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너와 1
니카이도 코우 지음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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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2023.3.30.

만화책시렁 525


《비와 너와 1》

 니카이도 코우

 박소현 옮김

 시리얼

 2022.7.25.



  잘 살아가는 길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잘 살거나 못 산다는 마음이 없이 모든 하루를 새롭게 맞이하는 마음이면 넉넉하지요” 하고 대꾸합니다. 요새는 아이를 때리는 늙은이나 꼰대가 확 줄었지만, 지난날에는 집·마을·배움터 어디에서나 아이들은 얻어맞으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밤에 잠들며 “잘 적에는 안 맞겠지?” 하고 여겼고, 새벽에 눈을 뜨며 “오늘은 안 맞으려면 어떡해야 하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맞든 안 맞든, 나는 나대로 살아야겠어. 내 마음을 밝혀도 때리고, 내 마음을 안 밝혀도 때린다면, 똑같이 맞더라도 내 마음을 밝히는 길이 나를 살리는 길일 테지?” 하고 되새겼어요. 《비와 너와》는 어느 날 문득 길에서 만난 ‘개 아닌 너구리’하고 함께 살아가는 글순이(소설가)를 둘러싼 하루를 들려줍니다. 글순이는 ‘숱한 다른 사람들처럼 살아갈 마음이 없’습니다. 남들한테 맞추지 않되, 남들한테 안 맞추지도 않습니다. ‘남이 아닌 나’를 바라보는 하루를 그리고, ‘나를 바라보는 하루’를 살아가면서 둘레를 스스럼없이 받아들여요. 우리는 굳이 ‘잘 살아’야 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그린 꿈을 사랑으로 펴면서 노래하고 춤추는 하루를 살아가’면 됩니다.


ㅅㄴㄹ


“깜짝 놀랐지? 재주꾼이야. 자전거를 타는 개도 있잖아.” “하긴.” (31쪽)


“어른이 되면 미아는 되지 않을 줄 알았는데.” (54쪽)


“계절을 온몸으로 느끼는 거야. 그걸 말로 하면 느낌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서, 곤란할 때도 있지만, 전부 소중한 것들이야.” (69쪽)


“생긴 건 전혀 다르지만, 똑같이 멋진 목걸이야.” (88쪽)


#雨と君と #二階堂幸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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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구 28
가와구치 가이지 글.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2023.3.30.

만화책시렁 532


《지팡구 28》

 카와구치 카이지

 정은서 옮김

 서울문화사

 2008.6.25.



  중국에서 일본을 가리키는 이름을 마르코 폴로가 소릿결 그대로 적어서 자리잡은 ‘지팡구(Zipangu)’라 하고, 이 소릿결이 ‘Japan’으로 굳었다고 합니다. 《지팡구》는 큰나라(중국)하고 하늬물결(서양) 사이에 낀 일본이 스스로 우뚝서서 이름을 떨치고 힘을 펴겠노라는 뜻을 싸움배(군함)를 바탕으로 보여주는 얼거리라고 할 만합니다. 곰곰이 보면 우리나라도 ‘코리아(고려·Korea)’하고 ‘한국·대한민국’ 같은 이름을 나란히 씁니다. 굳이 어느 이름이 옳거나 맞다고 내세울 수 없습니다만, ‘지팡구’도 ‘코리아’도 ‘들꽃(사람들)’이 아닌 ‘우두머리(권력자)’ 눈으로 나라를 세우거나 지키거나 드날리려고 하는 마음이 깃드는 이름이라고 여길 만합니다. ‘나라이름’을 앞세울 적에는 언제나 ‘나라’만 남을 뿐, 들꽃(사람들)은 톱니(부속품·소모품)로 다루다가 버립(죽습)니다. 그림꽃을 남긴 이는 ‘극우·군국주의’가 아니라고 밝히는 듯싶으나, 들꽃을 총알받이로 여기면서 나라이름을 허울스럽게 내세우고 미국을 때려부수면서 자랑스레 눈물을 흘리겠다는 줄거리에는 아무런 사랑·꿈·살림·꿈이 없게 마련입니다. 어깨동무(평화·평등)하고도 엇나갈 뿐 아니라, ‘지팡구 스스로 저지른 짓’도 다 눈감고 말 테지요.


ㅅㄴㄹ


“다만 일본이나 만철에서 도망쳤을 때는 혼자였지만, 이번에는 동료가 있어. 이윽고 비참한 패전을 맞이하게 될 바로 이 나라, 이 나라와 함께 도망칠 거다!” (39∼40쪽)


“함이나 항모기를 어느 정도 잃어봤자 미국은 꺾이지 않아. 공업력에 자원도 가진 대국이기 때문이지. 그러나 국민의 생명을 한꺼번에 잃으면 이야기가 달라져! 쿠사카는 그걸 잘 알고 있어.” (123쪽)


‘바다 위에 떠 있는 쇠로 된 우리 안에서, 이 중압감에서 도망칠 길은, 유감스럽게도 하나밖에 없다.’ (142쪽)


#ジパング #川口開治


허접한 만화책을

굳이 느낌글로 남긴다.

뭐가 왜 허접한지

남겨 놓는 목소리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전쟁애호가(또는 전쟁무기 매니아)’가 많다.

‘전쟁무기 매니아’는 언제나 그들 스스로

‘극단 애국주의·충성심’에

‘독재·파괴·마초·분열’로 치닫는 줄

못 느끼고 못 보는구나 싶다.


전쟁무기 매니아가 많은 탓에

이런 만화를 끝없이 그리고 읽고 팔고

만화영화로도 또 만드는구나 싶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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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하루 (2021.7.9.)

― 인천 〈시와 예술〉



  날마다 나무를 바라보노라면, 이렇게 춤을 잘 추면서 아름답구나 하고 새삼스레 느낍니다. 인천을 떠나던 2010년 가을에 곁님하고 “우리는 나무로 우리 집을 빙 두를 수 있고, 마당에서 노래하고 춤출 수 있는 보금자리를 누리자”고 생각했습니다. 곁님은 ‘시골 아닌 멧골’로 가기를 바랐기에, 아직 머무는 시골은 작은 보금자리요, 앞으로는 너른 보금터인 멧숲을 누리려는 꿈을 그려요.


  인천에서 태어나서 자라는 동안에도, 큰아이를 2008년에 낳고서 같이 골목마실을 하는 사이에도, 큰고장이며 서울에서 자라나는 나무는 늘 ‘춤스승’이었습니다. 작은 골목집에서 지붕을 덮는 나무도, 길거리에서 매캐한 기운을 걸러내는 나무도, 바닷물결 소리를 내면서 춤추기에 누구나 숨쉴 수 있다고 느꼈어요.


  칠월 한복판은 한여름이기에 한 해 가운데 햇볕을 가장 신나게 듬뿍 누리는 철입니다. 둘레에서는 이맘때가 가장 덥다고 여기거나 놀이철(휴가시즌)로 치는 듯싶으나, 실컷 햇볕을 머금으면서 몸을 살찌우고, 신나게 땀을 쏟으면서 찌꺼기를 내놓는 나날로 맞아들입니다.


  어제 〈시와 예술〉을 들렀으나 아무래도 어제 잊은 책이 있어 다시 들릅니다. 고흥으로 그냥 돌아갔다가는 내내 서운하게 여길 테니, 책 한 자락 값을 즐겁게 쓰려고 살며시 깃듭니다. 책집을 지키는 분이 바라볼 적에도 늘 새로운 책터일 테고, 책손으로 걸음하는 눈으로 마주할 적에도 어제오늘은 참으로 새로운 책칸입니다.


  지난해하고 올해가 다르고, 올해랑 열 해 뒤가 달라요. 모든 하루는 즐겁게 피어나는 꽃입니다. 배다리 한켠 하늘집(옥탑방)에서 살며 큰아이를 낳을 적에, 이 하늘집은 해바라기를 하고 빨래를 너는 즐거운 터였습니다. 마당집으로 옮긴 시골에서는 집 둘레로 나무가 무럭무럭 크기를 바라면서 해바라기·바람바라기·비바라기로 보내며 풀꽃바라기로 하루를 살아가고요. 인천에서 살던 무렵에는 큰아이를 안거나 업거나 걸리면서 골목꽃을 만나고 골목놀이를 했다면, 넷이서 고흥 시골에서 지내는 오늘은 아이들이랑 틈틈이 자전거를 달려 바닷가 모래밭으로 마실하면, 맨발에 맨손으로 모래밭을 밟고서 햇볕을 골고루 먹다가 바닷물에 몸을 맡깁니다.


  땀을 식히려고 나무 곁 풀밭에 앉아서 글 한 줄을 남깁니다. 손등으로 땀을 훔치고, 손가락으로 붓을 쥡니다. 발걸음도 손길도 마음입니다. 글자락도 책도 마음입니다. 마을도 책집도 마음이요, 비바람이랑 해랑 별도 마음이에요.


  서로서로 마음이기에 만나서 말을 나눕니다. 다 다르면서 나란한 마음이기에 맑게 퍼지는 눈길을 누리는 이곳에서 느긋합니다.


ㅅㄴㄹ


《Ways of Seeing》(John Berger, British Broadcasting Corp, 1972/2008.)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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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책과 글이라는 꽃 (2023.3.9.)

― 청주 〈달꽃〉



  청주 마을책집 〈달꽃〉은 2023년 3월 30일까지 연다고 합니다. 네 해에 이르는 책살림은 접습니다. 책집이 떠난 자리에는 다른 가게가 들어설 테고, 다른 이야기가 이어가리라 봅니다. 그러나 그곳에 책집이 있던 자국은 언제까지나 흘러요.


  우리말 ‘자’는 ‘길이’가 있는 ‘단단한 것’을 가리킵니다. 앞에 서거나 스스로 나서려고 하는 숨결도 ‘자’를 넣습니다. 집(ㅁ)으로 둘러싸는 받침을 넣은 ‘잠’은, 반듯하게 누워서 꿈으로 나아가는 길을 나타내고, ‘잠기다·잠그다’로 잇는데, ‘잠’이 나비한테도 사람한테도 새몸과 새빛으로 깨어나는 길을 밝히는 말밑이듯, ‘자리’는 모든 곳을 짓거나 이루는 바탕을 나타내요.


  ‘자위·자욱·자국’으로 뻗으면 삶결이 깨어나거나 묻어난 바탕을 나타냅니다. 책집이 있던 자리는 앞으로 잊힐 만하지만, 책집으로 만나던 자욱이며 자국은 책손 마음에 가만히 남을 테지요.


  우리는 자고 깨어나는 하루를 누리면서 언제나 새롭게 달라지면서 거듭나는 마음입니다. 어제하고 오늘은 누구나 다른 숨결이자 삶입니다. ‘나’는 ‘나아가’려고 생각을 ‘낳’고는 ‘날아오’르듯 ‘너머’로 가서 ‘너’를 만나 뭇삶길을 ‘넘나들’려는 숨빛입니다. 달에도 꽃이 피고, 꽃에도 별빛이 있고, 별에도 바람이 불고, 바람에도 길이 있어요.


  나는 너보다 높거나 낮지 않습니다. 너는 나보다 낫거나 나쁘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몸짓이자 같은 넋입니다. 같은 하늘을 누리고, 같은 땅을 디디며, 같은 풀꽃나무 곁에서 푸르게 어우러지는 숨소리입니다.


  마을책집 〈달꽃〉에 깃들면, 해가 들어오는 자리에서 배움터를 환히 바라볼 수 있습니다. 책집 앞 배움터를 오가는 아이들은 책집을 얼마나 알아보았을까요? 마을책집 가까이로는 북적이는 밥집이나 옷집이나 술집이 많습니다. 우리는 밥옷집이라는 살림살이 곁에 책과 글을 어느 만큼 사랑스레 놓는 하루일까요.


  서울을 닮아가는 작은고장은 따분합니다. 스스로 서려는 작은고장이나 시골은 아름답습니다. 훌륭한 책을 읽어야 훌륭한 사람이 되지 않습니다. 글을 잘 여미어야 돋보이지 않습니다. 삼월에 피는 들꽃이 있고, 일찌감치 이월에 나는 들꽃이 있습니다. 느슨히 칠월이며 팔월에 깨어나는 들꽃이 있고, 까마중 같은 들풀은 십일월이나 십이월에까지 가만히 흰꽃을 피우곤 합니다.


  다 다르게 꽃이요, 마음으로 다다르는 꽃입니다. 다 다른 손길로 다 다르게 피어나는 책 한 자락을 곁에 둔다면, 누구나 다 다른 오늘을 새롭게 글꽃으로 여밉니다.


ㅅㄴㄹ


《서점원고지》(shys, shys, 2020.10.7.첫/2020.11.9.2벌)

《어서오세요, 책 읽는 가게입니다〉(아쿠쓰 다카시/김단비 옮김, 앨리스, 2021.11.5.)

《마법 걸린 부엉이》(이묘신, 브로콜리숲, 2019.9.27.)

《카레라이스의 모험》(모리에다 다카시/박성민 옮김, 눌와, 2019.1.7.)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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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숲노래 말넋 2023.3.29.

오늘말. 흙두레


혼자서는 혼잣말을 하고, 두엇이 모여 두런두런 이야기를 합니다. 혼잣힘으로 거뜬한 일이 있고, 두엇이 도란도란 힘을 모아 두레를 이룹니다. 흙살림을 함께 가꾸려는 흙두레가 있고, 들살이를 두루 펴려는 들두레가 있어요. 바다에서는 바다두레를 하고, 숲에서는 숲두레로 모입니다. 살림을 지피려는 마음이라면 살림두레를 꾀하고, 꽃처럼 곱게 꽃두레로 만납니다. 좀 어수룩하기에 꾸중할 수 있고, 퍽 엉성하지만 찬찬히 다독이면서 고치는 길을 갈 만합니다. 처음부터 잘 해내기도 한다지만, 오래오래 갈고닦거나 바로잡으면서 나아가기도 합니다. 탓하거나 다그치기보다는 부드럽게 상냥한 마음을 내보이면서 하나씩 둘씩 펴면 즐거워요. 첫술에 배부르기보다는 두고두고 이어가는 받침을 헤아립니다. 첫걸음에 다 이루려 하기보다는 느긋느긋 펼치면서 일판을 깔고 놀이판을 두면서 천천히 선보이려 하고요. 나뭇가지를 회초리로 삼아서 호통을 하는 몸짓으로는 두레를 펴기 어려워요. 빨랫줄을 괴는 바지랑대로 마주합니다. 받침나무나 버팀나무 노릇을 할 만하고, 서로 사이좋게 동무나무로 서는 길이라면 푸른바람이 일어날 만합니다.


ㅅㄴㄹ


논밭두레·시골두레·흙두레·들두레 ← 농협(農協)


물밭두레·바다두레 ← 수협(水協)


들밭두레·숲밭두레 ← 축협(畜協)


숲두레 ← 산림조합,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


꾸중·꾸지람·꾸짖다·나무라다·다그치다·닦다·닦아세우다·닦아대다·따지다·타박·탓하다·핀잔·호통·회초리·고치다·바로잡다 ← 질정(叱正)


굄나무·고임나무·괴다·고이다·받침·받침나무·받나무·받이·받치다·깔나무·깔판·깔다·깔아놓다·발·버팀나무 ← 침목(枕木)


팔다·펴내다·펼치다·내다·내놓다·내보이다·나오다·보이다·선보이다·끊다 ← 발매(發賣)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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