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적' 없애야 말 된다

 합리적


 합리적 과정 → 올바른 길 / 알맞은 흐름 / 바른길 / 곧은길

 합리적 경영 → 바르게 꾸리기 / 올바르게 꾸리기

 합리적인 선택 → 올바로 고름 / 알맞게 뽑음

 일을 합리적으로 진행하였다 → 일을 알맞게 잘 하였다

 합리적 사고 → 알맞은 생각 / 옳은 생각 / 슬기로운 생각


  ‘합리적(合理的)’은 “이론이나 이치에 합당한”을 뜻한다고 합니다. ‘합당(合當)하다’는 “꼭 알맞다”를 뜻한다고 해요. 그러니 ‘합리/합리적 = 합당한 = 알맞은’인 셈입니다. 우리말로 ‘알맞다’를 쓰면 되고, ‘낫다·좋다’나 ‘가볍다’를 쓰면 되며, ‘슬기롭다·마땅하다’나 ‘옳다·바르다·똑바르다·올바르다’나 ‘그대로·찬찬히·가만히·차근차근·꾸밈없이’을 쓸 만합니다. 때로는 ‘알뜰하다·살뜰하다·훌륭하다’를 쓸 수 있고, ‘맞다·들어맞다·걸맞다’를 쓸 자리도 있습니다. ㅅㄴㄹ



이쪽 길을 택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 이쪽 길을 고를 때가 한결 낫고

→ 이쪽 길을 갈 때가 더 낫고

→ 이쪽 길을 가면 훨씬 즐겁고

→ 이쪽 길을 고르면 한결 좋고

→ 이쪽 길이 오히려 알맞고

《보도사진가》(구와바라 시세이/김승곤 옮김, 타임스페이스, 1991) 34쪽


가난을 합리적으로 대하게 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 가난을 올바르게 마주하는 흐름이기도 했다

→ 가난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삶이기도 했다

→ 가난을 꾸밈없이 껴안는 살림이기도 했다

→ 가난을 스스럼없이 여기는 가르침이기도 했다

《아이 키우기는 가난이 더 좋다》(서원희, 내일을여는책, 1999) 94쪽


합리적 사고의 가치를 가르친다는 것입니다

→ 슬기롭게 생각하는 값어치를 가르칩니다

→ 올바르게 생각하는 즐거움을 가르칩니다

→ 알맞게 생각하는 기쁨을 가르칩니다

→ 똑바로 생각하는 까닭을 가르칩니다

《발견하는 즐거움》(리처드 파인만/승영조·김희봉 옮김, 승산, 2001) 70쪽


인간에 비해 그 행동, 사고방식이 철저히 합리적이고도 단순명쾌하기 때문에

→ 사람에 대면 몸짓이나 생각이 아주 알뜰하고 투박하기 때문에

→ 사람보다 몸차림이나 생각이 아주 가볍고 깔끔하기 때문에

《기생수 6》(이와아키 히로시/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3) 86쪽


상당히 합리적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 무척 알맞다는 생각을 했다

→ 퍽 올바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 여러모로 맞다는 생각을 했다

《티벳전사》(쿤가 삼텐 데와창/홍성녕 옮김, 그물코, 2004) 126쪽


일단 합리적이고, 그리고 무엇보다 즐겁다

→ 어쨌든 좋고, 그리고 무엇보다 즐겁다

→ 먼저 참 좋고, 그리고 무엇보다 즐겁다

→ 퍽 낫고, 그리고 무엇보다 즐겁다

→ 꽤 쓸만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즐겁다

《즐거운 불편》(후쿠오카 켄세이/김경인 옮김, 달팽이, 2004) 81쪽


합리적으로 생각해서 들어줄 건 들어준다

→ 가만히 생각해서 들어줄 건 들어준다

→ 곰곰이 생각해서 들어줄 건 들어준다

→ 차분히 생각해서 들어줄 건 들어준다

→ 차근차근 생각해서 들어줄 건 들어준다

→ 하나하나 생각해서 들어줄 건 들어준다

《집으로 가는 길 1》(지아오 보/박지민 옮김, 다산초당, 2005) 52쪽


합리적이고 카리스마적인 지도자로 유력한 대통령후보였지만

→ 바르게 휘어잡을 만한 나라지기감이었지만

→ 올곧게 이끌 만한 나라일꾼으로 떠올랐지만

《프랑스 대통령 이야기》(최연구, 살림, 2008) 70쪽


설명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를 모색 중이다

→ 풀이할 수 있는 마땅한 까닭을 찾는다

→ 밝힐 수 있는 알맞은 까닭을 찾으려 한다

→ 얘기할 수 있을 만한 까닭을 한창 찾는다

《곳간이 있는 집》(하츠 아키코/한나리 옮김, 시공사, 2015) 142쪽


특히 싸고 양이 많은 것을 사서 쓰는 것을 ‘합리적 소비’라고 합니다

→ 더욱이 싸고 부피가 많은 것을 사서 쓰면 ‘알뜰한 손길’이라고 합니다

→ 게다가 싸고 부피 많은 것을 사서 쓰면 ‘살뜰한 손길’이라고 합니다

《사회가치 사전》(구민정·국찬석·권재원·김병호·신동하, 고래이야기, 2016) 50쪽


그런 모습이 합리적인 건가요

→ 그런 모습이 좋은가요

→ 그런 모습이 나은가요

→ 그런 모습이어야 하나요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최혜진, 은행나무, 2016) 266쪽


합리적인 것이 항상 현명한 것은 아닌데

→ 알맞다고 늘 슬기롭지는 않은데

→ 맞춤하다고 노상 슬기롭지는 않은데

→ 좋다고 언제나 슬기롭지는 않은데

《감의 빛깔들》(리타 테일러/정홍섭 옮김, 좁쌀한알, 2017) 172쪽


내가 생각하는 가장 합리적인 대안을 표현한 것이었다

→ 내가 생각하는 가장 알맞은 길을 나타냈다

→ 내가 생각하는 가장 올바른 길을 이야기했다

→ 내가 생각하는 가장 나은 길을 밝혔다

《부끄러움의 깊이》(김명인, 빨간소금, 2017) 247쪽


나이스하고 합리적인 상사

→ 멋지고 올바른 웃사람

→ 멋스럽고 바른 웃사람

→ 멋있고 참한 웃사람

《리지의 블루스》(김명신, 리지브루스, 2018) 41쪽


세상을 조금만 더 합리적으로 본다면

→ 삶을 조금만 더 알맞게 본다면

→ 삶을 조금만 더 바르게 본다면

→ 삶을 조금만 더 찬찬히 본다면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이정모, 바틀비, 2018) 9쪽


스완슨의 간단한 레시피는 합리적이다. 땅을 갈지 말고 비료를 필요한 만큼 필요한 바로 그곳에만 주며 덜 사용하라는 것이다

→ 스완슨이 선보인 길은 매우 좋다. 땅을 갈지 말고 비료를 알맞게 바로 그곳에만 주며 덜 쓰라는 얘기이다

→ 스완슨은 무척 훌륭히 일을 한다. 땅을 갈지 말고 비료를 바로 그곳에만 알맞게 주며 덜 쓰라고 한다

《발밑의 혁명》(데이비드 몽고메리/이수영 옮김, 삼천리, 2018) 66쪽


다른 공장 노동자들은 합리적이자 않아요

→ 다른 공장 일꾼은 올바르지 않아요

→ 다른 공장 일꾼은 살뜰하지 않아요

→ 다른 공장 일꾼은 찬찬하지 않아요

《기상천외한 코뮤니즘 실험》(비니 아담착/조대연 옮김, 고래가그랬어, 2019) 74쪽


인민은 속고 있는 게 아니라 합리적 선택을 하고 있다

→ 들풀은 속지 않고 알맞게 길을 간다

→ 풀꽃은 속지 않고 차근차근 길을 찾는다

→ 우리는 속지 않고 길을 올바로 고른다

《혁명노트》(김규항, 알마, 2020) 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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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한 국어학원
변진한 지음 / 깨소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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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1.13.

인문책시렁 262


《여름한 국어학원》

 변진한

 깨소금

 2022.10.24.



  《여름한 국어학원》(변진한, 깨소금, 2022)을 읽었습니다. 배우고 일하고 나누는 하루를 누린 발자국을 차곡차곡 들려줍니다. 배웠기에 들려줄 수 있고, 들려주면서 살림을 가꾸는 일을 찾을 수 있고, 살림을 가꾸면서 어느새 스스럼없이 나누는 마음으로 갈 수 있습니다.


  숱한 사람들이 돈이 잘되는 일감을 거머쥐려 달려들면서 이름값을 높이는 나날인데, 차곡차곡 쌓은 돈은 어디에서 누구한테 이바지할까요? 우리나라 배움터는 어린이나 푸름이한테 “돈이란 무엇인가?”나 “돈을 어떻게 쓰기에 즐겁고 아름다울까?”를 하나도 안 가르치거나 못 가르치지 않는가요?


  가만히 보면 우리나라 배움터는 ‘사랑’부터 안 가르치고 ‘숲’을 못 가르치며 ‘말’을 안 가르치고 ‘글’을 못 가르칩니다. 이름으로는 ‘사랑·숲’이나 ‘말·글’을 가르치는 시늉이지만, 껍데기만 슥 훑거나 건드리다가 지나가기 일쑤입니다. 사람으로서 살림을 짓는 어진 빛살인 하루일 적에 사랑입니다. 숱한 숨결을 수수하게 품을 줄 아는 풀꽃나무이기에 숲입니다. 마음을 그려서 생각을 씨앗으로 담기에 말입니다. 소리로 터져나오는 생각을 마음에뿐 아니라 눈으로도 보면서 나누려고 그리기에 글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우리말꽃(국어사전)부터 제대로 나온 적이 없습니다. 우리 첫 낱말책은 믿음길(종교)을 퍼뜨리려던 이웃나라에서 엮었고, 이다음은 우리나라를 집어삼키려던 일본 글바치하고 일본바라기(친일파)가 엮었습니다. 이다음으로 우리 손으로 엮으려다가 한겨레싸움(한국전쟁)에 휩쓸렸고, 겨우 숨을 돌린다 싶을 무렵에는 서슬퍼런 총칼(군사독재)이 다시 번득였어요. 총칼을 몰아낸다 싶더니 어느새 이쪽저쪽(좌파·우파) 모두 돈바라기로 휩쓸렸고, 이윽고 누리바다(인터넷세상)로 달리면서, 아직도 우리말꽃(국어사전)은 갈피를 못 잡고 헤매는 판입니다.


  우리가 쓰는 말글이 여태 우리말·우리글답지 않다면, ‘우리말글’이 아닌 ‘국어’라는 일본스런 한자말인 이름으로 뭔가 가르치는 얼거리가 제대로 선 적이 없다고 할 만하겠지요. 쳇바퀴이자 수렁이자 굴레일 테고, 배움수렁(입시지옥)입니다. 즐겁게 펴고 기쁘게 나누며 아름다이 꽃피우는 말글하고 동떨어진 ‘국어’일 텐데, ‘말글 아닌 국어’에 무슨 마음을 어떤 생각으로 심을 수 있을까요?


  이쪽을 보아도 갑갑하고 저쪽을 보아도 답답한 나라이지만, 사랑으로 마주하는 짝꿍이 있고, 두 사람이 새롭게 맺는 사랑으로 만나는 아이가 있습니다. 서둘러 가야 할 길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서둘러 자라야 하지 않거든요. 차근차근 여미어 찬찬히 누리고 나눌 수 있는 마음이라면, 우리가 쓰는 말 한 마디는 별빛처럼 빛나고 햇빛처럼 따스할 만합니다.


ㅅㄴㄹ


남들보다 군대를 늦게 다녀와서 두 해 임용을 준비했지만 떨어졌다.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자신이 없기에, 몇십 대 일이었던 경쟁률을 탓할 수는 없다. 어쩌다 보니 그 시절 시험공부를 밑천 삼아 학원가로 나와 고등학생을 가르치며 12년 넘게 학원 밥을 먹었지만, 공무원으로서의 안정과 사교육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부딪힐 때마다 임용을 일찍 포기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10쪽)


“그건 스무 살의 벚꽃이야. 열아홉의 벚꽃은 열아홉에만 피는 거야. 내년에 올해의 벚꽃을 볼 수는 없어. 단, 엄마께 내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하면 안 돼.” 이런 말을 해도 항의전화 한 번 받은 일은 없는 것으로 보아, 아이들은 벚꽃놀이를 가지 않았거나 엄마에게 나의 말을 전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14쪽)


하지만 “뜻하지 않게 일어난 일”일지는 몰라도 정말 “아무런 인과 관계가 없이 일어난 일”인지는 확신할 수 없는 것 아닐까. (41쪽)


더는 학원을 운영하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출퇴근하는 버스 안에서 〈연애시대〉를 보며 생각했다. 처음 시작할 무렵, 육 년 후 내가 이런 마음일 것을 알았다면 시작할 수 있었을까? (10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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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와 가짜
요시모토 다카아키 지음, 송태욱 옮김 / 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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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1.13.

인문책시렁 266


《진짜와 가짜》

 요시모토 타카아키

 송태욱 옮김

 서커스

 2019.6.20.



  《진짜와 가짜》(요시모토 타카아키/송태욱 옮김, 서커스, 2019)를 읽었습니다. 책이름을 “진짜와 가짜”로 옮겼습니다만, 일본책 이름을 짚으면 “참과 거짓”이나 “참거짓”으로 옮기는 길이 옳았으리라 봅니다.


  어느 때부터인가 외마디 한자말 ‘진짜(眞-)·가짜(假-)’가 퍼졌는데요, 중국을 섬기던 예전 글바치하고 우두머리부터 일본에 들러붙은 글바치하고 우두머리는 ‘진가(眞假)’나 ‘진위(眞僞)’처럼 한자로 쓰기를 즐겼어요. 이들 글바치하고 우두머리로서는 사람들이 널리 쓰는 삶말인 ‘참·거짓’을 죽어도 안 쓰려 했습니다. 그들로서는 ‘누구나 쉽게 헤아리고 알아듣고 나누면서 생각을 북돋우는 말을 담는 글’을 꺼렸거든요. 누구나 나누는 말글이 아닌, 힘꾼·이름꾼·돈꾼이 거머쥘 말글이어야 한다고 여겼어요.


  오늘날 숱한 책(인문책)을 펴면 말글이 참 까다롭거나 어렵거나 고리타분하거나 골때립니다. 무늬는 한글이지만, 속은 한말(우리말)이 아니에요. 생각해 봐요. 겉으로 보기에 한글로 적으면 누구나 읽을 수 있을까요? 겉으로만 한글이라면 ‘참(진실)’이 아닌 ‘거짓(사실)’입니다. 쉬운말을 안 쓰는 사람은 모두 거짓꾼(거짓말쟁이)입니다. 쉬운말을 등지는 사람은 눈가림이나 눈속임을 하는 셈입니다.


  아기를 낳은 어버이가 아기한테 어렵게 말하지 않아요. 아이를 돌보는 어른은 아이한테 어렵게 들씌우지 않습니다. 아이가 못 알아듣도록 말을 하면서 외우도록 시킬 적에는 아이를 길들여서 노리개나 허수아비로 삼는 셈입니다. 아이가 바로 알아듣도록 쉽게 말할 줄 알아야 비로소 어른입니다. 누구나 쉽게 깨닫고 나누면서 누리도록 말을 하고 글을 쓸 적에 비로소 글님(작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겉글(눈가림글·눈속임글·거짓글)을 쓰는 이들은 참(진실)을 등지려 합니다. 참글을 쓰는 이들은 가리거나 감추거나 숨길 까닭이 없습니다. 겉글을 쓰는 이들은 뒤로 꿍꿍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둘레를 보면 겉글·거짓글로 눈을 가리거나 속이는 이들이 내놓는 책이 수두룩합니다. 참글을 널리 알리면서 읽는 사람이 뜻밖에 매우 적습니다.


  앞으로는 우리부터 먼저 바꿀 수 있을까요? ‘참 = 속 = 넋 = 진실’입니다. ‘거짓 = 겉 = 눈가림/눈속임 = 사실’입니다. 한자말 ‘사실’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읽는 길입니다. 한자말 ‘진실’은 속으로 빛나는 숨결을 읽는 길입니다. 이제는 진짜(진실)하고 가짜(사실)를 넘어, 참·거짓을 헤아리는 이웃을 만나고 싶습니다.


ㅅㄴㄹ


현대는 문명이나 과학이 점점 발달하기만 해서 인간의 어리석음을 더욱 잘 알 수 있는 시대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어리석음은 노골적이 되었습니다. 원인을 밝히자면 그것은 정신이 망가졌기 때문일 겁니다. (26쪽)


문학을 읽으면 감성이 풍부해진다고만 말하면 그건 좀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풍부해지기도 하겠지만 동시에 문학에는 문학 고유의 독이 있기 때문에 분명히 독도 퍼집니다. 그 점은 잊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35쪽)


그렇다면 왜 지금 세대의 작가는 대가가 될 수 없는 걸까요? 그것은 생활인으로서의 인간적인 성숙과 문학적인 감각의 성숙 속도가 일치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126쪽)


전업주부가 되면 손해를 본다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일은 절대 없습니다. 만약 전업주부만큼의 시간을 만들 수 없다면 적어도 아이에게 중요한 시간, 즉 유아기와 사춘기만은 차분히 마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178쪽)


지금의 일본은 도덕적으로도 좋지 않기 때문에 품격이나 애국심이나 무사도 정신이라는 것을 부활시키자는 생각이 붐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225쪽)


#吉本隆明 #

真贋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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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2023.1.13.

오늘말. 높고낮다


알지 못하는 사람더러 “알지 못하는군요” 하고 말할 뿐이지만, 알못이는 이런 말을 대단히 싫어합니다. 거꾸로 생각해 보면, 아는 사람더러 “아는군요” 하고 말하면, 아는 사람은 안 싫어해요. 떠돌아다니기에 떠돌이라 하고, 나라에서 일하니 나라일터라고 합니다. 모든 말은 삶자리에서 고스란히 피어납니다. 굳이 벼슬을 붙이거나 감투를 올려야 하지 않습니다. 나리님이라고 치켜세우던 낡은 버릇을 털어내어 새롭게 숨을 넣어야지 싶어요. 높은 말이나 낮은 말은 없습니다. 높고낮은 마음이나 꿈으로 가를 수 없습니다. 말은 오롯이 말이고, 마음은 언제나 마음이고, 꿈은 노상 꿈이에요. 크기를 못 따지는 사랑처럼, 크고작음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자 목숨입니다. 누구라도 숨살림을 누릴 노릇입니다. 나그네도 텃사람도 푸르게 숨쉬는 나라일 적에 아름답습니다. 나중으로 미룰 까닭이 없이 느긋하게 하면 됩니다. 먼저 붙잡기보다 느긋이 마주하면 됩니다. 앞뒤를 재기보다는 얼마나 즐거운 마음인가 하고 돌아보면 돼요. 어떻게 하느냐고요? 오직 꿈을 사랑으로 그리는 마음으로 말 한 마디부터 어질게 생각하면서 심으면 되어요.


ㅅㄴㄹ


아무개·알지 못하다·알못·알못이·알못꾼·모르다·나그네·떠돌다·떠돌아다니다·떠돌이·떠돌뱅이·떠돌깨비·떠돌꾸러기 ← 무연(無緣), 무연고, 무연고자


나라일터·나라터·나라·나리·나리집·나리집안·벼슬집·벼슬터·벼슬마당·벼슬판·일터·일판·일밭 ← 관아, 관청, 관가(官家)


숨넣기·숨넣다·숨을 넣다·숨불기·숨불다·숨을 불다·숨을 불어넣다·숨살림·숨살리기·숨살림길 ← 인공호흡, 심폐소생술


무게·크기·크고작다·높낮이·높고낮다·앞뒤·먼저·나중·얼마나·어떻게·어찌나 ← 경중(輕重)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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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2023.1.13.

오늘말. 우물개구리


눈이 멀면 마음소리가 아닌 겉발림에 홀려 앞뒤를 못 가립니다. 귀가 먹으면 마음노래가 아닌 입발림에 속으며 그만 치달리거나 미칩니다. 처음이라 모를 수 있습니다. 코흘리개이니 우격다짐으로 할는지 몰라요. 철없으니 덤비느라 그만 엉터리로 망가뜨리는 바보짓을 할 때가 있어요. 덜떨어지기에 나쁠 까닭이 없습니다. 알지 못 할 뿐이니 멍청이라 여길 텐데, 얕은 꾀로 무턱대고 하는 이웃이 있다면 살살 달래어 풀어 주면 됩니다. 마구잡이로 달리는 얼뜨기 같은 동무가 있으면 부디 똥오줌을 가릴 수 있도록 슬슬 다독여서 북돋아 주면 되어요. 개구리뿐 아니라 사람도 우물에 갇히면 그만 넋이 나갑니다. 비좁은 곳에서 생각을 못 키우면서 생뚱맞은 길을 쳐다볼밖에 없어요. 누가 막기 때문에 한 치 앞을 못 보지 않아요. 헬렐레 하고 마음을 놓았기 때문입니다. 잡살뱅이마냥 맹하게 달려들지 말아요. 좀스럽게 굴지 말고 눈을 떠요. 뚱딴지처럼 나대지 말고, 넋을 추스르고 얼을 깨워서 한 걸음씩 새롭게 내딛어요. 우물개구리 아닌 들개구리로 뛰놀아 봐요. 숲개구리로 뜀박질을 하고, 바다개구리로, 멧개구리로 차근차근 피어나 봐요.


ㅅㄴㄹ


눈멀다·귀먹다·먼눈·알못·모르다·아직·우물개구리·넋나가다·넋빠지다·넋잃다·넋뜨다·넋비다·넋가다·넋뜨기·넋빈이·넋간이·얼나가다·얼빠지다·얼잃다·얼간이·얼뜨기·얼빈이·꼴값하다·덜떨어지다·비좁다·뿌리얕다·바보·바보스럽다·바보짓·바보꼴·멍청이·멍텅구리·돌머리·똥오줌 못 가리다·뚱딴지·머리가 돌다·마구·마구마구·마구잡이·막하다·앞뒤 안 가리다·맹하다·맹추·생각없다·아무렇게나·우격다짐·함부로·얕다·어리바리하다·어리석다·엉뚱하다·엉터리·난데없다·덮어놓고·무턱대고·생뚱맞다·설렁설렁·내달리다·달려들다·덤비다·미쳐날뛰다·미치다·치달리다·우습다·웃기다·잡살뱅이·잡살꾼·젬것·젬치·젬뱅이·지랄·좀스럽다·좁다·졸때기·졸따구·짧다·쪼다·쪼들리다·풀지 못하다·한 치 앞도 못 보다·처음·처음 겪다·처음 듣다·처음 보다·처음 있다·철없다·코흘리개·푼수·푼수데기·헬렐레 ← 맹목, 맹목적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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