책


#RebeccaSugar #AngieWang #Elle Michalka

#StevenUniverse #TheTaleofSteven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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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선물이 와요 - 2021 가온빛 그림책 추천도서
도요후쿠 마키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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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6.21.

그림책시렁 981


《봄 선물이 와요》

 도요후쿠 마키코

 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2021.1.20.



  어릴 적에는 둘레 어른들이 쓰는 말씨를 그냥 받아들였기에 ‘선물’이란 한자말도 그냥 썼습니다. 이러다 아이를 낳아 돌보는 살림을 지으면서 모든 말을 처음부터 다시 살피고 생각해 보았어요. “선물? 선물이 뭐야?” 하고 묻는 아이는 ‘낱말뜻’만 알려주기를 바라지 않아요. ‘왜 내(아이)가 바로 알아듣지 못할 말을 써?’ 하고 넌지시 어른을 일깨워 줍니다. 큰아이가 어릴 적에 아버지한테 물은 “선물이 뭐야?” 하는 말에 “응, 그래, 다들 그 말을 써서 숲노래 씨도 그냥 따라썼네. ‘마음’이나 ‘빛’이나 ‘사랑’을 가리키는 한자말이야. 우리 어린씨한테 건네고 싶은 마음, 우리 어린씨한테 퍼지기를 바라는 빛, 우리 어린씨가 누리면서 새롭게 지을 사랑, 이렇게 세 가지를 생각해 보렴.” 하고 속삭였습니다. 《봄 선물이 와요》는 숲에서 저마다 살림을 짓는 이웃이며 동무가 다들 어떻게 다르면서 같은 마음·빛·사랑인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러니까 ‘봄마음’이요 ‘봄빛’이며 ‘봄사랑’을 차근차근 짚는 줄거리입니다. 대단한 뭘 주고받는 하루가 아니에요. 서로 헤아리는 마음에, 함께 나누려는 빛에, 스스로 피어나는 사랑을 도란도란 이야기하면서 푸르게 깨어나는 한마당을 보여줍니다.


ㅅㄴㄹ

#豊福まきこ #おくりもの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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