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2022.10.1.

오늘말. 사람결


어느 만큼 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싶기에 짝을 찾아서 붙어 봅니다. 나한테 맞추어 주는 짝꿍하고 움직이면서 발걸음이며 몸놀림을 차근차근 되새깁니다. 곁에서 도와주는 손길이란 따뜻하지요. 푸근히 퍼지는 사람결을 누리면서 한결 새롭게 맛보고 느끼고 배웁니다. 어렵게 해야 잘 배우지 않습니다. 얼마든지 가볍게 배울 만합니다. 가시밭길을 거쳐야 잘 배우지 않아요. 대단하지 않아도 이바지하고, 흔하더라도 돕습니다. 우리는 서로 꽃 한 송이로 만나고 별빛 한 줄기로 마주하면서 너그러이 토닥이고 감쌉니다. 과일 한 알을 나누듯 과즐 하나를 조각내어 노늡니다. 콩 석 톨을 심어서 사람이랑 새랑 풀벌레가 함께 즐기듯, 사람살이에서도 숲살이에서도 어깨동무로 따스한 나날이에요. 훌륭하거나 빼어난 재주가 없어도 넉넉합니다. 수수한 손길에 수월히 오가는 마음으로 이웃사랑을 폅니다. 어느 사람길이건 꽃길일 만합니다. 어느 들길이건 푸른길일 만하고요. 곱게 흩날리는 꽃씨를 바라봅니다. 아름답게 흐르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가뿐하게 한 발 두 발 내딛어요. 거뜬하게 한 손 두 손 거듭니다. 참하게 가꾸고, 참되게 돌아봅니다.


ㅅㄴㄹ


맛보기·익힘짝·배움짝·짝·짝꿍·짝지 ← 연습상대


사람·사람길·사람답다·사람결·사람됨·사람꽃·사람빛·곱다·너그럽다·아름답다·따뜻하다·따사롭다·따스하다·포근하다·푸근하다·참되다·참하다·착하다·서로돕기·어깨동무·이웃사랑·돕다·도와주다·이바지 ← 인도(人道) 2, 인도적(人道的), 인도주의, 인도주의적


과줄·가볍다·가뿐하다·거뜬하다·쉽다·수월하다·안 어렵다·아무렇지 않다·만만하다·대수롭지 않다·대단하지 않다·흔하다 ← 약과(藥果)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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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2022.10.1.

오늘말. 맨몸받이


모든 일은 맨몸에서 비롯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맨손으로 어머니 품에서 태어났어요. 우리를 낳은 두 어버이도 맨몸에 오롯이 사랑을 담아 만났어요. 우리가 자라나는 길에는 사랑을 담은 살림을 누리면서 둘레를 하나하나 익혔지요. 서로 맨손이라면 조용해요. 총칼을 뚝딱거리거나 주먹을 휘두르려 할 적에는 그만 죽음길이 생겨요. 총칼을 때려지으려고 숱한 사람들이 어마어마한 돈을 들이고 들숲바다를 끔찍하게 망가뜨리는데, 총칼이 있어야 나라를 지킨다는 거짓말이 끝없이 퍼지더군요. 우리나라도 이웃나라도 가난하지 않습니다. 모든 나라가 부질없이 싸움붙이에 매달리면서 사람들을 길들여 쑤시고 때리고 꽂고 찌르니 그만 바보가 될 뿐입니다. 서로 죽이고 죽는 싸움연모에 들어가는 돈이 얼마인 줄 아시나요? “내가 더 커야 하고, 내가 더 세야 하고, 내가 더 많이 쥐어야 하고, 나 혼자 으뜸이어야 한다”고 여기면서 힘을 앞세우는 멍청짓에 놀아납니다. 다 내려놓고서 맨몸으로 빗물을 받아 보기를 바라요. 모두 손에서 놓은 맨몸뚱이로 햇볕을 쬐고 바람을 마시기를 바라요. 우리 한몸은 싸움이 아닌 사랑이 바탕일 적에 빛납니다.


ㅅㄴㄹ


맨몸·맨몸싸움·맨손싸움·맨몸으로·맨몸받이·맨손·맨주먹·몸놀림·몸바치다·몸받이·몸맡김·몸싸움·몸으로·몸을 던지다·온몸놀림·온몸바치다·온몸받이·온몸맡김·한몸바치다·한몸받이·한몸맡김 ← 육탄(肉彈), 육탄전, 육탄공세(肉彈攻勢)


싸움연모·싸움붙이·연장·총칼·칼·주먹·주먹질·주먹힘·손찌검·내세우다·앞세우다·재주·솜씨·바탕·힘·심·죽음길·죽음빛·쏘다·찌르다·꽂다·베다·치다·쑤시다·때리다·무찌르다 ← 무기(武器), 전쟁무기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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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2022.10.1.

오늘말. 티격태격


서로 으르렁댄다면 서로 손을 잡을 마음이 없습니다. 맞받거나 맞붙으면서 싸우려고 할 뿐입니다. 서로 옳다고 내세우니 티격태격입니다. 잘못은 나무랄 만하고, 잘 하면 치켜세울 만한데, 마음이 안 맞는다면서 갈라서서 발톱을 내밀면서 어그러지면 팔팔결로 등지겠지요. 어질게 하는 일에도 거스르고, 착하게 여미는 길에도 튕기려 한다면, 다시금 치고받을 테고요. 누구나 서로 다르니까 달리 바라볼 뿐입니다. 마음이 다르기에 따따부따하거나 시시콜콜 뒤집어야 하지 않아요. 아니라 느끼면 아니라 말하되, 그저 거꾸로 서려는 마음을 녹여야지 싶습니다. 노려보면서 두가름으로 서려 하지 말고, 하늘과 땅 사이에서 아름답게 펼 길을 찬찬히 생각할 노릇입니다. 들숲바다를 보면 다 다른 풀꽃나무에 숨결이 어우러집니다. 한 가지 풀만 자랄 수 없고, 한 가지 나무만 설 수 없고, 한 가지 헤엄이만 노닐 수 없어요. 온갖 풀이 갈마들고, 나무 사이에 숱한 숲짐승이 살아가고, 갖은 풀벌레가 함께 있습니다. 사람들은 왜 자꾸 어그러지려 할까요? 이제는 툭탁질을 멈추고 어깨동무를 찾을 일이라고 여겨요. 엇가락을 맞가락으로 달랠 길을 그려 봅니다.


ㅅㄴㄹ


달리·다르다·맞서다·맞받다·맞붙다·맞받아치다·받아치다·되받다·되받아치다·튕기다·튀기다·거꾸로·거스르다·대들다·뒤집다·따지다·대꾸하다·말대꾸·따따부따·시시콜콜·아니다 ← 반론(反論)


가르다·갈라서다·갈라지다·갈리다·다르다·다투다·싸우다·팔팔결·치고받다·툭탁거리다·티격태격·아옹다옹·으르다·으르렁대다·노려보다·두가름·두갈래·두동지다·두모습·두얼굴·따로놀다·맞지 않다·안 맞다·멀다·벌어지다·틀어지다·하늘과 땅·어그러지다·어긋나다·엇가락·엇나가다·엇갈리다 ← 견원지간, 상극, 극과 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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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세트] 미스터 요리왕 (총41권/완결)
혼죠 케이(만화) / 스에다 유이치로(글) / 김봄(옮김) / S코믹스 / 2019년 6월
평점 :
판매중지


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2.9.30.

숲은 일하지 않는다



《흙 1》

 혼죠 케이

 성지영 옮김

 또래문화

 1997.10.25.



  《흙 1》(혼죠 케이/성지영 옮김, 또래문화, 1997)를 읽으면 씨앗하고 흙이 어떻게 어우러지면서, 사람하고 숲은 서로 어떤 사이인가를 짚는 줄거리가 흐릅니다. 이 그림꽃은 일본에서 《SEED》로 나왔습니다. “씨앗”이란 이름이던 책을 왜 “흙”으로 바꾸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처음 나온 이름대로 《씨앗》이라 해야 걸맞을 뿐 아니라, 이 그림꽃에 나오는 사람이 늘 하는 일은 ‘씨앗 한 톨을 새롭게 심고, 씨앗 두 톨을 이웃한테 나누고, 씨앗 석 톨을 들숲바다에서 누구나 누리는 사랑을 삶으로 펴는 하루’라고 할 만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숲사람입니다. 다만, 요새는 스스로 숲빛을 잊다가 서울사람(도시인)으로 바뀝니다. 오늘날 시골사람조차 겉만 시골몸일 뿐, 속은 서울내기로 바뀌었습니다.


  숲을 숲으로 바라볼 줄 안다면, 숲에서는 아무도 일을 안 하는 줄 알 수 있습니다. 숲에서는 누구나 노래하고 춤추고 놀며 어우러져요. 서울에서는 모두 일만 합니다. 서울에서는 노래·춤·놀이가 없습니다. 돈을 버는 일하고 돈을 쓰는 노닥질만 있어요.


  씨앗은 일하지 않습니다. 씨앗은 꿈을 그려서 하나씩 이루어 갑니다. 흙은 일하지 않습니다. 흙은 온숨결을 품고서 넉넉하면서 포근하게 삶을 나눕니다. 싱그럽게 살아숨쉬는 흙은 까무잡잡하고, 씩씩하고 튼튼히 뛰노는 아이는 살갗이 까무잡잡합니다. 일만 하다 죽어버린 흙은 허여멀겋고 딱딱합니다. 오늘날 논밭흙은 까무잡잡하던 빛을 잃고서 허여멀겋게 모래밭(사막)입니다. 이러니 오늘날 ‘농업’은 온통 풀죽임물(농약)에 죽음거름(화학비료)으로 마구 뽑아내려고 해요.


  흙짓기를 따로 안 하던 지난날에는 모든 사람이 ‘여름지기(열매지기)’였고, 지난날 모든 여름지기(열매지기)는 “사람 한 알, 새 한 알, 벌레 한 알”이란 얼거리로 나누며 함께 노래하고 춤추고 놀면서 웃고 이야기했어요.


  오늘날 서울(도시)을 봅시다. “사람만 석 알 몽땅”이란 틀에 갇힐 뿐 아니라, 들꽃이나 나무 한 그루한테 한 뼘조차 안 내줍니다. 사람이 아닌 사납빼기가 된 이들은 사람 사이에서도 부릉이(자동차)한테 몽땅 자리를 내주고, 돈에 따라 더 넓고 커다란 집에 홀로 들어앉으려고 해요.


  입가리개를 스스로 벗고, 부릉이를 스스로 내려놓고, 잿빛집에서 스스로 나올 노릇입니다. 한 손에는 햇볕을 받고, 다른 손에는 바람을 받으며, 온몸으로 빗물을 머금고, 온마음으로 별빛을 담을 노릇입니다. 씨앗을 석 톨 심어서 두 톨은 숲한테 돌려줄 수 있는 눈망울일 적에, 사람은 비로소 사랑을 깨달아 스스로 즐겁고 아름답습니다.



“숲에선 사람손을 빌지 않고도 모두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짐승·새·풀이나 벌레까지도. 자연에 쓸모없는 것은 없습니다.” (11쪽)


“숲엔 무엇이든 있었다. 그들은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더 이상 구하지 않으며 느긋이 한 모금의 담배를 피우며 정성껏 화장을 하지. 우리들은 댐을 만들고 보다 편리해지겠다고 경쟁해 왔지만, 과연 행복해졌을까.” (71쪽)


“아마존엔 한 가지 식물만 자라는 곳이 없소. 식물은 종류에 따라 땅속의 양분을 나눠 쓰고 있소.” (81쪽)


“제 밭에 잡초는 없습니다.” (125쪽)


“숲에는 여러 가지 나무나 풀벌레가 살고 있습니다. 밭에서도 작물과 풀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겁니다.” “잡초가 비료를 다 먹어버린다구.” “잡초가 있으면 비료가 필요없습니다.” (126쪽)


“그들(인디오)은 화전을 일구지만 지상의 목초를 태우는 것뿐, 생명을 뺏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흙을 갈지 않고 강한 햇빛과 풍우로부터 흙을 지키고 있지요. 갈지 않아도 숲의 흙은 부드러우며 그들은 숲의 풀이나 벌레를 작물과 공존하게 하고 있습니다 … 마침내 숲이었던 토지의 지력이 떨어져 농지의 사막화가 시작되고 증대하는 인구를 먹여살릴 수 없게 되자, 15세기 이래 유럽은 아시아·아프리카·아메리카를 침략해 식민지로 만들었습니다. 그곳에서 유럽인들은 숲을 베고 현지사람들을 노예로 삼아 근대농법을 강요해 왔습니다.” (132쪽)


“지력은 숲의 낙엽과 벌레들이 만드는 대지의 생명력입니다. 근대농법은 숲을 베어없애고 대지의 생명력을 끊고 대신 화학비료를 주어 작물을 기르고 있습니다 … 어째서 토지의 생명력을 그대로 이용하지 않는 걸까요? 인간은 짧은 거리를 돌아서 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133쪽)


ㅅㄴㄹ


#本庄敬 #seed #혼죠케이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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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제트의 초록양말 파랑새 그림책 74
카타리나 발크스 글 그림, 조민영 옮김 / 파랑새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2.9.30.

그림책시렁 1048


《리제트의 초록 양말》

 카타리나 발크스 

 조민영 옮김

 파랑새 

 2008.11.14.



  싸워야 할 까닭은 없습니다. 나누면 넉넉해요. 안 나누려 하니 싸움으로 불거집니다. 그런데 나눌 마음이 없는 이들이 외려 총칼을 앞세우거나 주먹을 흔들면서 달려들어요. 억누르고 들볶으며 길들이려는 무리는 힘으로 밟거나 괴롭히려고 합니다. 이때에 맞서는 사람은 바른돌봄(정당방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따로 바른돌봄을 안 하고서 고요히 눈을 감고서 둘레를 환하게 감싼다든지, 밝게 눈을 뜨고서 사랑으로 마주하는 사람이 있어요. 어떤 총칼이나 주먹다짐에도 아랑곳않고서 상냥하게 마주보면서 달래는 사람이 있지요. 《리제트의 초록 양말》은 아이랑 어머니랑 동무가 맺는 길을 들려줍니다. 아이는 동무하고 ‘풀빛 버선’ 한 짝을 놓고서 실랑이를 벌이다가 마음에 불길이 솟습니다. 어머니는 가만히 보다가 조용히 자리에 앉아서 뜨개질을 합니다. 아이하고 동무는 ‘한 짝만 있는 풀빛 버선’을 서로 빼앗거나 챙기도록 다투거나 겨루거나 싸워야 할까요? 아이나 동무가 혼자 차지해야 즐겁거나 좋을까요? 아이 어머니는 말없이 뜨개질을 해서 두 짝을 새로 내놓습니다. 한 짝만 쥔 아이랑 동무는 ‘어머니가 새로 뜬 두 짝’을 하나씩 나누어 받습니다. 다들 싸우거나 빼앗거나 부아날 일이 없습니다. 오직 사랑일 노릇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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