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GO+ing 인디고잉 Vol.79 - 2023.여름
인디고잉 편집부 지음 / 인디고서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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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7.2.

읽었습니다 236



  밝게 바라보는 눈으로 태어나는 아이들입니다. 모든 아이는 눈을 반짝이면서 이 땅으로 옵니다. 나이가 든 사람도 처음에는 씨앗이었고, 아기라는 몸이었고, 어린이라는 길을 지났고, 푸른 나날을 보내었어요. 나이만 먹을 적에는 어른이 아닌 ‘늙은이’입니다. 날마다 새롭게 배우려는 사람이 아니라면 어른이 아닌 ‘꼰대’입니다. 《INDIGO+ing vol.79》을 읽었습니다. 앞으로는 “vol.”이 아닌 “걸음”이나 “길”로 나타낼 수 있을까요? 푸른 숨결이기에 ‘푸른이’입니다. 푸른이하고 나눌 이야기라면 ‘푸른말’로 헤아리면서 하나씩 가다듬을 수 있기를 바라요. 어떤 틀을 겨냥하거나 노리는 길이 아닌, 모든 하루를 새롭게 배우는 눈빛을 들려주려는 이야기라면, 저절로 푸른말에 숲말에 살림말로 수수하게 생각을 여밀 테지요. 말을 쉽게 쓸 뿐 아니라, 삶자리라는 데에서 말을 펴야 어깨동무를 이룹니다.


《INDIGO+ing vol.79》(편집부 엮음, 인디고서원, 2023.6.8.)


ㅅㄴㄹ


저는 종이책을 수호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저는 종이책을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저는 종이책을 건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저는 종이책을 돌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11쪽


저는 많은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숱한 사람이 보이지 않는 모습을 보려고 애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사람들은 안 보이는 모습을 보려고 마음을 써야 한다고 봅니다

18쪽


책의 저자 엄미정은

→ 책을 쓴 엄미정은

20쪽


제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은 바로 지금 이 순간입니다

→ 저는 살며 바로 이때가 가장 기뻤습니다

→ 여태 살아오며 바로 오늘이 가장 기뻐요

28쪽


인생길에서 만나는 숱한 타인들, 그 타인들 속에는 내 희로애락을 공감해 줄 친구들이

→ 삶길에서 만나는 숱한 이웃, 기쁨슬픔을 함께할 동무가

→ 살면서 만나는 숱한 이웃, 기쁘거나 슬프거나 같이할 벗이

36쪽


왜 전쟁이 없어져야만 하는지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 왜 싸우지 않아야 하는지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 왜 싸움을 없애야 하는지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47쪽


어른들의 이기심으로 인한 전쟁에서 소중한 청춘과 배움의 시기를 속수무책 빼앗기고

→ 얄궂은 꼰대들 탓에 싸움터에서 젊음과 배움길을 그저 빼앗기고

→ 철없는 꼰대 때문에 불수렁에서 젊음과 배움날을 마냥 빼앗기고

52쪽


우리는 쉽게 굴복하고, 군중 심리가 강합니다

→ 우리는 쉽게 주저앉고, 우르르 쏠립니다

→ 우리는 쉽게 무너지고, 으레 따라갑니다

62쪽


내면을 봐줄 사람이 어차피 없다는 걸 아니까

→ 마음을 봐줄 사람이 없는 줄 아니까

→ 속을 봐줄 사람이 없는 줄 아니까

7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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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7.2. 어느 만큼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일손은 어느 만큼 건사할 수 있는가 하고 돌아보면, 하루하루 즐겁게 여밀 만큼 다루는구나 싶습니다. 살림을 돌보고, 일을 하고, 아이들하고 놀고, 온집안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풀꽃나무랑 해바람비를 바라보고, 별빛을 느끼고, 빨래를 하고,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책숲을 건사합니다.


  쟁이듯 그러모은 꾸러미랑 책을 차곡차곡 제자리에 놓으면서 생각합니다. 이 책살림은 언제나 곁에서 기다립니다. 기다리고 지켜보고 바라봅니다. 숲노래 씨 손길이며 눈길을 기다리면서 받기도 하지만, 고라니랑 꿩이 둘레에서 지나가면서 노래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합니다. “책한테 무슨 귀가 있어서 새노래를 듣느냐?”고 나무라는 분이 있을 텐데, 책은 우리 발자국 소리를 느끼고 알아듣습니다. 우리가 손을 뻗어 사그락사그락 한 쪽씩 넘기는 손길을 느끼고 기뻐합니다.


  밥을 먹으며 손에 쥐는 수저도 매한가지예요. 밥그릇이며 솥도 똑같습니다. 모두 우리 손길하고 숨결을 느낍니다. 돌이랑 물한테 숨결이 없다고 여기나요? 풀한테는 눈코귀입이 없고 소랑 돼지랑 닭한테만 눈코귀입이 있다고 여기지는 않나요? 낫으로 슥슥 그을 적에 아파하는 풀은 없지만, 부릉부릉 시끄럽게 울리며 밀어대는 짓에는 모든 풀이 아파서 눈물을 흘립니다.


  말이란, 마음을 담은 소리이자 물결입니다. 말 한 마디에도 숨결이 서립니다. 아무 말이란 없어요. ‘아무’가 아닌 ‘우리 마음’을 담는 말입니다. 말을 아무렇게나 읊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마음을 아무렇게나 팽개쳤다’는 뜻입니다. 말씨 하나로도 마음을 얼마든지 느끼고 읽습니다. 그래서 책이란, 사르르 펼쳐서 첫 줄부터 끝 줄까지 훑으면서도 읽지만, 가만히 손바닥으로 쓰다듬으면서도 읽습니다.


  눈속임을 하는 책은 슬쩍 보거나 만지기만 해도 알 수 있습니다. 사랑을 담은 책도 슬쩍 보거나 만지기만 해도 알 수 있어요. 눈가림을 하는 책은 한 쪽씩 읽으면서도 훤히 느끼고, 사랑을 펴는 책은 한 쪽씩 읽으면서 눈물웃음으로 밝게 느낍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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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숲노래 말꽃

곁말 112 봄맞이새



  철을 살펴서 찾아오는 새가 있습니다. 누구나 풀꽃나무를 곁에 두면서 푸르게 살림을 짓던 무렵에는 텃새랑 철새를 가만히 마주하면서 철흐름을 읽고 철빛을 살폈어요. 이제 철새도 텃새도 사람한테 삶자리를 옴팡 빼앗기면서 오갈 데가 없거나 느긋이 머물 틈이 적다고 할 만합니다. 이러면서 사람들 스스로 ‘철새·텃새’란 이름을 잊고, ‘철새’ 같은 이름은 “철새 벼슬꾼(정치꾼)” 같은 자리에 함부로 써요. 먼 옛날부터 쓴 이름을 고이 살리면서 우리 마음을 곱게 다독이면 가장 아름다울 텐데, 때로는 옛말하고 맞물리는 새말을 지을 수 있어요. 봄을 앞두고 봄맞이를 하듯 피는 ‘봄맞이꽃’처럼, 봄을 앞두고 찾아오는 새한테 ‘봄맞이새’란 이름을 붙여 볼 만해요. 봄을 맞이할 적에 반가운 마음으로 쓰는 글을 한자로 ‘입춘대길’이라 적으나 ‘봄맞이글’처럼 수수하게 적어도 어울리고 ‘새봄새빛’이나 ‘새봄맞이’라 적을 수 있습니다. 봄새가 일찍 찾아온다면 여름새(여름맞이새)는 느긋이 찾아옵니다. 봄여름보다 겨울을 반기는 철새는 겨울새(겨울맞이새)일 테지요. 더 헤아린다면, 봄새는 봄맞이새이면서 ‘봄사랑새’요, 겨울새는 겨울맞이새이면서 ‘겨울사랑새’입니다.


ㅅㄴㄹ


봄맞이새 (봄 + 맞이 + 새) : 봄을 맞이할 즈음이나, 봄부터 여름 사이에 찾아오는 새. 봄을 누리려고 찾아와서 여름까지 누리다가 가을 무렵 돌아가는 새. (= 봄새·봄철새. ← 춘조)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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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숲노래 말꽃

곁말 111 하루꽃



  둘레에서는 ‘인문학 특강’이라든지 ‘강의·강좌’ 같은 한자말을 쓰거나, ‘클래스’처럼 영어를 씁니다. 저는 이런 한자말도 저런 영어도 마뜩하지 않다고 여겨 ‘이야기꽃’이란 낱말을 지었습니다. 혼자 떠들면서 가르치는 자리가 아닌, 서로 말·생각·뜻·마음을 나누면서 함께 누리고 배우는 자리이기를 바라면서 ‘이야기 + 꽃’이란 이름이요, “이야기로 마음과 생각과 숨결에 우리 스스로 꽃을 피우는 자리”라고 뜻풀이를 합니다. 때로는 ‘수다꽃’이라고도 합니다. 이야기보다 가볍게 나누는 말인 ‘수다’로 한결 복작복작 떠들썩하게 마음과 생각과 숨결을 나누는 자리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하루꽃’을 펴요. 여러 날이나 달에 걸쳐 꾸준히 이야기판이나 수다판을 펼 수 있되, 딱 하루만 이야기판이나 수다판이나 배움판을 펼 수 있어요. 하루여도 넉넉히 배우고 나누면서 함께 누리거나 즐길 만합니다. 슬쩍 살을 붙여 ‘하루배움꽃’이나 ‘하루수다꽃’이나 ‘하루얘기꽃’을 합니다. 싸목싸목 살을 더해 ‘오늘꽃’이나 ‘오늘배움꽃·오늘수다꽃·오늘얘기꽃’을 마련해요. 사부작이듯 살을 보태 ‘우리꽃’이나 ‘우리배움꽃·우리수다꽃·우리얘기꽃’을 일구어도 신명나게 얼크러집니다.


ㅅㄴㄹ


하루꽃 (하루 + 꽃) : 1. 하루 동안 다녀올 수 있는 길·자리. 어느 일·살림을 하루 동안 다녀오면서 모두 해내거나 끝내거나 다루거나 펼 수 있는 길·자리. (= 하루길. ← 일일생활권) 2. 하루 동안 듣거나 배우거나 익힐 수 있는 길·자리. 어느 일·살림을 하루 동안 듣거나 배우거나 익히면, 스스로 해내거나 다루거나 펼 수 있는 길·자리. (= 하루배움꽃·하루익힘·하루익힘꽃. ← 일일공부, 일일수업, 일일체험, 원데이 클래스one-day class, 소풍) 3. 하루 동안 다녀올 수 있는 길·자리. 하루에 모두 누리거나 즐기면서 다녀올 수 있는 길·자리. (= 하루길·하루마실·하루나들이. ← 당일치기, 비박非泊, 비박 일정)


하루길 (하루 + 길) : 하루 동안 다녀올 수 있는 길·자리. 어느 일·살림을 하루 동안 다녀오면서 모두 해내거나 끝내거나 다루거나 펼 수 있는 길·자리. (= 하루꽃. ← 일일생활권)


하루마실 : 하루 동안 다녀올 수 있는 길·자리. 하루에 모두 누리거나 즐기면서 다녀올 수 있는 길·자리. (= 하루꽃·하루나들이. ← 일일체험, 소풍, 당일치기, 비박非泊, 비박 일정)


하루배움 (하루 + 배우다 + ㅁ) : 하루 동안 듣거나 배우거나 익힐 수 있는 길·자리. 어느 일·살림을 하루 동안 듣거나 배우거나 익히면, 스스로 해내거나 다루거나 펼 수 있는 길·자리. (= 하루꽃·하루배움꽃·하루익힘·하루익힘꽃. ← 일일공부, 일일수업, 일일체험, 원데이 클래스one-day class, 소풍)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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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채식이 뭐예요?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24
이유미 지음, 홍윤표 그림 / 철수와영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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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3.7.2.

숲책 읽기 205


《선생님, 채식이 뭐예요?》

 이유미 글

 홍윤표 그림

 철수와영희

 2022.7.12.



  《선생님, 채식이 뭐예요?》(이유미, 철수와영희, 2022)를 읽고 하나부터 열까지 아쉬웠습니다. 풀밥(채식)이 나쁠 일은 없지만 ‘낫지’는 않습니다. 풀을 먹든 헤엄이를 먹든 열매를 먹든 고깃살을 먹든 모두 ‘물빛이 깃든 숨결’입니다. 닭이나 소나 돼지만 ‘산 목숨’이 아닙니다. 고등어나 오징어나 정어리만 ‘산 목숨’일까요? 조개랑 가리비랑 꼬막도 ‘산 목숨’일 뿐 아니라, 김이랑 미역이랑 파래도 ‘산 목숨’이에요. 시금치랑 무랑 배추도 ‘산 목숨’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먹든 ‘죽은 몸’이 아닌 ‘산 몸’을 먹습니다. ‘죽은 몸’이면 이미 파리가 꼬여요. 고깃살이건 나물이건 ‘물빛이 머금은 산 몸뚱이’를 싱싱하게 건사해 놓고서 사고팔며, 손질하고 다루어 밥으로 차립니다.


  무엇을 먹든 ‘잘못했다!’는 마음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아니, 무엇을 먹든 ‘반가워! 내 몸으로 새롭게 빛나렴! 사랑해!’ 하는 마음이기를 바랍니다. 푸른콩도 커피콩도 푸른 숨결이 흐릅니다. 살구에도 배에도 능금에도 살림물이 감돕니다. 낟알 하나도 씨앗이요, 씨앗에는 새롭게 싹트고 뿌리내리는 기운인 숨빛이 있어요.


  ‘풀밥을 안 먹으면 나쁜짓이다’ 같은 마음으로 다그치는 일은 오히려 우리 숨결을 갉거나 좀먹습니다. 우리는 ‘나쁜짓이 아닌 좋은짓을 할 뜻’으로 풀밥을 누리지 않아요. 고깃살도 풀포기도 저마다 다르게 싱그러우면서 아름다운 숨결인 줄 온마음으로 깨닫는 기쁜 사랑으로 받아들이기에 ‘밥살림’입니다.


  풀밥이기에 더 좋거나 낫지 않습니다. ‘풀밥을 먹는 나는 착하고 나은 사람이야!’ 하는 마음이라면, 이웃을 낮잡거나 얕보게 마련이에요. 아무리 손수 심어서 가꾸어 먹더라도 ‘살림빛’이 아닌 ‘죽음물’이 듭니다.


  “잠깐의 즐거움을 멈추고(5쪽)”는 뭘까요? ‘즐거움’은 이런 자리에 쓰는 낱말이 아닙니다. “가벼운 재미”나 “얕은 재미”라 해야겠지요. 풀밥을 먹으면 ‘큰그림’이고, 고기를 먹으면 ‘작은그림’인가요? 갈라치기를 안 하기를 바랍니다.


  제철 아닌 엉뚱한 철에 딸기나 수박을 먹는대서 ‘기쁜’지 아리송합니다. 우리 집 아이들은 늦봄에 나는 멧딸기 아니면 손조차 안 대고, 한여름에 이를 무렵 비로소 수박을 즐깁니다. 우리 집 아이들이 시골에서 살기에 ‘제철’을 더 느낄는지 모르나, 이보다는 ‘비닐집에서 기름·꼭짓물(수돗물)·죽음거름(화학비료)을 먹이는 딸기’에서 기름맛에 꼭짓물맛에 죽음거름맛을 느껴요.


  능금 한 알을 먹으면서 ‘능금밭에서 뿌리는 죽음물(농약)맛’을 느끼는 분은 얼마나 될까요? 그러니까, 우리는 스스로 마음을 틔워서 속빛을 느끼고 알아차리는 길을 살아갈 노릇이라고 여겨요. 돈벌이에 사로잡힌 나머지 ‘흙살림’이 아닌 ‘죽음살림(화학농법)’으로 거둔 나물이더라도, 사랑이란 눈길로 바라보고 사랑스런 손길로 쓰다듬으면서 숨결을 바꾸어 내는 마음으로 거듭날 노릇입니다.


  요새는 ‘친환경농약’이 춤춥니다. ‘친환경’을 거짓으로 붙이는 이들이 꽤 많습니다. “맛있는 고기를 못 먹는다(86쪽)” 같은 대목은 무척 얄궂습니다. 글을 쓴 이유미 씨부터 아예 “고기 = 맛있다”처럼 여기는 마음인데, “맛있는 밥을 왜 먹지 말라고 하는가?” 하고 묻는 아이들한테 무슨 말을 들려줄 셈인가요? ‘고기라서 맛있’지 않아요. 사랑으로 맞이하는 밥이기에 사랑맛입니다. 사랑은 ‘좋은맛’이 아니에요. 사랑은 살림빛으로 물드는 맛입니다.


  ‘좋은길’을 아이들한테 억지로 밀어붙이는 풀밥(채식)으로 나아간다면, 오히려 살림빛도 살림넋도 아닌 ‘길든 굴레’를 내세우고 맙니다. 풀을 먹어야 하느냐 고기를 먹어야 하느냐가 아닌, 어떤 마음으로 먹을 적에 우리가 스스로 몸을 살찌우고 삶을 빛낼 수 있는지 생각할 노릇입니다.


  사랑으로 지은 밥은 넘치게 안 먹습니다. 사랑을 담은 밥은 가볍게 조금 누려도 배부릅니다. 사랑이 없는 밥은 넘치게 먹어도 배고픕니다. 사랑이 없는 밥이 온누리에 넘치기에 밥쓰레기도 그토록 넘쳐요. 이제부터 우리가 바라볼 곳을 ‘풀밥이냐 아니냐’가 아닌 ‘사랑밥으로 가는 길’로 돌리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잠깐의 즐거움을 멈추고 이제 세상을 한번 보도록 해요. 우리의 힘으로 바꿀 수 있는 더 큰 그림이 기다리고 있어요. (5쪽)


제철이 아니라도 먹고 싶은 과일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에요. 문제는 이런 기쁨을 위해 더 중요한 것을 버리고 있다는 거예요. (61쪽)


로컬 푸드 매장을 이용하면 뜻밖의 즐거움을 만날 수도 있어요. 판매되고 있는 식재료가 어느 마을에서 왔는지, 누가 생산했는지 보는 재미가 있어요. 어떨 때는 생산자 이름에서 아는 사람을 발견할 수도 있을 거예요. (69쪽)


친환경 농산물은 재배할 때부터 우리 몸에 안 좋은 물질은 쓰지 않아요. 그래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죠. 종류는 크게 유기농, 무농약이 있어요. (74쪽)


맛있는 고기를 못 먹는다고 아쉬워하기보다는 지구 환경을 위해 큰 선택을 한 자기 자신을 마음껏 칭찬해 주면 좋겠어요. (86쪽)


+


우리가 소비하는 무수한 음식 속에 채식의 가치가 훼손되는 모습들이 있었던 거예요

5


잠깐의 즐거움을 멈추고 이제 세상을 한번 보도록 해요

→ 가벼운 재미를 멈추고 이제 둘레를 봐요

→ 얕은 재미를 멈추고 이제 온누리를 봐요

5


푸른 초원에서 평화롭게 살아야 하는

→ 푸른들에서 아늑하게 살아야 하는

→ 푸른들판에서 조용히 살아야 하는

28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요

→ 물이 몹시 모자라요

→ 물이 메말랐어요

54


따뜻한 햇살 대신

→ 따뜻한 볕이 아닌

→ 따뜻한 햇볕 없이

60


제철이 아니라도 먹고 싶은 과일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에요

→ 제철이 아니라도 먹을 수 있는 과일은 고마워요

→ 제철이 아니라도 과일을 먹을 수 있으니 고마워요

61


문제는 이런 기쁨을 위해 더 중요한 것을 버리고 있다는 거예요

→ 그런데 이렇게 하려고 값진 살림을 버리고 말아요

→ 그런데 이렇게 누리려고 빛나는 삶을 버린답니다

61


로컬 푸드 매장을 이용하면 뜻밖의 즐거움을 만날 수도 있어요

→ 텃밥가게를 찾으면 뜻밖에 즐거운 일이 있어요

→ 마을밥가게에 가면 뜻밖에 즐거울 수도 있어요

69


생산자가 동네 이장님일 수도 있고

→ 지음이가 마을지기일 수도 있고

69


지구 환경을 위해 큰 선택을 한 자기 자신을 마음껏 칭찬해 주면 좋겠어요

→ 푸른별을 헤아려 큰길을 걸은 나를 사랑해 주기를 바라요

→ 푸른별을 돌보는 큰마음을 품은 나를 사랑해 주기를 바라요

86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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