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3.16.


《선생님, 쓰레기는 왜 생기나요?》

 최원형 글·홍윤표 그림, 철수와영희, 2023.2.19.



마당에 서서 해바라기를 하다가 매울음을 듣는다. 하늘을 두리번거리지만 매는 안 보인다. 얼마나 먼 하늘에서 이 울음소리를 퍼뜨렸을까. 모과꽃이 올라오려 하고, 매나무는 흰꽃이 사르르 진다. 큰아이하고 읍내를 다녀온다. 우체국에 들러 글월을 부친다. 살짝 더운 날이다. 《선생님, 쓰레기는 왜 생기나요?》를 읽었다. 최원형 님이 쓴 책을 거의 다 읽었다. ‘다’ 읽지는 않고 ‘거의 다’ 읽었다. 뜻있는 줄거리를 다루기에 요모조모 챙겨서 읽되, 늘 어슷비슷한 줄거리에서 맴돌뿐 아니라, ‘그냥 서울에서 살기’에서 그치는 터라, 어린이나 푸름이한테 앞빛을 들려주는 데에서는 모자라다. 푸른길(환경운동·자연보호)은 누구를 미워하거나 남을 탓한다면 끝장난다. 누가 잘못하는 일을 짚을 수는 있되, 언제나 스스로짓기(자급자족)라는 넋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펼 노릇이고, 해바람비와 들숲바다가 어떻게 얽히면서 사람도 풀꽃나무하고 매한가지인가 하는 실타래를 풀 노릇이다. ‘페트병 나눠버리기’를 따져도 안 나쁘지만, ‘먹는샘물(회사)·꼭짓물(수돗물)’을 모두 없애어, 누구나 냇물과 빗물과 샘물을 누리는 길로 가야 쓰레기가 차츰 사라진다는 이야기를 제대로 밝혀 주어야 한다고 본다. 밑길을 밝히는 새 씨앗을 심어야지.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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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3.15.


《불길을 걷는 소방관》

 김강윤 글, 크루, 2022.12.19.



조용히 보내는 하루이다. 오늘도 시끄럽게 삽질을 하는 옆집이다. 시골에서 삽질을 하는 이들은 가림천을 세우는 일도 없고, 얼마나 삽질을 해대려 하는가 하고 알리는 일도 없고, 시끄럽게 굴어서 잘못했다고 고개숙이는 일도 없다. 마음(양심)은 진작에 내다버렸다고 할 만하다. 시골버스를 타고 읍내나 면소재지를 오가다 보면, 시골 어린이·푸름이 말씨가 끔찍하도록 사납고 거칠고 메마르다. 이 아이들 말씨는 바로 시골에서 ‘어른’이란 이름인 ‘꼰대’들 말씨하고 매한가지이다. 《불길을 걷는 소방관》을 읽었다. 앞으로 어떤 젊은이가 불길을 걷는 일꾼으로 설 수 있을까? 앞으로 어떤 어린이가 ‘돈 잘 버는 일’이나 ‘이름값을 날리는 일’이나 ‘힘을 거머쥐는 일’이 아닌, ‘스스로 삶을 가꾸면서 살림을 노래하고 사랑을 나누는 일’을 찾아서 걸어갈 수 있을까? 나무 곁에 서서 봄꽃내음을 맡는다. 밤에 바라보는 하늘빛은 날마다 새롭다. 파랗게 붉게 하얗게 물들며 이리저리 오가며 춤추는 불빛을 본다. 무엇일까? 두멧시골에서 사노라면 반짝나래(유에프오)를 어렵잖이 본다. 시끌서울에서 살면 반짝나래는커녕 별 한 톨조차 보기 어렵겠지. 호랑지빠귀나 소쩍새나 휘파람새가 없는 곳에는 고요하거나 그윽한 밤도 없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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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3.14.


《나의 수채화 인생》

 박정희 글·그림, 미다스북스, 2005.3.31.



읍내 우체국을 다녀온다. 옆집이 또 삽질판을 벌인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끝없이 일으키는 삽질판이니, 새도 풀벌레도 개구리도 숨죽인다. 삽질을 해대고 쇳덩이가 춤추는 데에서는 사람도 사람빛을 잊다가 잃는다. 저녁 19시가 지나자 비로소 쇳덩이가 멈춘다.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에 구름이 듬성듬성 흐른다. 구름도 별 못지않게 밝다. 《나의 수채화 인생》을 되읽었다. 우리 곁에서 수수하게 살다 간 어른이 많다. 그런데 수수하게 빛난 어른들 삶이나 살림이나 사랑을 글(책·신문·교과서)로 여미어서 나누는 이들은 드물다. 나날이 쏟아지는 글을 가만히 보면 ‘이야기’가 아니라 ‘악다구니’투성이라고 여길 만하다. 이런 말썽이나 저런 잘못을 비집는 글이란 어떤 마음을 부채질할까? 말썽이나 잘못에 눈감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말썽이나 잘못만 쳐다보는 마음이라면, 스스로 어떻게 바뀌겠는가? 봄인데 봄빛을 안 본다면 우리는 어떤 몸이 될까? 구경터(관광지)에 돈을 퍼부어 때려박은 몇 가지 꽃나무가 봄인가? 아니다. 다다른 풀꽃나무가 새봄을 맞이하면서 저마다 깨어나는 푸릇푸릇한 숲빛이 봄이다. 봄맞이로 이 땅에 찾아온 여러 새가 봄이다. 쇳덩이에 몸을 싣지 않고서 두 다리로 거닐고 살림을 지어야 비로소 봄빛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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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5. 신문 2023.4.16.



어제하고 똑같이 굴고

그제처럼 되풀이하면

오늘이 새롭기보다는

쳇바퀴를 돌겠지


새로 밝아오는 새벽에

씨앗 그리는 아침에

나로서 살아가는 낮에

별빛을 품는 밤에


멧새노래에 귀를 연다

풀꽃나무에 눈을 뜬다

해바람비에 몸을 둔다

들숲바다에 말을 놓고


살리는 이야기가 밝아

살림짓는 하루가 맑아

사랑하는 우리가 기뻐

생각하는 글줄로 배워


ㅅㄴㄹ


날마다 나오는 이야기꾸러미를 가리키는 이름이 여럿 있으니, ‘일보’에 ‘신문(新聞)’이 있습니다. 낱말책은 ‘신문’을 “1. 새로운 소식이나 견문 2. 사회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한 사실이나 해설을 널리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한 정기 간행물”로 풀이합니다. ‘새얘기 = 신문’이란 얼거리인데, “새로운 이야기”라 하지만, 정작 하루가 다 지나지 않아도 낡거나 묵거나 지난 이야기로 잊히기 일쑤입니다. 날마다 궂거나 아프거나 고단한 이야기가 쏟아지기에 ‘오늘 아닌 어제 이야기’조차 잊으려고 할는지 모르는데, 이야기꾸러미 이름부터 아직 우리 나름대로 새롭게 가꾸려는 마음이 깃들지 않은 탓도 있다고 느껴요. ‘새뜸(새로 뜨다. 새롭게 눈뜨다)’을 헤아릴 수 있을까요? ‘하루눈뜸’을 바라볼 수 있을까요? 궂기거나 다치거나 죽는 이야기를 그러모으는 꾸러미가 아닌, 스스로 삶을 짓고 살림을 가꾸고 사랑을 펴는 풀꽃나무와 들숲바다 숨결을 담는 길을 글로 옮길 수 있을까요? ‘일보·신문·뉴스’ 같은 이름을 걷어내고서 ‘새뜸·살림·노래·들숲’처럼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어질면서 슬기로운 이야기로 거듭나기를 바라 마지 않습니다.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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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7. 노동 2023.4.16.



네가 흘리는 땀은

볼을 타고 등줄기 흘러

이 땅을 적시더니

흙이 보슬보슬 기름지다


네가 들이는 품은

손길 닿고 발걸음 담아

이 마을 보듬더니

집마다 즐겁고 아늑하다


네가 펼치는 일은

서로 잇고 함께 일렁여

이 숲이 푸르더니

뜻이 있게 꿈을 이룬다


같이 땀흘리고 쉬자

품앗이로 풀고 놀자

일동무는 노래하는구나

살림벗은 하루를 짓네


ㅅㄴㄹ


일본에서 퍼뜨린 한자말 ‘노동(勞動)’은 ‘노동자’나 ‘노동부’ 같은 데에 붙어서 널리 퍼집니다. 우리말 ‘일’은 차츰 멀리하거나 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낱말책에서 ‘노동·일’이란 낱말을 찾아보는 분은 몇이나 될까요? 한자말 ‘노동 = 몸을 움직여 일을 함’을 뜻합니다. 이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일꾼·일터·일빛·일자리·일판·일꽃·일동무’처럼 ‘일’ 쓰임새를 못 넓히는 판입니다. 우리말 ‘일’은 열 가지 넘는 뜻하고 쓰임새가 있어요. 이 가운데 첫째는 “뜻하거나 바라거나 그리거나 일어나거나 맞이하는 모든 것. 물결이 일듯, 하루가 일어나듯, 몸을 일으키듯, 어제하고 오늘이 잇듯, 첫밗으로 나아가는 길이 ‘일’”이라고 할 만합니다. “2. 사람이 움직여서 하는 어떤 것 3. 몸과 마음을 써서 무엇을 새로 짓는 움직임 4. 무엇을 이루거나 돈을 벌려고 몸과 마음을 쓰는 움직임”처럼 뜻을 잇습니다. ‘일어나’거나 ‘일으키’는 ‘일’입니다. 이 ‘일’은 ‘품·품앗이·풀다’나 ‘땀·땅·따뜻·뜻’하고 얽힙니다. ‘일·품·땀’은 비슷하되 다른 우리말입니다. 무엇을 일으킬 몸짓인가요? 무엇을 풀고자 품앗이를 하고, 이 땅에서 어떻게 땀흘리겠습니까?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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