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사람노래 . 존 로날드 로웰 톨킨 2023.4.14.



두려워 한다면 멈추더라

새로워 한다면 일어나고

거북해 한다면 등돌리고

반가워 한다면 초롱눈빛


거머쥐려 하면서 불타

돌려주려 하면서 웃고

틀어쥐려 하다가 죽고

나눠주려 하더니 살아


내 몸에서 자라는 씨앗은

옛날부터 내가 심은 꿈

네 눈에서 빛나는 별꽃은

오늘부터 네가 심는 뜻


어느 말이든 너 스스로

어느 곳이든 내 다리로

하나하나 펴고 디디어

우리 손바닥에 놓는다


ㅅㄴㄹ


한아비(조상)는 독일에 뿌리가 닿을는지 모르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났고 영국에서 자라고 살아간 톨킨(1892∼1973) 님입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었으나, 어머니가 포근히 가르친 사랑을 고이 품고서 ‘마음을 담는 소리인 말’을 눈여겨보았습니다. 옥스포드 영어사전을 엮는 여러 일꾼 가운데 하나였고, 제1차세계대전에 싸울아비(군인)로 나갔다가 죽음수렁에서 살아남았는데, 마을이웃은 모조리 목숨을 잃었다지요. 아이들이 생각날개를 펴도록 북돋울 옛이야기가 영국에 너무 드문 대목을 안타까이 여기면서 ‘영국 옛삶과 옛말’을 가다듬어 새롭게 이야기로 일구었어요. 이른바 ‘판타지 문학’입니다. 《호빗》과 《반지의 제왕》을 비롯한 여러 이야기를 썼어요. 톨킨 님이 추스르고 새로쓴 이야기는 ‘숨결을 입는 사람이 푸른별에서 바라보고 나아갈 사랑씨앗’이 무엇인가 하고 모두한테 묻는 얼거리라고 여길 만합니다. 꿈과 사랑을 숲빛으로 펼 줄 알기에 비로소 ‘사랑’으로 설 수 있다는 생각씨앗을 글줄마다 담았습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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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개 2023.4.4.불.



너희들은 참 아리송해. 곁에 두면서 귀여워하고 싶다면서 ‘들숲에서 살아가는’ 새끼 늑대를 어미 늑대 몰래 데려다가 너희 손으로 길들이면서 같이 살아왔잖아? 그런데 너희는 왜 사람끼리 서로 갉거나 깎아내릴 적에 “개 같은 놈”이라고 말을 하지? 개한테 잘못하는 말일 뿐 아니라, 웃긴 말이지. ‘귀여워하려’는 짐승이라면서 붙인 ‘개’라는 이름을 왜 깎음말(욕)에다가 쓰니? ‘개’는 작으면서 귀엽고 앞으로 멋스레 클 숨결한테 붙인 이름이지. 그래서 ‘개나리’이고 ‘개꽃’이야. 또한, 들숲에서 살던 귀여운 숨결이기에, 너희 같은 ‘사람 손길을 안 탔다는’는 뜻에서 ‘개복숭아’라 하지. 그러나 모든 개는 너희 사람한테 길들지 않았어. 고분고분 귀염(굄)을 받은 개(가이)가 있지만, 끝까지 너희 사람한테 대들며 거칠게 구는 개가 있지. 이러다 보니, ‘말을 안 듣거나 사나운 사람’을 ‘개’에 빗대기도 하고, ‘고분고분 남이 시키는 대로 하는 길든 사람’을 ‘개’에 빗대기도 하더군. 그래서 더 우습지. 아니, 개더러 어쩌란 셈이야? 너희가 들숲에서 몰래 데려와 길들였잖아? 더구나 사람인 너희는 ‘어미 개(어미 늑대)’가 아니니, ‘새끼 개(새끼 늑대)’가 들숲에서 어질게 살아갈 살림길을 보여주거나 가르치지도 못하잖니? 온갖 잘못을 다 너희가 저지르면서 덤터기는 개한테 씌우니 참 딱하지. 너희가 스스로 너희 자취를 되새기고, 너희 이웃 숨결을 꾸밈없이 바라보고 읽을 수 있기를 바라. ‘안개·몰개·는개’와 ‘개다·깨다’를 생각하렴. 작고 가볍고 부드럽되 속으로 기운차게 새로 틔우거나 열어가는 숨빛이 ‘개’란 말에 깃든 줄 읽으렴. 왜 ‘갯벌’이겠니?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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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꽃. 허약체질 2023.4.16.해.



얼마나 대단한 몸이고 놀라운 마음인 줄 모르지? 너희가 스스로 ‘대단한 몸’이자 ‘놀라운 마음’인 줄 안다면, 이 모습과 삶을 고스란히 ‘말이나 글이나 이야기’로 펼치게 마련이야. 아프기에 아픈 줄 알아서, ‘아픈 나’를 보고 느낄 뿐 아니라, ‘아픈 너(이웃)’를 보고 느끼며 동무로 지내어 서로 이바지한단다. 여리기에 여린 줄 알아서 ‘여린 나’를 보고 느끼고 ‘여린 너(이웃)’를 보고 느껴서 사이좋게 만나며 반갑단다. 툭하면 앓거나 쓰러지거나 넘어지기에 나쁘지 않고, 좋지 않아. 그저 겪는 네 하루야. 너는 ‘그 몸’으로 ‘새 하루’를 누리려고 태어났어. 너는 ‘그 몸’으로 ‘100m 달리기 선수’나 ‘마라톤 선수’가 되려고 태어나지 않았어. 너는 ‘그 몸’으로 ‘새 하루’를 겪고 맛보고 사랑할 길을 찾으려고 태어났지. ‘일터에 나가서 돈을 벌어야 하는 몸’을 바라기에 나쁘지 않아. ‘그런 몸’을 바라면, ‘그런 몸으로 바꾸도록 힘을 쓸’ 수 있어. 해봐. 해보면 돼. 그런데 ‘그 몸’을 굳이 ‘그런 몸’으로 바꿔야 할는지 짚어 보렴. ‘그 몸으로 겪으면서 깨닫고 눈뜰 빛’을 바라보려 하지 않는 네가 아닌지 짚어 봐. 설거지를 하다가 그릇을 깨도 돼. 버스를 놓쳐도 돼. 늦잠이 들어도 돼. 눈물을 흘려도 돼. 하품을 해도 돼. 가려먹기(편식)를 해도 돼. 잔뜩 먹거나 굶어도 돼. 늘 다르게 흐르는 모든 하루를 오직 ‘그 몸’으로 보고 느끼렴. 너는 너 스스로 ‘그 몸’을 미워하거나 씻어내려는 마음을 ‘씻어’낼 적에 비로소 ‘그 몸’을 다룰 수 있어. 웃으렴. 즐겁게 웃으렴. 아무도 네 앞이나 길을 안 막아. 네가 스스로 막잖니.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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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꽃. 판단착오 2023.4.17.달.



왜 ‘진실규명’을 해야 할까? ‘참찾기(진실규명)’를 하려는 너희 마음은 뭔지 먼저 보렴. ‘참’을 널리 밝혀서 스스로 착하게 살아가려는 마음이니? ‘이것이 옳고, 저것은 틀리다’ 하고 갈라서 싸우거나 길들이는 틀을 세우려는 마음이니? ‘참’이라고 하면 ‘좋고·나쁨’이 없어. 참길·참빛·참뜻은 모두 사랑으로 품어서 풀어낸단다. 그런데 너희가 하는 숱한 ‘진실규명’은 ‘옳거나 그른 길을 갈라서 무리짓는 싸움’으로 자꾸 기울더구나. 참을 찾아내었으면, 어질고 슬기로이 바라보면서 맑고 밝게 반짝이는 눈망울로, 너희 오늘 이곳을 사랑으로 녹여서 살려내는 첫발을 떼어야 하지 않을까? 너희는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아. 너희는 ‘너(나)’여야 하겠지. ‘너는 너여야 할 뿐, 네가 나여야 하지 않고, 네가 나를 닮아야 하지 않’단다. 우리는 늘 너·나(또는 나·너)로 다르게 보고 살고 생각하고 사랑하기에 ‘하나·하늘’일 수 있어. 네가 너를 사랑한다면, 넌 ‘생각’을 할 뿐이니, ‘가르기(판단)’를 안 한단다. 그러니까 ‘모든 판단은 늘 착오·오류’일 수밖에 없어. ‘생각하여 사랑으로 살림짓기’를 하지 않고서 ‘갈라서(판단)’ 싸우려(논쟁·토론) 하니까, ‘판단 = 판단착오’로 가고야 만단다. ‘판단하지(가르지)’ 말아라. 그저 생각하라. 옳거나 그르다고 쪼개지 말아라. 그저 바라보아라.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없이, 그저 겪는(살아내는·경험) 하루일 뿐이니, 무엇이든 그저 바라보면서 받아들인 다음에, 녹여내어 네 참빛으로 풀어내렴. 이 길이 바로 ‘사랑 = 삶 = 사람’이거든.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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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꽃. 위로 2023.4.18.불.



살아남아도 안 나쁘고, 살지 못 해도 안 나빠. 살아남기로 했기에 웃으며 즐거이 노래하는 하루를 지으면서 사랑을 꿈꾸자는 마음씨앗을 심으 수 있어. 살지 못 하는구나 싶기에, 하늘을 훨훨 날면서 온누리를 푸르게 보듬는 바람이 되고 별빛이 되자는 꿈을 곧장 마음씨앗으로 심을 수 있지. 너를 달랠 사람은 늘 너야. 그런데 네가 너 스스로 달래는 길을 바라보지 않거나 느끼지 않기에 짝꿍이 찾아오거나 아이를 낳는단다. 네 짝꿍이나 아이는 널 달랠 수 없어. 그러나 네 짝꿍이랑 아이는 ‘네가 너를 스스로 달래어 사랑할 뿐’인 줄 ‘다 다르게 깨우쳐’ 주고 보여주고 알려준단다. 이른바 ‘위로·위안·치유·힐링’ 같은 말을 너희가 곧잘 쓰는 듯한데, 어떤 말을 누가 들려주어도 달래거나 씻을 수 없어. 늘 네가 네 손으로 낯을 씻고 몸을 씻든, 네 넋이라는 빛살로 네 마음을 씻는단다. 네 짝꿍은 네 짝꿍 마음을 스스로 씻고, 네 아이도 네 아이 마음을 스스로 씻지. 다들 스스로 달래고 씻는단다. 보렴! 네 피는 네 몸에 돌아. 네 똥오줌은 네 몸에서 나와. 네가 네 튼튼한 몸을 늘 눈부시게 가꾸는 밑기운도 네가 스스로 일으키지. 네가 네 여리고 아픈 몸을 늘 여리거나 아픈 채 두며 밑기운을 안 일으키는 하루도 네가 스스로 짓는단다. 뭘 하고 싶니? 다 네가 스스로 할 뿐이니까, 스스로 마음에 씨앗을 심고서 지켜보고 사랑하렴. 네가 너를 스스로 사랑하려는 눈을 뜨면 그때 바로 네 손으로 네 눈물을 털어내면서 네 몸은 하늘빛으로 깨어난단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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