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나라의 황금색 털뭉치 11
시노마루 노다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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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9.9.

책으로 삶읽기 781


《우동나라의 황금색 털뭉치 11》

 시노마루 노다카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20.10.25.



《우동나라의 황금색 털뭉치 11》(시노마루 노다카/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20)를 읽었다. 아이·어버이·동무·이웃·마을·숲이 얽힌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내면서 막바지에 이른다. 어버이가 낳아 돌보는 숨결이기에 아이요, 나이가 들어 어른이란 자리에 설 적에도 어린날 누린 사랑을 기쁘게 돌아보면서 새롭게 펼 줄 알기에 아이라 할 만하다. 사람 곁에는 사람인 동무하고 이웃도 있으나, 사람이 아닌 숲짐승이며 풀꽃나무라는 동무하고 이웃도 있다. 마을이라 할 적에는, 사람이 사는 집만 모였다는 뜻이 아니다. 숲을 품고 숲짐승을 안으며 풀꽃나무하고 흐드러지기에 비로소 마을이라고 한다. 오늘날 서울(도시)이란 얼거리라면 마을하고 멀다. 사람들 사이가 메마르거나 팍팍한 탓을 보라. 벼슬꾼(공무원)이나 우두머리(대통령·지도자)가 어리석은 모습을 보라. 적잖은 글바치가 돈·이름·힘에 끄달리는 얼거리를 보라. 참다운 사람빛을 잃은 사람을 보면, 하나같이 서울(도시)에서 산다. 숲하고 풀꽃나무를 잊거나 버린 채, 숲짐승이며 풀꽃나무가 이웃인 줄 모르는 쳇바퀴에서 허덕인다. 숲을 잊기에 돌림앓이에 갇히는 사람일 테며, 숲을 등지기에 부스러기(지식)에 매달리며 싸우는 사람이다. 숲을 품고 돌보기에 빛나는 사람일 테며, 숲빛으로 살림을 가꿀 줄 안다면, ‘너구리 아이’가 ‘너구리 아이’로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줄 마음으로 언제나 알아차리리라.


ㅅㄴㄹ


“아니, 뭐, 지금 그대로도 괜찮지 않나요? 나도 까다로운 성격은 아버지를 닮아서, 피는 못 속인다고나 할까. 게다가 난 오늘 즐거웠어요.” (27쪽)


‘그러고 보니 난, 애써 앞날을 생각하지 않으려 했던 게 아닐까. 변함없는 매일이 앞으로도 쭉 이어질 거라 믿고 싶었다. (58쪽)


‘내내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어째서 포코는 내게로 왔을까. 뭔가, 이유가 있지 않을까.’ (8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うどんの国の金色毛鞠 #篠丸のど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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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O 마오 12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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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9.8.

책으로 삶읽기 782


《마오 12》

 타카하시 루미코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2.7.25.



《마오 12》(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2)을 읽었다. 무엇이든 끝이 없을밖에 없다는 대목을 잘 드러내는 얼거리이다. 꿈도 생각도 끝이 없다면, 사랑도 끝이 없고, 미움하고 시샘도 끝이 없다. 돈바라기나 이름바라기나 힘바라기도 끝이 없고, 배고픔도 끝이 없다. 그러면 이 끝없는 삶에서 ‘어떤 끝없음’으로 갈 셈인가? 누구를 미워하기에 누구를 죽였으면, 이렇게 죽였으니 ‘된’ 일 아닐까. 죽임질을 왜 멈추지 못 하는가. 가난이 싫어 돈을 벌었으면, 벌어들인 돈을 즐겁고 아름답게 쓰면 될 텐데, 언제까지 돈만 긁어모을 셈인가. 모자라다고 여기는 마음은 끝없이 스스로 갉아먹는다. 그런데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은 줄 알아차리면서 스스로 빛나는 사랑일 적에는 늘 스스로 싹을 틔운다. 사랑길에서 한 걸음이라도 벗어나면 ‘사랑 아닌 굴레’나 ‘사랑인 척하는 수렁’에 잠긴다. 사랑은 입으로 떠드는 말이 아닌, 오직 삶으로 빛나는 포근하면서 즐거운 넋이다. 사랑을 잊기에 미움에 사로잡히고, 사랑을 스스로 버리기에 시샘이며 주먹질에 휩쓸린다.


ㅅㄴㄹ


“아아, 처음부터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걸. 나는 그 길로 누나가 있던 집으로 가서 마당을 파헤쳤다. 정말로 누나는, 마당 한구석에 쓰레기마냥 묻혀 있었다. 월금과 함께. 그 집에 불을 지르고, 그다음에는 생각나는 대로, 아이들이 팔려간 집이나 유곽에 불을 지르고 다녔지.” (17∼18쪽)


“누나는 한이 맺혔겠지. 네 분노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것과 네가 거듭하는 암살은 경우가 달라.” (21쪽)


“하지만 아이들은 내장이 어른보다 덜 더러우니까 깨끗하게 씻어서 신선한 간을 꺼내야지.” “그, 그런 짓을!” “그리고 너처럼 젊은 여자로 만든 약은 비싸게 팔 수 있어. 회춘이나 미백효과가 있으니까.” “뭐야? 겨우 그런 걸 위해…….” (119∼12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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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게 살아온 나날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31
조지 고든 바이런 외 지음, 피천득 옮김 / 민음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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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책 2022.9.8.

노래책시렁 247


《착하게 살아온 나날》

 조지 고든 바이런 외

 피천득 옮김

 민음사

 2018.6.1.



  책집에서 책을 장만하는데 책집지기가 책을 힐끗 보다가 풋 하고 웃음을 터뜨린 일은 꼭 두 판입니다. 처음은 《밥벌이의 지겨움》을 살 적인데, 책집지기 할배는 “지가 밥벌이를 얼마나 해봤기에 지겹다고 말해?” 하고 대뜸 한마디했습니다. 다음은 《착하게 살아온 나날》을 살 적으로, 책집지기 할매는 “착하게? 착하게 산 사람이 다 얼어죽었나?” 하고 불쑥 한마디했습니다. 저는 그저 책을 장만해서 읽을 마음이었는데, 예순줄을 훌쩍 넘긴 두 책집지기님이 책을 쓴 사람이 붙인 책이름을 보고서 어이없어 너털웃음에 핀잔을 하시기에 퍽 놀랐습니다. 그러고 보면, 다른 책집지기님도 애써 말을 삼갔지만, 책이름을 보고 말없이 “허허허!”라든지 “제가 책을 팔기는 합니다만 이런 책은 ……” 한 적이 제법 있어요. 피천득 님이 이웃나라 노래를 우리말로 옮긴 지 제법 된 줄 알고, 이 책에 실은 노래는 진작 읽기는 했습니다. 다 읽은 노래를 굳이 산 까닭은 딱 하나예요. 옮긴이가 새로 쓴 머리말이 알쏭달쏭할 만큼 오락가락했거든요. 총칼로 쳐들어온 일본이지만, 이 일본한테 사로잡힌 이 나라 글꾼이 수두룩한 민낯에, 배부른 살림이었으면서 글로만 가난을 노래한 두동진(모순) 모습은 하나도 안 착하거든요.


ㅅㄴㄹ


나는 열다섯 살 무렵부터 일본 시인의 시들 그리고 일본어로 번역된 영국과 유럽의 시들을 읽고 시에 심취했습니다. (옮긴이 말/5쪽)


우리나라에도 시인이 참 많은데, 나는 그들에게 이런 말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시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자존심이라고 말입니다 …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의 시인들 중에는 권력 앞에 굴종하고 위정자들에게 의탁한 시인들이 있습니다. 이익을 바라서 순정을 파는 것은 시인의 도리가 아닙니다 … 사실, 나는 안정적인 삶을 살아왔습니다. 글을 써서 이름도 얻었고 대학교수도 했습니다. 그런데 나는 이런 사실이 너무도 송구스럽습니다. (옮긴이 말/7쪽)


※ 고칠 말씨

백설이 희다면은 그의 살갗 검은 편이

→ 눈이 희다면은 그이 살갗 검기를

→ 흰눈 곁이면 그사람 살갗 검도록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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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2022.9.8.

수다꽃, 내멋대로 24 응큼한 마흔돌이



  오늘날 ‘마흔돌이(40대 남성)’는 어릴 적에 또래(다른 성별)하고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사랑길을 배운 적이 없다고 느낀다. 내 또래도, 언니동생도, 지난날 어린배움터(국민학교)하고 푸른배움터(중·고등학교)에서 ‘성교육’이란 이름조차 없었고, 더 예전에는 더더욱 없었다. 쉰돌이(50대 남성)나 예순돌이(60대 남성)나 일흔돌이(70대 남성)라면, ‘순이(여성)는 집에서 집일만 하고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굴레에 갇힌 채 어린날과 젊은날을 보냈으리라. 둘레(사회)를 보면, 일흔돌이라 하더라도 일찌감치 이 굴레를 깨고서 ‘열린돌이(평등·평화로 가는 남성)’로 나아간 분이 제법 있다. 예순돌이에서도 꽤 볼 수 있다. 그러나 쉰돌이나 마흔돌이에서는 뜻밖에 적다. 집에서 설거지쯤은 하더라도, 집일이 뭔지 모르는 마흔돌이·쉰돌이가 넘치고, 아이를 돌보는 살림이라면 더더욱 바보에 멍청이인 마흔돌이·쉰돌이가 그득하다. 이들은 어릴 적부터 오나오냐로 자랐을 뿐 아니라, 스스로 나이가 든 뒤에 새길을 배우면서 어깨동무(평등·평화)로 나아가려는 몸짓보다는, 돈·힘·이름을 붙잡으려 했다. 이제 내 또래도 여느 배움터에서 으뜸어른(교장)이나 버금어른(교감)이 되고, 웬만한 일터에서는 우두머리(사장·대표)를 하는데, 슬기롭거나 참한 또래가 더러 있으나 아직 한참 멀다고 느낀다. 그러면 마흔돌이·쉰돌이는 왜 허물벗기하고 멀까? 마흔돌이·쉰돌이는 아이를 낳을 무렵 거의 모두 일터에 틀어박혔다. 아이를 돌볼 줄 아는 마흔돌이·쉰돌이는 드물다. 예순돌이·일흔돌이는 어떻게 허물벗기를 했을까? 예순돌이·일흔돌이도 아이를 돌볼 줄 모르기는 매한가지이되, 이들은 할아버지란 자리에 서면서 ‘처음으로 아기·아이·어린이’를 마주하였고, ‘아기·아이·어린이’ 곁에서 ‘동시·동화·그림책’을 읽어 주었다. 스스로 낳은 아기가 아닌, 딸이나 며느리가 낳은 아기를 비로소 무릎에 앉혀 달래는 동안 ‘할머니랑 며느리한테서 아기를 돌보는 길’을 꾸지람을 들으면서 차근차근 배웠고, 이러면서 부엌일이나 집안일을 천천히 거들었고, 아이랑 집안일하고 사귀면서 스스로 허물벗기라는 길을 시나브로 나아간다. 이와 달리 마흔돌이·쉰돌이는 거의 모두 돈·힘·이름을 붙잡는 데에 온마음을 바친다. 한 살이라도 젊을 적에 더 벌거나 거머쥐려 한다. 그리고 마흔돌이·쉰돌이는 아직도 ‘동시·동화·그림책’을 거의 안 읽는다. ‘동시·동화·그림책’을 안 읽는 스물돌이·서른돌이도 갇히거나 막히거나 갑갑하거나 답답한 틀에 스스로 옭아매면서 바보나 멍청이로 보내는 이들이 많더라. 아기를 낳았거나 어린길잡이(초등교사)란 일을 하기에 ‘동시·동화·그림책’을 읽어야 하지 않는다. 스스로 사람다운 사람으로 서는 ‘참돌이(진정한 남성)’로 서면서 ‘참사랑(진정한 사랑)’을 짓고 나누려는 마음이 있다면, 아기를 안 낳은 사내라 하더라도 ‘동시·동화·그림책’을 읽을 뿐 아니라, 손수 써 볼 노릇이다. “그림책 읽는 어머니”는 1980년대부터 우리나라를 크게 뒤흔들면서 푸르게 바꾸어 놓는 밑힘이었다. “그림책 읽는 아버지”가 이제라도 태어나거나 깨어나야, 우리나라를 확 까뒤집으면서 ‘전쟁무기·군대·우두머리’ 없이 어깨동무하는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나는 열아홉 살인 1994년에도 ‘대학생이지만 인문책 곁에 꼭 어린이책을 놓았’고, 큰아이를 2008년에 낳았지만 이무렵에는 ‘동시·동화·그림책’을 읽은 지 열 몇 해가 되었기에, 집안일을 기쁘게 맡고, 하루 내내 아이랑 어우러지면서 살림을 돌보았다. 언제나 아이들이 어버이를 일깨우고 가르친다. 어린이책을 안 읽고 인문책에만 빠진 마흔돌이·쉰돌이는 대가리가 터진다. 이러니 ‘응큼질(성추행)’을 한다. 이들한테 ‘늦깎이 성교육’을 시키기보다는 어린이책을 읽히면 된다. “그림책 읽는 아버지”로 거듭나면, 바보짓을 훨훨 털어내어 참돌이로 나아가리라 본다.


ㅅㄴㄹ


멍청한 마흔돌이 이야기를

기사로 아무리 내보낸들

이 나라는 안 바뀐다.

그림책 읽는 아저씨 이야기를

기사로 담아낼 적에

비로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신문·방송과 정부는 이 나라를

아름답게 바꿀 마음이 아직도

없다는 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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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사람노래 . 석주명 1908∼1950



8월이면 무화과가 익고

팔랑나비 내려앉아 쉬고

이 여름에 후박나무 푸르고

파란띠제비나비 나풀나풀 놀고


9월이면 부추꽃이 하얗고

모시나비 살랑살랑 앉고

이 가을에 감나무 우뚝하고

부전나비 가만가만 춤추고


노란 장다리꽃 곁에

노란 봄빛 같은 노랑나비

흰구름 흐르는 철에

하늘빛 머금은 배추흰나비


풀잎 먹으며 꿈꾸었고

꽃가루 건드리며 웃는

온누리 모든 나비처럼

나도 날면서 노래하지


+ + +


나비하고 벌이 있기에 풀꽃나무는 꽃가루받이를 해서 씨앗을 남기고 열매를 맺어요. 나비는 날개 있는 몸을 누리기 앞서 풀잎이나 나뭇잎을 갉는 애벌레로 꽤 오래 지냅니다. 어린벌레일 적에 잎을 갉기에, ‘날개돋이’를 하고 나서는 그야말로 바지런히 꽃송이를 찾아다니면서 꽃가루받이를 해준다고 할 만해요. 모든 풀꽃나무가 다 다른 철과 때에 잎을 내놓고 꽃을 피우듯, 나비도 다 다른 철과 때에 맞추어 저마다 다르게 깨어나요. 일본이 총칼로 이 나라를 억누르면서 모든 곳을 ‘일본말·일본 얼거리’로 바꾸던 즈음, 석주명 님은 우리나라 나비를 샅샅이 짚고서 ‘우리말로 이름을 새롭게 지어’ 주었습니다. 제주섬에서 일할 적에는 ‘제주말(제주 사투리)’을 찬찬히 헤아리며 갈무리했고요. 이러다가 한국전쟁 한복판(1950)에 그만, 술에 절은 군인이 쏜 총에 맞아 일찍 숨을 거두고 말았어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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