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세스 메종 3
이케베 아오이 지음, 정은서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숲노래 푸른책 / 숲노래 만화책 2023.5.4.

둥지를 나서 둥지를 짓는다



《프린세스 메종 3》

 이케베 아오이

 정은서 옮김

 미우

 2018.5.31.



  《프린세스 메종 3》(이케베 아오이/정은서 옮김, 미우, 2018)을 읽다가 문득 생각합니다. 모두 여섯걸음으로 이야기를 매듭짓는 한복판인 석걸음인데, 그림꽃에 나오는 아이는 ‘나고자란 둥지’가 있으나, ‘나고자란 곳’을 떠나려고 합니다. 매캐하고 북적이는 서울(도쿄) 한켠에서 날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고는 무척 좁고 작은 삯집으로 돌아오는 나날이에요. 이러면서 푼푼이 살림돈을 모아요. 거의 어떠한 데에도 돈을 한 푼조차 안 쓰면서 ‘앞으로 장만할 집’을 그립니다.


  가만히 보면, ‘집임자한테 삯을 치르는 삶’에서 ‘돈터(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는 삶’으로 바꾸려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삯집’하고 ‘우리 집’은 다르지요. ‘우리 집’은 나와 집이 하나이기에, 나랑 집을 아울러서 ‘우리’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아무튼, 우리를 낳아서 돌본 어버이가 머물고 살림을 이루던 둥지를 떠나려 하기에, 또는 떠났기에, 새로 깃들 둥지를 찾고 마련하려는 하루입니다. 새로 얻는 둥지에서 짝을 맺어 아이를 낳는다면, 이 아이도 머잖아 새롭게 둥지를 찾아서 떠날 수 있습니다. 또는 짝을 안 맺고 아이를 안 낳으며 홀로 호젓하게 살아갈 수 있어요. 짝을 맺어 낳은 아이가 애써 둥지나기를 안 하면서 ‘한둥지’로 오붓하게 오래오래 살아갈 수 있습니다.


  어느 길이 더 낫지 않고, 어느 쪽이 더 나쁘지 않습니다. 스스로 마음이 가는 길을 살펴서 사뿐사뿐 즐겁게 내딛으면 됩니다.


  서울집이기에 나쁘거나 낫지 않습니다. 시골집이기에 낫거나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서울이건 시골이건 똑같이 한 가지는 살필 일입니다. 바로 나무와 숲과 새와 풀꽃과 벌나비입니다.


  어느 곳을 보금자리로 삼으려 하든, 이곳에는 나무가 우거지고 새가 내려앉아 노래할 수 있어야 삶자리로 어울립니다. 풀꽃이 피고 풀벌레가 깃들어 노래하다가 벌나비가 꽃가루받이를 하면서 철마다 새롭게 흐르는 숨결을 맞아들이는 곳이 바야흐로 삶터입니다. 나무가 없을 뿐 아니라, 새소리도 개구리소리도 풀벌레소리도 없다면, 바람소리도 별빛소리도 구름소리도 막거나 가린다면, 그런 데는 집이 아니라 사슬터(감옥)입니다.


  여름에는 더위를 느끼면서 땀이 나고, 겨울에는 추위를 느끼면서 덜덜 떠는 곳이 집이자 마을이자 삶터입니다. 더위를 느끼기에 나무가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새록새록 느껴요. 추위를 맞이하기에 나무를 제대로 둘러서 바람막이를 해야 하는 줄 새삼스레 깨달아요.


  쇳덩이(자동차)가 밤낮없이 빵빵대면서 매캐한 곳은 숨막히기도 하지만, 귀가 아픕니다. 새랑 개구리랑 풀벌레가 노래하는 곳에는 바람이 흐르고 별이 내려앉고 풀꽃내음이 향긋하니 저절로 밤잠을 포근히 이루면서 하루하루 아늑하겠지요.


  모든 새는 둥지를 틀어 새끼를 사랑으로 낳아 돌봅니다. 모든 사람은 보금자리를 사랑으로 일구면서 아이들이 ‘아름답게 철들어 사랑으로 빛나는 새사람’으로 서도록 북돋우거나 이끄는가요?


  ‘입시교육·직업훈련’이 아니라, ‘살림짓기·사랑찾기’라는 길을 슬기롭게 나설 수 있도록 부드러이 보여주고 상냥하게 이야기하기에 어른스럽고 어버이다운 매무새라고 느낍니다. 우리는 오늘 어른인지 되물어야 합니다. 우리는 참으로 어버이라는 하루를 돌보는지 되새겨야 합니다.


ㅅㄴㄹ


“혼자서 충실하게 살면 안 되는 걸까요?” (42쪽)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하고 쓸데없는 생각만 하게 되거든.” “하루, 정말로 쓸데없구나. 모두 자기가 선택한 걸 짊어지고 가는 거야 …… 마음 가는 대로 살면 되는 거야.” (66, 67쪽)


“이런 거 하나하나 마련하는 것도 힘들지. 난 야스가 데릴사위로 와준 덕분에 필요한 물건은 전부 집에 있었고. 자기 물건을 자기가 마련하다니 뭔가 굉장하네.” “남편감을 찾아내는 게 훨씬 굉장한걸.” (83쪽)


“매일 반짝반짝 빛나서 기운을 불어넣어 줘. 이런 물건 덕분에, 난 집도 직업도 없지만, 불행했던 적이 없어.” (111쪽)


“조금 흥미가 있어서 가벼운 기분으로 들어왔는데.” “그런 분들도 많이 오신답니다.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셨죠?” (162쪽)


#AoiIkebe #プリンセスメゾン #池辺葵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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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메종 6
이케베 아오이 지음, 정은서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숲노래 만화책 2023.5.4.

집순이가 꿈꾸는 둥지



《프린세스 메종 6》

 이케베 아오이

 정은서 옮김

 미우

 2020.2.29.



  《프린세스 메종 6》(이케베 아오이/정은서 옮김, 미우, 2020)을 읽으며 우리 살림새를 한참 헤아립니다. 보금자리를 이룰 터전을 장만하려고 젊은 나날을 땀흘리면서 바치는 길을 나긋나긋 들려주는 줄거리입니다. ‘나중에 목돈으로 팔 것(부동산)’이 아닌, ‘앞으로 팔 마음이 없이 그저 그곳에 혼자 고즈넉이 깃들며 살아갈 터’로 바라본다면, 하루벌이는 언제나 새마음이게 마련입니다.


  이웃나라하고 우리나라는 다르겠지만, 우리나라는 집이라는 곳을 너무 빨리 올려세우고 너무 빨리 허물어버립니다. 짧아도 쉰 해 동안 안 건드릴 수 있어야 비로소 집이고, 웬만하면 온(100) 해를 거뜬히 버텨야 그야말로 집일 테지요. 두온(200)도 석온(300)도 넉온(400)도 닷옷(500)도 즐거이 누리면서 아이들이 물려받아 새 아이들한테 자꾸자꾸 이어줄 만할 적에 ‘보금자리’란 이름을 붙일 테고요.


  돌·흙·나무·풀로 짓는 집은 참말로 닷온(500) 해를 넉넉히 갑니다. 즈믄(1000) 해를 가뿐히 가기도 합니다. 이와 달리 오늘날 서울에 때려박는 잿집(아파트)은 몇 해나 갈까요? 얼마 못 가 모조리 ‘다시짓기(재건축)’를 해야 한다면서 시끌시끌해요.


  여섯걸음으로 마치는 그림꽃은 “프린세스 메종”인데, 우리말로 쉽게 옮기면 ‘집순이’입니다. 굳이 멋들여(?) 꾸밈말로 안 나타내어도 됩니다. ‘집순이·둥지순이’로 살아가고 싶은 젊은이 삶과 오늘과 마음을 그리는 줄거리입니다.


  집순이는 마을순이로 살아갑니다. 둥지순이는 마을살림을 차근차근 일굽니다. 우리는 오늘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 삶인지 돌아볼 수 있기를 바라요. 왜 아기가 줄어드는지, 왜 젊은이가 시골을 떠나는데 막상 서울에서 외롭다고 느끼면서 고달프게 보내는가를 헤아릴 노릇입니다.


ㅅㄴㄹ


“부러울 정도로 좋은 거잖아요.” (39쪽)


“이야기 들어줄까요? 가만히 있을까요?” “가만히 있어줘.” “네―에.” “고마워.” (71쪽)


“무엇이든 알 수 없어도 괜찮아요. 비밀이 있어도 좋고, 설령 부부가 되어도 상대가 자신의 것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134쪽)


“전혀 부끄럽지 않아요. 쓸쓸하다는 마음도 소중한 마음이에요. 그걸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아주 멋진 일이에요.” (156쪽)


#AoiIkebe #プリンセスメゾン #池辺葵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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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교육이아니다 #교육이란무엇인가 #스토리닷

어제 #두레책 (텀블벅) 한 가지에
한 손을 거들었습니다.
스물아홉째 책두레입니다.

며칠 앞서부터 '흐뭇-즐겁다-기쁘다'
말밑을 갈무리하다가
'날다 ㄱ ㄴ ㄷ' 말뜻과 말밑을 추스르다가
'참 짬'이 얽힌 뜻과 밑동을 풀다가
'얼다 어울리다 어른 어린이' 사이를 여미다가

새벽 세 시부터 일한 몸을
이제 좀 쉬어 줄 아침 일곱 시를 넘겼으니
등허리를 펴려고 합니다.

가만 보니, '가다'라는 우리말을
이제 더는 미루지 말고서
뜻풀이를 마쳐야겠구나 싶어
한 달째 다른 낱말을 붙잡았다고
깨닫습니다.

'가다' 뜻풀이도 슬슬 끝내야지요.

"뜻풀이를 끝낸다"는 말은,
국립국어원을 비롯해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이나
한글학회 큰사전이나
북녘 조선말대사전이나
보리국어사전 모두
'엉터리로 해놓고 팔짱낀 말풀이'를
하나하나 짚고 추슬러서
제대로 여민다는 이야기입니다.

ㅅㄴㄹ #숲노래 #우리말꽃


https://tumblbug.com/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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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467 : 구비 전승문학



구비 전승문학은

→ 옛말은

→ 옛이야기는

→ 옛말꽃은

→ 오래말꽃은


구비(口碑) : 비석에 새긴 것처럼 오래도록 전해 내려온 말이라는 뜻으로, 예전부터 말로 전하여 내려온 것을 이르는 말. 주로 서민들 사이에서 전해 내려온 것을 이른다

전승문학(傳承文學) : [문학] 입에서 입으로 전하여 오는 문학. 설화, 민요, 무가, 판소리, 민속극 따위가 있다 = 구비문학



  ‘구비·구비문학’이나 ‘전승문학’은 똑같은 ‘옛이야기’나 ‘옛말’을 가리킵니다. “구비 전승문학”이나 “구비적 전승문학”은 겹말입니다. 이처럼 껍데기를 씌우려 들지 말고, 우리말 ‘옛이야기·옛말’이라 하면 됩니다. 또는 ‘옛말꽃’처럼 새말을 엮을 수 있어요. ‘오래말’이나 ‘오래말꽃’처럼 새말을 엮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이때 구비적 전승문학의 특성을 생각해 본다는 것은

→ 이때 옛이야기를 생각해 본다면

→ 이때 오래말꽃을 생각해 보면

《사회역사적 상상력》(유종호, 민음사, 1995) 224쪽


오늘날 구비 전승문학은 이제 주변적인 위치로 밀려났고

→ 오늘날 옛얘기는 이제 언저리로 밀려났고

→ 오늘날 옛말꽃은 이제 곁다리로 밀려났고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김종철, 삼인, 1999) 2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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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466 : 청중들



다양한 청중들을 상대로

→ 여러 사람한테

→ 온갖 사람한테

→ 사람들한테


청중(聽衆) : 강연이나 설교, 음악 따위를 듣기 위하여 모인 사람들



  ‘사람들’을 가리키는 한자말 ‘청중’이기에, ‘청중들’처럼 쓰면 겹말입니다.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는 으레 ‘-s’를 붙이며 여럿을 나타내지만, 우리말로는 ‘-들’을 굳이 안 붙입니다. “쓴 글들”보다는 “쓴 글”처럼 쓰고, “새들이 난다”보다는 “새가 난다”처럼 씁니다. 이 보기글은 ‘사람들’로 고쳐쓰면 되는데, “여러 사람”이나 “온갖 사람”으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이 글들은 사실 모두 다양한 행사에서 다양한 청중들을 상대로 어쩌다 내놓은 조각글들이다

→ 이 글은 모두 여러 자리에서 여러 사람한테 어쩌다 내놓았다

→ 이 글월은 모두 온갖 자리에서 온갖 사람한테 어쩌다 내놓았다

《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겁니다》(어슐러 K.르 귄/이수현 옮김, 황금가지, 202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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