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청색 靑色


 청색 치마 → 파란 치마

 하늘이 청색을 띤다 → 하늘이 파랗다

 부드러운 청색이 된다 → 파릇하다


  ‘청색(靑色)’은 “맑은 가을 하늘과 같이 밝고 선명한 푸른색 = 파란색”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파랗다·파랑’이나 ‘파란빛·파르스름하다·파릇하다’로 고쳐씁니다. ‘하늘빛·하늘빛살’로 고쳐써도 되어요. ㅅㄴㄹ



청색 비닐 커버의 대학 노우트. 직감적으로 느낌이 이상했다

→ 파란빛 비닐 겉그림 대학 공책. 바로 느낌이 야릇했다

→ 파란 비닐 겉그림 대학 공책. 문득 느낌이 아리송했다

《사회부기자》(이상현, 문리사, 1977) 42쪽


청색의 불빛 오래도록 바라다본다

→ 파란 불빛 오래도록 바라다본다

《몸에 피는 꽃》(이재무, 창비, 1996) 19쪽


평소 청색 계통의 차분한 색을 좋아하는 사람이니

→ 으레 파릇이 차분한 빛을 좋아하는 사람이니

《오늘도 핸드메이드! 1》(소영, 비아북, 2017) 191쪽


큰부리까마귀의 날개는 보라색 광택이 강하고, (그냥)까마귀는 청색을 띤다

→ 큰부리까마귀 날개는 보랏빛이 짙고, (그냥)까마귀는 파랗다

《까마귀책》(마츠바라 하지메/김봄 옮김, ㅁㅅㄴ, 2018) 27쪽


네가 청색 옷을 걸치기에 합당한 존재라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줘라

→ 네가 푸른옷을 걸치기에 알맞다고 똑똑히 보여줘라

《책벌레의 하극상 2부 7》(카즈키 미야·스즈카·시이나 유우/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3) 15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869 : 순간은 바로 지금 이 순간



인생(人生) : 1.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 2. 어떤 사람과 그의 삶 모두를 낮잡아 이르는 말 3. 사람이 살아 있는 기간

지금(只今) : 말하는 바로 이때

순간(瞬間) : 1. 아주 짧은 동안 ≒ 순각(瞬刻) 2. 어떤 일이 일어난 바로 그때. 또는 두 사건이나 행동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는 바로 그때



보기글에는 ‘순간’을 둘 넣는데, 둘 다 털어냅니다. ‘바로’라는 낱말에 ‘이’라는 낱말이 있거든요. “순간은 바로 지금 이 순간입니다”는 겹겹겹겹말인 얼개입니다. 군더더기를 넷 털고서 “바로 이때”나 “바로 오늘”이라 하면 되어요. 이 글월은 임자말이 “기뻤던 순간은”이기에 ‘저는’으로 임자말을 고쳐씁니다. 또는 임자말이 따로 없이 “바로 오늘이 가장 기뻐요”처럼 손볼 만합니다. ㅅㄴㄹ



제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은 바로 지금 이 순간입니다

→ 저는 살며 바로 이때가 가장 기뻤습니다

→ 여태 살아오며 바로 오늘이 가장 기뻐요

《INDIGO+ing vol.79》(편집부, 인디고서원, 2023) 2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870 :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극심하다(極甚/劇甚-) : 매우 심하다

부족(不足) : 필요한 양이나 기준에 미치지 못함



물이 모자라니 “물이 모자라다”라 말합니다. 단출히 ‘마르다’나 ‘메마르다’라고도 합니다. 물이 몹시 모자라니 “몹시 모자라다”고 해요. 이때에는 ‘메마르다’나 ‘말라비틀다’ 같은 낱말을 쓸 만합니다. ㅅㄴㄹ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요

→ 물이 몹시 모자라요

→ 물이 메말랐어요

《선생님, 채식이 뭐예요?》(이유미, 철수와영희, 2022) 5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872 : 한 장의 편지 그것을 봉인



장(張) : 1. 종이나 유리 따위의 얇고 넓적한 물건을 세는 단위 2. 활, 쇠뇌, 금슬(琴瑟)을 세는 단위 3. 얇은 구름의 덩이를 세는 단위

편지(便紙/片紙) : 안부, 소식, 용무 따위를 적어 보내는 글 ≒ 간독·간찰·서간·서독·서소·서신·서장·서찰·서척·서한·서함·성문·신·신서·이소·찰한·척한·편저

봉인(封印) : 1. 밀봉(密封)한 자리에 도장을 찍음 2. [법률] 형체가 있는 동산에 대하여 그 모양을 바꾸지 못하도록 처분으로서 날인함



“한 잔의 커피”도 “한 장의 편지”도 옮김말씨입니다. 우리말씨로는 “커피 한 잔”이고 “편지 한 장”입니다. 보기글은 더 헤아려 “글월 한 자락”이나 “글월 하나”로 손볼 만합니다. ‘글월’을 ‘그것’으로 가리킬 적에도 옮김말씨입니다. 그리고 글월을 부치려면 ‘붙여’ 놓아야겠지요. ㅅㄴ



하루하루는 한 장의 편지 저녁마다 우리는 그것을 봉인한다

→ 하루하루는 글월 한 자락 우리는 저녁마다 붙인다

《은엉겅퀴》(라이너 쿤체/전영애·박세인 옮김, 봄날의책, 2022) 8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노래책 / 숲노래 시읽기 2023.7.7.

노래책시렁 326


《종이비행기》

 편집부 엮음

 산하

 1990.1.20.



  모든 아이는 어버이 품에서 태어납니다. 낳은 어버이는 아이들을 어질고 슬기로이 돌보면서 가르치기도 하지만, 낳기만 할 뿐 이렇다 할 살림길을 못 보이거나 못 가르치기도 합니다. 오늘날 이 나라를 보면, 아이들은 어버이 곁을 일찌감치 떠나서 어린이집을 들락거리고, 어린배움터에 깃드는 때부터 아예 ‘다른 어른’ 사이에서 배움길을 걷습니다. 그런데 어린배움터·푸른배움터는 ‘삶·살림·사랑’을 보여주거나 알려주거나 들려주면서 함께 이야기하는 터전이 아닙니다. 퍽 오래도록 수렁(지옥)입니다. 수렁을 거친 사람들이 짝을 만나서 낳은 아이를 다시 수렁에 밀어넣고, 이 아이들은 다시 짝을 만나서 낳은 아이를 또 수렁에 넣은 지 한참입니다. 《종이비행기》를 되읽었습니다. 1980∼90년대에 어린이·푸름이가 제 목소리를 내도록 북돋우려는 길잡이가 더러 있었고, 이 꾸러미는 ‘푸른 목소리’를 고스란히 담았다고도 합니다. 그런데 하나같이 ‘어른 시인 흉내’로 끄적거려요. 다 다른 고장에서 태어나 다 다른 하루를 맞이하는 어린이·푸름이는 다 다른 목소리로 삶을 사랑하는 살림길을 짓고 그리고 펼 노릇입니다만, 삶길도 살림길도 사랑길도 못 보고 못 배우는 채 ‘굴레길’에서 쓰는 글이란, 그저 허울이자 수렁입니다.


ㅅㄴㄹ


베네통 상표가 화려하게 붙은 / 옷가게 앞에서 / 외국에 온 듯한 착각에 빠졌다 / 번쩍이는 영문간판 아래 앉아 있으면 // 귀걸이가 팔찌보다 커다란 여자 / 손톱에 색색의 매니큐어 / 야할대로 야해 버린 도시의 여자 (혜화동 거리에서―김정하 ㄱ여고 1/21쪽)


쉬는 시간 / 교실 베란다에서 / 날린다 종이비행기를 / 접어서 자율학습의 피로를 / 가득 실어 날린다. // 형광등 조명을 반사한 채 / 비행기는 정적을 가르며 / 날았다 아무도 없는 곳까지 / 어둠을 간직한 운동장까지 / 바람을 타고 높이 / 높이 날았다 (야간비행―송승환 고 2/72쪽)


간이역을 서성이다 / 되돌아서던 옛 추억이 / 쓸쓸히 비에 젖어 있다 // 삽교천 다리 아래 비가 내리고 / 굳게 닫힌 철문으로 비가 내리고 // 어머니 갯벌을 후비던 손을 잡고 / 내 가슴을 휩쓸고 가는 / 파도소리를 듣는다 (막차를 기다리다가―노시영 ㄱ여고 2/12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