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노래꽃 . 코앞 2023.3.9.



나무 밑에서 비를 긋는

잠자리 나비 새 곁에

동그마니 앉아서

풀잎에 맺힌 빗방울 본다


나무 곁에서 일손 쉬는

할머니 할아버지 둘레

살그머니 다가가

이마에 맺힌 땅방울 식힌다


눈앞에 있어도

멀리 떨어져도

구름을 움직여도

바람을 못 알아볼까


코앞에 있는

바람 한 줄기가 훅

머리카락 나부끼더니

춤추며 놀자고 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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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3.13.


《불량직업 잔혹사》

 토니 로빈슨·데이비드 윌콕 글/신두석 옮김, 한숲, 2005.10.7.



바람이 이따금 세게 불지만 비는 멎고 구름이 모두 걷힌다. 하늘이 파랗다. 어느 우체국으로 다녀올까 하다가 자전거를 달려 면소재지 우체국에 간다. 낮에는 들에서 바다 쪽으로 센바람이다. 자전거가 휘청거린다. 이제 들길을 걷는 사람조차 손가락에 꼽을 만큼 없는 이 시골길을 휘청휘청 자전거 하나가 조용히 달린다. 꽃내음 가득한 나날이다. 《불량직업 잔혹사》를 읽으며 책이름부터 아쉬웠다. 모처럼 데이비드 윌콕 님 책이 나온 셈이지만, “죽을맛 일거리”라든지 “너무 힘든 일”처럼 속뜻이 제대로 드러나도록 책이름을 붙여야 비로소 이 책이 들려주려는 줄거리에 눈길을 돌릴 이웃이 나타나리라. ‘나쁜일(불량직업)’이 아니다. ‘고된일’이 무엇이었나를 짚는 책이다. ‘나쁜일’이라면 바로 임금(왕)이 아닐까? 나쁜놈이라면 바로 ‘우두머리(지도자)’ 아닌가? 철바람(철갈이바람)은 꽤 세다. 봄마다 가을마다 이 바람이 분다. 우리가 철빛을 스스로 읽으려 한다면 손전화를 끄고서 하늘을 바라보면서 바람을 마시면 된다. 우리가 하루빛을 스스로 느끼려 한다면 책을 덮고서 들꽃을 마주하고 햇볕을 머금으면 된다. 모든 알차고 아름답고 알뜰한 길(지식)은 우리 곁에서 늘 흐른다. 벌나비 날갯짓에도, 개미 발걸음에도.


#TheWorstJobsInHistory #TonyRobinson #DavidWillcock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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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3.12.


《아직 끝이 아니다》

 김연경 글, 가연, 2017.9.15.첫/2021.8.25.2판 5벌



오늘 아침도 안개로 연다. 이윽고 구름이 꽤 덮는가 싶더니 우르르쾅쾅. 소낙비 한 줄기 듣는다. 센바람이 몰아친다. 이 모두 짧은 동안 흐른다. 마당에서 두 팔을 벌리며 가만히 맞아들인다. 어제까지 뿌옇던 먼지띠를 씻고 털어 주는 하늘이다. 구름이 무시무시하도록 빠르게 흐른다. 빗물이 듣는가 싶더니 말끔히 사라진다. 바람이 송두리째 휘감으며 춤추는가 싶더니 잔잔하다. 읍내를 다녀오는데 시골버스에서 시끄럽고 지저분하게 앉는 푸른돌이를 본다. 어째 이 시골 아이들은 스스로 얼굴에 똥을 바르면서 이 짓을 모를까? 이런 바보짓을 해야 스스로 ‘어른이 되는 줄’ 잘못 아는구나 싶다. 이 시골 푸른돌이가 하는 모든 짓은 이 시골 아재들 겉몸짓을 그대로 따라하는 셈이다. 이 아이들이 나중에 고흥을 떠나 서울이나 부산에 간다면 그 고장 버스를 탈 적에도 이런 바보짓을 할까? 아니다. 이 작은 시골에서 마치 임금님이 된 줄 알고 우쭐댄다. 《아직 끝이 아니다》를 되읽었다. 서울 푸름이도 시골 푸름이도 이 책을 천천히 읽기를 바란다. 아니, 푸름이뿐 아니라 어버이란 이름은 분들도 같이 읽고서 곰곰이 생각하기를 바란다. ‘참한 푸름이’는 ‘참한 어버이’를 물려받고, ‘골때리는 푸름이’는 ‘골때리는 꼰대’를 흉내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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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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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3.11.


《빌뱅이 언덕》

 권정생 글, 창비, 2012.5.25.



아침 안개비를 맞이한다. 3월 첫머리는 철갈이 안개로구나. 어제그제 청주랑 서울을 다녀오는 길에는 이 안개를 못 봤다. 요새 안개가 드리우는 고장은 얼마나 될까? 어릴 적 인천에서 안개를 흔히 만났다. 도무지 걸을 수 없을 만큼 짙게 안개가 끼곤 했다. 안개밭에 뛰어들어 술래잡기를 하며 얼마나 재미났는지. 걷다가 서로 부딪히고, 전봇대나 나무에 들이받기 일쑤였지만, 안개가 끼는 날이면 어린이는 우르르 밖으로 몰려나왔다. 어느새 뭉게구름이 사라진 지 한참이고, 안개도 사라진 지 한참인 셈일까. 봄날 땅에서 아지랑이가 안 올라온 지도 한참인데, 이렇게 사라지는 숨결을 잊는다면, 우리는 무엇을 보는 하루인 셈일까. 《빌뱅이 언덕》을 읽었다. 이미 다른 책에서 읽은 글이지만 새삼스럽다. 이처럼 ‘날서고·나긋하고·날갯짓’이 깃들면서‘나무빛·나다움’을 ‘낮고·낫게’ 들려주는 글은 떠난 어른한테서밖에 없을까. 스스로 낮게 살며 스스로 낫는 길을 안 걷는다면 이처럼 글을 못 쓰리라. 뚜벅뚜벅 천천히 걷는 몸짓이 아니라면 글빛이 아닌 쇳빛(쇳덩이)이 그득한 갈라치기를 쏟아내리라. 갈수록 글을 잊은 굴레에 스스로 가두는 몸짓이 늘어난다. 마음을 맑게 밝히는 말을 심으면 글은 저절로 태어날 텐데.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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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2023.4.7.

숨은책 820


《엽서》

 신영복 글·글씨

 너른마당

 1993.2.20.



  ‘잘 팔리거나 널리 알려진 책을 값싸게 사려는 뜻’으로 헌책집에 가는 이라면 빈손으로 물러나오겠지요. 그런 책은 요새 ‘알라딘 중고샵’으로 찾아가서 사면 됩니다. 헌책집이란, ‘미처 안 알려졌거나 얼마 안 팔렸지만, 두고두고 되읽으면서 새길 아름답고 알찬 책을 고맙게 만나려는 뜻’이 몹시 큽니다. ‘누구나 말하거나 읽는 책’이 아니라 ‘아직 말하지 않거나 읽히지 않은 빛나는 책’을 알아보면서 가슴으로 품고 마음으로 새겨 머리에 담고 손발에 새기운을 북돋우는 이야기를 누리려고 헌책집으로 책마실을 다닌다고 하겠습니다. 1998년 1월 6일에 〈헌책방 사랑 누리〉란 모임을 열었더니 《엽서》를 찾아 달라는 이웃님이 꽤 많았습니다. 글쪽(엽서)을 왜 찾아 달라 하는지 아리송했는데, 신영복 님 글씨를 오롯이 담은 커다랗고 까만 책이 있다더군요. 그래서 그런갑다 하고 찾아내어 건네곤 했는데 ‘아직 새책집에 멀쩡히 있는 책’을 싸게 사려고 여쭌 이웃이 많았더군요. “여보셔요. 새책으로 있는 책을 왜 헌책으로 찾아 달라 하시나요?” “아, 그게 …….” “이 책은 헌책이든 새책이든 값이 비슷합니다. 아름답다고 여기신다면 새책으로 만날 수 있을 적에 즐겁게 값을 치러 주셔요. 그래야 오래오래 갈 테니까요.”


ㅅㄴㄹ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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