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484 : 투명하게 비치는



밑색이 비치는 투명한 노랑

→ 밑빛이 비치는 노랑

→ 밑이 비치는 노랑빛


비치다 : 5. 투명하거나 얇은 것을 통하여 드러나 보이다

투명(透明) : 1. 물 따위가 속까지 환히 비치도록 맑음



  속이 다 보일 적에 ‘비치다’라 하고, 한자말로는 ‘투명’이라 합니다. “투명하게 비치다”나 “비치는 투명”은 나란히 겹말입니다. ‘비치다’ 한 마디만 쓸 일입니다. ㅅㄴㄹ



노란색 농도를 엷게 칠하면 밑색이 비치는 투명한 노랑도 만들 수 있다

→ 노랑을 묽게 바르면 밑빛이 비치는 노랑도 빚을 수 있다

→ 노랑을 묽게 입히면 밑이 비치는 노랑빛도 낼 수 있다

《나의 작은 화판》(권윤덕, 돌베개, 2020) 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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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810 : 세상의 변화 기존의 주류 질서



세상(世上) : 1. 사람이 살고 있는 모든 사회를 통틀어 이르는 말 ≒ 세속

변화(變化) : 사물의 성질, 모양, 상태 따위가 바뀌어 달라짐

소수자(少數者) : 적은 수의 사람

약자(弱者) : 힘이나 세력이 약한 사람이나 생물. 또는 그런 집단

기존(旣存) : 이미 존재함

주류(主流) : 1. 강물 따위의 원줄기가 되는 큰 흐름 2. 사상이나 학술 따위의 주된 경향이나 갈래 3. 조직이나 단체 따위의 내부에서 다수파를 이르는 말

질서(秩序) : 혼란 없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게 하는 사물의 순서나 차례

가치(價値) : 1. 사물이 지니고 있는 쓸모

의문(疑問) : 의심스럽게 생각함

행동(行動) : 1. 몸을 움직여 동작을 하거나 어떤 일을 함

시작(始作) :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또는 그 단계



온누리를 바꾸는 힘은 무시무시하거나 커다랗지 않습니다. 숲을 이루는 나무가 모두 처음에는 아주 작은 씨앗이었듯, 작고 여린 사람들이 마음을 차근차근 모으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묻고 얘기하는 사이에 빛물결이 일어납니다. 높다란 자리에 들어앉은 우두머리나 꼭두머리가 뭘 해주어야 온누리를 바꾸지 않아요. 늘 작은이가 작은씨 같은 작은빛을 삶자리에 천천히 심고 느긋이 가꾸며 사랑으로 돌보기에 바꾸거나 고치거나 바로잡거나 추스르거나 다독입니다. 낡거나 고리타분한 틀을 안 나무라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가 스스로 나날이 지을 사랑씨앗을 우리 보금자리에 기쁘게 심어서 넉넉히 보살피자는 뜻입니다. ㅅㄴㄹ



세상의 거의 모든 변화는 소수자나 약자들이 기존의 주류 질서와 가치에 의문을 던지고 이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서 시작되었습니다

→ 온누리는 작고 여린 사람들이 낡은 틀과 굴레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움직이면서 바꾸어 왔습니다

→ 이 땅은 낮고 힘없는 이들이 고리타분한 틀과 굴레를 따지고 일어서면서 고쳐 왔습니다

《크다! 작다!》(장성익, 분홍고래, 2018) 1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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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이다 2023.1.31.불.



옷을 입지 않으면 느낄 일이 없어. 옷을 입기에 무엇이든 느껴서 받아들이고 가만히 헤아리지. 옷을 가볍게 입고서 시원하거나 춥고, 옷을 두껍게 입고서 덥거나 따뜻해. 옷을 곱게 입고서 겉·허울·껍데기를 내세우거나 뽐내거나 자랑하느라 속빛을 잊다가 잃어. 옷을 아무렇게나 입고서 삶을 흘려보내느라 속빛이 헤매고 떠돌아. 너(나)한테 맞는 옷은 무엇일까? 어느 옷을 입으면서 너(나) 스스로 즐겁게 이곳에 있는 이야기를 읽고 이어가겠니? 옷을 입기에 네가 오늘을 살아. 옷(몸)을 입지 않을 적에는 어림·젊음·늙음이 없잖니? 옷을 입으면서, 그러니까 몸을 입으면서 ‘이곳’에 ‘나’지. 이곳에 나기에(태어나기에) ‘나’로서 살아가고 ‘나이’를 먹어. 옷(몸)을 안 입으면 ‘나이’를 안 먹지만 ‘나’도 없단다. 보렴. 물방울은 옷을 안 입어. 바람도 옷을 안 입지. 물방울을 못 쪼개고 바람을 못 가르지? 물방울하고 바람은 “오롯이 오직 옹글게 하나인 알·얼”이야. 너희는 옷(몸)을 입으면서 ‘다 다른 나(남)’로 갈린단다. ‘나’로 이곳에 ‘나니까(나오니까·낳으니까)’ 삶이 생겨. 너희는 ‘나이’를 먹으면서 ‘잇는’ 만큼 삶이 ‘있’고, 이 삶을 ‘이어’서 ‘이야기’로 엮는단다. 너희가 물방울이나 바람처럼 그저 ‘빛’이던 곳에서는 ‘너나없는’ 사이로 ‘때·곳·나이·몸’이 없이 ‘있는 그대로 빛인 알·얼’이었기에 가없이 있으면서 모두 흐르면서 잇는 길이었지. ‘인 짐’처럼 ‘이곳(여기)애 있는’ 몸인 사람이야. 자, 어떻게 살겠니? “나로 있”는 삶으로 가겠니?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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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생색 2023.2.4.흙.



티를 내고 싶으면 내도 되는데, 티를 내다 보면 자꾸 티끌이 되고 티끌로 쌓여. 티를 내는 마음에는 티눈이 생겨서 엉거주춤하거나 나중에는 못 걷기까지 하더라. 티를 내지 않으니 빛이 난단다. 티나게 할수록 빛나지 않을 뿐 아니라, 빛바래고 말더라. 왜 ‘티·티끌’이라고 하겠니? 빛날 적에는 스스로 가볍게 날아오르거나 날아다녀. 빛나지 않을 적에는 스스로 숨결을 갉아먹다가 무너져서 티끌(먼지·부스러기)로 흩어진단다. ‘해가 빛날’ 적에 해를 생각하니? ‘해가 빛날’ 적에는 햇빛을 누리면서 네가 이 삶에 펼 빛그림을 바라본단다. 해는 너더러 “해를 쳐다보거나 올려다보라”는 뜻으로 빛나지 않아. 해는 네가 스스로 빛을 받아들여서 나아갈 삶그림을 펴면서 웃고 노래하기를 바라지. 네가 새벽에는 해를 바라볼 수도 있어. 그러나 너는 ‘해바라기’에 매이려고 태어나지 않았단다. 넌 꿈을 그려서 사랑을 누리고 나누는 하루를 늘 새로운 오늘로 살아가려고 태어났어. 넌 숨을 안 쉬면 죽지만, 넌 숨쉬려고 태어나지 않았어. 네 꿈길을 가려고 태어났지. 무엇이든 다 보아도 돼. 섬기거나 올리거나 기리거나 높이거나 얽매이거나 사로잡히거나 나무라지도 마. 네가 지을 하루를 보면서 살렴. 둘레에서 누가 자꾸 티내려 하면 빙그레 웃어 줘.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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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그들 아닌 우리들 2023.2.3.쇠.



저놈들을 쳐다보면서 “저놈들은 왜 저러지?” 하고 짜증을 쉽게 낼 수 있어. ‘저놈’은 누구일까? ‘그놈’은 어째 늘 밉질·막짓을 일삼을까? 가만히 봐. 저놈도 그놈도 이놈도 언제나 ‘우리들’이야. 저놈들이 왜 저러는지 아니? 저놈들은 “모두 네 탓이야!” 하고 돌리는 말을 일으키려고 한단다. 저놈들은 왜 저렇게 볼썽사나운 말에 짓을 일삼을까? 저놈들은 ‘좋고 싫고 따지’면서 살거든. 그래서 저들 스스로 좋다고 여기는 대로 하는데, 너는 왜 저들하고 같이 ‘저들이 좋다고 여기는 대로’ 안 하는지 너희가 알쏭달쏭하고 얄궂다고 여기지. 그래서 저들은 너희가 저들하고 같이 ‘저들이 좋아하는 대로’ 따를 때까지 ‘그 말과 짓을 이어간’단다. 자, 그러면 너는 ‘네가 좋다고 여기는 대로’ 저놈들이 움직이거나 따라야 한다고 여기니? 그래서 너는 저놈들이 나쁘니까 싸워서 물리치거나 밟아서 네 말짓에 고분고분 따라야 한다고 여기니? 네가 좋아하는 대로 안 하는 저놈들은 나쁘니까 네가 때리거나 깎거나 미워하거나 괴롭혀도 되니? 아마 너나 저들이나 이야기를 못 하겠지. 아무래도 “안 하려” 든다고 해야 할 테고. 너랑 저들은 “아무 사이가 아니”기에 너랑 저들한테는 ‘틈’이 없어. 아무 사이가 아니고, 틈이 없으니, 쉴 겨를도, 생각이 흐를 자리도 없어. 마음이 만나는 사이가 아니지. 곰곰이 보렴. “그들도 저들도 아닌 우리”를 보렴. 서로 가르고 쪼개어서 싸우고 겨루려는 네 얼굴을 보렴. 따사로이 웃으면서 맞이할 줄 모르는 곳에는 ‘숨쉴틈’도 ‘햇볕 스밀 틈’도 없으니, 아무 사랑이 없단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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