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5.2.


《주인공이 되고 싶어》

 토미 드파올라 글·그림/최지현 옮김, 보물창고, 2005.11.30.



‘차상위계층 난방비 지원’을 마을지기가 했다던데 영 아무 말이 없다. 면사무소에 전화를 건다. 하나은행으로 전화를 해서 체크카드를 받으란다. 뭔가? 면사무소로 전화를 안 했으면 구렁이 담 넘듯 넘어갈 셈이었는가? “벼슬꾼 하는 일이 다 이렇지!” 하고 혼잣말을 하려다가 다시 생각을 추스른다. “벼슬꾼이 여태 이렇게 굴러왔어도, 이들 스스로 앞으로 얼뜨기 아닌 참이웃을 알아보리라.” 하고 속삭인다. 그러나 하나은행에 전화를 걸어 ‘기름값 이바지’를 받는 길이 까마득하다. 두 손을 든다. 《주인공이 되고 싶어》는 일찌감치 판이 끊어진 듯싶다. 2005년에 나온 그림책을 그무렵에는 알아볼 틈이 없었고, 그 뒤로 여러 해 사이에 숱한 일이 갈마들면서 놓친 책이 많다. 1996∼97년은 싸움터(군대)에 갇히면서 책을 못 읽었고, 2005∼09년 사이에는 삶터와 일터가 춤추듯 자꾸자꾸 바뀌면서 ‘남이 보면 그럭저럭 많이 읽고 썼다’고 여길 테지만, ‘스스로 보면 못 읽거나 지나친 글과 책이 아주 많다’고 느낀다. 마당에 서고 싶은 아이를 담은 그림책을 되읽는다. 둘레에 선보이고 싶은 솜씨를 선보이지 못 하며 눈물짓는 아이를 그림책으로 만난다. 아이는 춤추고 노래하면서 활짝 웃는 하루를 짓고 싶다지. 그러면 넉넉하다.


#stagestruck #TomieDePaola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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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5.1.


《소리 교육 2》

 머레이 셰이퍼 글/한명호·박현구 옮김, 그물코, 2015.9.20.



올해 첫봄에는 이른더위가 벌써 오나 했으나, 한봄에는 틈틈이 사흘비(사흘 동안 궂거나 비오는 날)가 있으면서 이른더위를 식히고 먼지띠를 쓸었다. 지난 열 몇 해를 돌아보면, 첫봄에서 한봄으로 넘어설 즈음부터 여름이다 싶었으나, 올해에는 봄이 차분히 가라앉았다. 대단히 고마우면서 반짝이는 하늘빛으로 바뀌는데, 이 대목을 느끼거나 눈치챈 이웃은 얼마나 될까. 엊그제 비가 오던 날 우리 집 마당에 두꺼비가 나와서 비를 시원히 맞았다. 오늘은 작은새 주검을 둘 본다. 몸을 고이 내려놓고서 새빛으로 태어나렴. 너도 나도 언제나 빛이야. 숨빛이고 눈빛이고 삶빛이지. 우리는 언제나 말빛과 마음빛과 노래빛을 주고받으면서 이곳에서 어우러졌어. 이다음에 새롭게 만나자. 《소리 교육 2》을 가볍게 읽는다. 작고 얇은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다가 이 나라 배움터를 돌아본다. 우리는 어린이·푸름이한테 ‘국영수’에 ‘입시지옥’을 물려줄 뿐이다. 이다음에는 ‘대학졸업장’에 ‘돈바라기’를 이어줄 뿐이다. 아이들이 물려받을 ‘숲’에 ‘사랑’을 헤아리는 어버이나 어른은 얼마나 될까? 우리가 쓰는 글은 아이들이 이어받을 ‘삶’에 ‘살림’일까? 아니면 서로 미워하면서 금긋고 싸우다가 힘·이름·돈을 거머쥐는 굴레일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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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바늘도둑 2023.1.5.나무.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말이 있더라. 너는 왜 ‘바늘도둑’이 ‘소도둑’이 되는 줄 알아? 도둑이면 다 도둑이야. 바늘을 훔치든 소를 훔치든 돈을 훔치든 글을 훔치든 땅을 훔치든, 훔침꾼(도둑)으로서는 그저 ‘늘 하는 짓’이야. 훔침꾼(도둑)은 훔침짓이 ‘좋다’고 여겨. ‘나쁘다’거나 ‘틀리다’는 마음이 없어. “훔칠 수밖에 없다”는 마음씨앗을 심으면서 스스로 길들이지. ‘훔치는 짓’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몸짓으로 하루하루 다스리고 갈고닦는 나날이라고 할까? 처음에는 두렵거나 무섭거나 떨기도 했을 테지만, 조금씩 훔치는 동안 “어떻게 하면 감쪽같이 훔치는가?”라든지 “어떡하면 더 빨리 더 많이 더 크게 훔치는가?”를 살피고 따지지. 스스로 짓는 사람은 무엇이든 스스로 지으려는 마음을 가꾸고 돌보며 북돋우지. 그래서 ‘스스로짓기’는 언제나 새로우면서 즐겁게 살리는 나날로 나아간단다. 모든 ‘모습·짓·일’은 하루하루 마음을 기울여서 하는 대로 자라나. 생각을 가꾸는 사람은 생각날개를 펼쳐. 꿈을 그리는 사람은 꿈길을 달려. 살림살이를 짓는 사람은 살림손길을 빛내고, 사랑으로 온마음을 밝히는 사람은 스스럼없이 웃고 노래하면서 눈부신 삶을 꽃피우지. ‘훔침꾼(도둑)’은 스스로짓기를 등지는 굴레야. 남이 지어놓지 않으면 못 훔친단다. 그래서 스스로 세우는 꿈이 없이, 남을 구경하느라 기운을 다 쓰고, 스스로 목숨을 갉아먹지. 아기는 기쁜 사랑을 스스로 길어올리기에 날마다 손힘·다릿심을 키워 걷고 달리지. 훔침꾼은 꿈·사랑이 없이 메마른 마음이기에 ‘스스로 없다’는 생각을 키우고 말아, 자꾸·더·크게·많이 훔치는 죽음길로 치닫는단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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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꽃 . 얼얼 2023.1.4.물.



손가락이 얼 수 있는 겨울이야. 꽁꽁 얼어붙는 날씨에 손가락이 얼얼하다면 뼛속으로 찌릿찌릿하면서 고단할 만해. 핏기운이 사라지는 ‘얼음’이야. 핏기운이 없는 듯하달까. 핏기운이 돌아야 비로소 손가락도 몸도 살아나서 움직일 만해. 핏기운이 있더라도 옅다면 몸이 아프겠지. 핏기운이 따뜻하게 돌 적에는 스스로 마음껏 움직이거나 다루는 몸이야. 핏기운이 옅을 적에는 몸이 뻣뻣하니, 제대로 못 움직이거나 쉽게 다쳐. 추위를 흘려넘기지 않으면서 마음 가득 심고 나니, 손발도 얼굴도 얼얼하겠지. 이때에는 몸을 네 마음대로 움직이기도 어려울 텐데, ‘앎(알맹이)’이 없거나 옅은 ‘얼뜨기·얼간이·얼치기’를 생각해 보렴. ‘어리석’거나 ‘어리숙’한 모습은 “몸이 얼어붙도록 팽개치는” 짓이라고 여길 만해. 그런데 알아두렴. 옷을 겹겹으로 입거나 두껍게 두르기에 안 얼지 않아. 마음으로 스스로 따뜻한 햇볕을 그리고 품기에 몸에 따뜻한 햇볕이 새록새록 피어난단다. 네 핏기운이 바로 ‘해기운(햇볕)’이야. 네 손끝에도 발끝에도 해기운(햇볕)이 고루 흐르도록 네 피를 돌보고 아끼렴. ‘핏방울’은 네가 마시는 ‘바람(숨)’을 온몸으로 실어나르지. 곧, 네가 숨을 제대로 쉬어야 핏방울이 네 몸 곳곳을 고루 돌면서 너 스스로 온몸에 해기운(햇볕)을 퍼뜨린단다. ‘숨(바람) + 피(물) + 기운(볕·해)’이 하나로 어우러지도록 생각을 기울여 마음을 다스리기에, 너한테 어떤 추위도 더위도 얼씬하지 못 한단다. 옷을 입을 적마다 이 고리(얼개)를 찬찬히 그리렴.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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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꽃 . 깨알만큼 2022.12.30.쇠.



깨알만큼 좁은·작은 너희 마음을 좋아하지 않거나 싫어하지 않을 수 있을까? 여기에서 보면, 깨알은 저 하늘별보다 커 보이는구나. 깨알은 참으로 작지만 티끌보다 커 보이네. 깨알은 아무리 좁거나 작아도 ‘새로운 깨풀’로 깨어나서 자랄 숨결이 모두 깃들었어. 너희 마음도 크든 작든 너희 스스로 깨어나서 자랄 숨결이 모두 깃들었지. 깨어날 눈을 뜨고서 자라날 몸을 보렴. 씨눈도 싹눈도 그지없이 작지만, 스스로 ‘그토록 작은 몸’에서 ‘사랑이 새롭게 자라날 길’을 열고 싶어서 천천히 일어난단다. ‘깨씨앗’이란 얼마나 작아 보이니? 그러나 이 작은 깨알(깨씨앗)은 고소할 뿐 아니라, 푸르게 일렁일 깨밭을 이루게 마련이야. 너희 마음이 아무리 깨알만큼 작더라도, 너희가 눈을 떠서 바라볼 곳은 가없이 드넓은 온누리란다. 온누리를 두루 보려고 ‘작은 눈’을 뜬단다. 참말로 너희 눈을 봐. 너희 몸뚱이에서 ‘눈’이 참 작지 않아? 너희 몸뚱이에서 ‘눈이 아주 크다’면 어찌 될까? 머리만 아주 크면 어찌 되지? 손이나 발만 아주 크다면? 너희 속(내장)이 다들 아주 크면 어찌 될까? 눈코귀입도 손발도 속도 ‘크거나 작지’ 않은 제 모습으로 있어. 너희가 문득 ‘깨알처럼 좁은·작은 마음’인 듯 보이거나 느낀다면, 새롭게 눈을 뜰 때라는 뜻이겠지. 겨울에 망울을 맺으려는 씨눈·싹눈은, 언제나 더없이 작단다. ‘깨어나’려면, 먼저 아주 좁고 작게 가라앉아야 해.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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