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 위대한 작가의 탄생 빨간콩 그림책 9
다비드 칼리 지음, 다비드 메르베이유 그림, 김영신 옮김 / 빨간콩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2022.11.7.

그림책시렁 1091


《병아리, 위대한 작가의 탄생》

 다비드 칼리 글

 다비드 메르베이유 그림

 김영신 옮김

 빨간콩

 2021.1.20.



  읽히려고 쓰는 글이 아니라, 마음을 옮기려고 쓰는 글입니다. 보이려고 담는 그림이 아니라, 마음을 비추려고 담는 그림입니다. 누가 읽어 주기를 바라면서 쓰는 글은 꾸민 티가 드러납니다. 누가 알아보기를 바라면서 담은 그림은 멋부린 티가 나타납니다. 《병아리, 위대한 작가의 탄생》은 책이름에서 ‘위대한 작가의 탄생’이 군더더기입니다. 글님·그림님이 붙인 ‘Poussin’이라는 단출한 한마디처럼 《병아리》라고만 하면 넉넉합니다. 병아리를 그린 사람은 참말로 ‘병아리’를 그리고 이야기했을 뿐입니다. 읽히려고 하지 않았고, 보여주려 하지 않았어요. 자랑할 마음도, 우쭐거릴 뜻도 없어요. 그저 병아리 이야기를 새롭게 바라보면서 담아낼 뿐이었습니다. 둘레에서는 바로 이 병아리 그림이야말로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면서 즐거이 품을 만한 이야기로 여겼습니다. ‘뛰어난 그림님’이나 ‘훌륭한 글님’이라서가 아닌, 마음을 옮기고 담으려는 눈빛을 따스하면서 반가이 맞이했다고 할 만합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글판하고 그림판은 어떤 모습이나 민낯일까요? 참말로 삶을 가꾸고 살림을 짓고 사랑을 펴는 오늘 하루를 고스란히 옮기거나 담는 글책이나 그림책이 나오는가요, 아니면 꾸미거나 멋부리는 책이 쏟아지나요?


ㅅㄴㄹ

#Poussin #DavideCali #DavideMerveille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농부 달력 웅진 모두의 그림책 44
김선진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2022.11.7.

그림책시렁 1097


《농부 달력》

 김선진

 웅진주니어

 2022.3.22.



  이제는 흙으로 돌아가고 없는 당진 외할머니가 이따금 떠오릅니다. 글을 모르고 책을 알지 못하며 배움터 길턱은 얼씬조차 못 한 어르신인데, 말 한 마디가 모두 상냥하고, 몸짓은 언제나 정갈하며, 눈빛은 새롭게 밝았습니다. 어느 누구도 큰할머니한테 대들거나 맞서거나 거스르지 않더군요. 열한두 살 무렵까지 외할머니네에 여름겨울로 마실했지만, 아버지하고 당진 살붙이하고 무슨 다툼이 있었는지 그 뒤로는 찾아갈 수 없었습니다. 떠난 어르신은 누가 ‘농부’라 이름을 붙이면 농부일 테지만, 할머니는 그저 ‘흙사람’이라고 느낍니다. 옛말은 ‘여름지기(열매지기)’인데, ‘農夫’란 한자말은 흙을 안 만지는 벼슬꾼이 붙인 이름입니다. ‘농민’으로 바꾼들 흙사람 숨결을 담아내지 못 해요. 《농부 달력》은 모처럼 시골살림을 담아낸 반가운 그림책이라 여길 만하지만, ‘농협(정부)하고 가까운 농부 한살이’에서 그치기에 아쉽습니다. 비닐·풀죽임물(농약)·죽음거름(화학비료)을 고스란히 쓰고, 손길(낫·호미·쟁기)이 아닌 온갖 틀(농기계)을 다루는 얼거리입니다. 우리 할머니도 손으로만 흙을 보살폈습니다만, 숱한 흙지기는 틀을 애써 안 썼고, 풀을 죽이려 하지 않았어요. 들에는 ‘풀’이 있을 뿐, ‘잡초’란 아예 없습니다.


ㅅㄴㄹ


이 그림책은 자꾸 ‘잡초’를 들먹여 너무 거슬리기도 한다.

그냥 도시사람이 도시 눈높이로

이럭저럭 열두 달을 갈라서

학습교재로 엮은 듯하다.

뜻은 나쁘지 않되

보면 볼수록 슬프다.

시골은 워낙 이 그림책 모습이 아닌데.

이제는 시골이 사라지고

농협과 기계와 농약만 남고

잡초타령만 하는구나.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어제책 2022.11.7.

숨은책 770


《實錄 眞相은 이렇다, 惡名높은 金正一의 正體》

 김현수·오기완·이항구 글

 한국교양문화원

 1978.6.23.



  우리는 ‘우리말·우리나라’처럼 ‘우리’라는 낱말을 두루 씁니다. “우리 엄마”나 “우리 마을”처럼 쓰고, “우리 이야기”라 합니다. ‘나의(나 + 의)’는 일본말 ‘私の’에서 따왔는데, 일본은 영어 ‘my’를 ‘私の’로 옮겼고, 우리는 영어 낱말책을 일본사람이 엮은 대로 받아들인 터라, 이 부스러기가 오늘까지 퍼져 사그라들지 않습니다. ‘우리’를 줄여 ‘울’이고 ‘하늘(한울)’을 가리키는 바탕이며 ‘아우르다·어울리다·울타리’에 이 ‘울(우리)’이 깃들어요. 그렇지만 이런 우리말을 배움터에서 안 가르칠 뿐더러, 스스로 돌아보지 못 해요. 이처럼 우리 스스로 우리 삶을 살피지 않거나 못 하는 버릇은 《實錄 眞相은 이렇다, 惡名높은 金正一의 正體》 같은 책으로 쉽게 엿볼 만합니다. 북녘은 남녘을 헐뜯고, 남녘은 북녘을 깎아내리는 짓을 1948년 즈음부터 끝없이 해댔습니다. ‘한울타리’인 줄 잊기에 사납게 노려보며 할퀴고 쳐들어갑니다. ‘하늘빛(한울빛)’을 잃기에 손가락질에 삿대질이에요. 나라에서는 어깨동무 아닌 깎음질을 하는 책을 자꾸 찍었고 반공웅변·반공독후감을 시켰어요. 이 책에는 “발송 no.400-139 공음국민학교 78.10.13.” 같은 글씨가 찍혀요. 고창 시골배움터로도 뻗은 슬픈 자국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어제책 2022.11.7.

숨은책 615


《살길 찾은 동촌마을》

 소진탁 글

 안신영 엮음

 대한기독교계명협회

 1956.7.25.첫/1958.6.10.두벌



  지난날 나리(양반) 가운데 아주 드물게 호미·낫·쟁기를 쥔 사람이 있습니다만, 거의 모두는 임금바라기를 하며 먹물꾼에 머물렀어요. 임금이나 벼슬아치는 호미·낫·쟁기를 모릅니다. 쥔 적이 없고 볼 일마저 없어요. 오늘날 나라지기(대통령)를 비롯해 벼슬꾼(정치인·공무원)에 글꾼도 호미·낫·쟁기를 안 쥐고 모릅니다. 꽃그릇(화분)하고 땅은 달라요. 꽃그릇을 건사하더라도 해바람비를 맞이하는 땅을 알 길이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꽤 오래도록 ‘어리석은 시골을 일깨우’려는 글바치는 ‘글도 책도 모르는 시골사람’을 내려다보듯 나무라고 이끌려 했어요. 그런데 예부터 흙지기는 밥옷집을 손수 건사했고, 말조차 손수 지은 사투리를 썼어요. 이와 달리 임금·벼슬꾼·글바치는 중국·일본을 섬기며 한문·한자말을 외웠습니다. 곰곰이 생각하면, 조금 똑똑하다는 이들은 서울바라기를 하면서 시골을 떠났고, 시골사람을 바보로 여기면서 새마을바람 따위를 일으켜 비닐에 풀죽임물(농약)을 옴팡 쓰도록 내몰았어요. ‘덧벌레(기생충)’를 다스리는 줄거리인 《살길 찾은 동촌마을》은 시골사람이 배고프다며 아무것이나 주워먹는다고 탓합니다. 흙이나 샘물이나 풀꽃나무가 나쁠 수 있을까요? 나쁘다면 숲을 망가뜨린 서울일 텐데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어제책 2022.11.7.

숨은책 766


《즐거운 농촌살림》

 고경숙 글

 국련군사령부 주한경제조정관실·기술협조부 지역사회개발국·백조사

 1958.3.



  지난날에는 서울조차 임금집(궁궐)을 빼면 모두 시골입니다. 오늘날에는 시골조차 읍내는 서울을 닮고 면소재지마저 잿빛집(아파트)이 들어섭니다. 지난날에는 나라님이라 해도 시골살림을 북돋우는 길을 살펴야 했다면, 오늘날에는 나라님도 벼슬아치도 글바치도 시골살림하고는 등집니다. 날마다 숱한 책이 쏟아지지만 이 가운데 시골사람이 시골빛을 가꾸는 어진 이야기를 들려주는 꾸러미는 아예 없다고 할 만합니다. 숲책(생태환경책)조차 서울사람이 서울(도시)에서 푸른길을 잊지 않도록 다잡는 데에서 그쳐요. 《즐거운 농촌살림》은 ‘국련군사령부’에서 펴낸 책이기에 수수께끼입니다. ‘국련군사령부(1951.2.15.∼1951.5.10.)’는 한겨레가 둘로 갈려 피비린내가 나도록 싸우던 무렵, 북녘에 들어선 ‘유엔(UN)’ 벼슬터입니다. 고작 석 달 동안 북녘에 있던 벼슬터에서 낸 책이라면 1951년판이어야 할 텐데 1958년 3월에 찍었다고 적혀요. 그러나 1951년에 처음 나온 판을 그 뒤에도 꾸준히 새로 찍었을 수 있습니다. 우리 살림돈으로는 이만 한 책을 엮어나 내기 벅찼어도 유엔에서 이바지했으면 넉넉히 낼 만했을 테고, 퍽 오래도록 시골살림에 이바지할 수 있겠지요. 즐겁기에 살림이고, 사랑으로 가꾸며 푸른 시골살림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