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니스의 황금새 1 - 시프트코믹스
하타 카즈키 지음 / YNK MEDIA(만화)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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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2023.2.22.

글을 쓸 수 없던 사람들



《카이니스의 황금새 1》

 하타 카즈키

 장혜영 옮김

 YNK MEDIA

 2020.10.15.



  《카이니스의 황금새 1》(하타 카즈키/장혜영 옮김, YNK MEDIA, 2020)를 읽으면 ‘글을 읽을 수 없던 사람들’이 비로소 ‘글읽기’를 조금은 할 수 있되 ‘글을 쓰면 안 되는 자리’에 있던 무렵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오늘날에는 글순이도 글돌이도 나란히 있습니다만, 순이(여성)가 붓을 쥐고서 제 삶을 스스럼없이 쓸 수 있은 지는 얼마 안 됩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이웃나라도 매한가지입니다. 우리 발자취에 글을 남긴 몇몇 글순이(여성작가)가 있으나, 이들 글순이는 ‘힘·이름·돈이 있던 집안’이었어요. 아무런 힘도 이름도 돈도 없던 작고 수수한 흙순이(농사꾼)는 붓종이를 구경은커녕 만질 수도 없었습니다. 또한 ‘힘·이름·돈이 있던 집안’이라 하더라도 모든 순이가 붓종이를 만지지 않았어요. 그저 글돌이(남성작가·남성 권력자)한테 얹혀가고서 입을 다문 채 지내는 나날이기 일쑤였습니다.


  굳이 글을 쓰거나 읽어야 하지 않습니다만, 돌이만 읽거나 써야 할 수 없습니다. 글을 쓰거나 읽어야 날개(자유)이지 않습니다만, 순이돌이 누구나 읽고 쓸 줄 알 뿐 아니라, 제 삶·살림을 스스로 건사하면서 온누리에 푸르게 사랑씨앗을 심을 수 있도록 날갯짓할 때라야 아름답습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을 나눌 아름다운 사이라면, 몇 가지를 버릴 노릇입니다. 첫째, 힘을 버립시다. 힘(권력)이 아닌 풀꽃나무에서 흐르는 푸른 숨결을 함께 나누고 누릴 노릇입니다. 둘째, 이름을 버립시다. 허울스러운 이름(명예)이 아닌, 온마음에 온사랑을 심는 이름꽃·말꽃·노래꽃으로 거듭날 노릇입니다. 셋째, 돈을 버립시다. 돈(재산)에 매이니 마음을 잊고, 마음을 잊으니 사랑을 잃다가 모든 꿈이며 노래를 잃어요.


  누구나 어깨동무하는 아름다운 삶터로 나아가자면 ‘문학상’이나 ‘등단’ 같은 껍데기도 사라져야겠지요. ‘작가’ 같은 허울도 치워야 할 테고요. 우리는 서로 ‘지음이’이면 됩니다. 밥짓기에 옷짓기에 집짓기를 손수 할 줄 아는 어질면서 참한 숨결을 돌보면서 노래짓기에 삶짓기에 사랑짓기를 펴는 슬기로우면서 따사로운 숨빛으로 나아갈 노릇입니다. 이처럼 짓기를 할 줄 아는 손으로 말글을 지어 아이한테 들려주고 물려줄 노릇이에요.


  ‘지어’야지요. ‘창작·작업’이 아닌 ‘지음’으로 가야지요. 모든 하루를 스스로 짓고, 새롭게 짓고, 푸르게 짓고, 넉넉하게 짓고, 즐겁게 짓는 착한 사람으로 함께 손잡고 달려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순이돌이가 반짝이는 눈망울로 만나서 푸른별을 노래하는 글살림을 지을 수 있기를 바라요.


ㅅㄴㄹ


‘난 네가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이 세상의 구조가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안 들어, 라고 할 순 없지.’ (24쪽)


“저자의 이름이 리아 보이드든 앨런 웨지우드든 책의 내용은 똑같은데, 세간에선 그렇게 보지 않아. 쓴 사람이 일단 남자인지 여자인지부터 보고 판단해버려.” (31쪽)


“인간에겐 상상력이 있어. 상상력으로 타인과 공감하며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고! 만약에 경험한 게 아니면 공감할 수 없다고 한다면, 타인에게 다가갈 기회도 줄고 작은 커뮤니티 안에서밖에 서로를 이해할 수 없게 되고…….” (63쪽)


“지금까지 자유가 없었기 때문에, 밖에 나가서 공상에 빠져 있으면 마음이 편했어.” (78쪽)


‘아아, 움직이기 불편해. 스커트가 거추장스러워. 머리는 무겁고, 복장 하나로도 기분이 달라지는구나. 좋은 공부가 됐어.’ (87쪽)


“모두가 조연을 원하지만, 알아서 쓰라고밖에 해줄 말이 없어. 그러다 운 좋게 책이 잘 팔리면 먹고살 수 있지.” (157쪽)


#カイニスの金の鳥 #秦和生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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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 클리닉 1
카루베 준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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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2023.2.22.

헛발질 ‘저출산대책’은 이제 그만



《푸른 하늘 클리닉 1》

 카루베 준코

 최미애 옮김

 학산문화사

 2005.2.25.



  《푸른 하늘 클리닉 1》(카루베 준코/최미애 옮김, 학산문화사, 2005)를 되읽습니다. 파란하늘처럼 돌봄이(의사)라는 길을 걸어가기까지 어떤 굴레나 수렁에 잠긴 채 곁을 못 보는 얕은 마음이었는가를 차근차근 짚으면서 응어리를 푸는 이야기를 되새깁니다. 이 그림꽃은 어릴 적에 어머니를 여의고서 돌봄이 삶길을 걸은 아가씨가 퍽 오래도록 ‘아픈이(환자) 얼굴은 안 쳐다보고 기계처럼 일만 하’느라 딱딱하게 시들어 버린 마음이 어떤 모습인지부터 그립니다.


  어려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이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가 아이 얼굴을 안 바라보면 어버이일 수 있을까요? 가시버시로 짝을 맺는 두 사람이 서로 얼굴을 안 쳐다보면 가시버시일 수 있을까요? 동무랑 어울리면서 얼굴을 안 들여다보면 참말로 동무일까요?


  가만히 보면, 온나라 벼슬꾼(공무원)은 사람들(민원인) 얼굴을 안 쳐다봅니다. 시골 면사무소나 군청도, 서울 동사무소나 시청도 매한가지예요. 그들(공무원)은 사람들 얼굴이 아닌 ‘셈값(주민등록번호라는 숫자)’만 쳐다봅니다. 돈터(은행)도 매한가지예요. 돈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사람들 얼굴을 볼까요? 그들(은행원)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아닌 ‘셈값(계좌번호·돈)’만 들여다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가요? 우리는 우리 얼굴을 스스로 쳐다보는 하루인지 돌아볼 노릇입니다. 우리부터 스스로 무엇을 바라보는지 곱씹을 일입니다. 서로 마음을 헤아리고 꿈을 바라보고 사랑을 그리는 눈길인지, 아니면 마음도 꿈도 사랑도 등진 채 쳇바퀴마냥 셈값(숫자)에 얽매여 허덕이는 나날인지 생각해야겠습니다.


  《푸른 하늘 클리닉》에 나오는 돌봄순이(여의사)는 그냥그냥 쳇바퀴처럼 ‘실적 많이 올리는 의사’로 자리를 잡아 가다가, 어느 날 문득 ‘아픈이 얼굴’을 처음으로 바라보았고, 사람(환자도 의사도 간호사도)은 누구나 ‘숨결이 흐르는 빛’이라는 대목을 뒤늦게 알아차립니다. 이러면서 서울(도쿄)을 한동안 떠나서 두멧골(외딴섬)에서 작은 돌봄이로 이태를 지내면서 처음부터 새롭게 배우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오늘날 우리 터전을 보면, ‘시골 보건소 의사’ 자리는 텅텅 빕니다. 한 해에 몇 억 원을 준다고 해도 안 들어옵니다. 이뿐 아니라, 시골(군 단위)에서 고을지기(군수)는 시골을 살리는 작은길이 아닌, 목돈을 시골로 끌어들여 되도록 크게 삽질판을 벌인 다음에 뒷돈을 빼돌리는 데에 힘을 쏟아요. 막상 ‘시골살리기’에 마음이며 힘을 기울이는 벼슬꾼(공무원)이나 고을지기(군수)는 없다시피 합니다. 해마다 ‘저출산 대책·귀촌대책’이라며 어마어마한 돈을 써대지만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조차 종잡을 수 없습니다.


  작은 그림꽃 《푸른 하늘 클리닉》은 우리가 어떻게 마을을 살리고, 아이를 사랑하고, 어른으로서 슬기로이 살림을 짓고, 이웃으로서 사귀는 참길을 조곤조곤 들려준다고 할 만합니다. 책이름을 ‘푸른 하늘 클리닉’으로 붙인 대목은 아쉬워요. 하늘은 파랑이니 ‘파란하늘 돌봄터(진료소)’로 붙여야 올바릅니다. 하늘빛하고 바다빛이 하나로 어우러진 작은섬에서 파랗게 물드면서 스스로 빛나는 마음을 노래하는 그림꽃을 곁에 두면서 ‘돈 안 되는 작은사랑’을 헤아리는 벼슬꾼하고 고을지기가 태어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의미 없어요. 단순히 숫자의 나열일 뿐이잖아요.” “네?” “그런 것에 휘둘리지 말아요.” (42쪽)


“엄마는 널 낳으면 죽는다고 선고를 받았었어. 하지만 엄마는 꼭 낳겠다고 고집을 부렸고, 책임을 질 수 없다고 모든 의사들이 손을 뗐어. 아빠는 낳지 말자고 애원했어. 하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았지. 무사히 태어났고, 엄마는 널 바라보며 말했어. ‘난 기적을 낳았구나. 이 애는 기적의 아이야.’” (47쪽)


“고마워. 아오이는 내 은인이야. 정말로 고마……. 울어 주는 거야? 날 위해서. 널 한 번은 버렸던 날 위해서.” (93쪽)


‘생전 처음 보는 어마어마한 수의 별이었다. 나는 지금 섬에 있구나. 이곳 사람들과 같은 공기를 마시고, 같은 바다를 보고, 같은 별을 올려다보고 있다. 이곳을 좋아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116쪽)


‘이것이 현실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내가 그랬었다. 시골 의사라면 무조건 우습게 봤다. 엘리트 의식의 덩어리였다. 분명히 똑같은 말을 했을 것이다. 그런 병원 그만둬…….’ (147쪽)


“아무리 그리워해 봤자 어쩔 수 없는 일도 있는 거예요. 우린 많이 봐 왔어요. 돌아오겠다고 해놓고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은 사람들을. 섬을 버린 사람들을. 수도 없이.” (176쪽)


#青空クリニック #軽部潤子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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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 이야기 3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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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2023.2.22.

‘제로센’이 그리운 ‘전범찬양’


《아사 이야기 3》

 우라사와 나오키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1.4.25.



  《아사 이야기 3》(우라사와 나오키/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1)을 읽으니, 이 《아사 이야기》는 미야자키 하야오 못지않게 “나도 제로센을 아주 좋아해!” 하고 대놓고 밝히는 ‘전범찬양’이로구나 하고 느낍니다. 우라사와 나오키 이이는 진작부터 ‘일뽕(일본 찬양)’에 사로잡힌 줄거리로 모든 그림꽃을 그려 왔습니다. 《몬스터》도 《20세기 소년》도 《야와라》도 《빌리 배트》도 하나같이 일뽕이요, 《플루토》조차 일뽕을 바탕으로 ‘전쟁찬양’에서 헤맵니다.


  그러나 우라사와 나오키 스스로 이를 못 깨닫는지, 아니면 안 쳐다보는지, 그저 ‘푸른별에서 일본처럼 대단한 나라가 어디 있느냐?’ 하는 수렁에 잠겨서 ‘이 엄청나고 놀라운 일본을 왜 다른 나라에서 안 알아주느냐?’ 하는 혼잣말에까지 이릅니다.


  ‘제로센(제로 전투기)’은 일본이 스스로 자랑해 마지않는 싸움날개(전투기)입니다. 이 제로센으로 미국을 쳐부수며 너른바다(태평양)를 거머쥐고 싶던 일본이었으나 쓴맛을 보았지요. 일본은 미국한테 와장창 짓밟혔고 핵폭탄을 맞았습니다. 이리하여 적잖은 일본사람은 미국을 끔찍하게 미워할 뿐 아니라 ‘전범국가’를 뉘우칠 마음이 없이 ‘안타깝다(억울)’는 마음이 짙어요. 《아사 이야기》도 이런 티를 물씬 풍깁니다.


  일본이 “전쟁이 끝나고 13년(36쪽)”처럼 말할 수 있을까요? 일본은 “전쟁이 끝나고”가 아니라 “전쟁을 일으켜 아시아 뭇나라를 짓밟다가 무너진 지 열세 해”라고 해야 올바릅니다. “성이 다르니까 진짜 가족이 아니라고? 우리는 성이 같은 가족보다 훨씬 진짜 가족이야(174∼174쪽)” 하고 외치기는 하지만, 정작 일본이 이웃나라를 모질게 짓밟은 지난날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까맣게 잊은 듯합니다. 일본은 우리나라를 짓밟고 주무르면서 ‘대동아공영론’이라든지 ‘황국신민’이니 읊었지만, 막상 우리나라는 종살이(노예생활·식민지)에 허덕이면서 목숨까지 빼앗겼습니다. 더구나 일본은 순이(여성)를 붙잡아 노리개(종군위안부)로 괴롭혔습니다.


  《아사 이야기》라는 이름에서 ‘아사’는 ‘아침’을 뜻하는 이름이 아닙니다. ‘전범기(욱일기)’입니다. “아침에 뜨는 해”가 아닌 “자랑스런 일본이 푸른별에 으뜸으로 오른다”고 내세우려는 ‘전범찬양’입니다. ‘자살특공대(가미카제)’를 우러르는 줄거리라고 할 만한 이 《아사 이야기》는 ‘날개순이(여성 조종사)’를 끼워넣어서 슬그머니 ‘제로센 전범찬양’을 숨기려는 얼거리를 짰으니, 아무런 생각이 없구나 싶어요.


  그들(일본 군국주의)이 무슨 짓을 저지르면서 싸움날개를 띄우고, 이웃나라 사람들을 종(노예)으로 부려먹고 짓밟고 죽이고 괴롭히고 따돌렸는지 하나도 안 쳐다보는, 넋나간 그림꽃이 바로 《아사 이야기》입니다. 그들(일본 제국주의)은 1964년 도쿄올림픽이 ‘평화의 제전’이자 ‘근대국가 발돋움’을 나타내는 자랑으로 여기지만, 그들(일본 전범)은 총칼로 죽인 사람들한테 뉘우칠 줄 모르고, 생채기를 다독일 줄 모르고, 그무렵뿐 아니라 오늘날까지 일본에서 고단하게 살아가는 ‘일본한겨레(재일조선인)’는 아예 잊어버리는 얼뜨기 짓으로 뒹굽니다. 이런 넋나간 그림꽃을 구태여 한글판으로 내야 할까요? ‘여성 영웅을 내세워 일뽕을 부추겨 전범찬양과 가미카제 찬미’로 흘러넘치는 줄거리를 ‘만화’라 할 수 없습니다. ‘역사왜곡’일 뿐이자 ‘반성을 모르는 극우주의 늙은이 헛소리’일 뿐입니다.


ㅅㄴㄹ


#うらさわなおき #浦澤直樹 #あさドラ


“그래, 나도 하늘의 용사였는데 하고 원통해 하면서, 하지만 더이상 나는 전투기를 몰기엔 나이를 너무 먹었고.” (35쪽)


“좌우간 시대는 변했어. 전쟁이 끝나고 13년, 모든 것을 잃은 일본은 필사적으로 여기까지 기어왔지. 그리고 이제 한 단계 높은 근대국가로 발돋움할 때가 됐어.” (36쪽)


“도쿄올림픽이라는 평화의 제전으로, 이 블루임펄스가 창공에 그릴 오륜마크는 그 봉화다. 그러니 절대 실패해서는 안 돼.” (37쪽)


“쉽게 비행기를 버리고 탈출해서는 안 돼. 우선 바다, 바다가 안 된다면 강이나 산, 저수지. 좌우간 사람이 없는 곳까지 끌고 가는 수밖에 없지. 마지막 순간까지.” “그럴 수가. 저 사람들은 그렇게 목숨을 건 큰 사명을 맡고 있구나.” (43쪽)


“그 자료더미 속에서 ‘그것’의 약점을 적은 게 발견되면, 거길 조준해서 로켓탄을 먹일 거다. 그게 싫거든 너는 이 일에서 빠져. 아, 그리고 하나 더. 이 일은 절대 외부에 말하지 마라. 민간 비행기에 발사기를 달았다는 걸 신문사에서 알아 봐. 발칵 뒤집히고 … 즉 이제 이 녀석은 그냥 전투기라는 뜻이지.” (141∼142쪽)


“지체 없이 임무를 수행할 것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만약! 만약 그애가 무슨 큰 사고를 친다 해도, 책임은 모두 내가! 모두 제가 저지른 것으로.” (149쪽)


“실제로 넌 틀린 말을 했어. 성이 다르니까 진짜 가족이 아니라고? 우리는 성이 같은 가족보다 훨씬 진짜 가족이야.” (174∼17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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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산처럼 - 이오덕의 자연과 사람 이야기 나무처럼 산처럼 1
이오덕 지음 / 산처럼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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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 읽는 하루

― 해를 품은 하루


《나무처럼 산처럼》

 이오덕

 산처럼

 2002.10.10.



  《나무처럼 산처럼》(이오덕, 산처럼, 2002)이 나오던 무렵, 저는 서울 종로구 교동이라는 골목마을 작은집에서 살았습니다. 이제 ‘서울 종로구 교동’은 길그림에서 가뭇없이 사라지고 잿더미(아파트단지)로 바뀌었습니다만, 2002년 무렵 서울 한복판이라 할 그곳에 ‘밑돈(보증금) 1000에 달삯 10’인 오랜 나무집(목조주택)이 있었어요.


  아직 서울에서 살던 그무렵 둘레에서는 제가 살던 달삯집을 못 믿었습니다. “임마, 서울 종로구 한복판에 어떻게 보증금 1000에 월세 10짜리 집이 있냐?” 하고 따지더군요. 그러나 이렇게 따지던 분들을 데리고 저희 집으로 부르니 “와, 어떻게 이런 골목이 다 있고, 이런 골목에 일제강점기 적산가옥이 남았어? 저 앞 경교장보다 여기 이 적산가옥이야말로 근대문화유산 아니냐? 서울에 화장실 없는 적산가옥이 있다고?” 하면서 놀라더군요.


  이른바 ‘한일 월드컵’이 열린 2002년에 서울 종로구 교동 옆 ‘서대문구 냉천동·현저동’에도 ‘뒷간 없는 작고 값싼 달삯집’이 꽤 있었습니다. 그 작고 값싼 달삯집은 ‘밑돈 300에 달삯 10’이라든지 ‘밑돈 500에 달삯 10’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작고 가난한 살림칸을 용케 알아본다며 혀를 내두르는 분들한테 “저기요, 가난한 살림으로 살아가는 사람한테는 작고 값싼 집이 잘 보여요.” 하고 얘기했습니다.


  나무디딤칸(나무계단)을 오르내릴 적마다 삐걱거리던 오랜 달삯집에는 모기그물조차 없고, 달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즐거웠어요. 봄부터 가을까지 ‘골마루 미닫이’를 다 열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적산가옥이던 나무집은 2층에 골마루가 있고, 이 골마루에 붙은 오래된 미닫이를 열면 밤새 하얗게 밝은 을지로나 종각까지 훤히 보였습니다. 가까이 ‘경희궁’이 있는데, 이 경희궁 작은숲에는 다람쥐나 오소리나 족제비도 살았다고 느껴요. 왜냐하면, 여름날에 골마루 미닫이를 활짝 열고서 책을 읽을라 치면 으레 다람쥐나 오소리나 족제비가 불쑥 창턱에 올라앉아 빼꼼 들여다보다가 휙 사라졌거든요.


  작고 값싼 삯집에 깃드는 사람들은 나란히 작고 가난합니다. 그무렵 1층에 살던 가난한 이웃은 아주머니가 새벽부터 밤까지 일하더라도 살림을 잇기 벅찼고, 그 집 아이는 하루 내내 혼자 토끼우리에 있는 토끼한테 배춧잎을 먹이면서 심심하게 놀았어요. 그 집 아저씨는 일을 않고 핀둥핀둥 놀기만 하다가 밤늦게 들어오는 아주머니를 때리면서 싸움이 불거지고, 이틀마다 경찰이 찾아와서 아저씨를 나무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런 살림집에서 하루를 보내던 저는 서울 내발산동으로 일하러 다녔습니다. 한창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자료조사부장으로 일했어요. ‘국어사전 집필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너무 허름한 살림집에서 지낸다고 여긴 분들이 “그래도 그렇지, 사전 편집장이나 되는 자리에 있으면서 너무 가난한 집에서 살지 않는가? 월급이 그렇게 적나?” 하고 물으셨고, “몸뚱이 하나를 누이면 집이면 됩니다. 달삯은 많지도 적지도 않습니다. 저는 더 크거나 좋은 집에 돈을 쓸 마음이 없어요. 낱말책을 새롭게 쓰는 편집장이기에 ‘집에 들일 돈이 있다’면 ‘책을 사는 돈으로 쓰려’고 합니다.” 하고 대꾸했어요.


  낱말책을 여미든 이야기책을 쓰든 글꽃(문학)을 밝히든, 배부르게 살지 말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배부른 돈이 아닌 넉넉한 마음이 되어 하늘을 보고 별을 바라고 풀꽃을 품고 나무를 어루만질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잿집(아파트)에서 사는 몸이라면 낱말책을 여밀 만하지 않을 뿐 아니라, 글을 쓸 수 없고, 그림을 그릴 수 없으며, 빛꽃(사진)을 찍을 수 없다고 여깁니다. 왜냐하면, 잿집(아파트)은 발바닥이 땅바닥에 안 닿아요. 배부른 몸으로는 이웃을 읽지 못 하고 만나지 않아요.


  《나무처럼 산처럼》은 책이름대로 나무처럼 살아가기를 바라고 멧숲처럼 푸르게 노래하기를 꿈꾸는 마음을 들려줍니다. 나무가 들려주는 말을 듣는 마음을 속살이고, 멧새가 알려주는 노래를 나누는 길을 밝혀요. 시골에서 살든 서울에서 살든 우리 마음밭을 나무빛으로 보듬는 하루를 이야기합니다.


  해를 품으니 햇살처럼 눈부십니다. 해를 안으니 햇빛처럼 무지개입니다. 해를 그리니 햇볕처럼 포근합니다. 해바람비는 뭇목숨을 살립니다. 해바람비가 깃든 낟알하고 열매로 밥살림을 지으니 누구나 든든하면서 푸르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땅밑길을 지나는 전철을 아침저녁으로 타고서 일터를 오가던 2002년에 이오덕 어른 책을 읽고 거듭 읽는 동안 ‘아무리 매캐하고 시끌벅적하고 별빛을 만나기 어려운 서울 한복판이어도 풀벌레 노랫소리가 온몸을 휘감고 미리내가 밤마다 가만히 토닥여 주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글 한 줄로 티끌을 훅 씻어내는 길을 보았습니다. 글 두 줄로 먼지를 싹 걷어내는 살림을 만났습니다. 글 석 줄로 앙금을 털어내는 사랑을 느꼈습니다. 글 넉 줄로 생채기가 아물도록 가꾸는 사랑이로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나무처럼 서고 싶습니다. 나는 나비처럼 날고 싶습니다. 나는 나로서 나답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나는 너랑 도란도란 어우러지는 살림살이를 지피고 싶습니다.


  나는 언제 어디에서나 숲빛이고 싶습니다. 내가 쓰는 글은 숲글이요, 내가 읊는 말은 숲말이며, 내가 부르는 노래는 숲노래이도록 온마음을 기울이고 싶습니다.


ㅅㄴㄹ


그분들은 모두 아이들을 위한 글을 쓰는 분들이었는데 매미 소리를 모르고 있었다. (5쪽)


사람이 그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개나 소나 돼지만큼 정직하고 깨끗하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싶다. 사람이 무슨 학문이고 철학이고 예술이고 문학이고 떠벌리면서 거짓과 속임수로 살지 말고, 저 풀숲에서 우는 벌레만큼 고운 울림으로 자연 속에 어울려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그것이 내 꿈이었는데. (52쪽)


세상에서 사람의 아이치고 어른들 개 잡는 것을 보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구경할 아이가 어디 있겠는가? 이것이 아이들 마음이고, 하늘이 준 자연의 마음이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하도 그런 어른들의 행동을 자주 보게 되고 그런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질서 속에 살다 보니 그만 그 아이들도 차츰 감각이 둔해지고 본성이 흐려지고 길이 들여져서 어느새 병든 어른으로 되어 버린 것이다. (81쪽)


이것이 모두 어린이들과 삶을 같이 하지 못 하고 책만 읽어서 시를 쓰고, 아이들을 멀리서 한갓 풍경으로 바라보고 생각만으로 썼기 때문이 이렇게 되었습니다. (155쪽)


글쓰기만 해도 그렇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시나 소설 같은 것, 동화 같은 것이 아니면 글이 아닌 줄 압니다. 가치가 없는 글로 여깁니다. 서울이고 지방이고 각처에서 문학강좌 같은 것을 열고 있는데, 그런 자리에 가 보면 참 가관입니다. (180쪽)


지루한 글이 되었습니다. 잘못된 생각이나 잘못 쓴 말이 있으면 지적해 주십시오. 그리고 이 소름끼치는 인간들의 끝장을 부디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18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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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숲노래 그림책 2023.2.21.

숨은책 810


《단풍나무 언덕 농장의 1년》

 마틴 프로벤슨·앨리스 프로벤슨 글·그림

 양평 옮김

 백제/문선사

 1981.1.10./1984.6.15.



  2008년에 큰아이를 낳기 앞서까지 책집마실을 할 적마다 “집에 아이가 있어요? 아이가 없는 줄 아는데?” 하는 말을 으레 들었습니다. 아직 아이를 낳기 앞서도, 짝맺기(혼인)를 아직 안 하고 혼자 살던 때에도, 그림책이며 동화책을 잔뜩 사서 읽었거든요. “아이가 없는데 그림책하고 동화책을 왜 삽니까?” 하고 묻는 분이 많았어요. “아이가 아닌 제가 어른이 되려고 읽는 그림책하고 동화책입니다.” 하고 대꾸하면 거의 다 못 알아듣더군요. ‘그림책·동화책은 애들이나 읽는 책’으로 잘못 아는 분이 수두룩합니다만, ‘그림책·동화책은 어른이 되려는 사람이 읽는 책’입니다. 아이는 아이로서 어른이 되려고 읽고, 어른은 어른으로서 어른이 되려고 읽는 ‘그림책·동화책’입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 “누가 그런 말을 합디까?” 하고 물으시는데 “아무도 이런 말을 안 하지만, 제가 그림책·동화책을 읽으며 느끼고 배운 바입니다.” 하고 얘기해요. 《단풍나무 언덕 농장의 1년》은 무척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이 빛나는 그림책이 있는 줄 1981년이나 1984년에는 몰랐지만 1994년에 헌책집에서 문득 만나 뒤늦게 알았어요. 2008년에는 고맙게 되살아나기도 했습니다. 어른이 되려면 ‘아름그림책’을 읽을 노릇입니다.


ㅅㄴㄹ


#TheYearatMapleHillFarm #MartinProvensen

#


이 그림책 느낌글은 2009년에 쓴 적 있다.

https://cafe.naver.com/hbooks/1655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157738


곧 느낌글을 새로 쓰려고 한다.

2009년에 처음 쓸 적에는

큰아이가 갓난쟁이였고

이제는 두 아이 모두 꽤 자랐기에

새로 함께 읽은 느낌을

며칠 뒤에 글로 풀어내려고 한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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