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피뇽의 마녀 3
히구치 타치바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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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7.14.

만화책시렁 559


《샹피뇽의 마녀 3》

 히구치 타치바나

 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22.7.15.



  한자말 ‘마녀’로는 이 이름을 받는 사람이 무엇을 하며 어디에서 살아가는지를 얼마나 밝히거나 알려줄 만한지 모르겠습니다. ‘마(魔)’라는 한자를 ‘마귀’로 새기곤 하는데, ‘마귀’란 무엇일까요? ‘마·마귀’ 같은 한자는 ‘나쁘다·궂다·못되다·그악스럽다’ 같은 결을 담습니다. 그런데 《샹피뇽의 마녀》에 나오는 아이는 ‘마녀’가 아닌 ‘숲아씨’입니다. 숲에서 살아가며 숲빛을 읽고 알고 나누는 길을 갑니다. ‘숲에서 살지 않으나 숲을 안 보고 못 읽고 안 나누는 사람들’하고 달라요. 먼 옛날 이웃나라에서는 ‘마녀사냥·마녀재판’을 했어요. 어질면서 착한 이들은 마을에서 살거나 마을 곁에 머물면서 숲빛을 나누려 했는데, 숲을 등지기에 그저 두려워하는 이들은 숲아씨를 이웃이나 동무가 아닌 껄끄러운 녀석으로 여겼어요. 오늘날은 어떤가요? 틀(제도권·사회)에 들어와서 ‘틀이 시키는 굴레’대로 밥벌이(회사원 노릇)를 안 하면 예전에 ‘마녀’로 몰았듯 똑같이 따돌리거나 괴롭히는 민낯이지 않나요? ‘버섯순이’를 그리는 조그마한 그림꽃은 ‘숲에서 버섯이 맡은 몫’을 사람도 얼마든지 하면서 조용히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숲이 숲일 수 있는 밑힘 가운데 하나는 바로 ‘버섯’입니다.


ㅅㄴㄹ


“아무리 사소한 거라도 싫은 일, 불안한 일은 꼭 일기장에 적어서 마음속에 앙금이 남지 않게 하라고 강력하게 말씀하셨어요, 마녀님이.” (13쪽)


‘어제 무척 괴로운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아침에 일어나니 그게 뭐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잊어버렸다는 건 별일이 아닌 거겠지? 하지만 마녀님의 다정한 손길만은 어렴풋이 기억난다.’ (78쪽)


“루나를 만지면 네 피부는 문드러지고, 루나의 호흡을 들이키는 순간 병에 걸린다고 하면, 넌 어떡할래? 어떻게 생각해? 루나가 기분 나빠? 이제 같이 있고 싶지 않아?” (96쪽)


#シャンピニオンの魔女 #?口橘


《샹피뇽의 마녀 3》(히구치 타치바나/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22)


하지만 존재감은 벌레급이니까

→ 그렇지만 벌레 같은 놈이니까

→ 그러나 벌레 자리에 있으니까

12쪽


넌 최선을 다해서 이 아이를 간호하도록 해

→ 넌 온힘을 다해서 이 아이를 돌봐

→ 넌 있는 힘껏 이 아이를 보살펴

28쪽


초장부터 이러면 어쩌자는 거야

→ 벌써부터 이러면 어떡해

→ 냅다 이러면 어쩌자는 셈이야

48쪽


미흡한 제자지만 앞으로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 허술히 배우지만 앞으로 저도 잘 여쭙니다

→ 덜익은 아이지만 앞으로 저도 잘 봐주십시오

7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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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의 집 5
야마모토 오사무 글 그림, 김은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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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7.14.

책으로 삶읽기 837


《도토리의 집 5》

 야마모토 오사무

 김은진 옮김

 한울림스페셜

 2004.12.27.



《도토리의 집 5》(야마모토 오사무/김은진 옮김, 한울림스페셜, 2004)을 다시 되읽었다. 《사랑의 집》이라는 이름으로 나올 적에 처음 읽었는데, 그무렵에는 우리나라에서 이만 한 이야기조차 못 받아들이거나 ‘만화라서 안 읽는다’는 소리가 짙었다면, 《도토리의 집》으로 바꾼 이름으로 한글판이 나온 뒤로는 제법 읽혔으나 어쩐지 ‘이웃’을 마주하거나 바라보는 눈길은 썩 달라지지 않은 듯싶다. ‘장애인’이라는 이름도, ‘비장애인’이라는 이름도, 이웃을 바라보는 이름으로 쓸 수 없다. ‘장애인·비장애인’이란 이름은 서로 금을 긋는 굴레이다. 고뿔에 걸리거나 넘어져서 다친 이웃이 있으면 “다리를 저는구나”라든지 “많이 앓았구나”라든지 “이제 안 아프니” 하고 말을 건넨다. ‘절다’나 ‘앓다·아프다’는 금긋는 말도 아니고 따돌리는 말도 아니다. ‘장님·벙어리’도 따돌리는 말일 수 없다. ‘고삭부리’로 가리키는 이름이 따돌림말이거나 나쁜말일 수 없다. ‘더듬이’가 나쁜말이지도 않다. 가리키는 말을 그저 가리키는 대로 쓰는 터전이라면, ‘장애·비장애’가 아니라, ‘이웃·동무’나 ‘너·나·우리’라는 낱말로 가리키리라 느낀다. 한자나 영어로 덮어씌우는 이름은 참으로 ‘덮어씌우기’로 치닫기에, 오히려 이웃이나 동무가 아닌 ‘돌봐줘야 하는 자리’로 바라볼밖에 없다. 아기는 ‘아기’일 뿐이고, 아이는 ‘아이’일 뿐이다. 그런데 일본도 우리나라도 아직까지 사람을 ‘사람’으로 못 본다. 우리 모습만 보더라도, 사람한테 ‘사람’이라 하는가, 아니면 ‘人間’이란 한자말을 덮어씌우는가를 보면 어렵잖이 알 수 있다. 서울 한복판에서 ‘장애인 이동권’을 외치는 목소리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나는 시골에서 살기에 시골내기 눈으로 한 마디를 한다. “시골에서는 아흔 살 할머니도 버스삯을 내고 타는데, 턱이 매우 높습니다. 게다가 시골버스는 하루에 한둘이 지나가도 고맙다고 여기는 판입니다. 시골에서는 바퀴걸상(휠체어)을 태울 버스도 택시도 없습니다. ‘진정한 차별(?)’은 바로 시골에 있지 않을까요?” 《도토리의 집》은 틀림없이 뜻깊은 책이고, 여태 여러 벌 되읽었지만, 더 되읽을 일은 없다고 느낀다. 이제는 새롭게 앞날을 그리고 짓는 이야기를 우리 스스로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어깨동무(연대)’란 무엇인지를 ‘서울 아닌 시골’이라는 눈으로, 또 ‘어린이 눈’으로 볼 노릇이다.


ㅅㄴㄹ


“왜죠? 왜 항상 나만 야단 맞아야 하죠? 듣지 못하는 게 그렇게 나쁜 건가요? 그럼 들리게 해줘요! 내 귀를 어떻게 좀 해달라구요!” (152쪽)


“10년 전에 우리가 취학유예와 면제운동을 벌일 때도 그랬었다구.” (167쪽)


“역시 공통된 언어, 수화가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던 거지요.” (214쪽)


+


집안이 풍비박산될 거예요

→ 집안이 무너져요

→ 집안이 주저앉아요

15쪽


더 힘있는 사람들에게 건의해 보세요

→ 더 힘있는 사람들한테 물어보세요

→ 더 힘있는 사람들한테 내밀어 보세요

167쪽


어차피 만년적자 작업이니까

→ 뭐 늘빚인 일이니까

→ 그래 으레 허덕이니까

→ 암튼 내내 밑지니까

190쪽


행정기관과 담판을 벌이기도 했으며

→ 나라터와 맞붙기도 했으며

→ 나라일터와 다투기도 했으며

→ 나라와 부딪히기도 했으며

217쪽


분발하면 틀림없이 만들 수 있습니다

→ 땀흘리면 틀림없이 지을 수 있습니다

→ 힘내면 틀림없이 지을 수 있습니다

22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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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소년 22 - 정의의 시작, 완결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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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7.14.

만화책시렁 565


《20세기 소년 22 정의의 시작》

 우라사와 나오키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7.2.25.



  ‘일뽕 + 전쟁미화’로 붓을 놀리는 우라사와 나오키는 《20세기 소년 22》에 “정의의 시작”이란 이름을 붙이고서, 《21세기 소년》을 둘 더 그려서 매듭을 짓습니다. 어릴 적 놀이를 새삼스레 떠올리며 오늘과 앞날을 담는 얼거리였다면 볼만할 수 있으나, 처음부터 끝까지 ‘일뽕 + 전쟁미화’로 치닫다가 줄거리마저 뒤죽박죽으로 끝냈어요. 《야와라》 《해피》 《마스터 키튼》 《몬스터》는 ‘일뽕’에 기운다면, 《아사 이야기》는 ‘전쟁미화’까지 덧붙이는데, 곰곰이 보면 《플루토》에 《20세기 소년》도 ‘전쟁미화’를 구석구석 짜맞췄습니다. 더 들여다보면 ‘만화로 밥벌이를 하되, 만화를 빈정대는 결’을 여기저기에서 느낍니다. ‘익살’하고 ‘빈정’은 다릅니다. 아무래도 붓놀림에 바빠 온누리를 바라보고 되새길 틈이 없는 나날에 스스로 갇힌 나머지, 어린이한테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는 어른으로 오늘을 살아야 스스로 사랑인지를 하나도 모르거나 그저 등돌리는구나 싶기도 합니다. ‘나이’만 바라보기에 늙다가 꼰대로 기울어요. 테즈카 오사무 님, 타카하시 루미코 님, 히가시무라 아키코 님 같은 분들은 그저 ‘그림꽃(만화)’을 그리면서 스스로 사랑꽃을 피우려 하는데, 앞사람이나 뒷사람한테서 하나도 못 배우는 이이는 아다치 미츠루처럼 늪에 빠져 허우적댑니다.


ㅅㄴㄹ


“합판으로 창문을 막고, 테이프로 통기구를 막으면, 그러면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할 줄 알아?” (9쪽)


“이런 때일수록 믿는 수밖에 없어. 위험한 사상을 갖지 않도록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도록 하지. 만약 이 자리에 친구가 있었다면 이렇게 말했을 거야. 생각 같은 건 그만두자고.” (62∼63쪽)


“우리는 일단 지금 있는 백신을 도쿄로 옮기지.” (83쪽)


“댁들이 한가하게 만화나 그리는 동안, 칸나는 이렇게 땀투성이가 되도록,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려고.” (196쪽)


+


《20세기 소년 22》(우라사와 나오키/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7)


나한테 연하장을 보냈죠

→ 나한태 새해글을 보냈죠

→ 나한태 설날글을 보냈죠

→ 나한테 해맞이글 보냈죠

82쪽


세상이 이 모양이라도 우편물은 오더군요

→ 나라가 이 꼴이라도 글월은 오더군요

→ 온통 이래도 꾸러미는 오더군요

82쪽


조금이라도 많은 백신을 만들어야 해요

→ 미리바늘을 좀더 마련해야 해요

→ 미리막이를 좀더 갖춰야 해요

83쪽


참으로 아름다운 이족보행

→ 참으로 아름다운 곧추걷기

→ 참으로 아름다운 두발걷기

→ 참으로 아름다운 서서걷기

14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うらさわなおき #20世紀少年 #浦沢直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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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직립보행



 인류는 직립보행을 하게 되면서 → 사람은 서서걷기를 하면서

 최초의 직립보행은 → 첫 일어서기는 / 첫 두발걸음은

 그것이 직립보행의 시초였다 → 그때부터 두 발로 섰다


직립보행(直立步行) : [생명] 사지(四肢)를 가지는 동물이 뒷다리만을 사용하여 등을 꼿꼿하게 세우고 걷는 일. 주로 인간이 이동하는 형태를 이르는 말이다



  두 발로 설 적에는 등허리를 곧게 세웁니다. ‘곧서다·곧추·곧추서다’라 하지요. 두 발로 서서 걷기에 ‘곧추걷기·곧추걸음·곧걷기·곧걸음’이요, ‘두발서기·두다리서기·두 발로 서다·두 발로 걷다’입니다. ‘두발걷기·두발걸음·두다리걷기·두다리걸음’이라 할 수 있어요. 서서 걸으니까 ‘서서걷기·서서걷다·서서걸음’입니다. 수수하게 ‘일어서다·일어나다’이고, ‘허리펴다·허리펴기·허리를 펴다’라 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인간이 네 발로 다니다 직립보행을 하면서

→ 사람이 네 발로 다니다 두 발로 서면서

→ 사람이 네 발로 다니다 두 발로 걸으면서

→ 사람이 네 발로 다니다 허리를 펴면서

《작업실 탐닉》(세노 갓파/송수진 옮김, 씨네북스, 2010) 43쪽


그에 더해 직립보행이라는 혁명적 진화를 이루었습니다

→ 그에 더해 놀랍게도 곧추서며 걸었습니다

→ 게다가 두 발로 걷도록 놀랍게 거듭났습니다

《선생님, 과학이 뭐예요?》(신나미, 철수와영희, 2020) 1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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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2023.7.13.

오늘말. 큰숨


어릴 적에는 배로 숨쉬기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잘 몰랐습니다. 고삭부리인 몸이라 늘 골골댔는데, 코가 매우 나빠서 큰숨도 작은숨도 아닌 ‘그냥숨’부터 쉬기 힘들었어요. 콩나물시루라 여길 만한 예전 어린배움터는 갑갑하기도 하지만, 숨부터 막혔어요. 바깥바람을 마시고 싶어 으레 귀퉁이에 앉고 싶었고, 한겨울에도 찬바람을 마시려고 덜덜 떨면서 밖에서 놀았어요. 스무 살에 이르러 싸움터(군대)에 들어가면서 사람물결을 벗어나 멧골에 깃드는데, ‘어라? 맘껏 숨을 쉴 수 있네? 아, 나무가 우거지고 사람이 없는 숲이 이렇게 아름답게 살리는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풀빛이 살리고, 나무빛이 북돋아요. 다른 토씨는 부질없고, 더 붙일 말이 없습니다. 여린몸은 푸른숲에서 깨어날 수 있어요. 싸움터에 들어온 뒤로 돌봄터(병원·이비인후과)는 아예 얼씬을 못 했는데, 풀꽃나무를 품는 곳에서는 아프거나 앓을 일이 없어요. 들쑤시거나 건드릴 먼지가 없어요. 비록 위아래로 가른 주먹다짐이 춤추는 싸움터이되, 속빛으로 스스로 다스리는 마음이면, 자잘한 겉치레나 꼬리를 떼어내고서 하늘빛을 들이켤 만했습니다. 큰숲이 큰빛으로 풀어내는 그림입니다.


ㅅㄴㄹ


깊숨·깊은숨·배숨·배로 숨쉬다·큰숨·들이마시다·들이켜다 ← 심호흡(深呼吸)


굳은모·몸·겉·옷·덩이·더미·덩치·바깥·밖 ← 하드웨어(hardware)


무른모·풀그림·속·속내·속길·속빛·마음·맘 ← 소프트웨어(software)


꼬리·꼬리말·꼬리글·꼬리쪽·꽃적이·별적이·보람·끝붙임·끝보탬·끝풀이·말꼬리·보탬말·보탬글·붙임말·붙임글·붙·붙말·붙글·아랫잡이·아랫붙이·적이·적바림이·토·토씨·대다·건드리다·겨루다·붙다·다투다 ← 태그(tag)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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