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숙 - 이강산 사진집 여인숙 1
이강산 지음 / 눈빛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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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숲노래 사진책 2022.10.3.

사진책시렁 102


《여인숙》

 이강산

 눈빛

 2021.9.30.



  찰칵이를 손에 쥐기 앞서 ‘밑바닥살이’를 해본 이는 몇이나 될는지 궁금합니다. 아마 아무도 없지 않을까요? 밑바닥살이를 하면서 열린배움터(대학교)에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밑바닥살이를 하는 이로서 찰칵이를 장만하기란 까마득합니다. 숱한 ‘다큐사진가’는 ‘밑바닥살이’를 찰칵찰칵 담아내려고 ‘현장 투신’을 한다고들 말하는데, 스스로 밑바닥으로 살아가지는 않아요. 걸어다니지 않고, 작은 집에서 살지 않습니다. 손전화도 누리집(인터넷)도 없이 오직 맨몸으로 살아내는 하루하루이지 않은 채 찰칵찰칵 누르기만 합니다. 《여인숙》을 낸 분은 살짝 길손집(여인숙)에서 살아 보고서 찰칵 담기는 했구나 싶으나, 먼저 스스로 “‘밑바닥’이 따로 있는가?” 하고 되묻기를 바라요. 밑바닥이나 꼭대기는 따로 없습니다. 허름한 길손집에서 살기에 가난하지 않고, 한 채에 100억이 넘는다는 잿빛집에서 살기에 가멸차지 않습니다. ‘휴먼다큐 흑백사진개인전’은 걷어치웁시다. ‘이웃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삶을 옮긴 그림’이 아니라면 자랑하지 말고, 책으로 내지 맙시다. ‘인문보고서’도 ‘탐사보도’도 그만둬요. 그저 이웃으로 살면 넉넉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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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도 - 임금의 섬, 민중의 섬
박성태 지음 / 눈빛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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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숲노래 사진책 2022.10.3.

사진책시렁 105


《금오도》

 박성태

 눈빛

 2016.6.14.



  겉에 “임금의 섬, 민중의 섬”이란 이름을 붙인 《금오도》를 진작에 읽었으나 마음이 끌리거나 눈이 가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만큼은 ‘다큐사진 = 흑백사진’이란 틀에 얽매일 뿐 아니라, 가난한 사람은 더 후줄근하게 찍으려 하고, 시골집은 더 쥐죽은 듯한 모습으로 담으려 하는데, 제발 이러지 않기를 빕니다. 무엇보다 거추장스럽거나 겉멋스러운 말을 섣불리 안 붙이기를 바라요. 금오도라고 하는 섬을 찰칵찰칵 옮기려 했다면 그저 ‘금오도’ 한 마디이면 넉넉합니다. 또한 섬사람이건 서울사람이건 그저 이웃이나 동무나 한집으로 품고 나서 찰칵이를 손에 쥐기를 바라요. 할머니이니 더 늙어 보이도록 찍어야 할까요? 흙집에 자잘한 살림이 늘어놓았으니 더 퀭하거나 무너지는 듯한 모습으로 담아야 할까요? 지팡이를 짚은 할머니가 바닷길을 걷는 모습을 담은 뒷모습을 무지갯빛으로 담았으면 이야기가 확 바뀝니다. 할머니는 가싯길을 걷지 않아요. 할머니는 바람소리에 바다노래에 풀벌레노래에 새소리를 고즈넉이 품으면서 천천히 살림을 짓습니다. 바다하고 바람·하늘이 하나되면서 푸르게 빛나는 물결을 담을 적에 비로소 ‘금오도’일 테지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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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라도 깨달아서 다행이야
이승미 지음 / 월간토마토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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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0.3.

읽었습니다 180



  참으로 웬만한 분들은 ‘사랑’이란 낱말이 무엇을 뜻하거나 가리키는 줄 모릅니다. 사랑은 ‘좋아함·마음끌림’이 아니고 ‘연애’도 아니며 ‘살섞기(섹스)’도 아닙니다. 사랑은 “좋고 나쁘다는 마음을 모두 녹여서 하나로 따스히 포근히 달래면서 누구나 스스로 빛나도록 북돋우는 숨결”입니다. 《이제라도 깨달아서 다행이야》은 자꾸 ‘사랑’이란 낱말을 아무 데에나 쓰지만, 글쓴이가 ‘밝꽃(과학)’이란 길을 간다면, 낱말을 하나하나 가려서 쓸 수 있기를 빕니다. 사랑이 아닌 ‘살섞기’를 다루는 여러 글꽃(문학)이 드러내는 우리 터전 민낯이나 속내를 읽어내는 길은 나쁘지 않아요. 그만큼 ‘고약한 사내틀(남성 가부장권력)’을 살섞기를 빗대어 들려줄 만합니다. 그러나 고약한 사내틀에는 아무런 사랑이 없습니다. 사내틀에 물들거나 따라가는 힘순이(여성권력자)도 똑같이 아무런 사랑이 없어요. ‘살섞기 글’이 아닌 ‘사랑글’을 찾아서 읽는 이웃님은 참으로 없을까요?


ㅅㄴㄹ


《이제라도 깨달아서 다행이야》(이승미 글, 월간 토마토, 2021.4.26.)


글쓴이가 ‘살섞기(섹스)’ 이야기를

거침없이 꾸밈없이 적는다고 해서

‘솔직한 표현’이라 할 만한지 알쏭하다.

사랑이 왜 사랑인가를 살피지 않고

살섞기가 왜 살섞기인가를

더 들여다보려 하지 않고

그저 거침없거나 꾸밈없이 말하기만 한다면

‘국군의 날’이랍시고

“특전사 싸울아비가 칼·몽둥이를 휘두르며

 놈(적군)을 때리고 죽이는 짓을

 무술시범이란 이름을 붙여서

 아이들 앞에서 버젓이 보여주는

 썩은 나라 민낯”하고

똑같은 셈 아닐까?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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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9.2.


급식 드라이빙

 조교 글, 인디펍, 2021.8.20.



지난밤부터 비가 온다. 빗소리를 들으면서 마감꾸러미 하나를 추슬러서 보내니 새벽 다섯 시. 아침하고 낮에도 비가 온다. 한숨 자고서 다시 하루를 갈무리한다. 가스를 시킨다. 54000원. 여섯 달쯤 앞서 시킬 적에는 42000원이었다. 큰고장에서는 ‘도시가스’로 불을 때고 밥을 지으니 ‘차상위계층 난방비 지원’을 ‘도시가스비 9만 원’을 다달이 준다고 들었는데, 시골에서는 ‘도시가스’가 안 들어오니 다르게 해야 할 텐데, 군청·면사무소는 팔짱을 낀다. 자전거를 달려 면소재지 가게를 다녀온다. 열흘 만에 마을들녘을 둘러보니 어느새 누렇게 물결친다. 하늘은 구름잔치이다. 《급식 드라이빙》을 읽었다. 이 나라에서 쓸쓸하다 싶은 민낯을 보여주는 책 가운데 하나로 삼을 만하다. 다만, 글을 쓰는 분이 뭔가 조금 더 헤아려 보면 좋겠다고 느낀다. 삶이란, 일이란, 꿈이란, 사랑이란 뭘까? 이 대목을 찬찬히 생각하면서 글줄을 여미기를 빈다. 그리고, 책잔치나 책수다란 자리에 ‘이름값 높은 글바치’로 채우는 짓은 이제 멈추면 좋겠다. 집안일을 하는 아줌마 아저씨에, ‘급식실 영양사’에 ‘학교 수위’에 ‘버스·택시 기사’에 ‘시골 흙짓기 할매 할배’처럼, 삶자리 곳곳을 천천히 돌아볼 이웃이 살림수다를 펴기를 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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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9.1.


《아피야의 하얀 원피스》

 제임스 베리 글· 안나 쿠냐 그림/김지은 옮김, 나는별, 2021.11.27.



집안을 치운다. 여럿이 함께 움직이니 빠르면서 수월하다. 낫을 쥐어 풀을 슥슥 벤다. 이럭저럭 일손을 추스른 뒤에 드러누워 쉰다. 어제 〈자연의 철학자들〉이라는 풀그림에서 이모저모 물어보는데 고단했다. 너무 서두르면서 이튿날 고흥으로 찾아와서 더 물어봐도 되느냐 하는데, 곁님하고 아이들한테 먼저 물어보겠다고 하면서 끊었다. 그들(방송국)은 구태여 ‘네 사람’을 다 찍으려 하는데, 왜 그래야 할까? 넷 가운데 셋은 안 찍히겠다고 밝혀, 우리가 고흥에서 짓는 여러 살림 이야기를 2015년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찍고는 다 손사래쳤다.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이야기에, 책숲마실 다니는 이야기에, 책마루숲을 꾸리는 이야기에, 노래꽃 쓰는 이야기에, 걷거나 자전거 타는 이야기에, 풀꽃나무랑 노는 이야기만 해도 1시간을 채우기 빡빡해 보일 뿐 아니라, 숲노래 씨가 쓴 책을 하나라도 읽었다면 귀찮게 안 하리라. 제발 책을 좀 읽고서 물어봐야(인터뷰·취재) 하지 않을까? 《아피야의 하얀 원피스》를 되읽으며 풀노래를 듣는다. 그림책에까지 ‘-의’를 넣고 ‘원피스’란 영어를 그냥 쓰지만, “아피야 이야기”일 뿐이고, “아피야네 흰치마”이면 될 텐데. 멋부리지 않으면 좋겠다. 글책도 그림책도 삶만 다루기를 빈다.


#aStoryAboutAFIYA #JamesBerry #AnnaCunha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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