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화초 花草


 화초가 가득한 뜰 → 풀꽃이 가득한 뜰

 화초가 만발하다 → 꽃풀이 활짝 피다

 화초에 물을 주다 → 꽃나무에 물을 주다


  ‘화초(花草)’는 “1. 꽃이 피는 풀과 나무 또는 꽃이 없더라도 관상용이 되는 모든 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 꽃나무·화훼(花卉) 2. 실용적이지 못하고 그 물건이 장식품이나 노리개에 지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낱말책에서 ‘꽃나무’를 찾아보면 “1. 꽃이 피는 나무 2. = 화초”로 나오고, ‘화훼(花卉)’는 “= 화초”로 나옵니다. 이 말풀이를 살피면, 우리말로는 ‘꽃나무·꽃나무풀·꽃풀’이라 하면 됩니다. “꽃과 나무”라 할 수 있고, “꽃과 풀과 나무”라 해도 되겠지요. 수수하게 ‘꽃·풀꽃·풀꽃나무’라 할 만하고, ‘들꽃·들풀’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세 가지 한자말 ‘화초’를 더 찾아볼 수 있는데, 모두 털어낼 만하지 싶어요. ㅅㄴㄹ



화초(火?) : [역사] 대나무에 구멍을 뚫고 쇠침, 마름쇠, 화약 따위를 넣은 다음 심지에 불을 당겨 적을 향하여 던지던 비상용 무기

화초(禾草) : [식물] 화본과(禾本科)에 딸린 초본

화초(花椒) : = 분디



화초도 많이 기르고 있고

→ 꽃도 많이 기르고

→ 꽃나무도 많이 기르고

→ 풀꽃나무도 많이 기르고

→ 꽃풀나무를 많이 기르고

《샘이 깊은 물》 153호(1997.7.) 175쪽


희망은 화초가 아니야

→ 빛은 풀꽃이 아니야

→ 꿈은 꽃나무가 아니야

→ 꿈은 꽃이 아니야

《소년원의 봄》(조호진, 삼인, 2015) 74쪽


죽어가던 화초도 살려내던 엄마 덕분에

→ 죽어가던 꽃도 살려내던 엄마가 있어

→ 죽어가던 풀꽃도 살려내던 엄마가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은유, 서해문집, 2016) 186쪽


나무나 화초의 부모들도 걱정이 많겠죠

→ 나무나 풀꽃도 어버이는 걱정이 많겠죠

→ 나무나 풀꽃네 어버이도 걱정이 많겠죠

《너의 곁에서》(마스다 미리/박정임 옮김, 이봄, 2016) 88쪽


화초 심은 뜰

→ 풀꽃 심은 뜰

→ 꽃 심은 뜰

→ 꽃나무뜰

→ 풀꽃뜰

《한 줌의 모래》(이시카와 다쿠보쿠/엄인경 옮김, 필요한책, 2017) 158쪽


화초 다 죽이겠네

→ 꽃 다 죽이겠네

→ 풀꽃 다 죽이겠네

《오늘은 홍차》(김줄·최예선, 모요사, 2017) 43쪽


파리는 화초가 많은 거리

→ 파리는 꽃이 많은 거리

《삼등여행기》(하야시 후미코/안은미 옮김, 정은문고, 2017) 121쪽


화초에게 딱 맞는 신발을

→ 풀꽃한테 맞는 신발을

→ 들꽃한테 맞는 신발을

《마법 걸린 부엉이》(이묘신, 브로콜리숲, 2019) 81쪽


우리가 인간이 아닌 광합성을 하는 나무나 화초라고 한 번 상상해 볼까요

→ 우리가 빛바라기를 하는 나무나 풀이라고 생각해 볼까요

→ 우리가 빛받이를 하는 나무나 풀꽃이라고 그려 볼까요

《10대와 통하는 채식 이야기》(이유미, 철수와영희, 202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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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풀잎노래 창비시선 114
양정자 지음 / 창비 / 199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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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책 / 숲노래 시읽기 2023.5.11.

노래책시렁 313


《아이들의 풀잎노래》

 양정자

 창작과비평사

 1993.6.15.



  다 지나간 일 아니냐고 여기는 분이 있지만, 무엇이 지나갈까요? 지나가면 사라질까요? 민낯을 감추고 얌전을 떨기에 온갖 잘못을 되풀이하고 맙니다. 굳이 예전 일을 들출 마음은 없되, 문득 돌아보고서 오늘을 바라봅니다. 지난날 어린이를 두들겨패던 자리에 선 어른 가운데 이녁 주먹다짐을 낱낱이 뉘우치고 또 고개숙이고 다시 눈물지으면서 조용히 호미를 쥔 채 씨앗을 심으면서 시골에서 살아가는 이는 몇이나 있을까요? 《아이들의 풀잎노래》는 1993년에 나옵니다. 이 꾸러미에 흐르는 모든 이야기를 온몸으로 겪었고, 2010년 무렵까지 인천에서는 그리 안 바뀐 모습을 보았어요. 요새는 ‘학폭’이라 하지요. 예전 길잡이는 가볍게 따귀에 발길질에 몽둥이질을 일삼고 ‘술내기 축구·화투’를 으레 했습니다. “뭐, 예전 일 갖구 뭘?”처럼 여기겠습니까, “창피한 민낯입니다!”로 여기겠습니까? 얼마 안 된 일입니다. 그무렵 얻어터지고 뒹굴어야 했던 어린이·푸름이는 이제 쉰 살도 예순 살도 지나는데, ‘맞고 자라 어른이 된 사람’들 마음에는 무슨 씨앗이 싹텄을까요? 착하기만 해서는 못 산다고 여길 수 없어요. 착한 마음으로 누구나 사랑을 피우도록 ‘어른’이라면 발벗고 바꿔야지요. 참말로 ‘어른·길잡이’라면 말이지요.


ㅅㄴㄹ


승우야, 너 착하고 순진하지만 사내란 / 선만 가지고는 못 사는 세상이란다 / 배 뻥긋하도록 실컷실컷 먹고서 / 어서어서 힘도 세어지고 키도 크거라 / 그래서 다시는 네 몫을 빼앗기지 않도록 해라 (점심시간/38쪽)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 줄줄 흐르는 / 연일 30도를 오르내리는 이 불볕 더위에 / 아이들도 아닌 다 큰 남자 선생님들이 / 시험 때라 아이들 일찍 가버리고 텅 비인 / 햇빛만 쨍한 새하얀 운동장을 누비며 / 땀 뻘뻘 흘리며 술내기 축구를 한다 / 이 더위에 보기만 해도 숨 헉헉 막히는 / 여자들은 도저히 꿈꿀 수조차 없는 / 사내들의 저 위대함! / 저 위대함이 한 아내와 자식들을 거느리고 / 전쟁도 일으킨다 (남자 선생님들/50쪽)


비록 매 맞고 매 때리는 사이지만 / 그애 뺨과 내 손의 살이 맞닿는 순간 / 남모를 애틋한 느낌이 잠깐 오간다 / 내가 잠깐 복잡한 심정으로 망설이는 사이 / 눈치 빠른 놈들이 여기저기서 소리친다 / “선생님, 제발 살살 때려줘요 / 성호 여드름 터져요.” (여드름/86∼87쪽)


그때 그 일을

고스란히 남긴

이 글은 무척 값지다.

참으로 값지다.

이런 이야기를 시로 썼다니,

참 대단했다.

시로뿐 아니라 책으로도 나와,

빼도 박도 할 수 없는

지난날과 오늘날 우리 문단과 학교는,

참 놀랍다.


진작 이 느낌글을 쓰고 싶었으나

〈여드름〉을 비롯한 여러 시를

쉽게 읽을 수 없어

얼추 스무 해를 삭이고 난 오늘

비로소 느낌글을 갈무리해 놓는다.


문득 되물어 본다.

왜 때렸을까?

언제 뉘우칠까?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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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다시 나를 찾아와 불러줄 때까지 - 이순자 유고 시집
이순자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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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책 / 숲노래 시읽기 2023.5.11.

노래책시렁 290


《꿈이 다시 나를 찾아와 불러줄 때까지》

 이순자

 휴머니스트

 2022.5.9.



  구멍난 옷을 기웁니다. 구멍난 줄 모르고 다니다가 집에 와서 알아차리고는 “아, 기워야 하는 줄 잊었네.” 하고 읊고는 마룻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천천히 기웁니다. 기우다가 밥을 차려야 하거나 다른 집안일을 하면 바느질감을 내려놓습니다. 이러다가 기움질을 잊고, 나중에 떠오르면 다시 기워요. 옷에 때가 탔으니 빨래를 하고, 바닥에 부스러기가 내려앉으니 훔칩니다. 아이들은 곁에서 이모저모 지켜보다가 소꿉을 놀더니, 어느새 스스로 밥을 짓고 비질에 걸레질을 하고 짐도 척척 나릅니다. 《꿈이 다시 나를 찾아와 불러줄 때까지》를 둘레에서 퍽 추키기에 장만해서 읽었는데, 한 해 즈음 자리맡에 놓고서 잊었습니다. 요새는 숱한 글바치가 글빛을 잊고 잃었다지요. 꿈은 우리한테 다시 찾아오지 않아요. 왜일까요? 우리가 스스로 그릴 때에만 꿈은 곧바로 눈앞에서 피어납니다. 우리가 안 그리는 꿈은 죽어도 안 찾아옵니다. 개를 그리니 개꿈이고, 허방을 놓으니 헛꿈입니다. 사랑으로 그리면 누구나 사랑꿈을 이뤄요. 허술한 글은 왜 쏟아질까요? ‘팔릴 글’을 쳐다보느라 허수룩합니다. 빛나는 글은 왜 드물까요? 스스로 하루를 빛내면 모든 삶은 시나브로 별로 돋아나고 글로 가만히 옮아가는데, 살림을 등지는 탓입니다.



나도 그랬다 / 거울 앞에서 눈 흘기며 / 족집게로 새치 뽑아 / 거울에 붙여놓고 / 내 신산한 세월 같아 떼지 못했다 // 내가 새치를 뽑을 때 / 단발머리 소녀였던 딸아이 / 그새 사십 줄에 들어서 / 엄마가 하던 짓 그대로 한다 (새치/46쪽)


호스피스 병동 첫 봉사 날 / ― 안녕하세요 라는 인사는 / 암 병동에서 하지 말라는 교육을 받았다 / 고르고 골라도 마땅한 인사말 생각나지 않아 / 무조건 병실 문 열고 들어가 / 슬며시 손부터 잡았다 (안녕히 주무세요/18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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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걸린 부엉이 빛그린 동심집 1
이묘신 지음 / 브로콜리숲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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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책 / 숲노래 시읽기 2023.5.11.

노래책시렁 310


《마법 걸린 부엉이》

 이묘신

 브로콜리숲

 2019.9.27.



  새봄을 맞이한 들숲을 적시는 휘파람새 노랫소리는 기쁘면서 우렁차게 온몸을 휘감는 숨결입니다. 봄에도 가을에도 서울(도시) 한복판을 쩌렁쩌렁 울리는 부릉소리는 삶을 밟는 지스러기입니다. 밝게 퍼지는 숨결을 품고서 글 한 자락을 여밀 만하고, 시끄럽게 어지럽히는 지스러기를 달래면서 글 두 자락을 옮길 만합니다. 다만, 무엇을 보거나 느끼든 우리 스스로 풀어낼 노릇입니다. 좋거나 싫다는 금긋기가 아닌, 오늘 이곳에서 맞아들이는 삶이 사랑으로 피어나도록 다독일 수 있다면, 글쓰기는 글짓기·삶짓기·마음짓기로 뻗을 만합니다. 《마법 걸린 부엉이》는 토막노래를 들려줍니다. 살아가며 마주하는 이웃을 문득 느끼면서 단출히 새깁니다. 곰곰이 보면 이 토막노래는 예부터 숱한 어버이가 아이 곁에서 문득문득 들려주는 작은 이야기입니다. 겨울에 눈이 오기에 “이야, 하늘에 눈꽃이 피었구나.” 하고 한줄노래(외마디노래)를 터뜨립니다. 봄에 새가 노래하기에 “오, 봄이 노래로 물드는구나.” 하고 한마디노래(외줄노래)를 읊어요. 어렵다면 글이 아닙니다. 어렵다면 말도 마음도 삶도 아닙니다. 들씌울 일이 없이 스스럼없이 풀어낼 적에 모두 노래로 다시 태어나는 말이자 마음이자 삶인 하루입니다.


ㅅㄴㄹ


지붕 위에 농구공이 / 박처럼 달려있다 (도시의 밤/32쪽)


꾹 찍힌 발자국 / 풀을 담았다 // 풀의 집이 되었다 (발자국/58쪽)


화초에게 / 딱 맞는 신발을 / 신겨주었다 (화분/8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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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깃발
이소리 지음 / 바보새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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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책 / 숲노래 시읽기 2023.5.11.

노래책시렁 292


《바람과 깃발》

 이소리

 바보새

 2006.4.20.



  오늘 우리는 ‘한글’을 쓰지만, 아직 ‘한말’은 아닙니다. ‘한국 문자’가 아닌 ‘한글’이라는 이름은 주시경 님이 지어서 알리고 심었습니다. 그러나 주시경 님은 일찍 숨을 거두었고, ‘한말(우리말)’이 싹트는 길까지 일구지는 못 했습니다. ‘우리말·우리글’이듯 ‘한말·한글’인데, 왜 ‘한국어’라는 그물에 갇힐까요? 뿌리를 캐면, ‘한자·훈민정음’을 ‘수클(수글)·암클(암글)’로 가르던 조선 오백 해가 있습니다. 웃사내(남성 가부장권력)는 중국을 섬기면서 한자·한문을 ‘수클’로 삼았고, 애써 태어난 훈민정음을 ‘암클’로 깎아내렸어요. 이 기운은 오늘날에도 아직 가시지 않았습니다. 《바람과 깃발》을 읽으면서 ‘가시나’를 바라보는 모습과 글자락을 볼 때마다 거북했습니다. 무늬는 한글이되 지난날 ‘수클’ 같은 얼개요 눈썰미입니다. 숫놈은 스스로 사랑을 바라보지 않기에 수클을 씁니다. 지난날에는 중국말·중국글이 수클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사랑을 잊고 잃은 메마른 글치레’가 수클입니다. 차분히 살림빛부터 다스린다면, 누구나 글빛을 여밀 수 있는 아름다운 오늘을 어깨동무로 노래하려는 발걸음을 뗀다면, 이쪽도 저쪽에 서지 않는, ‘깃발’을 접고서 두 팔을 활짝 벌린다면, 다 바꿀 수 있습니다.


ㅅㄴㄹ


배 고팠지 / 감꽃 투둑투둑 떨어지는 밤마다 / 뜬 눈으로 지새웠지 // 배 불렀지 / 감꽃 많이 주워 먹은 그날 아침 / 똥구녕이 찢어졌지 // 그 가시나 그 머스마 / 예쁜 주디 / 보푸라진 가슴에 / 보랏빛 피멍 들었지 (감꽃/18쪽)


각시야 각시야 / 니 신랑 배고파 죽것다 / 북 치고 장구 치며 나온나 // 각시야 각시야 / 니 집 깨뜨리지 않을게 / 징치고 꽹과리 치며 나온나 // 각시야 각시야 / 때국넘 동북공정 쏼라대며 고구려사 비튼다 / 남북 가리지 말고 퍼뜩 나온나 / 쏘옥∼ (달팽이 2/2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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