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phie's Squash (Hardcover)
Pat Zietlow Miller / Random House Childrens Books / 2013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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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6.25.

그림책시렁 900


《소피와 호박》

 팻 지에트로우 밀러 글

 안느 빌스도르프 그림

 어썸키즈

 2014.10.1.



  아이는 무엇이든 곁에 둘 수 있습니다. 아이가 무엇을 곁에 두든 따스하게 바라볼 노릇입니다. 아이는 곁에 둔 살림을 찬찬히 건사할 수 있고, 때로는 깜빡 잊거나 망가뜨릴 수 있습니다. 아이는 냉큼 곁에 두기는 했으나 알맞게 다루는 길을 아직 모를 수 있습니다. 숱한 어른은 섣불리 아이를 가르치려 들어요. 아이한테서 먼저 이야기를 듣고서 “그렇구나. 넌 그렇게 하네? 난 이렇게 한단다. 이렇게 해보는데 꽤 즐거워.” 하면서 부드러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어른이 이따금 있으나, 이처럼 이야기를 들려주지 못 하거나 않는 어른이 수두룩합니다. 《소피와 호박》은 아이 곁에 있는 어른이 어떤 마음이요 삶일 적에 서로 하루가 즐거우면서 아름다울까 하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아이가 오늘 어떻게 누리기를 바라나요? 아이가 앞으로 어떻게 꿈꾸기를 바라나요? 생각하고 또 생각해 봐요. 아이는 스스로 배울 숨결입니다. 아이는 어른한테서 배울 숨결이 아니라, 아이는 무엇이든 스스로 마주하고 품고 해보면서 느긋하게 자랄 숨빛입니다. 미리 해봐서 아는 어른이라는 생각은 접기로 해요. 아이가 스스로 하는 오늘을 상냥하게 지켜볼 수 있기를 바라요.


ㅅㄴㄹ

#SophiesSquash #AnneWilsdorf #Patzietlowmiller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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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434 : 이익 챙기다



반사이익을 챙길 수도 있었겠지만

→ 덩달아 챙길 수도 있겠지만

→ 더 챙길 수도 있겠지만


이익(利益) : 1.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보탬이 되는 것 ≒ 길미 2. [경제] 일정 기간의 총수입에서 그것을 위하여 들인 비용을 뺀 차액 3. [불교] 부처의 가르침을 받음으로써 얻는 은혜나 행복

챙기다 : 1. 필요한 물건을 찾아서 갖추어 놓거나 무엇을 빠뜨리지 않았는지 살피다 2. 거르지 않고 잘 거두다 3. 자기 것으로 취하다



  얻거나 보태거나 받거나 챙길 적에 한자말로 ‘이익’을 쓰니, “이익을 챙기다”라 하면 겹말입니다. 보기글이라면 “반사이익을 챙길 수도”를 “반사이익일 수도”처럼 적을 노릇이요, 한자말을 안 쓰겠다면 “덩달아 챙길”이나 “더 챙길”로 손봅니다. tsf



이로부터 여러 가지 반사이익을 챙길 수도 있었겠지만

→ 이 일로 여러 가지를 덩달아 챙길 수도 있겠지만

→ 여기에서 여러 가지를 더 챙길 수도 있겠지만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윤성근, 산지니, 2018) 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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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2022.6.25.

아무튼, 내멋대로 16 육아 전담



  어린배움터(국민학교)를 다닐 적에 여섯 달마다 ‘장래희망’이란 이름으로 무슨 종이를 빼곡하게 채워야 했다. 왜 이런 종이를 써내야 하는지 알 턱이 없으나, 배움터에서 뭘 시킬 적에 안 하면 엄청 얻어맞았기에 고분고분 다 해내야 했다. ‘난로 당번’으로 있을 적에 ‘우리가 낸 모든 숙제’를 불쏘시개로 쓰는 줄 알아채고는 그 뒤로 배움터에서 뭘 내라는 짐(숙제)을 참 하기 싫었다. 아무튼 13살에 이르도록 ‘짝 안 맺고 혼자 살겠다(비혼)’고 적었다. 푸른배움터에 다니던 14∼19살에도 한결같았다. 인천을 떠나 서울에서 열린배움터(대학교)를 다니며 ‘아! 서울에 나와 보니 이 땅에는 꽉 막힌 사람만 있지 않구나? 찾아보면 열린 사람도 있겠구나!’ 하고 느꼈고 ‘짝을 맺고 살아도 되겠구나’ 하고 새마음을 품었다. 스무 살부터 제금을 나며 밥옷집 살림을 혼자 건사했다. 되도록 안 먹거나 가볍게 먹고, 모두 손으로 빨래하고, 집에는 보임틀(텔레비전)·거울·옷칸 따위를 안 들여놓고, 얇은 이불 한 채가 끝이고, 나머지는 책으로 채우고, 자전거 하나를 곁에 두기로 했다. 글을 쓰려고 셈틀을 켤 적을 빼고는 전기를 쓸 일이 없는 살림이었다. 싱싱칸(냉장고)조차 안 썼으니까. 내가 혼자 사는 집에 찾아온 분들은 입을 쩍 벌렸다. “와, 이 집엔 책밖에 없네. 아니, 옷도 없고 그냥 책만 있네.” “네, 책 말고 뭐가 더 있어야 하지요? 제가 숲에서 살면 책조차도 없고, 종이랑 붓 하나만 둘는지 모르는데, 나중에는 종이랑 붓조차 치울는지 몰라요.” 옷칸 없이 살다가 곁님을 만나 짝을 이루면서 옷칸을 놓았다. 아기가 태어날 때를 앞두고 집에 잔뜩 있던 책을 책마루숲(서재도서관)으로 옮겼다. 짝꿍하고 아이랑 함께 살아갈 적에는 집에 책만 놓을 수는 없다. 그릇에 수저에 수건에 이모저모 살림이 있어야 한다. 곁님은 피아노를 들이자고 했다. 집 한복판에 누구나 언제라도 실컷 노래를 누리도록 커다란 가락틀(악기)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더라. 목돈을 헐고 언니한테 빌려서 피아노를 들였고, 살림돈을 조금조금 모으는 대로 다른 가락틀을 하나둘 들였다. 2013년 무렵 빨래틀(세탁기)도 들였다. 내가 바깥일로 집을 비워야 할 적에 곁님이 천기저귀나 이불을 빨아야 할 수 있기에, 이제는 없으면 안 되겠더라. 빨래틀을 들였어도 난 예전처럼 손빨래를 한다. 어수룩하거나 모자란 대목은 으레 곁님이 따박따박 들려주는 꾸지람을 듣고 곰곰이 생각하면서 천천히 추스르거나 고친다. 집안일하고 아이돌봄을 도맡아 하는 길에 “아름답고 아늑하여 사랑스러운 보금자리”는 언제 어떻게 이룰 만한가 하고 짚어 보았다. 사내(아빠·남자)란 자리는 머스마(머슴)라는 이름 그대로 모든 일을 맡아서 할 노릇이다. 가시내(엄마·여자)란 자리는 갓(메·山)이란 이름 그대로 기쁘게 노래하고 가락틀을 타면서 신나게 놀 노릇이다. ‘몸쓰는 힘(힘살·근육)’을 타고난 사내(머슴·벗)는 기쁘게 일하면서 “가시내가 들려주는 아름다운 노래를 사랑으로 들으면서 기운을 내면 즐겁”다. ‘몸쓰는 힘’이 아닌 ‘마음을 달래며 사랑을 그릴 줄 아는 숨결’을 타고난 가시내(갓)는 “기쁘게 놀고 노래하면서 아이들하고 짝꿍(사내)이 삶을 즐기는 웃음꽃을 눈부신 빛살로 받아안으면서 깨어나도록 북돋우면 즐겁”다. ‘육아분담’은 부질없다. 가시버시(여남) 모두 집안일하고 아이돌봄을 할 줄 알아야 하면서, 이 몫을 버시(사내)가 도맡으면 된다. 이따금 버시가 멀리 바깥일을 다녀와야 할 적에 비로소 가시(가시내)가 집안일하고 아이돌봄을 살짝 맡아 주면 된다. 오늘날 터전을 돌아보면, 숱한 사내는 집안일을 안 하고 아이도 안 돌본다. 아이 똥기저귀를 손수 갈며 빨래하고 씻기는 우두머리(대통령)가 있었나? 어느 감투꾼(국회의원·장관·시도지사)이 집안일을 하거나 아이를 돌보는가? 사내들이 집안일·아이돌봄을 안 하니 자꾸 싸움판(군대)을 키우고 총칼(전쟁무기)을 만들어서 바보짓(전쟁)을 일삼는다. 그리고 바보짓 사내처럼 ‘놀고 노래하며 웃음꽃을 지피는 가시내 살림길’이 아닌 ‘감투랑 벼슬을 노리는 가시내’가 너무 늘었다. ‘나라 없는 나라’여야 아름답다. ‘보금자리를 사랑으로 지어’야 비로소 사랑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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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2022.6.25.

아무튼, 내멋대로 15 김치 달걀



  처음으로 마주하는 이웃님이 “밥으로 뭐 좋아하셔요?” 하고 물으시면 “안 먹기를 가장 반깁니다.” 하고 말씀한다. ‘안 먹기’를 늘 첫째로 꼽는데, 내가 ‘안 먹기’를 누리도록 헤아린 이웃님을 여태 두 사람 만났다. “그래도 뭘 좀 먹어야 하지 않아요? 안 먹고 어떻게 살아요?” 하는 말에 “그러면 안 매우면 됩니다. 그리고 개나 미꾸라지나 선지는 빼고요.” 하고 보탠다. “따로 좋아하는 밥은 없어요?” 하고 더 물으시면 “국수나 라면이나 짜장국수도 되고, 빵 한 조각이어도 됩니다.”라 하는데, 이렇게 밝히는 뜻을 헤아린 이웃은 아직 못 만났다. 나는 김치를 못 받아들이는 몸이다. 찬국수(냉면)도 못 받아들이고, 크림을 듬뿍 넣은 달콤이(케익)도 못 받아들인다. 요구르트·요거트를 찻숟가락만큼 맛은 볼 수 있되 썩 가까이하고픈 마음이 없다. 여기에 김조차 꺼린다. 어린날(1975∼1987)을 보내는 동안 무엇보다 ‘밥먹기’가 괴로웠다. 동무네에 가서 놀다가 동무네 어머니가 “같이 밥 먹자.” 하고 부르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내 몸이 못 받아들이는 먹을거리가 수두룩하기에 우리 집에서뿐 아니라 동무네 집에서도 언제나 ‘밥때’가 날마다 끔찍했고 골이 아팠다. 숱한 사람들은 ‘먹는 재미’로 산다고 말하더라. 그러나 ‘안 먹는 기쁨’으로 살고픈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안 먹는 기쁨’으로 살고픈 사람이 고작 1/1,000,000,000이라고 하더라도 틀림없이 있다. 더구나 나는 김치를 진저리나도록 못 받아들이는 터라, 어느 집에나 있는 김치를 볼 적에는 눈앞이 어질어질하다. 우리 아버지는 ‘김치 못 먹는 아들’을 밥자리에서 늘 한숨에 짜증으로 나무랐고, 억지로 김치를 입에 욱여넣으면 뱃속이 뒤집혀 바로 게우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으나, 그야말로 악을 쓰며 참고 또 참아 꿀꺽 겨우 삼키면 어느새 어머니 아버지 언니는 밥그릇을 다 비웠다. 나 혼자 김치 한 조각하고 오래오래 씨름했다. 우리는 왜 굳이 ‘덩이진 밥’을 먹어야 할까? 굶으며 산다고 죽을까? 고기밥(육식)도 당기지 않지만 풀밥(채식)조차 당기지 않는다. 고기밥만 목숨이 아니다. 풀밥도 목숨이다. 돼지·소·닭만 목숨이 아니다. 시금치·배추·당근·무도 목숨이다. 사람들은 다른 목숨을 밥으로 삼아 제 목숨을 잇는다고 하는데, 바람을 마시고 물을 머금기만 하면서도 얼마든지 즐겁게 삶을 누릴 만하다고 느낀다. 우리가 바람밥·물밥을 잊은 채 고기밥·풀밥을 허겁지겁 욱여넣으려 하면서 자꾸 싸움이 불거지지 않나? 먼먼 옛날사람이 들살림(수렵채집)을 할 적에 ‘잘 먹지도 못 하고 힘들게 살았으리라 지레 어림’하는 이들(역사학자·문화인류학자)이 많은데, 난 그렇게 바라보지 않는다. 먼먼 옛날사람은 조금만 먹어도 넉넉한 살림이었으리라 느끼고, 굳이 안 먹고 바람이랑 물만 누려도 튼튼한 몸이었으리라 느낀다. 내가 “김치를 못 받아들이는 몸”이라고 말할 적에 알아듣는 사람은 여태 둘이었는데, 두 사람을 빼고는 “어떻게 한국사람이 김치를 못 먹어?” 하는 핀잔이나 비웃음이나 놀람이었다. 난 “왜 한국사람이라고 해서 다 김치를 먹어야 하지요? 우리 겨레가 김치를 먹은 지 고작 오백 해(500년)가 안 된 줄 모르시나요? 고춧가루를 넣은 김치라면 고작 백 해조차 안 되는데 모르나요?” 하고 대꾸한다. 돌이켜보니 외할머니도 나를 헤아려 주셨구나 싶다. 김치를 못 먹기에 밥자리에서 힘든 나를 알아챈 외할머니는 외사촌 누나한테 “야, 얼른 가서 우리(닭우리)에서 달걀 하나 가온나.” 하고 시켰다. 다들 눈이 동그래졌다. 그무렵 달걀은 웃어른이 이따금 누리는 값진 먹을거리였으니까. “내 몫으로 줄 테니 암말 말어.” 하시며 내 밥에 손수 날달걀을 톡 까서 부어 주셨다. 나는 날달걀도 못 먹기는 했으나 김치보다는 나았다. 차마 외할머니 앞에서 ‘날달걀도 못 먹는 티’를 낼 수는 없더라. 그 뒤 나는 밥때에 이르면 일부러 밖에서 뛰놀며 멀리 달아났다. “쟤가 노느라 바빠서 밥 먹을 때도 모르는가 보다.” 하는 소리가 나오도록.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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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6.24. 새 고흥군수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감투꾼(정치꾼) 말을 굳이 믿을 까닭은 없습니다만, 전남 고흥은 바보짓을 일삼은 감투꾼(군수)을 물갈이할 줄 아는 작은시골입니다. 그런데 물갈이를 했어도 새삼스레 바보짓을 하기에 또 물갈이를 했지요. 7월부터 새로 감투꾼(군수)을 맡으려는 분은 앞선 바보감투꾼하고 다르다고 밝히시면서 언제 어디라도 달려가겠다고 했기에, ‘숲노래 책수다’ 자리에 기꺼이 불렀습니다.


  고흥읍에서 목수이자 목사로 일하는 〈행복한 나무〉 지기님 일터에서 “사람책 도서관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지으며 살림을 가꾸는 이야기”를 폈습니다. 조촐히 여미는 책수다 자리에 함께한 모든 분은, 그동안 이 시골과 숲에 깃들어 살림을 일구면서 온마음·온몸으로 익힌 삶길을 조곤조곤 듣고 두런두런 들려주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하자니, 고흥이란 시골을 고흥답게 가꾸거나 살려내고픈 뜻을 품은 분들은 으레 서울(도시)을 젊은날 겪고서 이제 시골에 깃들어 살림을 짓는구나 싶어요. “사람책 도서관 책수다”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보니 ‘어라, 언제 어디라도 달려가겠노라’ 밝힌 ‘새 고흥군수’는 안 왔더군요. 스스로 바빠서 못 온다면 비서이든 수행원이든 군청 실과장이나 주무관이든 보낼 수 있을 텐데, 어느 하나로도 안 했더군요. 무엇보다 온다 안 온다 대꾸조차 없었어요.


  아직 감투를 쓰지는 않은 ‘군수 당선인’인데에도 이런 모습이라면, 벌써부터 이다음 뽑기에서 물갈이를 할 노릇일까 하고 느꼈습니다. 뽑기 앞서하고 뽑힌 뒤에 말이며 몸짓이 다르니까요. 고흥이 서울처럼 사람도 많고 온갖 일(행사)이 많다면야 모르지만, 고흥은 사람도 적고 이런저런 일(행사)이 드물어요.


  바보감투꾼은 고흥에서뿐 아니라 이 나라에서도 부질없습니다. 스스로 배우려 하지 않고, 숲이야기를 귀담아들으려 하지 않는 이는 감투를 쓰지 말아야 할 노릇입니다. 어린이를 가르치려 든다면 길잡이(교수)가 아닌 잔소리꾼입니다. 어른으로서 어진 길잡이(교사)일 적에는 섣불리 안 가르칩니다. 슬기로운 길잡이는 먼저 어린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다시 말해, 나라지기(대통령)를 맡든 고을지기(군수)를 맡든, 스스로 몸을 낮추어 낮은목소리를 새겨듣는 몸짓이어야 비로소 검은짓(부정부패)이 없이 나라일(행정)을 차근차근 건사합니다.


  그러나 오늘(6.24.) 한참 책수다를 펼 적에는 그런 벼슬아치는 생각나지도 않더군요. ‘숲노래 책수다’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밤에 한참 개구리노래를 들으며 잠자리에 들 무렵, ‘아, 그분은 고흥을 사랑할 마음이 터럭만큼도 없구나.’ 하고 느꼈을 뿐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이야기판을 누릴 이웃님이 오셔서

자리를 잡기 앞서

사진 몇 자락 찰칵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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