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3.6.28.

숨은책 817


《韓國美術文化史論叢》

 고유섭 글

 통문관

 1966.7.15.



  어느덧 ‘고유섭’이라는 이름은 ‘인천을 빛낸 얼굴’로 기리지만, 1992년에 ‘문화부 이달의 문화인물’하고 ‘첫 새얼문화대상’으로 이름을 올리기까지 그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즈음 열여덟 살이던 저는 “선생님, 고유섭이 인천사람이라면서요? 그런데 뭐 하던 사람인가요?” 하고 여쭙니다. 배움터에 있는 길잡이도 그때 고유섭이란 이름을 모르더군요. 고등학교 2학년 푸름이는 곰곰이 생각합니다. ‘낯설거나 모르는 이야기는 물어보나 마나로구나. 스스로 찾아보고 알아봐야겠어! 그런데 서울 인사동 ‘통문관’에서는 이녁 글을 추슬러 꾸준히 선보였고 《餞別의 甁》나 《韓國美術史及美學論攷》에 《고유섭전집》까지 펴내며 ‘우리 스스로 우리 그림을 바라보는 눈길’이란 무엇인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가만 보면, 인천시는 ‘서울에 있는 책집 한 곳’에서 고유섭 글자락을 오래도록 책으로 묶는 동안 쳐다본 일조차 없던 셈입니다. 《韓國美術文化史論叢》은 1966년에 나왔는데, “定價金六百원”에 “정가금八00원”으로 바꾸는 ‘고무도장’을 씌웠습니다. 안쪽에 “1972.11.28. 中央圖書展示館 姜錫禎. 1780원 영수증“이 깃듭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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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81 따라쓰기



  따라하려 들면 누구나 무엇이든 못 하게 마련입니다. 토끼는 토끼처럼 뛰고 달릴 뿐, 거북이처럼 기지 못 합니다. 거북이는 거북이처럼 길 뿐, 토끼처럼 뛰거나 달리지 못 합니다. 거북이가 헤엄치듯 토끼가 헤엄칠 수 있을까요? 둘레 숱한 이웃님은 자꾸만 ‘훌륭한 책(추천도서·권장도서·명작)’을 읽으려 하십니다만, 저는 제발 ‘훌륭한 책’을 읽지 말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훌륭한 책’을 아무리 읽는들 훌륭한 사람으로 깨어나지 않거든요. 훌륭한 사람으로 깨어나는 길은 늘 하나입니다. 오늘 이곳에서 살아가는 나를 꾸밈없이 바라보고 사랑할 노릇입니다. 스스로 제 모습을 사랑하지 않기에 얼굴을 꾸미고 옷차림을 꾸밉니다. 말을 꾸미고 글까지 꾸미지요. 그러나 꾸밈은 참낯이 아닌 겉낯입니다. 속임낯이자 가림낯이에요. 따라하지 말아요. 따라읽지 말아요. 따라쓰지 말아요. 아무리 ‘훌륭한 책’이어도 따라쓰기(필사)를 하다가는 스스로 사랑하는 길을 잊고, 스스로 사랑하는 하루하고 멀리 떨어집니다. 오직 우리 모습을 꾸밈없이·티없이·가없이 즐겁게 노래하면 어느새 사랑이 피어나고, 우리는 저마다 다르면서 새롭게 ‘아름꽃’으로 나아갑니다. 가볍게 생각해요. 즐겁게 읽어요. ‘훌륭길’ 아닌 ‘우리길’을 가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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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기 - 그날 이후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81
라파엘 요크텡 지음, 하이로 부이트라고 그림, 윤지원 옮김 / 지양어린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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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6.27.

그림책시렁 1247


《빙하기》

 라파엘 요크텡 글

 하이로 부이트라고 그림

 윤지원 옮김

 지양어린이

 2023.4.25.



  우리는 어떻게 이 별에 내려앉아 무엇을 하면서 첫삶을 누렸는지 돌아봅니다. 우리 몸에는 처음부터 오늘까지 보낸 하루를 차곡차곡 새깁니다. 흘러가는 나날은 하나인 줄기이자 덩이입니다. 달종이에 딱딱 끊어 바라보더라도 모든 날은 한결로 이어요. 해가 뜨건 지건 ‘하나로 잇는 삶’입니다. 몸이 스러져서 떠나더라도, 새몸을 입고 태어나더라도, 모든 사람은 예부터 오늘을 거쳐 모레로 나아가는 동안 늘 ‘하나로 맞물리는 길’입니다. 풀씨도 나무씨도 먼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고스란히 흐릅니다. 사람씨도 아스라한 지난날과 오늘날이 그대로 만납니다. 《빙하기》는 ‘어느 삶’을 되새기는 아이 몸짓을 보여줍니다. 아이는 스스로 마주하는 모든 날을 곰곰이 보다가 어떤 ‘빛’을 느껴요. 이 빛은 ‘나’를 나로서 바라보는 눈길입니다. 나랑 너 사이를 가르려 할 적에는 아무 빛을 못 느끼고 못 보지만, 나랑 너 사이를 감도는 바람을 알아차릴 적에는 ‘살아가는 이야기’를 깨달으면서 문득 웃고 노래하면서 모든 하루를 새롭게 사랑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역사 아닌 삶’을 맞아들이기에 ‘사람’입니다. 허울을 벗기에 눈을 틔웁니다.


#RafaelYockteng #JairoBuitrago #UGH #UnRelatoDelPleistoc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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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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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꽃
김정배 지음, 김휘녕 그림 / KONG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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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6.27.

그림책시렁 1249


《사과꽃》

 김정배 글

 김휘녕 그림

 공출판사

 2023.3.31.



  누가 뭐라 하건 유월은 ‘개구리달’이라고 느낍니다. 오월도 칠월도 개구리노래는 한창이되, 유월이 아주 흐드러집니다. 개구리는 못에도 논에도 멧자락에도 밭자락에도 풀밭에도 깃들어요. 저물녘부터 새벽녘까지 신나게 노래하는 개구리는 사람들한테 묻습니다. “넌 뭘 보니? 넌 뭘 하니?” 《사과꽃》을 읽었습니다. 새봄에는 능금꽃도 모과꽃도 딸기꽃도 가득합니다. 땅바닥에 나즈막하게 붙는 앉은뱅이꽃 둘레에서 여러 과일나무가 향긋꽃을 베풀어요. 나무는 곧잘 엉키고, 덩굴이 줄기를 탑니다. 온누리 멧새는 이 나무에서 열매를 따먹고서 저 나무에 앉아서 날아오르다가 뽀직 하고 똥을 누며 나무를 심거든요. 여러 나무는 한몸이 되어 자라기도 하고, 멧짐승이 어린나무를 야금야금 누리면서 저절로 숲을 돌보기도 합니다. 나무도 사람들한테 묻습니다. “넌 어디 있니? 넌 어디 가니?” 숲에는 우두머리가 없습니다. 곰이나 범이나 늑대가 서로 어우러지기는 하되 혼자만 우쭐대지 않아요. 그러나 사람누리에서는 자꾸 금을 그으며 미워하거나 할큅니다. 서로 봄꽃·여름노래·가을열매·겨울눈을 나눈다면 펑펑 안 터뜨립니다. 스스로 숲을 잊은 우리가 스스로 미움씨앗을 심습니다. 요새는 쇳덩이(자동차)에 들어앉아 마음을 잃더군요.


ㅅㄴㄹ


《사과꽃》(김정배·김휘녕, 공출판사, 2023)


한밤중에 울린 총소리는

→ 한밤에 울린 탕소리는

→ 한밤에 울린 쾅소리는

7쪽


나를 부둥켜안고 있던 엄마의 손끝이

→ 나를 부둥켜안던 엄마 손끝이

7쪽


사람의 손가락이 열 개인 이유가 뭔지 아니

→ 사람 손가락이 열인 까닭을 아니

→ 사람 손가락이 왜 열인 줄 아니

→ 사람 손가락이 열인 뜻을 아니

8쪽


몇 발의 총성이 마을에 머무는 동안

→ 몇 벌 펑소리가 마을에 머무는 동안

→ 몇 판 꽝소리가 마을에 머무는 동안

10쪽


사과나무 아래에서 내게

→ 능금나무 밑에서 내게

15쪽


대답 대신 채 익지 않은 작은 사과 열매 몇 개를 골라 따며

→ 말없이 익지 않은 작은 능금알 몇을 골라 따며

16쪽


흰 사과꽃이 하나둘씩 피기 시작한다

→ 흰 능금꽃이 하나둘 핀다

21쪽


붕붕거리며 덩달아 바빠졌다

→ 붕붕거리며 덩달아 바쁘다

21쪽


숨어 있는 우물 속을

→ 숨은 우물을

22쪽


마을을 떠났던 이웃들의 가족들도

→ 마을을 떠난 이웃집도

37쪽


마음 착했던 우리네 아빠들이 그랬던 것처럼

→ 마음 착한 우리네 아빠가 그랬듯이

→ 마음 착한 모든 아빠가 그랬듯이

3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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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6.26. -랑 -하고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마감글 하나를 드디어 매듭을 지어서 보냅니다. 담가 놓은 빨래를 곧 해야겠습니다. 바삐 마칠 일은 했으니, 아침까지 내린 빗물이 고였을 책숲으로 가서 빗물을 치워야지요.


  지난밤하고 새벽에 문득 ‘-랑’이라는 토씨에 ‘-하고’라는 토씨를 새삼스레 돌아보았습니다. 이름씨(명사)나 움직씨(동사)나 그림씨(형용사)만 말밑(어원)을 살피지 않습니다. 토씨에도 말밑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태 우리말 토씨가 어떤 말밑인지 살핀 일은 아예 없다시피 했다고 느껴요.


  토씨 ‘-랑’은 ‘라’가 말밑이고, ‘-하고’는 ‘하다’가 말밑입니다. 이 실마리를 갈무리하고 보니 하루가 훅 지나가더군요. 으레 ‘-랑·-하고’를 입말(구어)에서 쓰고 ‘-과·-와’를 글말(구어)에서 쓴다고 가르지만, 오랜 우리말은 ‘글씨가 없이 말씨만 있’어요. 글하고 말을 갈라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그저 말을 마주하고 바라볼 적에 삶을 마주하고 바라볼 수 있어요. 말이랑 삶을 하나로 마주하고 바라볼 수 있으면, 누구나 스스로 사랑에 숲에 살림에 빛을 품고 나누는 실마리를 열 수 있습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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