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2.7.13.

숨은책 189


《숲속의 소녀》

 로우라 I. 와일더 글

 방순동 엮음

 정민문화사

 1956.11.15.



  열세 살까지는 보임틀(텔레비전)을 어머니랑 언니하고 함께 보았으나, 푸른배움터에 들어가는 열네 살부터 배움수렁(입시지옥)에 빠지며 볼 틈이 없고, 스무 살로 접어들며 아예 끊습니다. 어릴 적에 “초원의 집”이란 이름인 풀그림을 보았어요. 그때에는 책을 몰랐어요. 《보리 국어사전》을 엮던 2001년에 이웃님 한 분이 《초원의 집》을 알려주었어요. 학원출판공사에서 《큰숲 작은집》으로 옮겼으며, 시공사에서 《큰 숲속의 작은집》으로 다시 옮겼다고 귀띔했어요. “Little House in the Big Woods”이니 “큰숲 작은집”으로 옮겨야 맞고, “Little House on the Prairie”라면 “너른들 작은집”으로 옮겨야 맞겠지요. 그런데 지난날 새뜸(방송) 일꾼은 일본말씨처럼 “초원의 집”이란 이름을 붙였고, 뒷날 김석희 님도 이 일본스런 이름을 따릅니다. 흔히 ‘ABE전집’으로 이 책이 처음 나온 줄 여기지만, 1956년에 《숲속의 소녀》란 이름으로 방순동 님(1922∼2006)이 진작 정갈하게 옮겼습니다. 오랜 옮김말씨에는 숲빛하고 들내음이 흘러요. 이 책은 숲과 들 사이에서 온몸으로 풀빛을 머금는 살림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오늘 우리가 잊어버린 손빛을, 풀꽃나무를, 하늘빛을, 숲노래를 고이 풀어내요. 숲순이가 노래하는 하루를.


ㅅㄴㄹ


#LittleHouseintheBigWoods #LittleHouse

#LittleHouseonthePrairie

#LauraIngallsWilder #GarthWilliams

#大きな森の小さな家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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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시렁 124


《韓國의 書誌와 文化》

 모리스 쿠랑 글

 박상규 옮김

 신구문화사

 1974.5.1.



  혼자 책길을 알아 가던 어느 날, 저처럼 혼자 책길을 알아 가던 책벗님이 ‘모리스 쿠랑’이라는 프랑스사람이 쓴 책을 아느냐고, 이녁이 쓴 책을 찾아서 읽어 보면 재미있으리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웬 프랑스사람 책을 챙겨 읽느냐고 시큰둥했습니다만, 이 얘기를 듣고서 며칠 뒤에 《韓國의 書誌와 文化》를 만났고, 첫 줄부터 끝 줄까지 깜짝 놀랄 만한 눈길·생각·손길·마음을 느끼면서 읽었습니다. 우리는 프랑스 싸울아비(군인)가 우리 책을 잔뜩 훔친 일을 아파하는데, 우리한테 빛살(보물)인 책은 이들이 훔친 책만 있지 않았다고 느꼈어요. 우리 삶을 적은 책이라면 모두 빛살이요, 무엇보다 ‘우리 삶을 손수 적은 책을 알아보는 눈썰미’가 책값을 한껏 살리는구나 싶더군요. 모리스 쿠랑이라는 프랑스사람이 있었기에 우리 책이 걸어온 길을 찬찬히 새기거나 갈무리할 수 있었다고 할까요. 책을 읽거나 다루는 눈길을 프랑스 이웃님한테서 고맙게 배우면서 고이 돌아보았어요.


“귀족들이 유교를 채용한 것은 우선 자기네를 민중으로부터 구별시키기 위해서였음도 사실이지만, 나중엔 그들 자신이 중국식 교훈에 너무 젖어들어서 학식이 바로 그들의 독점물이요, 그들 계급의 가장 빛나는 표지가 되는 것으로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101쪽)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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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2022.7.13.

숨은책 723


《백설공주의 계모는 어떻게 되었나》

 라이너 쿤체 글

 차경아 옮김

 두레

 1978.9.1.



  요즈음 책집에는 책이 참 많습니다. 새로 나오는 책도 예전에 나온 책도 많아요. 이 가운데 어린이책이 남달리 많아요. 갈수록 어린이책은 더 늘어날 테고, 푸른책도 꽤 나올 테지요. 그런데 웬만한 어린이책·푸른책은 ‘삶을 새롭게 읽어 스스로 생각을 북돋우는 살림길로 이끄는 징검다리’이기보다는 ‘배움틀(학습과정)에 맞춘 곁배움책(참고서·학습보조도구)’ 같습니다. 어린이 스스로 앞날을 새롭게 가꾸는 슬기로울 이야기를 담는 어린이책보다는 ‘어른들이 짜맞춘 수렁에 갇혀 고단하거나 서로 싸우는 줄거리’에 그치는 책이 지나치게 많아요. 《백설공주의 계모는 어떻게 되었나》는 1978년에 우리말로 처음 나옵니다만 일찍 사라졌습니다. 아직 어린이책이 제대로 읽히기 어려운 무렵에 나오기도 했고, 요새는 책이 넘치는 바람에 다시 읽히기 힘들 수 있습니다. 저는 어릴 적에 책은 거의 못 읽거나 안 읽으며 뛰놀고 짐(숙제)에 짓눌려 살았는데, 이즈막 어린이는 뛰놀 틈도 빈터도 없이 쳇바퀴에 갇히고 부릉이(자동차)에 얽매입니다. 어른도 아이도 발을 땅에 디디지 않는 오늘날은 책이 무슨 구실을 할까요? 하얀눈이(백설공주) 뒷이야기를 넌지시 그리면서 ‘바보스런 어른 굴레(사회)’를 나무란 책을 가만히 쓰다듬습니다.


ㅅㄴㄹ


#ReinerKunze

#DerLoeweLeopold #FastMaerchen #fastGeschi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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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일들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 땅과 이웃, 시 이야기, 2022 ARKO 문학나눔 선정도서 한티재 산문선 4
김해자 지음 / 한티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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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7.12.

읽었습니다 151



  김해자 님이 쓰는 책을 꼬박꼬박 챙겨서 읽기에 《위대한 일들이 지나가고 있습니다》도 장만해서 읽었습니다만, 너무 글멋을 부리는구나 싶어서, 이 글멋이 가실 길이 없어 보이는구나 싶어서, 앞으로는 더 장만하지 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글이면 글인데, 이 글에 ‘문학’이나 ‘수필’이나 ‘시’라는 이름을 덧씌우면 울타리가 높습니다. 글을 글이 아닌 ‘문장’이나 ‘문해’라고 덧붙이면 담벼락이 단단합니다. 할머니하고 어깨동무하는 글이란 어떤 길일까요? 시골빛을 담아내면서 푸르게 영그는 글이란 어떤 빛일까요? 치레하기에 멋지지 않습니다. ‘놀랍다·대단하다·훌륭하다·거룩하다·뛰어나다·크다·높다’ 같은 우리말이 있습니다. ‘위대’를 찾지 않기를 바라요. 눈을 낮추고 흙하고 사귀는 글로 추스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문해(文解) 수업에서, 이제 막 문맹에서 탈출 중인 어머니가 쓴 겁니다(8쪽)” 같은 치레글로는 놀라운 일도 아름다운 일도 사랑스러운 일도 없어요.


《위대한 일들이 지나가고 있습니다》(김해자 글, 한티재, 2022.3.21.)


ㅅㄴㄹ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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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도 상이 많아야 한다 - 임길택 선생님이 가르친 산골 마을 어린이 시 보리 어린이 22
임길택 엮음, 정지윤 그림 / 보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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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책/숲노래 시읽기 2022.7.12.

노래책시렁 243


《꼴찌도 상이 많아야 한다》

 정선 봉정분교 어린이

 임길택 엮음

 정지윤 그림

 보리

 2006.9.1.



  1987년에 나온 《학급문집 물또래》를 간추린 《꼴찌도 상이 많아야 한다》를 2006년에 처음 읽을 적에도, 2022년에 다시 읽을 적에도 책이름 탓에 여러모로 쓸쓸합니다. 흙으로 돌아간 임길택 님이 붙인 ‘물또래’라는 이름이 곱게 있는데 굳이 “꼴찌도 상이 많아야 한다”로 바꾸어야 했을까요? 아이를 낳아 살아가며 늘 돌아보노라면, 아이한테도 어버이한테도 보람(상)이 따로 있어야 할 까닭이 없구나 싶습니다. 아이랑 어버이는 보람으로 함께 살아가지 않아요. 둘은 오직 ‘사랑’으로 함께 살아갑니다. 임길택 님이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보며 함께 지낸 나날을 아이들 글로 갈무리한 책을 새로 펴내려 했다면 ‘물또래’란 이름을 그대로 쓰거나 “꼴찌도 사랑받아야 한다”쯤으로 붙일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람은 없어도 즐거워요. 사랑이면 됩니다. 종잇조각이나 돈이나 살림을 주고받는 보람이 아닌, 오롯이 마음으로 품고 토닥이고 노래하고 웃고 이야기하는 사랑이면 넉넉해요. 우리 삶은 사랑이기에 빛납니다. 우리가 쓰는 글은 사랑이기에 함께 나눕니다. 우리가 읽는 책은 사랑이기에 오래오래 물려줄 만합니다. 우리가 짓는 하루는 사랑이기에 너나없이 어깨동무하는 살림꽃으로 피어납니다.


ㅅㄴㄹ


명아주풀이 / 고추보다 더 크고 / 고추도 많이 뽑아야 하고 / 아직 29골이 남았는데 / 허리는 아프고. //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풀을 뽑아야 하는데 / 고추를 뽑는다. / 엄마는 저만큼 나갔는데 / 나는 아직 제자리에 앉아 / 놀 생각만 한다. (고추밭 매기-6학년 배연자/32쪽)


밤에 잠자다 / 깨어나 보면 / 어머니는 베를 짜느라 / 아직도 잠자지 않는다. // 이마에는 / 땀이 흐르고 있다. // 나는 / 수건을 어머니께 / 갖다 드렸다. (베 짜시는 어머니-6학년 이미경/7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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