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청소년 말모이
정도상 외 지음, 홍화정 그림, 겨레말 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기획 / 창비교육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숲노래 책읽기 2022.7.3.

읽었습니다 122



  우리한테 ‘새하늬마높’이라는 우리말이 있어도, ‘동서남북’이란 한자말을 즐기고 아이들한테 물려주는 어른이 아주 많습니다. 먼 옛날부터 ‘새하늬마높’이란 낱말을 스스로 지어서 썼다면, 이 말씨에서 갈린 숱한 낱말이 있게 마련인데, 이 대목을 생각해서 들려주는 어른이 이제는 드뭅니다. 《남북한 청소년 말모이》는 ‘한겨레 두나라’인 오늘날 서로 얼마나 달리 쓰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지만, 곰곰이 보면 ‘일본 한자말 + 영어’에 길든 남녘하고 ‘중국 한자말 + 러시아말’에 물든 북녘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듯싶습니다. 북녘이 남녘보다 우리말을 깨끗하게 쓰려고 애쓰지는 않습니다. 북녘은 ‘중국·러시아’에 얽매인 말살림이라면, 남녘은 ‘일본·미국’에 짓눌린 말살이예요. 둘 모두 스스로 말빛을 가꾸는 길하고 아직 한참 멉니다. 이제라도 배움터랑 집이랑 마을에서 먼저 가다듬을 수 있을까요? 이제부터 우리 넋을 스스로 우리말에 담을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남북한 청소년 말모이》(정도상·박일환 글, 홍화정 그림, 창비교육, 2020.7.30.)


ㅅㄴㄹ


※ 일본말씨·옮김말씨가 수두룩하지만, 적어도 이쯤은 고칠 수 있기를 빈다


할아버지, 마무리 멘트로 딱인데요

→ 할아버지, 마무리말로 딱인데요

→ 할아버지, 마무리로 딱인데요


북한에서는 채소를 남새라고 부릅니다

→ 북녘에서는 우리말 남새를 씁니다

→ 높녘에서는 우리말로 남새라 합니다


여러분이라면 셋 중에 어느 길로 고를 것 같은가요

→ 여러분이라면 셋 가운데 어느 길을 고를까요

→ 여러분이라면 셋에서 어느 길을 고르겠어요


빼먹는 걸 속된 말로 ‘땡땡이친다’고 하지요

→ 빼먹으면 일본말로 ‘땡땡이친다’고 하지요

→ 빼먹으면 그냥 ‘빼먹는다’고 하지요


우리는 고유의 문자를 함께 사용하는 하나의 민족이니까요

→ 우리는 우리글을 함께 쓰는 한겨레이니까요

→ 우리는 한글을 함께 쓰는 하나인 겨레이니까요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박재삼 시집 범우문고 53
박재삼 지음 / 범우사 / 1989년 10월
평점 :
품절


숲노래 노래책/숲노래 시읽기 2022.7.3.

노래책시렁 242


《박재삼 시집》

 박재삼

 범우사

 1987.6.20.첫/2011.7.25.6벌



  어린이·푸름이는 둘레 어른이나 배움터에서 알려주지 않으면 모를 책이나 글이 수두룩합니다. 어린이·푸름이는 스스로 생각을 살찌우거나 가꾸는 길에 이바지할 책이나 글을 못 만나기 쉽습니다. 생각을 누르고 마음을 가두며 느낌을 외곬로 이끄는 책이나 글만 만나며 자랄 수 있습니다. 《박재삼 시집》을 2022년에 새삼스레 읽자니 1988∼93년에 보낸 푸른날이 떠오릅니다. 그무렵 배움터에서는 이 책에 실린 ‘서정시’를 내도록 가르쳤고, 이러한 글로 셈겨룸(시험)을 치러야 했습니다. 갑갑했습니다. 여느 삶자리에서는 안 쓸 ‘서정’이란 한자말로 ‘현대시’를 외우고 뜯고 자르고 따라하도록 가르치는 곳이 “배우는 터(학교)”였다고는 느낄 수 없습니다. 길들이는 굴레였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지난날이건 오늘날이건 길잡이(교사) 노릇을 하는 분들은 ‘교원자격증’을 얻으려면 그들이 가르치는 결대로 배워야 합니다. 똑같은 틀에 똑같은 글에 똑같은 가르침에 똑같은 문학이 척척 쏟아지고 이어지는 셈입니다. 박재삼 님이 지게꾼 아버지랑 물고기장수 어머니 삶길을 글로 옮겼다면, 일본에서 자란 나날하고 핏빛이 몰아친 이 나라 시골에서 마주한 살림살이를 글로 담았다면, ‘삶노래’로 남았을 텐데요.


ㅅㄴㄹ


누님의 치맛살 곁에 앉아 / 누님의 슬픔을 나누지 못하는 심심한 때는 / 골목을 빠져 나와 바닷가에 서자. (밤바다에서/22쪽)


열 몇 살 때던가 / 제비떼 재재거리는 / 여학교 교문 앞을 / 발이 떨리던 때는 / 그런대로 그 비틀걸음에는 / 가락이 실려 있었다. // 찬란한 은행잎을 달고 / 찬송가가 유독 출렁거리던 / 마음 뒤안에 깔린 노을을 …… // 아직도 그 여학생들의 / 옷태가 머리태가 좋으면서, / 기쁘면서, 또한 그를 사랑하면서. (열 몇 살 때/3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산비둘기
권정생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노래책/숲노래 동시비평 2022.7.3.

노래책시렁 241


《산비둘기》

 권정생

 창비

 2020.5.15.



  몸은 흙에 내려놓고 마음은 하늘빛으로 날아간 권정생 님 글을 새삼스레 만날 수 있으면 반갑습니다. 다만 두 가지를 생각해 봅니다. 이미 여러 곳에 실은 글을 굳이 따로 묶거나 섣불리 그림책으로 옮기는 일이 너무 잦은 듯하고, 《산비둘기》 같은 책처럼 겉으로는 옛판을 되살리는 듯하면서 속살은 옛판을 되살리지 않는 책은 더없이 아쉽습니다. 겉그림부터 옛판을 그대로 담았으면 속살도 옛판으로 담아야 어울리지 않을까요? 권정생 님 손글씨라면 어린이도 알아보기 쉽다고 느낍니다. 요즈음은 손글씨로만 묶는 책이 한결 빛날 수 있습니다. 권정생 님이 굳이 둘레에 알리지 않고 조그맣게 여민 글모음은 두 가지로 바라보아야지 싶습니다. 첫째, 스스로 부끄러워 내보이고 싶지 않은 글입니다. 둘째, 스스로 안 내보이고 싶어 묵힌 글을 애써 책으로 꾸민다면 ‘있는 그대로’ 살릴 적에 뜻깊습니다. 《산비둘기》는 끝에 ‘발문·발굴 해설’이란 두 가지 글을 덧붙이는데 무척 딱합니다. 어린이한테 들려줄 노래(동시)에 ‘발문’이란 일본스런 한자말을 내건 글을 꼭 실어야 할까요? 권정생 님 글을 ‘발굴’했다는 말이 알맞을까요? 별빛으로 떠난 어른이 남긴 글은 군더더기 없이 정갈하고 작게 만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ㅅㄴㄹ


냉이도 / 비 맞고 있다 // 꽃다지도 / 비 맞고 있다 // 봄비 맞으면 / 모두 파래지나 봐 // 오리나무 가지마다 / 눈이 떴다 (봄비/7쪽)


새앙쥐야 / 쬐금만 먹고 / 쬐금만 더 먹고 / 들어가 자거라 // 새앙쥐는 / 살핏살핏 보다가 / 정말 쬐끔만 먹고 / 쬐금만 더 먹고 / 마루 밑으로 들어갔어요 (달님/2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6.11.


《우리는 단짝》

 미겔 탕코 글·그림/김세실 옮김, 나는별, 2022.6.7.



읍내를 다녀온다. 등허리를 펴려고 드러누워도 숨을 돌리지만, 저잣마실을 하려고 시골버스를 탈 적에도 숨을 돌린다. 숲노래 씨랑 저잣마실을 나서는 큰아이는 노래를 듣고, 숲노래 씨는 노래꽃(동시)을 쓰고 하루쓰기(일기)를 하고서 책을 읽는다. “벼리 씨는 이제 책을 안 읽네?” “아, 버스에서 읽으려면 어지러워.” “어지럽다는 생각에 갇히면 어지럽지만, 네가 하고픈 일만 바라보고서 하면 어지러움이 오히려 사라진단다.” 호젓한 흙날이다. 고흥사람은 조용하지만 고흥으로 놀러온 사람이 제법 보인다. 큰고장(도시)에서 먼 이 고흥까지 나들이를 오는 사람이 있구나. 하긴. 나도 고흥에서 서울이며 여러 고장을 찾아가니까. 《우리는 단짝》을 아이들한테도 읽힌다. 아이들이 재미있다고 한다. “뭐가 재미있어?” “음, 그냥?” “그렇군요.” 흙한테 물어보면 흙이 속삭인다. 나무한테 물어보면 나무가 알려준다. 생각해 보라. 어머니한테 물으니 어머니가 노래하고, 아버지한테 물으니 아버지가 춤춘다. 구름한테 물으면 비를 뿌려 주고, 바다한테 물으면 철썩철썩 물결을 친다. 마당에 서면 범나비가 내 몸을 빙그르르 돌다가 후박나무를 감돌다가 하늘로 오른다. 우리 집에서 깨어난 아이로구나. 잘 자랐구나. 반가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6.10.


《10대와 통하는 세계사》

 손석춘 글, 철수와영희, 2022.4.5.



구름밭이 드넓다. 온통 구름밭이다. 땅은 푸르고 하늘은 하얗다. 빨래를 해서 넌다. 새파란 하늘일 적에는 옷마다 파란빛이 스미고, 새하얀 구름밭일 적에는 옷에 흰빛이 감돈다. 바람이 불면 옷자락에 바람빛이 내려앉지. 작은아이랑 깃털공치기를 한다. 처음에는 ‘배드민턴·셔틀콕’이란 말을 그냥 썼는데, 두 아이 모두 못 알아듣는 모습을 보고는 “아차, 아무리 어른한테 익숙한 말이어도 함부로 쓰지 말자. 그러면 어떤 말로 풀어내어 들려줄까?” 하고 생각했다. 가만 보면 ‘셔틀콕’은 깃털로 엮는다. ‘깃털공’이요, 줄여서 ‘깃공’이다. ‘배드민턴’이라면 ‘깃털공치기·깃공치기’일 테지. 저녁에는 하루를 돌아보면서 조용히 노래꽃을 쓴다. 이래저래 등허리를 쉬며 눕고서 얖에 글꾸러미를 놓는다. 마음에 반짝반짝 이야기가 스치면 붓을 쥐어 옮긴다. 《10대와 통하는 세계사》를 읽는다. 배움터(학교)에서 가르치는 이야기는 이웃자취(세계사)라고 할 만할까? 우리는 ‘우리자취(한국사)’도 ‘이웃자취’도 아닌 ‘임금자취’만 달달 외지 않을까? 우리나라를 이루는 수수한 사람들이 아이를 낳고 돌보며 살림을 지은 ‘우리자취’를 읽고서, 이웃터(외국·세계) 수수한 이웃이 살림을 가꾼 작은자취를 만나면 아름다우리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