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노래꽃 . 되찾는 2022.12.3.



밤에는 별빛 찾아보고
낮에는 햇빛 찾아들고
새벽은 이슬 찾아오고
저녁은 땅거미 찾아가고

겨울바람 매섭게 얼려도
동백꽃망울 하나씩 터지고
겨울새 무리지어 날아들면서
천천히 봄씨앗 되찾아

한겨울은 함박눈으로
한봄은 함박꽃으로
한여름은 함박비로
한가을은 함께 열매로

하나씩 둘씩
새롭게 누리는 동안
잊고 살던 들내음 찾고
잃고 지낸 풀빛 되찾아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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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바다 창비시선 45
박용래 지음 / 창비 / 198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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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시읽기 2022.12.8.
노래책시렁 275


《먼 바다》
 박용래
 창작과비평사
 1984.11.5.



  글을 쓰는 자리에 서고 싶다면, 먼저 살림을 하는 자리에 설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엌칼을 쥐고서 도마질을 하여 밥짓기를 하지 않은 사람은 ‘부엌칼·도마·밥·짓다’라는 우리말을 풀이하지 못 합니다. 그리고 이런 낱말을 여미어 글을 쓰지 못 해요. 한자를 익히 읽고 한문책을 으레 읽은 사람은 한자말을 듬뿍 담아서 글을 씁니다. 일본말씨나 옮김말씨가 가득한 책으로 배운 사람은 이 말씨가 마음에 가득하니 이 말씨대로 글을 씁니다. 《먼 바다》를 되읽고서 생각합니다. 서른 해쯤 앞서 읽을 적에는 박용래 님이 글이름이나 글에 한자를 숱하게 적어도 대수로이 여기지 않았는데, 서른 해가 지나서 되읽다 보니 거슬립니다. 새로 태어나 자라나는 어린이가 어른이 될 서른 해 뒤라면 아예 못 읽힐 글이 많겠다고 느껴요. 앵두꽃도 살구꽃도 못 볼 뿐 아니라, 나무에서 앵두랑 살구를 따먹지 못 하고, 새가 앵두랑 살구를 쪼는 모습을 못 본다면, 이러한 한살림을 글로 담을 길이 없어요. 우리는 어떤 삶을 글로 여미는 하루일까요? 우리는 어떤 책을 곁에 두면서 어떤 말과 삶과 마음을 바라보는가요? ‘문학에 이름을 남기는 글’이 아닌 ‘아이들이 물려받으면서 삶을 기쁘게 노래하는 글’을 읽거나 쓰거나 나누는 하루인가요?

ㅅㄴㄹ

앵두꽃 피면 / 앵두바람 / 살구꽃 피면 / 살구바람 // 보리바람에 / 고뿔 들릴세라 / 황새목 둘러주던 / 외할머니 목수건 (앵두, 살구꽃 피면/30쪽)

한뼘데기 논밭이라 할 일도 없어, 흥부도 흥얼흥얼 문풍지 바르면 흥부네 문턱은 햇살이 한 말. / 파랭이꽃 몇 송이 아무렇게 따서 문고리 문살에 무늬 놓으면 흥부네 몽당비 햇살이 열 말. (小感/13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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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새벽 - 박노해 시집, 30주년 개정판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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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시읽기 2022.12.8.
노래책시렁 273


《풀빛판화시선 5 노동의 새벽》
 박노해
 풀빛
 1984.9.25.



  잘난 분은 잘난 대로 삽니다. 못난 놈은 못난 대로 삽니다. 잘난 삶은 높지 않고, 못난 삶은 낮지 않습니다. 다 다르게 마주하고 바라보면서 배우고 사랑길로 새롭게 나아가는 하루입니다. 잘난 분이 잘난 삶을 고스란히 그리지 않고, 짐짓 거드름을 빼면서 가난을 노래한다면 얼마나 보잘것없을까요. 가난한 이가 가난한 하루를 그대로 옮기지 않고, 마치 잘난 분들처럼 거들먹거들먹 자랑하려 들면 얼마나 하찮을까요. ‘집짓기’는 낮은일이 아닌데 ‘건축업’처럼 한자말 이름을 붙이면 높은일이 될까요? 《풀빛판화시선 5 노동의 새벽》을 되읽었습니다. 이 노래책을 1992년에 처음 읽었습니다. 그때는 푸름이였고, 푸른배움터(고등학교)에서는 길잡이들이 “너 왜 불온서적을 학교에 가져오니!” 하고 윽박질렀습니다. 서른 해 지난 2022년에 “일하는 새벽”을 그린 노래는 아직도 ‘나쁜책’일까요, 또는 ‘좋은책’일까요? 일하는 사람이었기에 일하는 목소리를 담은 노래책인데, 1984년에 처음 태어날 무렵에는 박노해 님도 글바치 흉내로 ‘노동의’ 같은 이름을 붙였을 텐데, 새판으로 낼 적에는 ‘일하는’으로 추슬렀다면 새삼스레 빛났으리라 봅니다. 마음소리는 삶소리요, 마음노래는 삶노래입니다. 새벽에는 이슬이 맺습니다.

ㅅㄴㄹ

토요일이면 당신이 무데기로 동료들을 몰고와 / 피곤해 지친 나는 주방장이 되어도 / 요즘 들어 빨래, 연탄갈이, 김치까지 / 내 몫이 되어도 / 나는 당신만 있으면 째지게 좋소 (천생연분/23쪽)

전쟁 같은 밤일을 마치고 난 / 새벽 쓰린 가슴 위로 / 차거운 소주를 붓는다 / 아 / 이러다간 오래 못가지 / 이러다간 끝내 못가지 // 설은 세 그릇 짬밥으로 / 기름투성이 체력전을 / 전력을 다 짜내어 바둥치는 / 이 전쟁 같은 노동일을 / 오래 못가도 / 끝내 못가도 / 어쩔 수 없지 (노동의 새벽/10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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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소를 타고 - 개정판 민음의 시 8
최승호 지음 / 민음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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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시읽기 2022.12.8.
노래책시렁 276


《진흙소를 타고》
 최승호
 민음사
 1987.4.15.



  “노래를 하는” 사람은 차츰 줄고 “시를 창작하는” 사람은 갈수록 늡니다. ‘시·소설·문학’ 같은 이름을 내걸거나 받거나 듣거나 올려야 한다고 여기기에 ‘노래하기’ 아닌 ‘시작(詩作)’이라고까지 아예 일본스런 한자말을 쓰는 사람까지 꽤 많습니다. 왜 “기성시인·평론가 입맛에 맞추 시문학 창작”을 해야 할까요? 왜 “오늘 하루를 스스로 노래하는 마음빛을 풀어내기”하고 등질까요? 시골에서도 서울(도시)에서도 자전거나 두 다리나 버스로 움직이다가 문득 생각합니다. 요새는 ‘시인도 소설가도 평론가도 기자도 작가도 자가용을 몰기 일쑤’입니다. 부릉부릉 몰기에 나쁘지는 않아요. 그러나 아침저녁 북새판에 납작오징어처럼 밟혀 보지 않은 이가 무슨 글을 쓸까요? 아기를 낳고 안고 돌보고 사랑하는 하루를 살아내지 않은 이가 무슨 노래를 부를까요? 《진흙소를 타고》를 읽고서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늙은 사내’들은 으레 ‘사창가’ 얘기를 글로 쓰더군요. ‘쓰레기 청소부 마씨 = 聖者다운’ 같은 얘기는 그저 구경꾼으로 어깨너머에서, 또는 ‘자가용 차창 밖으로 흘깃 본’ 잔소리입니다. 제 삶을 쓰지 않고, 구경하거나 흘깃거린 바깥모습에 얽매이는 글이 문학이거나 시라면, 우리나라에는 문학도 시도 없습니다.


이제는 늙어 사창가에서도 쫓겨난 이후 / 같이 늙어가는 사내들에게 낡아빠진 몸을 팔려고 / 空山을 쏘다니는 들병이는 들여우 털을 뒤집어썼네 / 달밤에 헌 담요 펴고, 흰 종이컵에 소주 따르며 / 쥐포를 뜯는다, 들병이, 그 혼자 센 머리에 갈대꽃을…… (갈대꽃/24쪽)

쓰레기 청소부 늙은 마씨는 쓰레기를 뒤집어쓴 채 / 늙은 말 같은 삶에도 두레질 하지 않고 / 그래서 聖者다운 삶, 쓰레기 청소부 늙은 마씨는 / 왜 허구헌날 이렇게 남이 버린 쓰레기더미에 처박혀서 (쓰레기 청소부 마씨/25쪽)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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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12.9. 새셈틀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숲노래 씨가 쓰는 셈틀을 새로 장만했습니다. 장흥 푸름이하고 이야기꽃을 펴고서 어제 집으로 돌아와서 받았습니다. 열 몇 해를 쓴 셈틀에서 옮길 글·빛꽃(사진)이 얼마나 남았나 살핍니다. 이제 더 옮길 꾸러미가 없다고 여겨, 오늘 아침까지만 묵은셈틀을 쓰고, 낮부터는 새셈틀을 쓰겠군요. 곁님 셈틀도 숲노래 씨 셈틀 못잖게 오래 썼으니 곧 하나 더 장만하자고 생각합니다.


  날마다 새로 돋아서 찬찬히 스며드는 햇살처럼, 여태 날마다 조금씩 일하며 살아왔습니다. 앞으로도 이 길을 나아갈 테지요. 서두를 수도 안 서두를 수도 없습니다. 돌아보고 되새기고 헤아립니다. 우리말 ‘생각’은 ‘마음이 새롭게 가는 길’을 밑뜻으로 품습니다. 날마다 새 햇살이 찾아들듯, 나날이 새 마음으로 피어나는 새벽을 맞이합니다. 고맙습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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