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바르 이발사 내 친구는 그림책
이누이 에리코 지음, 니시무라 토시오 그림, 박미경 옮김 / 한림출판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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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11.15.

그림책시렁 993


《바르바르 이발사》

 이누이 에리코 글

 니시무라 토시오 그림

 박미경 옮김

 한림출판사

 2006.8.25.



  아이들은 빗질을 그리 즐기지 않습니다. 구태여 머리카락을 빗어야 한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이러다가 머리카락이 엉키고 꼬이다가 끊어내야 한다든지, 머리를 가지런히 빗으면 머리가 한결 시원하면서 바람에 나풀거리는 결이 즐거운 줄 깨달은 때부터 스스로 머리를 빗어요. 머리카락이 길기에 성가실 일이 없습니다. 서두르기에 번거로울 뿐입니다. 느긋이 일하고 쉬면 대수로울 일이 없습니다. 찬찬히 놀며 노래하면 스스로 눈부십니다. 《바르바르 이발사》는 숲에서 찾아오는 이웃을 마주하면서 머리손질을 하는 아저씨를 보여줍니다. 아저씨는 사람 손님을 받을 생각으로 머리집을 열었는데, 어쩐 일인지 아저씨한테 찾아오는 숲손님이 줄잇는군요. 아저씨는 뭔가 대단히 솜씨를 부렸을까요? 아저씨한테 뭔가 있어 다들 슬슬 찾아올까요? 가만히 보면 아저씨는 겉모습으로 손님을 가리지 않는 듯합니다. 누구나 스스럼없이 맞이합니다. 나이가 많건 적건, 돈이 있건 없건, 얼굴이 잘생기건 못생기건 따지거나 쳐다봐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모두 이웃입니다. 큰이웃도 작은이웃도 없이 반가이 맞아들이면서 하루를 함께 보내려는 마음이면 넉넉해요. 우리 둘레에는 누가 있나요? 우리는 누구를 이웃으로 여기나요? 우리는 누구를 내치나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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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사이 위고의 그림책
에바 린드스트룀 지음, 신동규 옮김 / 위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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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11.15.

그림책시렁 1101


《걷는 사이》

 에바 린드스트룀

 신동규 옮김

 위고

 2022.4.30.



  곁개(반려견)한테 목줄을 하고서 서울길(도심지)을 걷는 사이를 담아낸 《걷는 사이》를 읽다가 갸우뚱합니다. ‘행복한 산책길’이라 하는데, 참말로 목줄을 한 개한테도 즐거운 마실길일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책이름을 ‘무세’라 안 하고 “걷는 사이”라 할 수 있습니다만, 스웨덴 책이름 “Musse”처럼 그저 ‘개이름’을 앞에 내걸 적에는, ‘걸을 때’뿐 아니라 ‘눈을 마주칠 때’라든지 ‘함께 하늘을 볼 때’나 ‘따스히 안을 때’처럼 숱한 때를 들려주는 결을 더 헤아릴 수 있습니다. 왜 책이름을 굳이 “걷는 사이”로 좁혀야 했을까요? 왜 스웨덴 그림님 마음을 덜 읽거나 얕게 읽어야 했을까요? 사람한테는 “걷는 사이”일는지 모르나, 개는 걷기보다는 뛰기와 달리기를 즐깁니다. 파기하고 자기하고 놀기를 즐깁니다. 구태여 “걷는 사이”로 좁힌다면, 이 그림책으로 그림님이 들려주려는 마음이 그저 졸아들 뿐입니다. 무엇보다도 ‘좁은 서울(도시)’에서는 개한테 목줄을 안 할 수 없습니다. 개는 목줄을 안 하면 여기저기 뛰고 달리면서 놀 테니까요. 그러나 목줄을 안 하는 개가 뛰놀 수 없도록 갇히고 좁고 갑갑한 곳이야말로 서울이라는 대목을 넌지시 보여주기도 합니다. 목줄은 남이 아니라 사람들 스스로 합니다.


ㅅㄴㄹ


#Musse #EvaLindstrom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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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자유주의



 자유주의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 혼길하고 바로 어긋난다

 자유주의의 입장으로 설명한다면 → 스스로길로 보며 얘기한다면

 우리의 자유주의를 통제하려 든다 → 우리 날개를 꺾으려 든다


자유주의(自由主義) : 1. [철학] 17∼18세기에 주로 유럽의 신흥 시민 계급에 의하여 주장된 시민적·경제적 자유와 민주적인 여러 제도의 도입을 요구하는 사상이나 운동. 로크, 루소, 벤담, 밀 등이 주창하였으며, 미국과 프랑스 혁명의 원동력이 되었다 2. [철학] 개인의 인격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개성을 자발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사상. 개인의 사유(思惟)와 활동에 대한 간섭을 줄이고, 가능한 한 자유를 증대시키려고 하는 생활 방식이다



  한자 ‘-주의’가 붙는 모든 말씨는 우리말이 아닌 일본말이라 할 만합니다. 새물결이 일렁이던 무렵에 일본은 새로 떠오르는 길을 여러 한자를 엮어서 나타내려 했습니다. 이런 일본이 우리나라로 총칼을 앞세워 쳐들어온 뒤부터 ‘일본사람이 지은 일본 한자말’이 온나라를 뒤덮었고, 이 말결은 오늘날까지 잇습니다. 우리는 ‘liberal·liberalism’을 어떤 우리말로 옮길 수 있을까요? 아무 곳에나 ‘자유·자유화·자유주의·자유인·자유롭다’를 쓰기보다는, 차근차근 살펴서 하나씩 가다듬기를 바랍니다. ‘날개·날갯짓·날개펴다·날다·날아가다·날아오르다’나 ‘나래·나래짓·나래펴다’나 ‘활개·활개치다·활갯짓·활짝·활활·훨훨’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열다·트다·톡·턱·풀다·풀어놓다’나 ‘가볍다·시원하다·홀가분하다·후련하다’나 ‘마음껏·실컷·얼마든지·잔뜩·잘·한껏·한바탕’을 생각할 만해요. ‘넘나들다·널리·놀다·놀이·놓다·놓아두다·놓아주다·내놓다’나 ‘누리다·즐겁다’를 생각하거나, ‘신·신나다·신바람·신명’이나 ‘바람꽃·바람새·바람이·바람빛·바람같다·벗어나다’를 생각할 수 있지요. ‘스스로·스스로길·스스로하기·알아서·우리길’이나 ‘손놓다·손빼다·손떼다·끄르다’나 “가두지 않다·눈치 안 보다·고삐 풀다·묶지 않다”를 생각해도 어울립니다. ‘그냥두다·기지개를 켜다·뒷짐’이나 ‘나몰라·나몰라라·아무렇게나·안 하다·앉다·눈치 안 보다·눈감다’나 ‘마구·마구잡이·막하다·제대로·제멋대로·멋대로’로 나타낼 자리가 있어요. ‘가뿐·거뜬·사뿐·서푼·거리낌없다·망설임없다·무게없다’나 ‘틈·틈새·말미’나 ‘담배짬·놀틈’이나 ‘새참·샛짬·잎물짬·짬·쪽틈·참·찻짬’인 때가 있고, ‘숨돌리다·한숨돌리다·쉬다·쉬는때·쉴참’으로 나타낼 때도 있습니다. ‘생각·마음·멋·멋꽃·멋빛·멋스럽다’나 ‘앓던 이가 빠지다·호젓하다·혼자하다·홀로하다’로 나타낸다든지, ‘혼넋·혼얼·홀넋·홀얼·혼자·혼잣짓’이나 ‘혼길·혼잣길·홀길’을 생각할 만합니다. ‘혼잣몸·혼잣힘·혼자리·홀자리·홑자리’나 ‘홀·홀로·홀몸·홀홀’을 쓸 자리도 있을 테고요. ㅅㄴㄹ



자유주의의 정반대 편에 서는 퇴행적 행태를 보였고

→ 날갯짓과 맞은쪽에 서는 뒷걸음을 쳤고

→ 나려펴기와 맞은쪽에 서는 뒷걸음질을 했고

→ 마음날개와 맞은쪽에 서는 낡은 길을 걸었고

→ 활갯짓과 맞은쪽에 서는 얄궂은 모습을 보였고

→ 혼넋을 거스르는 케케묵은 모습을 보였고

→ 스스로하기와는 거꾸로 치닫는 몸짓을 보였고

《싸구려 모텔에서 미국을 만나다》(마이클 예이츠/추선영 옮김, 이후, 2008) 208쪽


일견 ‘자유주의적’으로 보이는 사상에 대해서도

→ 얼핏 ‘마음대로’로 보이는 생각도

→ 얼추 ‘멋대로’로 보이는 눈길도

《왜 지금 한나 아렌트를 읽어야 하는가?》(나카마사 마사키/김경원 옮김, 갈라파고스, 2015) 143쪽


이 책 끝부분에서 근대적 자유주의와 포스트모던 자유주의의 차이를 설명한다

→ 이 책 끝에서 예전 날개펴기와 새 날개펴기가 다른 대목을 얘기한다

→ 이 책 끝자락에서 예전 혼넋과 새로운 혼넋이 무엇이 다른가를 밝힌다

→ 이 책을 끝맺으면서 옛 혼길과 새로운 혼길이 어떻게 다른가를 말한다

《삐딱한 책읽기》(안건모, 산지니, 2017) 42쪽


부유하고 깨어 있는 자유주의자로 하여금

→ 넉넉하고 깨어난 바람새로 하여금

→ 푸지고 깨어난 바람꽃으로 하여금

→ 잘살고 깨어난 바람이로 하여금

《2050 거주불능 지구》(데이비드 월러스 웰즈/김재경 옮김, 추수밭, 2020) 2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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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이팔청춘



 마음은 아직 이팔청춘이다 → 마음은 아직 풋풋하다

 이팔청춘의 숫처녀를 → 푸른꽃나이 숫아씨를


이팔청춘(二八靑春) : 16세 무렵의 꽃다운 청춘. 또는 혈기 왕성한 젊은 시절 ≒ 이팔



  한자를 엮어서 가리키는 ‘이팔청춘’이란, 수수하게 ‘열여섯·열여섯살’로 손질할 만합니다. ‘열줄나이’로 손질할 수 있고, ‘어리다·풋풋하다’라 하면 됩니다. ‘꽃나이·푸른꽃나이’처럼 새말을 지어도 어울려요. ‘꽃·꽃나이·꽃날·꽃나날’로 가리킬 만하고, ‘꽃망울·꽃봉오리·꽃빛·꽃철’이라 할 수 있어요. ‘푸른꽃·풀빛꽃’이나 ‘푸른날·푸른나이·푸른때’처럼 새말을 지어도 되고, ‘풀빛날·풀빛나이’나 ‘푸른별·풀빛별’이나 ‘푸른철·풀빛철’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푸름이·푸른이·푸름씨·푸른씨’라 해도 될 테고요. ㅅㄴㄹ



이팔청춘 다 지나고 열아홉 어쩌구도 며칠 안 남았습니다

→ 꽃나이 다 지나고 열아홉 어쩌구도 며칠 안 남았습니다

→ 푸른날 다 지나고 열아홉 어쩌구도 며칠 안 남았습니다

《봄을 기다리는 날들》(안재구·안소영, 창비, 2021) 2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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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나는 말꽃이다 110 사그락



  먹물을 묻히는 붓을 쥐면 스윽스윽 부드러이 번지는 소리가 싱그러이 감도는 이야기로 태어납니다. 까만 돌가루를 길게 뭉쳐 나무로 품은 붓을 쥐면 사각사각 사그락사그락 가볍게 퍼지는 소리가 푸르게 맴도는 이야기로 피어납니다. 붓은 나무를 바탕으로 털빛이나 돌빛을 품습니다. 종이는 나무가 우거진 숲빛을 푸르게 안습니다. 우리가 쓰는 글 한 줄에는 여러 빛살이 어우러집니다. 때로는 서둘러야 해서 후다닥 쓰면서 씽씽 센바람을 맞이합니다. 때로는 느긋하면서 조용히 쓰면서 산들바람이며 봄바람을 맞아들입니다. 스윽스윽 글소리로 하루를 다독입니다. 사각사각 사그락사그락 글소리로 오늘을 달랩니다. 호미로 홈을 파듯 톡톡 쪼는 손길에서는 살림을 여는 소리가 구슬땀에 맺힌 즐거운 이야기로 돋아납니다. 도마를 놓고 부엌칼을 통통통 놀리노라면 밥차림으로 잇는 가벼운 소리가 신나는 노랫가락으로 거듭나면서 넉넉한 이야기로 자라납니다. 우리말은 소리말(의성어)하고 몸짓말(의태어)이 수두룩합니다. 낱말풀이를 할 적에 소리말하고 몸짓말은 쉽지도 어렵지도 않으나, 어쩐지 즐겁습니다. 글을 쓰고 말을 나눌 적에 우리말빛을 살리는 소리말하고 몸짓말을 푸짐히 엮으면 한결 멋스러우면서 빛나리라 생각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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