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10.25. 군산길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부천·서울·부천으로 잇는 바깥일을 마치고 고흥으로 돌아가자니 버스때가 만만하지 않습니다. 아침 일찍 시외버스를 타려 했으나 빈자리가 없고, 낮에 떠나는 시외버스는 고흥읍에 늦게 떨어지니 한밤에 닿아 택시를 불러야 해요. 어찌할까 망설이다가 다른 고장을 거쳐서 돌아가는 길을 헤아립니다. 익산을 거칠까 군산을 거칠까 길을 살피니, 서울에서 군산 가는 시외버스가 무척 많아요. 군산에 있는 마을책집에 사쁜히 마실하고서 광주를 거치면 고흥에 이럭저럭 돌아갈 만합니다.


  군산에서 버스를 내려 ‘채만식 글꽃돌(문학비)’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려 합니다. 그런데 틀림없이 글꽃돌이 있을 듯한 곳에 삽질이 한창이에요. 커다란 짐차에 삽차가 오가고 너무 시끄러워 글꽃돌을 찾을 엄두가 안 납니다. 골목길 곳곳에 ‘김수미 길’이란 큰글씨에 얼굴이 붙습니다. 그래요, 김수미 님이 군산내기이지요. 《그리운 것은 말하지 않겠다》(김수미, 샘터, 1987)란 책이 있습니다. 모르는 분이 많은데, 김수미 님은 글도 무척 잘 씁니다.


  말랭이골 꼭대기에 깃든 마을책집 〈봄날의 산책〉을 들르면서 책집지기님한테서 군산을 사랑하는 아기자기하면서 알찬 길을 듣습니다. 이런 다음에 〈그림산책〉으로 갔어요. 군산 〈마리서사〉는 인문책이 돋보이고, 〈봄날의 산책〉은 문학책이 돋보인다면, 〈그림산책〉은 그림책이 돋보여요. 여기에 새로 연 〈리루서점〉도 있는 군산은 책빛이 찬찬히 피어나는구나 싶어요. 봄날산책 지기님하고 그림산책 지기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전남 고흥이란 고장에는 어떤 살림빛(문화예술)이 있나 하고 돌아보면서 아찔합니다.


  사람들이 책을 더 많이 읽어야 하지 않습니다만, 군수나 공무원이나 길잡이(교사)가 책하고 등진 고장은 젊은이도 푸름이도 어린이도 기지개를 켜거나 움트기 어려워요. 살림길이 아닌 죽음길로 치닫습니다.


  고흥군청은 전남도청보다 으리으리합니다. 이와 달리 고흥군 행정은 밑바닥이요, 살림빛(문화예술)은 아예 없다시피 합니다. 오늘 고흥으로 돌아가려다가 그만두고, 버스나루 가까이에 있는 길손집으로 깃듭니다. 짐을 풀고 빨래를 하고 고무신을 헹구고 살짝 등허리를 폅니다. 오늘 장만한 책을 읽고, 시골집 아이들이 즐겁게 놀다가 별잔치를 누리는 밤하늘을 헤아리면서 꿈길을 가려나 하고 생각합니다.


  길은 돈으로 못 닦습니다. 길은 늘 마음으로 닦습니다. 마음이 있기에 사람이요, 마음이 죽으면 먼지입니다. 이름은 ‘전라’를 같이 써도 남도하고 북도가 너무 달라도 다른 이 속낯을 앞으로 얼마나 흘러야 가다듬고서 살릴 만한가 하고 생각합니다. 노래꽃(동시)을 쓰려고요. 벼슬아치 아닌 어린이를 바라보면서 시골사람이 그리는 사랑을 숲빛으로 노래꽃을 쓰려고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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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숨결하고 사람 (2022.5.23.)

― 서울 〈메종인디아〉



  마을논에서 이따금 고라니를 만납니다. 가볍게 소리를 내고는 폴짝폴짝 뛰고 달리는 고라니는 싱그러운 풀을 즐깁니다. 이 땅에 사람하고 뭇숨결이 어우러지던 지난날에는 고라니도 여우도 곰도 범도 고슴도치도 수달도 늑대도 함께 들빛을 머금으면서 보금자리를 일구었어요. 이제 웬만한 숲짐승은 삶터를 빼앗기면서 목숨을 모조리 잃었고, 고라니는 길에서 자꾸 치여죽습니다.


  고라니마저 이 땅에서 사라지면 사람은 얼마나 잘 살아갈 만할까요? 개구리도 두꺼비도 맹꽁이도 뱀도 이 땅에서 쫓겨나면 사람은 얼마나 아름답게 살아갈 만한가요? 이웃숨결을 잊는 만큼 이웃사람을 잊습니다.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하든 우리 넋은 늘 우리를 밝히는 빛이리라 생각해요. 누구를 만나 어떤 길을 가든 우리 얼은 늘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리라 생각합니다. 사라지는 숲짐승을 바라보면서 들꽃 같은 사람들이 밀려나거나 밟히는 모습을 느낍니다. 삶터를 빼앗기는 새나 풀벌레나 풀꽃나무를 마주하면서 들풀 같은 사람들이 고달프거나 눈물짓는 모습을 느껴요.


  봄빛을 머금으면서 서울로 달립니다. 시외버스에서 ‘고라니’ 이야기를 노래꽃으로 씁니다. 사람인 이웃뿐 아니라 푸르게 어깨동무할 뭇숨결을 함께 헤아리기를 바라는 마음을 몇 줄 글에 얹습니다.


  오스카 와일드 님은 《저만 알던 거인》이라는 이야기를 남겼어요. 오늘 우리는 “저만 알던 사람”이나 “저만 알던 사납이·글꾼·힘꾼·이름꾼·돈꾼”을 맞대어 볼 만하다고 느낍니다. “서로 알아가는 사이”로 나아가지 않을 적에는 수렁에 잠기다가 끝내 죽음구덩에 빠지리라 봅니다.


  시외버스에서 내려 전철을 갈아타고서 〈메종인디아〉로 찾아갑니다. 봄이 무르익으니 입가리개를 벗고서 햇볕하고 사귀는 터전으로 나아가기를 바라요. 나무도 멧새도 벌나비도 입가리개를 안 합니다. 사람도 홀가분히 털어내고서 만나야지 싶어요. 서울 한복판을 거닐다 보면 부릉부릉 매캐해서 돌림앓이 탓이 아니라 그저 숨이 막히기는 합니다만, 목소리를 낼 말길도 나란히 열어야지 싶고요.


  저마다 다른 책은 저마다 다른 목소리입니다. 저마다 다른 삶을 저마다 다른 눈길로 밝히면서 저마다 새롭게 꿈을 키우기에 온갖 책이 태어나요. 어느 들꽃도 다른 들꽃을 흉내내지 않듯,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 살아가는 오늘을 글로 옮기기에 아름답습니다. 어느 나무도 우쭐거리거나 혼자만 살려고 하지 않듯, 우리는 다 다른 숱한 책을 두루 사랑하고 품을 적에 어질며 참한 어른으로 설 만합니다. 


ㅅㄴㄹ


《홍차와 장미의 나날》(모리 마리/이지수 옮김, 다산책방, 2018.10.19.)

《세 갈래 길》(래티샤 콜롱바니/임미경 옮김, 밝은세상, 2017.12.15.)

《내가 좋아하는 것들, 산책》(이정하, 스토리닷, 2022.4.26.)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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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넋/숲노래 책빛 2022.10.25.

책하루, 책과 사귀다 145 안 읽는다면



  해마다 나오는 어림셈(통계) 가운데 하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책을 얼마나 안 읽느냐’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책을 참 안 읽는다’고 밝히는 어림셈이 안 옳다고 느껴요. ‘종이꾸러미’만 책일 수 없거든요. 바람하고 해하고 흙하고 풀꽃나무도 책입니다. 아이가 바라보는 어버이 눈망울도 책이요, 어버이가 마주하는 아이 눈빛도 책입니다. 왜 ‘종이꾸러미를 몇 자락 훑었느냐’ 하나만 ‘책읽기’로 따져야 할까요? “요즈음 사람들이 책을 참 안 읽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하고 묻는 분한테 “읽는 사람일 뿐 아니라 쓰는 사람으로서, 먼저 잘못했다고 빌고 싶습니다. 저 스스로 이웃님이 기쁘면서 새롭게 읽을 만한 책을 제대로 못 써낸 탓일 테니까요.” 하고 대꾸합니다. 이러고서 “요즈음 이웃님이 ‘즐겁게 삶을 두루 바라보고 누리도록 북돋우는 여러(다양한) 책’을 아직 모르기 때문일 수 있어서, 날개책(베스트셀러)이 아닌, 작고 수수한 책을, 이름이 그리 알려지지 않았어도 알차며 아름다운 책을 조금 더 마음을 기울여서 이웃님한테 이야기하고 알려주어야겠구나 하고도 생각해요.” 하고 보태지요. 몇 가지 책이 날개책이 되기보다는, 즈믄(1000) 사람이 즈믄 가지 책을 읽으며 다 다르며 새롭게 마음빛을 가꾸기를 빕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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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마녀 길벗어린이 문학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 지음, 위니 겝하르트 가일러 그림, 백경학 옮김 / 길벗어린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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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2022.10.25.

맑은책시렁 274


《꼬마 마녀》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 글

 위니 겝하르트 가일러 그림

 백경학 옮김

 길벗어린이

 1996.6.25.



  《꼬마 마녀》(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백경학 옮김, 길벗어린이, 1996)는 매우 아름다이 풀어낸 숲아씨(그렇지만 숲할매) 이야기라고 느낍니다만, 우리말로 나온 책은 어느덧 판이 끊깁니다. 이 책은 이오덕 님이 글다듬기를 해주어 다른 어린이책에 대면 말결이 부드럽고 상냥할 뿐 아니라 퍽 쉬워요. 그래도 ‘-의’나 ‘위하다·-게 하다’ 같은 옮김말씨는 곳곳에 나옵니다. 아이들하고 이 아름책을 함께 읽으려고 군데군데 더 글손질을 해놓았습니다. 다른 어른들한테는 낯익한 한자말이라 하더라도 한결 수수하고 쉬운 우리말로 고쳐놓기도 했어요.


  아이하고 함께 읽는 책은 굳이 책에 글붓(연필)으로 죽죽 긋고서 ‘쉬운 우리말’을 적어 넣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입으로 펴는 말을 듣고서 배우기도 하지만, 줄거리가 아름답거나 알찬 책을 글로 읽으면서도 배우거든요. 어쩌면 오늘날은 ‘어른들이 입으로 하는 말’보다 ‘어른들이 손으로 남긴 글’로 말을 더 많이 배운다고 할 만합니다.


  저는 아이들을 돌보는 어버이로서뿐 아니라, 글을 쓰고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여미는 어른으로 책을 바라보는데, 어린이책이건 그림책이건 어른책이건 ‘글을 말답게 옮기거나 적는 일’이 뜻밖에 적어요. 겉보기로는 어린이책이되 어린이를 오히려 헤아리지 않는 책이 많달까요?


  어린이책 《꼬마 마녀》는 ‘가장 어린 숲할매(마녀)’가 ‘나이 많은 숲할매’ 사이에서 새롭게 살림을 배우고 사랑을 익히면서 숲빛을 상냥하게 펴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어른 틈바구니에서 용쓰는 아이’를 보여주는 얼거리인데, 큰고장(도시)이 아닌 숲(자연)에서 눈빛을 틔우고 마음빛을 살찌우는 하루를 그린다고 할 만합니다.


  이러한 줄거리나 이야기를 살피면, 오늘날 이 나라에서 숱한 어른들이 함부로 망가뜨리거나 어지럽히는 ‘쉬운 우리말’을 곰곰이 돌아볼 만해요. 아이들은 배움수렁(입시지옥)에 갇혀서 배움책(교과서)이 아니면 등돌려야 하나요? 아이들은 바깥살이(사회생활)를 하는 톱니바퀴(부속품)여야 하나요, 아니면 아이들은 차근차근 스스로 부딪히고 마주하면서 하나씩 새롭게 누리고 가꾸는 숨결이면 되나요?


  숱한 어른들은 요새 어린이·푸름이 말씨가 사납거나 거칠다고 나무라는데, 어린이·푸름이가 쓰는 모든 사납거나 거친 말씨는 바로 어른이 먼저 씁니다. 어른이란 이름인 사람들이 쓰기에 아이들이 듣고 보고 배워서 따라합니다. 아이들을 탓하기 앞서 어른들을 탓할 노릇이에요. 《꼬마 마녀》에 나오는 ‘어린 숲할매’는 바로 이 대목을 파고듭니다. 어른들이 아이(꼬마 숲할매)를 탓하고 괴롭히는 바보스러운 얼거리를 아이(꼬마 숲할매)는 ‘한 해 동안(봄여름가을겨울)’ 천천히 되새기고 새롭게 가다듬어서 ‘어른들을 오직 사랑으로 달래면서 부드러이 나무라는 길’을 즐겁고 재미나게 풀어냅니다.


ㅅㄴㄹ


“좋은 마녀가 되기로 여왕 마녀에게 약속했다면서? 앞으로는 좋은 일을 위해서만 요술을 부려야 하잖아. 좋은 마녀라면 나쁜 요술은 안 부려. 그러니 복수하겠다는 생각은 아예 싹 잊어버려!” (29쪽)


“고모가 무슨 상관이야?” “왜 상관이 없어? 내년까지 네가 좋은 마녀가 못 되면, 그 고마가 제일 좋아할걸. 그 못된 고모를 즐겁게 해주고 싶니?” 물론 꼬마마녀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어. (42쪽)


오랫동안 열심히 요술 연습을 하고 나면 머리를 좀 식혀야 하지. 다시 빗자루를 갖게 된 꼬마마녀는 가끔 숲속을 걸어다니는 여유도 생겼어. 왜냐하면 걸어다닐 수밖에 없다는 것과 걸어다니기도 한다는 건 다른 거니까. (44쪽)


“내가 수수께끼처럼 말했다고? 사실은 간단해! 군밤자우가 추위에 떨지 않도록 요술을 부렸잖아. 그런데 그 요술을 왜 너한테는 쓰지 않았니?” “아차!” (10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절판이 아니었나?

절판이 아닌

살 수 있는 책으로 뜨네.

알쏭달쏭하다.

절판이 아니라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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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조류 필드 가이드 (보급판) - 개정증보판 한국 생물 목록 12
박종길 지음 / 자연과생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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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0.25.

읽었습니다 182



  인천에서 나고자란 삶이지만, 바닷가 갈매기뿐 아니라 수봉공원·자유공원 비둘기하고, 냇가 흰새(백로)를 날마다 만났고, 골목하고 배움터(학교) 곁에는 참새하고 직박구리가 흔했습니다. 어린날에는 제비하고 박쥐를 늘 마주했어요. 때로는 매하고 수리를 높은하늘에서 찾아보았습니다. 두 아이를 낳아 돌보며 시골에서나 큰고장(도시)에서나 새바라기를 하고, 새노래를 들으면 문득 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면서 “무슨 새일까? 노래가 어떻게 들려?” 하고 아이들한테 묻습니다. 새바라기 어버이를 둔 아이들은 저절로 새바라기로 자랍니다. 《야생조류 필드 가이드》를 아이들한테 장만해 주었어요. 아이들은 “근데 무슨 말이 이렇게 어려워?” 하고 묻습니다. “왜 새를 ‘새’라 안 하고 ‘야생조류’라고 해? ‘필드 가이드’는 뭐야?” 하고 따집니다. “너희 아버지가 이 책을 내지 않았지만 잘못했구나. ‘들에서 보는 새’처럼 우리 곁 새를 이야기하면 한결 나았을 텐데.”


《야생조류 필드 가이드》(박종길 글·사진, 자연과생태, 2022.3.31.)


ㅅㄴㄹ


‘자연과생태’에서 펴낸 숲책(환경책)은

다른 펴냄터 책하고 대면

우리말을 조금 더 헤아렸다고 할 테지만

‘한국 생물 목록’이란 꾸러미로 선보이는

알뜰한 책을 살피면

틀림없이 뜻깊고 값진 책이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읽으면서 

“말이 너무 어려워! 

 어른들은 왜 일부러 어렵게 써?” 하고

숲노래 씨한테 따진다.


숲노래 씨가 쓴 숲책이 아니지만

모든 어른(생물학자) 몫으로

아이들한테 고개를 숙이고

잘못했다고 빈다.


우리는 어린이 살림결하고 눈높이로

책을 쓰고 배움길(학문)을 닦으면 안 될까?

아이들이 물려받을 배움살림(학문 업적)이라면

일본스런 한자말하고 영어스런 옮김말씨가 아닌,

또 대놓고 쓰는 영어가 아닌,

가장 쉽고 흔하며 수수한 우리말로

가볍게 글빛을 여미기를 빌 뿐이다.


우리나라 모든 새를 담아 준

두툼한 ‘새책(조류도감)’은 고맙다.

다만 ‘새’를 다루니

‘새책’이라 할 수 있기를 꿈꾼다.

하늘하고 땅을 잇는 ‘새’란 이름과

반짝반짝 빛나는 ‘새롭다’란 말은

말밑(어원)이 같다.

그냥 ‘새책’이라 하면

오히려 새를 더 깊고 넓게 읽을 수 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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