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4.23.


《부처와 테러리스트》

 사티쉬 쿠마르 글/이한중 옮김, 달팽이, 2005.1.21.



아침 일찍 성미산 곁 이웃님 집을 나온다. 햇볕을 듬뿍 쬐며 천천히 걷는다. 가지치기를 모질게 해놓아 굵고 커다란 젓가락이 된 방울나무가 조금씩 잎을 내놓는다. 길나무를 젓가락으로 바꿔버리는 이들은 우두머리뿐 아니라, 이런 일감을 받아서 돈을 버는 사람도 매한가지이다. ‘속빛(진실)’은 늘 드러난 채 있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 얼마나 늘 속낯(진실)을 마주하려 했을까? ‘민낯찾기(진실규명)’란 무엇일까? 전철을 타고서 〈옛따책방〉으로 간다. 고흥으로 돌아갈 시외버스를 타기 앞서까지 깃들며 책내음을 맡는다. 시외버스는 꽉 찬다. 나는 집으로 가는 길인데, 다들 어디로 가는 길일까. 고흥에 닿아 시골버스로 갈아타니 조용하다.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부처와 테러리스트》를 되읽었다. 아이들한테 읽힐 만한 책을 살피다가 문득 보였다. 테즈카 오사무 님이 남긴 《붓다》도 읽을 만하고, 사티쉬 쿠마르 님이 여민 이야기도 읽을 만하구나. 우리는 ‘붓다’를 어떻게 바라보는 눈일까? 아니, 눈이 있기나 한가? ‘불교·종교’가 아닌 ‘사람·사랑’을 ‘숲빛·살림’으로 마주할 수 있는가? ‘교육·학문·철학·지식·과학·스포츠·경제’도 똑같다. ‘사람·사랑’은 어디 있나? ‘숲빛·살림’은 죽었는가? 


#TheBuddhaandtheTerrorist #SatishKumar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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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4.22.


《어느 아이누 이야기》

 오가와 류키치 글·타키자와 타다시 엮음/박상연 옮김, 모시는사람들, 2019.1.25.



서울로 가는 길이다. 새벽바람으로 움직이면서 버스·전철을 갈아타고서 〈악어책방〉에 닿는다. 오늘 잡은 이야기꽃은 다음달부터 하기로 미루었다는데, 미처 못 깨달았다. 그래도 이렇게 서울 강서까지 마실한 김에 〈다시서점〉에 함께 들렀고, 신촌 〈숨어있는 책〉으로 건너가서 책을 잔뜩 살폈다. 저녁에는 커피집 이웃님을 만나서 성미산 밤길을 함께 거닐었다. 서울은 이제 곳곳에서 ‘밤불끄기’를 하는데, 시골은 아직도 ‘밤불켜기’를 하느라 바쁘다. 밤에 밤을 바라보지 못 하면, 낮에 나답게 날갯짓하는 길을 마주할 수 있을까? 《어느 아이누 이야기》를 챙겨서 읽는다. ‘아이누’ 사람으로서 겪은 가싯길을 느끼는데, 적잖은 한겨레가 아이누사람하고 짝을 맺었단다. 우리한테는 ‘일본한겨레(재일조선인)’뿐 아니라 ‘아이누겨레’가 더 있구나. 아기를 낳아 돌보는 대구 이웃님 얘기를 듣다가 ‘앞으로 안기’를 들려주었다. 아기들은 앞을 보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으레 고개를 옆으로 홱홱 돌리느라 목이 떨어질 듯이 머리가 돌아가곤 한다. 어버이가 몇 해쯤 힘을 기울여 ‘앞으로 안기’를 해주면, 아기는 호젓하게 삶을 누릴 만하다. 어버이도 얼결에 팔심을 신나게 기른다. 삶이란, 살림을 지으며 사랑을 배우는 길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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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4.21.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

 클라리사 에스테스 글/손영미 옮김, 이루, 2013.9.25.



숲노래 책숲 꽃종이(소식지)가 나왔다. 글자루에 담아서 부치면 되는데, 아침에 빨래하고 밥을 차리니 바쁘다. 이튿날 서울 다녀오고서 꾸리기로 한다. 고흥살이 열 몇 해에 걸쳐 시골버스에 타는 시골 푸른돌이는 시끄럽고 거친말을 자랑한다. 철없는 시골 푸른돌이는 누구한테서 거친말씨를 배웠을까? 이 딱한 시골 푸른돌이가 스스로 갉아먹는 깎음말을 쓰는 바보스러운 모습을 다독이거나 나무라는 어버이나 어른은 아무도 없을까. 이 나라에 돈이 없지 않다. 뒷돈이 춤출 뿐이다. ‘허울만 어른’인 이들은 더는 안 배우고서 ‘스무 살에 푸름배움터를 마친 틀’에서 멈췄기 일쑤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더욱 책을 읽고 배움꽃(강의)을 챙겨 들으면서 새로 배울 노릇이다.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을 뒤늦게 읽었다. 다만, 매우 아쉬웠다. 참으로 아쉽지만 이야기가 너무 낡았다. 처음부터 ‘옳고그름(선악)’을 세워 놓고서 실마리를 찾으려 하니 실마리를 도무지 못 찾고 헤매다가 끝난다. “늑대와 함께 달리는 우리들”인 줄 느끼지 않는다면 모든 굴레(가부장 권력·집단권력·폭력권력)를 못 치운다. ‘늑대순이’만으로는 무너진다. ‘늑대순이·늑대돌이’가 ‘늑대아이’랑 숲을 함께 달려야지. 오늘도 새·개구리·풀벌레가 구성진다.


#WomenWhoRunWiththeWolves #ClarissaPEstes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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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바다가 품은 온갖 이야기 - 바다낚시와 물고기 그리고 서식 환경 미래를 꿈꾸는 해양문고 40
양찬수.명정구.양인철 지음 / 지성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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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그림책 2023.6.6.

읽었습니다 230



  바닷가에 붙은 시골집은 아니나, 걸으면 두 시간, 자전거로 이십 분, 부름이(택시)에 몸을 실으면 오 분이면 바닷가로 갈 수 있습니다. 어릴 적에는 걸어서 코앞에 바다가 있었으나 가시울(철조망)이 높았기에 개구멍을 찾아 슬그머니 드나들었습니다. 늘 바다를 바라보면서 아무 말이 없이 바람을 받아들이곤 했는데, 정작 바다를 다룬 책을 읽자는 생각은 안 했습니다. 《우리 바다가 품은 온갖 이야기》라든지 여러 책을 꾸준히 읽는데, 다들 바다를 ‘돈(자원·산업)’으로 쳐다보려 하는구나 싶어 껄끄러워요. 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하거나 바지락을 캐거나 김이며 미역을 거둘 수 있습니다만, ‘바탕·밭·바닥·밤·밝음·받다’라는 말이 얽히고 ‘바람(하늘)’이 더 얽히는 결을 살피는 글꾼(지식인)은 좀처럼 못 만납니다. 뱃사람이나 시골사람은 ‘글·책’ 없이 바다·바람·흙·숲을 읽고 느끼고 알았습니다. 이제라도 바다를 그저 바다로만 바라보며 품는 이야기를 펴기를 바랍니다.


《우리 바다가 품은 온갖 이야기》(양찬수·명정구·양인철, 지성사, 2021.10.28.)


ㅅㄴㄹ


아빠는 스쿠버다이빙도 하고 물고기 도감도 펴내기도 했으니까

→ 아빠는 물살질도 하고 물고기 그림꾸러미를 펴내기도 했으니까

→ 아빠는 자맥질도 하고 물고기 그림묶음을 펴내기도 했으니까

→ 아빠는 무자맥도 하고 물고기 그림판을 펴내기도 했으니까

14쪽


인력 때문에 생기잖아요

→ 끌힘 때문에 생기잖아요

→ 끌어당겨서 생기잖아요

→ 잡아당겨서 생기잖아요

18쪽


음, 좋은 질문이야

→ 음, 잘 물었어

→ 음, 궁금할 만해

18쪽


어릴 때는 해수욕장에 갈 수 있는 여름이 좋았는데 지금은

→ 어릴 때는 바다놀이터 갈 수 있는 여름이 좋았는데 이제는

→ 어릴 때는 바닷가에 갈 수 있는 여름이 좋았는데 요새는

19쪽


붉은색에 가까우면 어선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 붉은빛에 가까우면 낚싯배가 많이 있다고 보여주는 듯해요

→ 붉은빛에 가까우면 고깃배가 많은 줄 보여주는구나 싶어요

3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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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거리를 둔다
소노 아야코 지음, 김욱 옮김 / 책읽는고양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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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그림책 2023.6.6.

읽었습니다 231



  2015년까지 스무 해 즈음 소노 아야코 님 책을 샅샅이 찾아다니면서 읽었습니다. 이제는 찾아다니지 않고 따로 읽지 않습니다. 이녁 글이 떨어지거나 모자라는 탓이 아닙니다. 2016년에 《약간의 거리를 둔다》를 읽으면서 ‘아, 왜 이분은 한 발짝 앞으로 걷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와락 들었습니다. 어쩌면 예전부터 한 발짝 앞으로 안 나아갔을 수 있으나 미처 못 느꼈는지 몰라요. 제자리에 서기에 나쁠 일은 없습니다. 뒷걸음이 나쁘지 않아요. 삶은 언제 어디에서나 배웁니다. “견뎌내고 싶지 않다”는 첫머리 얘기라든지, 어딘가 아쉽고 얄궂은 옮김말이라든지, 이제는 이런 허물은 좀 걷어내고서 삶을 삶이라는 빛 그대로 마주하면서 한 걸음 두 발짝 디디는 노래를 기쁘게 웃어 보일 수 있는 글을 펴는, 철드는 어른을 살림살이로 나눌 때이지 싶은데, 이런 줄거리나 이야기를 찾기 어렵습니다. 일곱 해 만에 다시 들춰 보아도 아이들한테 읽히고픈 마음은 조금도 들지 않습니다.


《약간의 거리를 둔다》(소노 아야코/김욱 옮김, 책읽는고양이, 2016.10.20.)


ㅅㄴㄹ


견뎌냄은 피하고 싶은 숙명이다

→ 견뎌내며 살고 싶지 않다

→ 견뎌내는 삶이고 싶지 않다

17쪽


별것도 아닌 일에 고마움을 느끼는 현재의 내 모습이야말로 그 시절 나를 괴롭혔던 쓰라린 운명의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 아무것도 아닌 일에 고마운 오늘 내 모습이야말로 그무렵 나를 괴롭히던 쓰라린 삶이 베푼 빛이라고 생각한다

42쪽


살아간다는 진행을 미룬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 살아가기를 미룬다니 대단한 일이다

→ 삶을 미룬다니 대단하다

57쪽


인간이 나를 오해해도 신은 나의 진짜 모습을 알고 있다는 위로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 사람이 나를 잘못 알아도 하늘은 내 참모습을 안다고 달랠 수 있기 때문이다

→ 둘레에서 나를 넘겨짚어도 님은 내 참모습을 안다고 다독이기 때문이다

8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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