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영어] 로터리·로타리rotary



로터리(rotary) : [교통] 교통이 복잡한 네거리 같은 곳에 교통정리를 위하여 원형으로 만들어 놓은 교차로 ≒ 환상교차로

rotary : 1. 회전하는 2. 회전식의

ロ-タリ-(rotary) : 1. 로터리 2. 회전기, 윤전기 3. 시가지의 십자로에 원형으로 낮게 쌓아 올린 곳(차량 회전을 도움)



어찌 보면 우리 스스로 아무 생각이 없이 그냥 쓰는 ‘로터리’일 텐데, 이 영어는 ‘동글게 놓은 길’을 뜻하거나 가리키지 않습니다. ‘돌아가는’을 뜻하는 영어입니다. 일본에서 이 영어를 “돌아가도록 놓은 길”을 가리키려고 쓴 듯싶고, 이 쓰임새를 우리나라가 고스란히 받아들였지 싶습니다. 이제는 우리말로 ‘돌잇길·돌림길’이나 ‘동글길·둥글길’처럼 고쳐쓸 일이라고 봅니다. ㅅㄴㄹ



서대문 로터리를 지나 그렇게도 많은 사람들을 지나간다

→ 서대문 돌잇길을 지나 그렇게도 많은 사람들을 지나간다

→ 서대문 둥글길을 지나 그렇게도 많은 사람들을 지나간다

《흰 책》(정끝별, 민음사, 2000) 38쪽


밤바람이 상쾌해 같은 로터리에서 노닥거린 것이었습니다

→ 밤바람이 산뜻해 같은 동글길에서 노닥거렸습니다

→ 밤바람이 시원해 같은 돌림길에서 노닥거렸습니다

《매일 휴일 2》(신조 케이고/장혜영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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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일본말] 조루 ジョ-ロ



ジョ-ロ(포르투갈 jorro) : 1. 조로 2. (초목 등에 물을 주는) 물뿌리개

: 植木などに水をやるのに使う道具。じょろ。


 물조루를 사용한다 → 물뿜개를 쓴다

 물조루가 필요하다고 해서 → 뿌리개를 쓴다고 해서



  일본말 ‘조루(jorro·ジョ-ロ)’입니다. 이 일본말을 사투리로 잘못 아는 분이 꽤 많습니다. 포르투갈말이 일본에 깃들어서 퍼졌고, 일본이 총칼로 쳐들어오고서 스며든 말씨라고 하겠습니다. 우리말로는 ‘물뿌리개·물뿜개’나 ‘뿌리개·뿌림이’나 ‘뿜개·뿜이개’라 하면 됩니다. ㅅㄴㄹ



지붕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물조루에 받고 있었다

→ 지붕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물뿌리개에 받는다

→ 지붕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물뿜이에 받는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시골》(박정미, 스토리닷, 2023) 1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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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넋 / 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74 손빛책



  어릴 적부터 ‘헌책방’을 다녔습니다. 그러나 둘레에서는 ‘고서점·중고서점’이라고 일컫더군요. 1992년부터 ‘책방마실·책방나들이’란 이름을 지어서 쓰니, 둘레에서는 ‘서점순례·책방투어’로 고쳐쓰라고 자꾸 떠밀었습니다. 2007년 즈음부터 ‘책집’이라는 낱말을 섞어쓰고, 2010년 즈음부터 ‘마을책집’이란 이름을 함께쓰다가 ‘책빛숲·책집마실·책빛마실·책숲마실·책꽃마실’ 같은 이름도 지었습니다. ‘책집·새책집·헌책집’에 ‘책숲·책마루숲·책숲집’처럼 여미어 보고요. 여기에 ‘헌책·손길책·손빛책’처럼 새삼스레 가리킬 이름을 짓기도 합니다. 둘레에서는 수수한 우리말 ‘헌책·새책’을 낮춤말처럼 삼더군요. 한자로 ‘중고서적·고서·신간·신서’라 해야 책맛이 난다고 여겨요. 우리말 ‘허(헌)’는 ‘허허바다’처럼 ‘하늘(가없이 넓고 크며 하나)’을 밑뜻으로 품습니다. 우리말 ‘새’는 ‘새롭다·생각·사이·삶·살림·사랑·사람’을 밑뜻으로 품습니다. 작고 수수한 낱말에 오히려 크며 깊고 너른 숨결이 깃듭니다. 헌책은 손길을 타면서 빛나기에 ‘손빛책’으로 바라볼 만합니다. 수수하게 ‘손길책’이기도 합니다. 새책이라면 ‘새책빛·사잇책’처럼 새록새록 마주할 수 있어요. 모두 책이지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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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넋 / 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73 쓸모



  우리는 다 다른 곳에서 다 다르게 살기에, 어느 분은 풀을 보며 ‘김(잡초)’이라고 느껴 김매기(잡초 제거)를 해야 합니다. 어느 분은 모든 풀이 다 다른 곳에 쓰임새가 있는 줄 느껴, 풀마다 이름을 붙이면서 요모조모 알뜰하게 건사합니다. 풀책(식물도감)을 펴면 참말로 모든 풀이 어떤 쓰임새(약효)가 있는가를 밝힙니다. 둘레에 “자, 보셔요. 이 풀은 이렇게 알뜰히 쓴답니다. 그렇게 사납게 죽이려고 하지 않아도 돼요. ‘못 쓸 풀(잡초)’이란 없이, 우리가 ‘안 쓰는 풀’일 뿐인걸요.” 하고 이야기하지만, “에그, 그렇게 하면 밭이 다 망가져!” 하는 대꾸가 쏟아집니다. 배추밭이며 마늘밭을 하자니 풀을 모조리 뽑거나 죽입니다. 어쩌면 서울살이(도시생활)라는 길도 김매기 같지 싶어요. 어떤 일을 겪거나 하건 늘 배워요. 배우지 않는 날이란 없어요. 책이나 배움터에서만 배우지 않아요. 밥을 짓다가도, 아기를 안아 어르다가도, 길에서 넘어지다가도, 매캐한 바람에 콜록이다가도, 파랗게 트인 하늘을 보다가도, 문득 이 삶을 배워요. 쓸모만 찾다가는 책을 책대로 못 읽지 싶습니다. 쓸모가 아닌 기쁨을 마음에 품고서 마주할 적에 모든 다른 책마다 일렁이는 즐거운 기운을 맞아들이면서 책읽기를 삶노래로 녹여내리라 생각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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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2023.4.3.

수다꽃, 내멋대로 11 자전거



  부릉이(자동차)를 아는 사람은 슥 스쳐 지나가더라도 안다. 어느 곳에서 만들었고, 염통(엔진)은 어떠한지뿐 아니라, 기름이 얼마나 남았는지도 알고, 어디 말썽이 있는지 없는지까지 느낀다. 자전거를 아는 사람은 슥 지나가더라도 안다. 어느 곳에서 만들었고, 톱니(체인)가 제대로 맞물려 흐르는지, 자전거를 모는 사람이 톱니결(체인비)을 똑바로 맞추어서 타는지, 톱니에 기름을 알맞게 먹였는지 아예 안 먹였는지 마구 쳤는지 환하게 느낀다. 이뿐인가. 걸상(안장) 높이를 제대로 맞추었는지, 발판을 제대로 구르면서 무릎하고 발목하고 허리하고 등뼈가 곧게 펴도록 타는지를 곧장 낱낱이 느낀다. 아직 어릴 적에 자전거집 할배가 척 보고 다 아는 모습에 혀를 내두르며 여쭈었다. “어떻게 다 알아요?” “얌마, 안 쳐다보고 소리만 들어도 안다. 모르면 우째 자전거를 손보거나 고치노?” 아이를 낳아 돌보는 동안 이 아이들이 말을 않더라도 어디가 얼마나 어떻게 즐겁거나 아픈가를 느낄 뿐 아니라, 말을 안 해도 무엇을 바라는가를 환하게 느끼고 알았다. 이러던 어느 날 곁님이 말하더라. “여보, 그대가 느끼고 알더라도 아이가 스스로 입으로 말을 하도록 해주어야 해요. 아이 스스로 바로 그때 무엇을 바라는가를 밝힐 수 있어야 하지 않아요?” 노래를 듣거나 책을 읽는 숱한 사람들은 자꾸 ‘글님 이름값·펴낸곳 이름값’에 얽매인다. 우리는 줄거리하고 이야기를 읽을 뿐인데, 왜 글님이나 펴낸곳 이름값을 읽으려고 할까? 툭하면 몇몇 노래꾼이 어느 나라 어느 노래를 슬쩍하거나 슬그머니 베꼈는가 하는 민낯이 불거진다. 때로는 여러 글꾼이 어떤 글을 훔치거나 가로챘는가 하는 멍청짓이 드러난다. 왜 슬쩍하거나 베끼겠는가? 바로 돈 때문이요, 이름 때문이며, 힘 때문이다. 슬쩍하거나 베껴도 마음으로 읽어서 느끼고 알아채려는 사람이 적은 탓에 숱한 노래꾼하고 글꾼이 훔치거나 베낀다. 숱한 사람들은 속빛을 읽고 나누거나 새기기보다는, 이름값을 누리려 하면서 거짓꾼한테 돈·품·마음을 갖다 바친다. 자전거를 모르는 채 자전거를 타는 이들은, 걸상(안장)이 너무 낮으면 무릎도 등허리도 발목도 등뼈도 온통 어긋나고 시큰거리면서 몸이 망가지는 줄 모른다. 이뿐인가. 걸상을 그이 키높이에 맞추면 “이렇게 높게 앉으면 안 위험해요?” 하고 걱정하더라. 그러나 걸상을 키높이에 안 맞추기에 그야말로 대단히 아슬하다(위험하다). 걸상을 키높이에 맞추면 넘어질 일부터 없고 뼈마디하고 힘살이 다칠 일마저 없다. 눈가림에 거짓말을 일삼는 노래꾼하고 글꾼이 넘치는 이 나라에서, 눈가림도 거짓말도 아닌 참글을 쓰고 엮으며 책으로 여미는 수수하고 착한 사람들이 참 많다만, 뜻밖에도 이분들 책은 그야말로 적게 팔리더라. 우리는 뭘 볼까? 뭘 두려워할까? 뭐에 허울을 뒤집어쓰고서 그만 눈을 감아버렸을까? 그러면 나는 자전거를 어떻게 아느냐고? 어릴 적에 와장창 온몸이 깨지며 넘어지기를 밥먹듯이 했고,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를 자전거를 달리면서 했고, 한 해에 자전거로 2만 킬로미터씩 달렸고, 두 아이를 자전거수레에 태워서 열두 해를 이끌고 다니면서 그저 온몸으로 익혔다. 이러는 동안 눈감고도 자전거를 알겠더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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