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빛꽃 / 숲노래 사진빛 2022.12.27.


‘사진가 시대’는 끝났습니다

― 서학동사진관 김지연 님한테



  유진 스미스 님은 ‘미나마타’를 찍었지만, 구와바라 시세이 님은 ‘미나마타’를 못 찍었습니다. 유진 스미스 님은 미나마타에 그리 오래 머물지 않았으나 석 달 사이에 미나마타를 품었고, 구와바라 시세이 님은 여러 해를 머물렀어도 미나마타를 품지 못 했습니다. 둘 사이는 그저 한 가지가 다릅니다. 유진 스미스 님은 “어렵거나 뜻있거나 빛나는 일”을 한다고 여기지 않았고, 구와바라 시세이 님은 “어렵거나 뜻있거나 빛나는 일을 나서서 한다”고 여겼습니다.


  에드워드 커티스 님이 북중미 텃사람을 사진으로 담을 적에, 안셀 아담스 님이 미국 아름숲을 사진으로 담을 적에, 도로시아 랭 님이 이웃사람을 담을 적에, 이 세 사람은 “어렵거나 뜻있거나 빛나는 일”이라고 여기지 않았습니다. 이 세 사람은 ‘자랑(자부심)’을 안 하는 마음으로, 그저 ‘삶을 사랑하는 살림을 짓는 오늘’을 스스로 누리면서 이웃하고 어깨동무하는 길을 걸었을 뿐입니다. 이런 세 사람이 남긴 사진을 놓고서 뒷날 여러 비평가나 사진가가 ‘대가·명작·기록’이란 이름을 붙일 뿐입니다.


  우리나라 어느 갈래가 무리(집단·카르텔)가 아니겠습니까만, 사진밭도 무시무시하게 무리를 이룹니다. 다른 어느 갈래보다 무리질이 깊고 넓은 사진밭인 터라, 우리나라에서도 사진을 좋아하거나 즐기거나 사랑하려는 분이 많았지만, 하나같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서 떠났습니다. 또는 무리에 슬그머니 붙어서 이름을 얻거나 자리를 잡거나 돈을 쥡니다.


  온누리(전세계)에서는 크고 묵직하고 비싼 사진기가 스러지면서 값싸고 작은 사진기가 퍼지더라도, 우리나라만 유난히 크고 묵직하고 비싼 사진기가 춤추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진책을 내려’는 사진가가 너무 적었고 ‘사진전시를 열어서 사진을 팔아 살림에 보태려’는 사진가만 수두룩했습니다. ‘전시도록’조차 없이 사진전시를 연 사람도 참 많았고요.


  이제 ‘사진가 시대’는 끝났습니다. 손전화가 퍼질 즈음 필름사진기도 와르르 무너졌고, 어린이까지 손전화를 쥐는 이맘때에는 ‘사진가만 사진을 찍는 때’가 아닙니다. 이제는 그야말로 ‘누구나 사진즐김이’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나라는 사진가인 분들이 ‘아티스트·포토그래퍼’ 같은 영어로 스스로 꾸미려 합니다. ‘사진가들이 서로 써 주는 주례사 같은 사진비평’은 여느 사람들이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서양이론을 일본 한자말하고 영어로 범벅한 글투성이입니다.


  어린이한테 철학이며 미술이며 정치이며 역사이며 환경이며 들려주려고 눈을 낮추고 무릎을 꿇고 어깨동무하는 어른이 다른 갈래에는 하나둘 늘지만, 우리나라 사진밭만큼은 ‘어린이를 안 쳐다보고 무리를 짓는 사진가’만 넘실거립니다.


  언제까지 그 나물에 그 밥인 사진밭이어야 할까요?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사진가’는 사라져야 하거나 사라질 만한 자리라고 느낍니다. 다 걷어치워야지요. 마을을 보고, 어린이를 보고, 숲을 보고, 마음을 볼 노릇입니다. 대단하거나 값지거나 뜻있는 작품을 내놓으려는 사진은 멈출 수 있기를 바랍니다. ‘대단하거나 값지거나 뜻있는 작품을 내놓으려는 사진’을 못 멈춘다면, 앞으로 우리나라 사진책이며 사진판은 모래알처럼 사라지겠지요.


  목소리만 남은 채 떠도는 우리나라 사진을 누가 들여다볼까요? 사람들은 대학교를 안 다니고, 사진강의를 안 듣고, 사진책을 안 읽고, 사진가를 모르고, 사진이론조차 들은 적이 없고, 갤러리나 전시관을 간 일이 없어도, 손전화를 켜서 즐겁게 오늘 하루를 사뿐히 담고서 나눕니다. ‘사진가 시대’를 붙잡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람길·살림길·삶길·사랑길·숲길’이라는 ‘새로운 ㅅ길’을 사뿐사뿐 춤추고 노래하면서 어린이랑 나란히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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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5 1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놀 2023-04-06 09:55   좋아요 0 | URL
이 글을 올린 게시판에 글을 달았으니 챙겨서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https://blog.aladin.co.kr/hbooks/14485807

다른 이야기는 이 글에 담았고, 서학동사진관 이야기는 이 덧글로 붙입니다.

서학동사진관 김지연 님은 처음 선보인 사진부터 어쩐지 ‘멋’을 내세웠습니다. 다만 사진을 찍은 곳이 ‘시골’이었습니다. 굳이 멋을 내세우지 않고서 시골을 사진으로 담으셨다면, 처음 사진을 선보인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진 할머니 사진가’로 피어났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꾸 ‘멋’에 기울다가 ‘기성 주류 사진계’에 섞여들려는 ‘외국이론과 외국어로 범벅인 사진비평’을 자꾸 쓰려 하면서 스스로 ‘작품·예술’이라는 진구렁에 잠겨들었습니다.

jeeeek1121 2023-04-06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스러운 답변 감사합니다! :)
 

숲노래 책빛 / 숲노래 책넋 2022.12.27.

책하루, 책과 사귀다 153 책상은 책상이다



  서울대 앞 〈책상은 책상이다 2〉이란 이름인 헌책집에 1994년에 처음 찾아간 날, 책집지기님이 열아홉 살 젊은이한테 《책상은 책상이다》를 건네었습니다. “오늘 있는 책은 허름한 판밖에 없지만 속은 멀쩡하니까 읽어 보게.” 하더군요. 이날 헌책집지기님이 건넨 책을 읽고서 한동안 이 책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래, 책상은 책상이야. 사람은 사람이야. 사랑은 사랑이야. 바보는 바보야. 그저 그뿐이야.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아. 같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아. 마음을 보려고 해야 마음을 볼 수 있어. 마음을 안 보려 하면 끝끝내 마음을 못 볼 테지.” 하는 생각을 혼자 전철길에서 가다듬으며 되읽었습니다. 아름다운 책을 만나면 “아름책입니다.” 하고 서글서글 말합니다. 거짓스런 책을 만나면 “거짓책(비추천도서)입니다.” 하고 말합니다. 저는 아름책도 거짓책도 읽습니다. 아름책에서는 아름빛을 읽으면서 배우고, 거짓책에서는 거짓빛을 느끼면서 배웁니다. 이렇게 살아가니 아름답고, 저렇게 살려 하니 거짓스럽습니다. 삶은 두갈랫길(양자택일)이 아닙니다. 아름빛을 보고 싶다면 아름길로 갈 뿐이고, 거짓수렁에 잠기고 싶으니 거짓길로 빠져요. 낱말책(사전)을 쓰니까, 안 가리고 모든 책을 읽되, 참거짓을 헤아리고 짚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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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 숲노래 책넋 2022.12.27.

책하루, 책과 사귀다 152 비추천도서



  푸른배움터를 다니던 열일곱 살 무렵부터 ‘책느낌글’을 썼습니다. 오로지 스스로 읽고 느낀 대로 썼어요. 열일곱 살 푸름이가 글님이나 펴냄터를 알 턱이 없고, 그저 글빛에 흐르는 숨결을 하나하나 새기면서 나 스스로 어떻게 느끼고 삭여서 새롭게 바라보려 하느냐는 이야기를 여미었습니다. 아름책은 아름책이라 말했고, 거짓책(비추천도서)은 거짓책이라 말했어요. 제 책느낌글을 읽은 동무는 “야, 굳이 비추천도서라고 해야 하니?” 하고 묻습니다. “그럼 너는 네가 시험 볼 적에 늘 틀리는 문제를 네가 왜 틀리는지 내가 뻔히 아는데 모르는 척하고 안 짚어 주기를 바라니?” “아니, 그럼 안 되지. 알려줘야지.” “그래, 똑같아. 아름다운 책은 아름답다고 말해야겠지? 그럼 비추천인 책은 비추천이라고, 거짓책이라고 말해야지. 이뿐이야. 달리 아무 마음은 없어.” 손잡이랑 자리(안장)를 안 맞춘 채 자전거를 타면 등허리가 휘고 목이 아프며 넘어지기 좋습니다. 이웃이 자전거를 즐겁게 타기를 바라기에, ‘자전거 매무새’를 하나하나 짚어 줍니다. 우리가 읽는 책도, 글님이나 펴냄터에서 장삿속에 거짓말에 겉치레에 눈속임에 얕은꾀를 잔뜩 버무렸다면, 그저 이 대목을 낱낱이 짚으면서 “거짓책은 거짓책입니다”라 밝힙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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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이 오면 상상의힘 동시집 7
김찬곤 지음, 정연주 그림 / 상상의힘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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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책 / 숲노래 시읽기

노래책시렁 280


《짜장면이 오면》

 김찬곤 글

 정연주 그림

 상상의힘

 2019.1.20.



  일본사람이 엮은 ‘童詩’라는 일본 한자말을 한글로만 바꾸어 ‘동시’로 씁니다. 일본말 ‘아동문학’을 ‘어린이문학’으로 바꾸는 데에만 얼추 100해가 걸렸으니 ‘노래꽃’으로건 다른 우리말로건 ‘동시’를 고치자면 꽤 멀었을는지 모릅니다. 이름이 대수롭지 않다고 여긴다면, 처음부터 끝입니다. 이름이 대수로운 줄 알아야, 아이한테 아무 이름이나 안 붙일 뿐 아니라, 아이한테 아무 말이나 안 하고, 아이 둘레에서 아무 짓이나 안 하는 ‘참어른’으로 살림을 짓습니다. 《짜장면이 오면》은 ‘동시집’이지만, 이보다는 글님 어린날 생채기하고 멍울을 고스란히 옮기면서 ‘다시 아이로 살면서 새롭게 바꾸고픈 마음’을 드러내는 꾸러미라고 느낍니다. 그런데 굳이 옛날로 돌아가야 바꿀 수 있지 않아요. 오늘 이곳에서 새롭게 하루를 가꾸면서 ‘우리 스스로 어른빛’을 노래하면 됩니다. 가랑잎이 떨어져 주어야 씨앗을 맺고, 꽃송이가 떨어져 주어야 열매를 맺어요. ‘떨어짐’은 두렵지도 슬프지도 않습니다. 지난날 어머니가 흠씬 두들겨팬 일이 흔했으나, 우리는 오늘 포근손길로 새롭게 살면 돼요. 깨진 무릎도 멍든 마음도 스스로 낫습니다.


ㅅㄴㄹ


하지만, / 떨어진다는 것은 언제나 / 두렵고 / 슬픈 일이다. (떨어진다는 것은/48쪽)


동생과 싸웠다. / 한 대 맞으면 두 대 때리고 / 두 대 맞으면 세 대 때리고 / 오늘은 지고 싶지 않았다. / 나는 동생보다 세 살이나 많은 오빠이니까. // 어머니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 동생은 코를 씩씩 불었다. / 어머니는 나를 보고 화부터 냈다. / 둘을 번갈아 보지도 않았다. (오빠인 나와 동생인 너/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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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찾으러 간다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228
장문석 지음 / 실천문학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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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책 / 숲노래 시읽기

노래책시렁 279


《꽃 찾으러 간다》

 장문석

 실천문학사

 2014.12.5.



  ‘글’을 쓴다고 해도 울타리가 높다는 분이 있으나 ‘시’라고 하면 울타리를 엄두조차 못 내는 분이 있습니다. ‘노래’를 부르자 해도 담이 높다는 분이 있지만 ‘문학’이나 ‘예술’이라 하면 담이 아찔하다는 분이 있습니다. 우리말로 ‘글·노래’라 하면 썩 안 높다고 여기고, 한자말로 ‘시·문학·예술’이라 하면 썩 높다고 여기더군요. 그러나 어느 말로 가리키든 똑같습니다. 바라보는 마음만 다릅니다. 《꽃 찾으러 간다》는 ‘시·문학·예술’로 매만지면서 묶은 꾸러미라고 느낍니다. 잔뜩 매만져서 길들인 티가 물씬 흐릅니다. 오늘날은 이렇게 써야 시요 문학이고 예술이라 할 테지요. 그러나 ‘조로서도(鳥路鼠道)의 잔도’나 ‘행화촌(杏花村) 살구막’처럼 치레하는 꾸밈새를 ‘글’이라 해도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시·문학·예술’이라는 옷을 입힌다면 아무래도 ‘노래’일 수는 없겠구나 싶습니다. 그저 글을 써서 서로 띄우고 받으면서 누리기에 즐겁습니다. 그저 노래를 부르면서 주고받으면서 마음을 북돋우면 아름답습니다. 이제라도 글을 쓰기를 바라요. 이제부터 노래하기를 바랍니다. 꾸며야 시가 된다면, 시는 없어도 됩니다. 치레해야 문학이나 예술이 된다면, 문학이나 예술은 부질없습니다.


ㅅㄴㄹ


그 향내를 더듬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조로서도(鳥路鼠道)의 잔도가 전혀 두렵지 않았던 것을 (차마고도 1/13쪽)


행화촌(杏花村) 살구막에 들어 젓가락 장단 걸판지게 놀다나 갈까 (차마고도 3/16쪽)


형님 생신을 핑계로 간만에 만난 우리 4남매, 생선회 몇 접시 거나하게 포식하고는 짧은 인사치레로 뿔뿔이 흩어지는데 / 덜컥! 다가선 서산마루에 살점을 모두 발린 생선 한 마리가 붉은 숨 헐떡이며 길게 누워 있을 때 (지청구/12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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